※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546 허둥지둥 부실문을 나섰다가 뒤늦게 수경의 이능력을 상기한 서연이었다. 누가 선배고 누가 후배인지 헷갈리지 않을수없는 그림이다
그래도 수경의 이능력덕에 문자그대로 순식간에 출동했고 수경이 베테랑답게 스킬아웃을 제압하고 안티스킬에게도 인계해준덕분에 서연은 화재가 커지지않도록 막는데 전념할수 있었다. 점포 카운터아래에 숨어있던 점원(별일이 없었다면 서연과 교대할 예정인 알바였다)도 주위를 살피려는듯 카운터위로 눈을 내밀더니 안티스킬까지 확인하자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아마 사장님께 보고하는거겠지
긴장이 풀어지자 작살난 일터에 골이 띵해지는 서연이었다 오늘 알바는 텄네 저 수박들 여긴 왜 와가지고...!! 지금 든 소화기로 끌려가는 스킬아웃들의 뒤통수를 까버리고픈 욕망과 그랬다간 자신도 폭행 현행범으로 현장체포당한다는 자제심 사이에서 서연은 갈팡질팡했다. 오늘의히어로 수경이 걱정스러운듯 말을 건네지않았더라면 의도치않게 소화기를 들었다놨다하는 운동을 했을지도 모를일이다
" 아! 응응!! "
서연은 제 폭력성을 감추려는듯 소화기를 바닥에 놓고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여기 내 직장인데 저 수박들이... 아아아 오늘 일당 날아갔다으아으으... "
같이 출동하면서 어리버리깐것도 모자라 푸념까지 해버리는 상급생다운 구석이라곤 1도없는 서연이었다...
리라는 글씨가 빼곡히 적힌 편지지를 가만히 노려보다가 적당한 크기로 접어 봉투 안에 넣고 고양이 모양 스티커로 밀봉했다. 책상에는 쓰다가 망친 편지지들이 동그랗게 뭉쳐져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개중 몇 개는 바닥으로 굴러떨어져 찡찡이의 훌륭한 놀잇감이 된 참이다. 솔직히 이 편지는 쓰는 내내, 아니, 사실 지금도 이래저래 고민이 된다. 이걸 과연 보내는 게 맞나.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있나.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도 없는데 이 행동 자체가 같잖은 위선이 아닌가.
그러나 중천에 떴던 해가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 때 쯤, 리라는 결국 빗자루를 타고 창틀을 박차 4학구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약간 도톰한 편지 봉투는 4학구의 안티스킬을 통해 적법한 위험성 검사를 거친 후 수용소 내부로 전해졌을 것이다.
[ 진민호 경장님께 ]
근황입니다. 보라 양은 치료를 받으며 회복하고 있고 아린 양과 배우자 분은 정상적인 생활 중에 있습니다. 나중에 집에 가시면 걸어다니는 고양이 인형이 있을 텐데, 이상한 물건은 절대 아니니 안심해주세요.
제가 편지를 쓰는 게 맞는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렇지만 머리가 식고 나서 상황을 되짚어보니 전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 짧게나마 편지를 작성합니다. 우선 당시 저를 포함한 저지먼트 전원의 대처와 분노는 정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경장님도 충분히 알고 계시리라고 믿고요. 그렇지만 저 개인적으로 필요 외의 사적인 감정이 섞여 할말 못할 말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 점은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 점 사과드립니다. 제 3자가 누군가의 부모됨과 사람됨을 함부로 논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퍼스트 클래스와 위크니스의 사정과 심정은 같은 처지가 아닌 제 3자가 온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좀 주제넘죠. 그러니까 함부로 경장님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은 하지 않겠지만... 같은 상황에 처해있었다면 저라고 크게 달리 행동했을까 싶습니다. 정말 화내야 할 대상은 따로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필요 이상으로 과격하게 말해서 죄송합니다. 경장님이 죽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두서없는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추신. 집에 돌아가신다면 아린 양에게 고양이 나라 출장을 다녀왔다고 말해보세요. 추신 2. 독 안 들었으니까 드셔도 됩니다.
[ 3학구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 2학년 이리라 ]
편지 봉투에는 초콜릿맛 캐러멜과 기본 캐러멜 몇 개 그리고 벽에 붙이면 손을 핥거나 꼬리를 흔드는 등, 작은 모션 몇 개가 추가되어 있는 고양이 야광 스티커 서너 장이 동봉되어 있었다.
소화기로 사람뒤통수를 후려갈기려던 주제에 가볍게 패도된다는 수경의 말에는 도리어 굳어버리는 서연이었다 아무리그래도 법대로해야지라는 인첨공바깥에서의 사고방식이 배어있는 탓인지도?
그래서 끌려가는 스킬아웃을 보지않으려는듯 돌아섰다가 이어지는 반응에 서연의 머리는 일시정지되었다. 수경이 5만원권 지폐를 10장이나 집어서 내밀때까지도 서연은 눈앞의 상황을 파악하질못했다 그러니까 이게 지금 무슨... 눈이 수경의 손에 잡힌 지폐를 식별하여 5천원권이 아니라 5만원권임을 인지하고나서야 서연은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 그만큼 불가해한 상황인데 정작 돈을 건네는 수경은 평온한 미소만 띠고있다 이뭥미???????????
" 아 아니 아니 아니!!! 잠깐만 잠깐만!!! 일당은 일해서 받는거지!!! 그리고 내 일당 이렇게 안 비싸!!!! "
너무 두서없는 지껄임이라 스스로도 자괴감이 들어버리는 서연이었다 서연은 흘러내릴것만 같은 안경을 고쳐쓰면서 머리를 싸쥐었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하고 정돈해서 말하고자 시도해보았다
" 걱정해준건 진짜로 땡큐 때땡큔데~~ 일 안하고 돈받는건 저기 저 수박들같은 날강도 아니면 거지잖아?? 그니까 어... 뭐 시키고싶은 일 있어? 오늘 알바는 텄으니까 맡겨주면 열심히할게!! "
말하자면 일일알바지!! 일하지않는자 먹지도 말랬다구~~ 거기까지 말하고서야 심호흡을 하고 진정하는 서연이었다
"........" "........" "...고양이 나라라." "...나가게 되면, 바로 집에 돌아가지 말고 한번 만들어볼까. 그리고...사진 찍어서 가지고 가볼까." "맛있네. 귀엽고." "........" "전에 편지를 보낸 아이도 그렇고, 이 아이도 그렇고..." "...이제와서 속죄를 생각하는 것도 웃기지만, 만약의 경우에는..." "이 아저씨. 조금이나마 도와줘볼까..."
"...도망치려 한다면 제압해야하는데 그렇다고 줄없는 번지점프를 시키기에는 좀 전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니까요." 진짜 줄없는 번지점프를 시키면(사실 따지고보면 낙하산 없는 스카이다이빙이 더 걸맞기는 하지만) 죽으니까 안되잖아요.
"보통 일당은 어느정도인가요...?" 수경의 능력 특성상 커리큘럼 겸 알바는 꽤 보수가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일당이 애매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일 안하고 돈을 받...는 건 날강도 아니면 거지..." "....연지 연구소는 절 날강도나 거지라고 생각했다는 거겟..거겠군요. 아니 건가요.." 순간적으로 그렇게 더듬거리며 말한 수경이 침묵합니다. (딱히 연구에 크게 일조하지 않음에도 지원금을 탄다는 사실이라던가...를 생각해보니 날강도 아니면 거지라고 말하자 진짜 그런가. 라고 생각해버린 모양입니다.)
"...시킬일은.. 없는데요..." 안타깝게도 수경은 사이코메트리 같은 것을 사용하는 걸 보면 급격한 불안증에 빠져버릴지도 모르겠다여서. 시킬일이 없다는 매우 솔직한 답변을 돌려주려 합니다.
아메는 머리 위에 장난감이 놓여도 가만히 있었지만 찡찡이가 일어나자 귀가 쫑긋 솟으며 까만 눈이 찡찡이를 보았다. 주시하긴 하지만 도망가거나 물러나진 않았다. 머리 위 장난감이 떨어질 때 고개를 살짝 털었고 찡찡이가 눌러서 삐꾹 소리가 나자 갸웃하기도 했다. 아메도 일어나서 앞발로 장난감을 툭툭 건드리기는 했으나 막 소리가 날 정도로 누르진 않고, 되려 베개마냥 머리를 대고 누워버렸다. 모로 누워 편안히 늘어진 자세가 꼭 휴일의 인간() 같은 모습이었다.
요 고만고만한 털뭉치들이 나름대로의 교류를 하는 동안 이쪽은 이쪽대로, 나름의 대화를 이어갔다.
"맛은 물론이고 아예 조리가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해요. 오죽하면 베이킹 재료들이 뭐 안 됐어? 응 뒤질게, 하는 우스개소리까지 있겠어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웃을 얘기가 아니라는게 또 다른 웃음 포인트겠지만. 디저트가 너무 달고 다쿠아즈는 얼그레이 크림이라 홍차가 별로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마셔보니 은은한 훈연향이 잘 어울렸다.
"선배님도 힘내세요."
딱 좋게 식은 홍차를 몇 모금 마시고, 연습장을 보며 말을 이었다.
"잘 아시네요. 그런 거 찾아서 보여줄 친구가 성운이 주변에 선배님 밖에 안 보였거든요. 딱히 화난 건 아니니까 괜찮아요. 어차피 그 즈음 내 옛날 사진 보여주려고 데이터를 찾아왔는데 먼저 봤다길래 조금 놀라기만 했어요."
대놓고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이니 누가 봐도 상관 없는 것만 있었다. 그러니 사진을 보여준 거 자체는 그저 그런 헤프닝에 불과했지만-
"그런데, 이적 예정이거나 소속을 고를게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할 교양은 아니네요. 필요 이상으로 파고 들지 말아요. 어디에 어떤 모순, 불합리, 부조리가 있을지 모르잖아요. 거기에 닿았을 때, 스스로를 지킬 자신이 없다면, 적당히 해요."
그저 흥미 본위로 인첨공들의 연구소를 탐구한다는 건, 그리 좋지 않을 테니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경박하지도 않게 말하고 검지를 퉁 튕겼다. 손아귀에 걸린 연필이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 청윤아 ] <[ 나 성운이 ] <[ 별건 아니고, 나 궁금한 게 생겼는데 ] <[ 혹시 오늘 능력응용 훈련할 거면 나도 끼워줄 수 있어? ]
별나게도, 아직 서먹한 동기의 뜬금없는 연락이었다. 어제 자기 소속 연구소에서 커리큘럼을 하다가 문득 머릿속에서 뭔가 생각난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것을 검증해보고 싶다던가. 그래서 오늘은 어려운 과녁을 해보자고, 장비를 알터 측에서 빌려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청윤이 그것을 수락했다면, 오늘 교내 부속 연구실에는 청윤뿐만 아니라 청윤보다도 한결 눈높이가 낮은 동기가 청윤에게 손을 붕붕 흔들고 있었을 것이다.
성운이 가져온 것은 지름이 멜론 정도 되는 세라믹 과녁판을 매달고 있는 드론 여러 대였다. 세라믹 과녁판이 무언가에 명중할 때 명중 위치를 정확히 계산해서 점수를 산출한다나. 작동시키면 입력한 알고리즘에 따라 날아다니며 과녁판 역할을 하는, 요컨대 능력 훈련 과정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날아다니는 타겟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훈련장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과 다른 것은 이것이 여러 가지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중에는 극악으로 난해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있고, 3차원 삼중진자의 움직임에 기반한 것도 있다는 것이 성운의 설명이었다. 투사체 능력자들 중에서도 능력을 유도시키는 게 가능한 능력자들의 유도능력 향상 훈련용으로 사용한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청윤의 능력은 엄밀히 말하자면 직선으로 발사하는 것뿐이지 아직 유도 쪽으로 능력을 개발해보거나 응용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을 텐데. 여기에 성운의 부가 설명이 뒤따랐다.
“잘 봐줘.”
성운은 핸드폰 앱의 작동 버튼을 꾹 눌렀고, 드론들 중 한 대가 신호를 입력받아 붕 날아올라서는 정말로 저게 맞출 수 있는 게 맞기나 한 건가 싶은 극단적으로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제일 사악하고 교활한 곤충이 자기 기교를 최대한 다해 왈츠를 춘다면 저렇게 될까 싶을 정도로, 눈으로 쫓는 것도 버거울 수준이었다.
“저번 이후로, 사물에 적용되는 중력을 정중력-역중력으로만 바꿀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중력의 중심축의 방향도 바꿀 수 있게 됐어. 그리고 내가 원하는 물건들의 중력 중심축을 원하는 대상으로 바꿀 수 있게 됐는데··· 다시 말해 내가 원하는 사물들이 대상에게로 저절로 「떨어져내려간다」는 거야. 높은 곳에서 떨어진 물체가 지면을 향해 추락하듯이. 그런데 그 지면을 내가 정할 수 있는 거지···”
성운은 이내 주머니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더니 그걸 공중에 아무렇게나 던졌다. 그리고 그것들은 땅으로 떨어지는 대신에- 맹렬히 허공을 가로질러서, 방향을 마구잡이로 뒤틀며 그 난해하게 날아다니는 드론의 과녁판으로 날아들었다. 파바박, 하고 무언가가 세라믹판에 꽂히는 소리. 성운은 다시 핸드폰 버튼을 눌러 드론을 이리로 불러들였다. 드론의 과녁판 정중앙 부근에 깔끔하게 꽂혀있는 동전 몇 닢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이렇다면 다른 친구들과 협력해서 원거리 공격을 유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거든. 그래서 말인데, 청윤아, 유도공기탄 한번 시도해보지 않을래?”
청윤이 수긍한다면, 성운은 버튼을 누를 것이다. 그리고 청윤이 공기탄을 발사할 준비를 마친다면 청윤의 공기탄에 중력축 변경을 부여했을 것이고, 두 사람의 능력이 함께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동월이 자기 자신을 괴롭게 하는 것 따위, 물어보지 않아도 이미 수경은 대답을 알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언젠 그러지 않은 적이 있던가?
" ..... "
자신의 손이 감싸진 것을 깨닫자 몸이 떨린다. 확실히, 수경의 입장에서라면 난처할만 했다. 자신의 과거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지금 찾는것이 무엇인지도 대충 알고있는 그녀였기에, 이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동월을 보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었겠지.
" .....그렇더라도, 그건, "
그래선 안됐다,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안될 이유가 있나? 수경은 자신의 정체를 감출 권리가 있었다. 동월을 걱정하더라도 동월이 그것에 간섭할 이유는 없었다. 단지 지금 동월의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것은 그녀를 잊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 또 그녀가 지금껏 정체를 밝히지 않았던 서운함. 그 정도일까. 단지 죄책감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을 뿐이다.
" 하, 하.... 그래. 뭐가 두려웠든, " " 일단, 필요한 얘기는 나가서 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
잠시 밖으로 떠나가있던 정신을 붙잡고, 수경의 손을 붙잡은 채로 느릿하게 일어선다. 이곳이 어디인지 잊었는가. 사람의 상태 따위는 아랑곳 않고 쉴새 없이 공격을 해오는 괴이다. 탈출구로 가기 위해선 그저 이 복도 끝까지 움직이기만 하면 되니, 어려운 것은 없다.
하지만 어두운 복도 속에서, 동월은 잊고있던 것이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트라우마를 겪어서인가, 아니면 요새 해이해져있었기 때문인가. 그런 의문은 중요치 않았다. 그저 기척을 죽이는 데에 달인인 녀석의 날카로운 팔에 찔려, 복부가 직선으로 관통당해있다는 사실이 현재로썬 제일 중요하겠지.
" 커흑... "
잠시 자신의 배를 뚫고 나온 것이 뭔가 확인해보았지만, 그것이 날카로운 그것의 팔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의 가늘고 긴 팔을 따라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피가 역류했는지, 동월의 입에서도 피가 한움쿰 새어나오는 것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