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041438> [초능력] 초능력 특목고 모카고 R2 212.저 푸른 가을 하늘 :: 1001

◆TMmm6tsoPA

2024-03-23 18:32:52 - 2024-03-25 20:25:39

0 ◆TMmm6tsoPA (4q8SpbeFRM)

2024-03-23 (파란날) 18:32:52

※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부원 명부: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65135
설정: https://url.kr/n8byhr
뱅크: https://url.kr/7a3qwf
웹박수: https://url.kr/unjery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4%88%EB%8A%A5%EB%A0%A5%20%ED%8A%B9%EB%AA%A9%EA%B3%A0%20%EB%AA%A8%EC%B9%B4%EA%B3%A0%20R2
저지먼트 게시판:https://url.kr/5wubjg
임시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4057
에피소드 다이제스트: https://url.kr/tx61ls
전판 주소: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7041366

308 금주 (ndYb7XLwE2)

2024-03-24 (내일 월요일) 02:25:43

>>307 그래도 굶는 건 아니니까...
아, 다른 질문들이 어떤게 나왔을까. 궁금해지네요. UU

309 혜우 - 리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2:29:00

사실 이런 고민을 할 필요는 없었다.
쉬어가는 공연으로 구성을 하면, 편곡과 연습만으로도 충분했다.
적당히 경쾌한 클래식과 팝송 어레인지로 곡을 편성하면
연주자도 관객도 가볍게 즐기는 공연이자 무대가 될 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애매한 무대를 하고 싶진 않았다.
시시한 무대는 콩쿨이나 선보이기로 충분하니까.

"아마 소품이나 의상 관련으로 협업을 요청할 거 같긴 해요. 구체적인 디자인이 잡히거든 얘기할게요."

어쩌면 무대 오브젝트도 부탁하게 될지 모르지만
리라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뭘 부탁해도 다 들어줄 거 같으니
성급히 굴지 않고 나중을 기하기로 했다.
아직은 편곡도 손 대야 할 곳 투성이였다.

"댄스부 공연이 있었군요. 무리하진 마세요."

저지먼트 외에 하는게 있다는 건 느낌상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댄스부인 줄은 오늘 알았다.
그러나 무대를 오를지 아닐지는 모른다는 말에
그저, 무리하지 말라고만 하고 턱을 괴었다.

그리고 이번엔 내가 잠시 생각이 끊겼다.

"작년..."

그러고보니, 작년 이맘때, 나 뭐 하고 있었지.

작년에도 분명 성하제는 있었겠지만, 내 기억에는 없었다.
그 기간 내내 연구소 혹은 기숙사에 틀어박혀
뭔가를 하지도, 즐기지도 않았다.

그랬던 내가 이제 와서 뭔가 하려고 한다니.
문득 치솟는 무언가를 시선과 함께 조용히 내리눌렀다.

"이번엔 저지먼트 일도 병행이라 즐길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저 그렇게만 말했다.

그렇게 숙였던 고개도 리라의 말에 같이 들려졌다.
내 눈에 들어온 건 찡찡이가 야무지게 뜯고 있는 하얀 고깃덩어리와
언제 나왔는지 조금 떨어진 곳에 엎드려 있는 아메였다.
혹시나 싶어 등 뒤를 살펴보니 먹고 남은 간식 조각이 안 보였다.
나는 아메를 다시 한 번 보고, 리라에게 말했다.

"아메가 남은 간식을 줬나 봐요. 걱정 마세요. 생 닭가슴살을 건조기로 말린 거에요."

시판 간식은 너무 간이 세다며 손수 닭가슴살을 손질하던 유준이 떠올랐다.
덕분에 덩달아 다른 것도 떠올라, 내 가방을 끌어당겨 뒤적였다.

"심심해서 만든 건데, 취향 맞으면 드세요."

그 말과 함께 중간 크기의 락앤락 통을 꺼내 나와 리라 사이에 놓았다.
뚜껑을 열자 달콤한 초콜릿 향이 물씬 올라왔다.
안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다크초코 브라우니와 얼그레이 크림을 얇게 샌딩한 다쿠아즈,
테두리에 우박설탕이 도로록 뭍은 사브레 쿠키 등등이 들어있었다.
작은 보온병도 꺼내 미지근하게 식은 홍차도 한 잔 따라서 내밀었다.

310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2:29:23

맞워요 굶지만 않으면 되지

311 太烏 (gCeJ.0NAps)

2024-03-24 (내일 월요일) 02:30:31

"그러니까, 내 이름을 팔아먹는 녀석이 있다 그거지? 시시하네."

서휘는 어정쩡한 자세로 앉아 제 측근의 속삭임을 들었다. 긴급한 전보라길래 제 고양이가 자퇴라도 한 줄 알았건만 막산 들어보니 김빠지는 얘기였다. 스트레인지는 넓고, 겁대가리 상실한 것들은 자신이 스트레인지에서 얼마나 미숙한 건지를 드러내고 싶은 건지 제 이름을 팔아먹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측근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3학구 율럭키의 영역에서 벌어졌습니다."
"3학구?"
"예."
"아, 이래서 늙는 건 즐겁지가 않아. 내가 이빨 빠진 짐승인 줄 알고 득달같이 팔아먹으려 들잖아. 겁대가리 없는 녀석들."
"사람을 보내 처리할까요?"

서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참에 좀 움직여야겠구나."
"괜찮으시겠습니까?"
"어떤 이유로 그리 걱정하는지 들어나 보자. 오늘따라 더 깍듯한 것도 이상하네."
"심기가 불편하신 듯하여, 저희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니 휴식을 취하심은 어떠신지……."
"응? 걱정 해준거니? 하하! 나 기분 안 나빠."

자리에서 일어난 서휘는 빠듯하게 느껴지는 통증에 으, 하고 짧은 숨을 뱉고는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고양이가 앙칼지게 굴어서 좀 다쳤을 뿐이지, 내 심기에는 이상이 없단다."
"……마키나가요?"
"이번에도 내 업보지, 뭐."

밖으로 나서는 서휘의 눈이 가느다란 호선을 그었다.

"간격이 있어도 깨물 면적은 있거든. 그러니 도망치게 내버려두라 해. 내가 잡을 테니."
그리고 현재, 인천 첨단 공업 단지의 바다 으슥한 곳. 외진 부둣가는 기능하지 않는 조명 탓에 더 어둡고 불길했다. 서휘는 퍽 오만한 자였다. 도망치게 내버려두라 한 뒤 여유를 가지고 추격한 주제에 운 좋게 이 부둣가까지 내몬 것을 절대 행운이라 여기지 않았다. 자신이 실행하고, 자신이 이루어낸 결과였을 뿐이다. 만일 스트레인지 밖으로 도망쳤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잖니. 내가 부처보다 손이 좀 커서 말이다."

부두 끝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가 기다리고, 근처에 정빅된 배는 을씨년스러움을 더했다. 어찌 되었든 안타까운 일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손을 떼거나 주제를 알았더라면 지금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구나! 서휘는 노이즈 속에서 안타깝다는 듯 생각하고는 이내 어깨를 으쓱였다. 뭐, 주제를 알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조졌겠지.

"내 이름을 팔았다며?"

서휘는 점차 남성을 몰아갔다. 남은 장소가 바다 깊은 곳밖에 남지 않을 만큼, 천천히, 그리고 넓은 폭으로 이동하며 뒤로 내몰았다.

"비늘엔 성의가 없어, 우리집 엔지니어들은 기름때에 늘 절어있는데 그것마저 없는 양복쟁이야……. 이리 엉망인 녀석이 내 이름을 파는 상황을 용납할 수 있는 건 두 개의 상황 뿐이란다."

단 한 번이었다. 성큼 다가와 그 붉은 눈으로 내려다보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네가 내 이름을 팔고 다닐 만큼의 객기를 지녔는지, 아니면 우리 고양이든지. 안타깝지. 너는 둘 다 아니더구나. 단 한 번이라도 날 마주하고 뻔뻔하게 굴었으면 난 네게 흥미를 가지고 살려주었을 텐데."

그리고 순식간이었다. 발로 남성의 복부를 거세게 걷어차며 부두 밑으로 추락하게 만들고자 함은.

"이 어르신이 너를 지켜볼 예정이다. 살아남아서 네 쓸모를 증명할 시간을 주지. 일주일. 그 안에 뭐든 해서 만족할 결과를 스트레인지에 퍼뜨리면 살아남게 해주마. 아니, 한 자리 줄 수도 있지. 쓸모 가득한 인재일 텐데."

할 수 있지? 물에 빠져 정신이 없을 자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전하고는, 눈을 휘었다.

"그리고 꼼수 쓸 생각 말아. 지금이라도 못 할 것 같으면 거기에서 수영 포기하고 숨 쉬는 것도 포기하면 될 테고. 내 지금 박제 하나 만들어지길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니 유흥거리가 좀 필요한데, 잘 부탁한단다."

뱀이 눈을 휘었다.

"일이 잘 풀리면 율럭키의 아이들에게 술이라도 보내주든지 해야지."

그럴 일이 없어보이지만, 어찌 되었든. 뱀처럼 가는 미소를 뒤로 서휘는 반대방향을 향해 걸었다. 생사는 필요없다. 눈은 이미 지천에 깔렸다. 남은 것은 쓸모를 가늠하는 것과 고양이에게 잔뜩 할큄 당해 엉망인 어깨에 연고 바르는 일 정도겠다.

음, 일상적이군!

서휘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실로 '당연한' 일상이야.

312 태오주 (gCeJ.0NAps)

2024-03-24 (내일 월요일) 02:31:24

계속 졸아서 문장 엉망 눈감았다 뜨면 10분ㅣㄱ 지나있ㅇ음
할미잔다
요즘새벽반 못해서 미안그런데 너무 피곤해

313 수경주 (el8VPIl9YA)

2024-03-24 (내일 월요일) 02:33:27

다들 푹 쉬셔야 해요.

저는 업무네요. 나중에 뵈어요...

314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2:34:18

태오주 잘 자

315 백청 - 서한양 (sNsY3uUxjU)

2024-03-24 (내일 월요일) 02:41:57

 애완견이라…. 개파인 백청은 한양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림자'가 강아지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모습을 떠올리자 자못 우스워졌다. 그들에게는 사람의 마음이 없을 텐데 과연 강아지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있을까? 그래도, 남의 강아지를 잘못 건드리면 아주 큰일난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 터. 존 윅 씨의 사례가 있으니까 말이다….

 백청은 고개를 내리고, 자기 몸의 75%가 어느 지점인지를 유심히 가늠했다. 그러니까, 쇄골 아래로 다 터뜨렸다는 건가…. "그런데도 살아서 도망쳤다고요? 음…." 쇄골로 걸어서…. 그건, 무리였겠지…. 어딘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지만, 아직까지 그 느낌을 직감으로 연결하기에는 백청이 쥔 단서가 부족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무엇을 끼워맞추려고 한들 억측에 불과해지리라. '복수'를 위해 찾아온 로봇, 반파된 채로 도망… 경고? '유토피아 프로젝트'와 같은 일련의 흐름을 막지 말라는 경고라고…?

 '…뭐지? 무언가 앞뒤가 안 맞아. 왜? 왜 그렇게 인간적인 짓을? 그건 로켓단이나 할 일이잖아? 암부 세력이 아니라, 마치 스킬아웃 패거리나 마피아처럼…. 그건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다. 한양 선배님을 제거하려고 한 건, 어쩌면 부수적인 목표일지도. 그렇다면… 그렇다고 가정하면, 그 의도는 뭘까. 의도를 생각해 내….'

 골똘한 생각에 빠져 있는 모습은, 한양이 진료실에서 나와 수납을 마치고 되돌아올 때까지 계속됐다…. "핫." 놀라서 조금 둥글어진 눈이 부부장을 올려다봤다. 꿈뻑꿈뻑, 흐릿한 수정구 같은 눈동자가 점멸한다. "…매운 거, 좋아하세요? 훠궈, 닭발… 부대찌개라든지." 먹는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백청도 여느 고등학생과 같은 얼굴을 짓는다. 먹는 행위에는 딱히 인생의 비참함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

316 金鮫 (SHrPlqpowo)

2024-03-24 (내일 월요일) 02:55:11

<[ 엽~ ]
[ 누구세요? ]>
<[ 아 나 지금 일회용폰이지 ]
[ 금뚝이네 이거 ]>
<[ 언제나의 금뚝이지 ㅋㅋ ]
[ 왜 또 뭔데 일회용 폰이야 ]>
<[ 아니 뭐 별건 아니고 저번에 옆집 깨강정났잖아 ]
[ 정오? ]>
<[ ㅇㅇ 너도 들었지? 나비뚝배기 한 이상한 놈이 다 박살내놓고 갔다는 거 ]
[ 어 알지 ]>
[ 그러잖아도 재진이형이 그 나비뚝배기 때문에 돌아버리려 그런다 ]>
<[ 그 나비뚝배기에 관한 아주 대박정보를 이 금뚝이가 물어왔습니다 ]
[ 오 ]>
[ 그걸 또 바로 재진이형에게 가지 않고 실장 찾아오는 센스~ ]>
<[ 아유 소울프렌드 사이가 어디가겠어 ]
[ 전달방식은 언제나의 그거? ]>
<[ 언제나의 그걸로 하는데 ]
<[ 소울프렌드한테 밥 한그릇 사주실생각은 있으신지? ㅎㅎ ]
[ 아 그래야지 우리 ■같은 소울프렌드 ]>
[ 그러고 보니 우리 주말마다 하는 맛집탐방 못한지 좀 오래되지 않았냐 ]>
<[ 레퍼토리가 거진 다 떨어지고 나선 가는집만 갔지 ㅇㅇ ]
[ 그렇지 인첨공이 아무리 인첨공이라지만 좁은건 어쩔수없지 ]>
<[ 하지만 놀라지마시라 이 금뚝이 ]
<[ 기가막힌 신장개업 맛집을 알아왔다는 말씀 ]
[ 오? 종목 뭔데 ]>
<[ 중화요리인데 북경오리가 개쩖 ]
[ 이색 비싼거얻어먹을라고 ]>
[ 하긴 그만한 정보긴 해 ]>
[ 언제 볼래? ]>
<[ 이런 정보는 신선할 때 써먹어야지 ㅇㅇ ]
[ ㅇㅈ 수업끝나고 바로간다 ]>

317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3:02:29

흐음?
금교? 인가?

318 金鮫 (SHrPlqpowo)

2024-03-24 (내일 월요일) 03:07:44

“···야, 시키는 대로 다했어.”

탁한 금색 머리카락에 스냅백을 푹 눌러쓴 스킬아웃은, 불안함이 묻어나는 시선으로 눈 앞의 존재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분명히 지금 이 스킬아웃보다 작아도 한참 작았다. 작다 못해 한주먹거리. 고등학생과 초등학생 수준의 체격차이. 그러나 그 얼굴에 온통 보라색의 나비 날개를 뒤덮고 있는 이것에게는, 주먹이 닿지 않았다.

악몽같은 경험을 했다. 분명히 그 조그만 것에게 주먹을 날렸는데 맞지 않는다. 아니 차라리 그것이 피하거나 막거나 유술로 받아치거나 했으면 그러려니 했겠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는데, 스킬아웃의 주먹이 그것에게서 빗겨났다. 마치 강하게 흐르는 물에 밀려나기라도 하듯이, 마찰력이 0인 물체를 때리기라도 하듯이, 주먹을 휘둘러봐도 발길질을 해봐도 그 주먹도 발길질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밀려 허공을 휘적이며 그것의 옆으로 흘러나갈 뿐이었다. 이래도냐! 하는 마음으로 옆에서 감아차듯이 킥을 날렸을 때, 오히려 자신이 무언가에 채여 휘둘러지듯 땅바닥으로 나동그라졌을 때는 그제서야 이놈이 능력자라는 걸 알았다. 그것도 최소 강능력자.

그러나 이럴 때에는 방법이 있다. 상대할 수 없는 상대라면 도망치는 게 최고의 상대법. 그러나 이 상대는 그것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분명 앞으로 내달린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은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었는데도 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행성의 궤도에 붙잡힌 위성마냥, 그는 그것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다. 쓰러뜨릴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상대.

···그 상대가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자신의 목숨이 아니라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것은 자신에게 스트레인지에서 흔히 돌아다니는 대포폰을 던져주었다. 그제서야 이 스킬아웃은 이 조우가 재수 옴붙은 불운이 아니라, 계획된 의도였다는 것을 알아챘다. 스트레인지에서 대포폰 쓰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만, 대포폰을 거진 주마다 한번꼴로 바꿔대는 괴짜는 드무니까. 그 드문 이들 중 한 명이 자신이었고. 스킬아웃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그것이 자신에게 원하는 바를 들어주어야만 했다. 윤강목을 끌어내는 것.

“시키는 대로 다했으니까 이제 보내주는 거지?”
“응, 그 정도면 괜찮겠네···”

하지만 괜찮다. 대포폰이라면 집에 몇 개나 있다. 한번 써먹은 대포폰을 다시 쓰는 건 결코 취향이 아니지만, 오히려 그 편이 더욱 확실하겠지. 여기에서 빠져나가서 집으로 돌아가면, 늦지 않게 강목에게 경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나비뚝배기에 대한 진짜 경고를 강목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다···

“잠깐만··· 스트레인지에서 누군가에게 뭔가를 의뢰했는데 맨입으로 보내긴 그렇지···”
“···친구 판 돈을 나더러 받으라고?”
“피묻은 돈도 돈인걸. 한두 번 만져본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럴까.”

그 이상한 작은 괴물은, 품에 손을 쑥 집어넣었다. 스트레인지 사는 사람이 그렇듯 품에 손 집어넣는 동작에 스킬아웃도 흠칫했으나, 그의 품에서 나온 게 파릇파릇한 수표인 것을 알고 그는 조금은 안심했다. “자.” 한 3~4미터쯤 되는 거리를 두고, 그것은 스킬아웃에게 손에 쥔 것을 던져주었다. 스킬아웃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니 저 얄팍한 종이를 저렇게 가볍게 던지면- 그러나 이내 자신의 손안에 마치 제 집이라도 찾아들어오는 마냥 쏙 들어오는 수표를 보고, 스킬아웃은 더 놀랐다.

“대체 이게 무슨······”

오십만 원이 적힌 수표. 두 장이다. 이 정도면 확실히 평소 받는 수수료에 비해서도 후한 축에 드는 액수다···

“······그리고 하나 더 부탁할 게 있는데.”
“···또 뭔데?”
“너 오늘내일은 푹 쉬어.”

뭐?

스킬아웃은 말했다. 아니, 말했다고 생각했다.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스킬아웃은 자신의 의식이 급격히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 뭐, 이게, 지금, 무슨······ 그것을 마지막으로 금뚝이의 의식은 그대로 끊겼다.

319 성운주 (SHrPlqpowo)

2024-03-24 (내일 월요일) 03:08:54

네, 그렇네요- 다다음 훈련 밑밥이려나요. 생각난 김에 적어두자는 느낌으로 썼어요.

320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3:12:24

오...
드디어 윤강목을 대면하게 되는건가

321 성운주 (SHrPlqpowo)

2024-03-24 (내일 월요일) 03:17:57

일단 사이다가 한잔 준비되어 있어요~
계속 사이다로 갈지, 아니면 또 찝찝하게 갈지의 방향성은 살짝 고민이네요.
뭔가 다른 분들의 눈치를 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어느 쪽 재미를 택할지에 대한 순수한 고민이랄지...

322 한양 - 청 (Q7u7HgTBf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19:40

" 네. 살아서 도망쳤어요. 컴프레스 볼을 사용하는 녀석이니깐.. 바닥이나 벽에 구체를 던져서 바람을 일으키고, 그 바람을 통해서 빠르게 도망갈 수 있거든요. 아 - 다치지만 않았어도 추격해서 아예 소멸시키는 건데.. 저도 긴장이 풀려가지고 쓰러지는 바람에.. "

다시 상대해야 될 녀석이었다. 퍼스트 클래스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녀석들이니.. 일단 확정되는 존재들은 제로 원..유니온은 그림자에게 협력한다는 확신이 들기 때문. 그 다음은 제로 파이브.. 크리에이터는 그림자에게 협력한 이력이 있으니깐. 그 다음은 내가 실제로 본 제로세븐. 은우는 이미 데이터가 뽑혔으니깐. 아마 레드윙의 데이터도 확정적으로 다 모았다면.. 제로 포도 있겠지.

매운 걸 좋아하냐는 말에 한양은 잠시 생각했다.
손가락으로 턱을 짚으며, 시선을 윗쪽으로 옮긴다.

사실 한양은 매운 걸 좋아하지는 않았다. 신라면 정도는 충분히 먹지만.. 불닭볶음면은 한 봉지라도 먹으면 하루종일 화장실에서 사는 신세였다. 그러니깐 혀는 괜찮은데, 몸이 감당이 안 된다는 거지.

하지만 훠궈,닭발 그리고 부대찌개..맵다고 하지만 한양이 감당할 만한 것들이라고 생각되었다. 생각을 끝낸 한양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청에게 이렇게 말했겠다.

" 매운 거 좋아해요~ 훠궈는 안 먹어봤어요. 궁금해지네요. 훠궈 먹어요. 그런데 제가 이 동네에 훠궈를 어디서 하는지 몰라가지고.. 청이 양이 안내해줄래요? "

323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2:13

>>321 더 재밌는 걸로 하자 더 짜릿한거 (소곤)

앗 아 맞다 나 질문할거 있었다
성운주
혜우가 어쩌다보니 중학교 시절이 공백으로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자존감은 더 떨어지고 의존력은 더 올라갔는데
이걸 더 드러내는게 맛잇겠니 감추려고 발악하는게 맛있겠니(?)

324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3:16

우리 하냥이
외강내유구나 (맞?나)

325 수경주 (DDgXyFlkT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3:35

아 폰케이스 스트랩 떨어졌..

내가 스트랩을 험하게 다뤄서 6개월만에 떨어지는 건지 보통 6개월이 한계인지는 모를 일이긴 한데 말이지요. 같은 걸로 또 시킬까..

업무는 끝...

326 성운주 (V35z7JAAM6)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5:30

한양주 어서오세요-

>>323 재밌는 건 이쪽이나 저쪽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다 결론을 내리고 무자비하게 움직이는 성운이냐 또 기만에 걸려 딜레마적 고민을 더 떠안는 성운이냐 정도의 고민이라..

으악둘다매워!!!
섞죠
감추려고 애는 쓰는데 감춰지지가 않는걸로.(후레참치.)

327 한양주 (Q7u7HgTBf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6:53

>>324
(피지컬) 외강내유 서한양

1. 맵찔이
2. (IF 성인) 소주 3~4잔이 최대주량
3. 담배냄새 조금만 맡아도 두통 및 어지러움 호소
4. 공기 탁하면 집중 잘 못함

328 성운주 (V35z7JAAM6)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7:04

>>324 (틀리진않은것같다.)
성운이도 선배 캐릭터한테 상담을 받을 때가 됐는데..

>>325 수고하셨어요, 수경주. 폰은 멀쩡한가요..?

329 한양주 (Q7u7HgTBf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7:18

다들 안녕인겨~

330 금주 (ndYb7XLwE2)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9:25

윤 금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희망으로_삼았던_것은
아, 햇빛 닿지 않는 시궁창에서 희망으로 삼았던 것이라. 🤔 언젠가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요?

자캐가_너_몇살이야를_듣는다면_반응은
금 : 고 2입니다만. (반말하려고 그러나) (별생각 없음)
와 같은 반응일 것 같아요. 🤔 먼디 나이를 물어본데냐.. 하는 느낌

자캐는_사랑하는_사람을_독점_소유_지배_동반_숭배_보호
👀, 아 음 음음... 숭배? 보호? 둘 다?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331 금주 (ndYb7XLwE2)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9:36

하냐냐냥 어서와요 uu

332 한양주 (Q7u7HgTBf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29:52

안녕인겨 금주!

333 수경주 (DDgXyFlkT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30:50

폰을 두손으로 잡고 있었어서 폰은 안떨궜는데 스트랩 고정 금속이 떨어져서 스트랩이 한쪽이 팔랑거려서 순간적으로 스트랩을 꽉 잡고 무심코 다른 쪽 폰을 잡은 손을 당기는 바람에 스트랩이 잡아당겨졌고 북 하는 소리와 함께..

운명하셨습니다...

334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3:32:20

>>326 아!하
근데 지금의 성운이라면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림 담에 무자비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전처럼 고뇌하진 않을 거 같아
설표됐다 돌아온 여파+크리전 겪은 경험 등등등 해서
뭐 어디까지나 내 적폐임

ㅋㅋㅋㅋㅋㅋ 어제인가 예고한 매운맛이 어떠냐
감추려고 하지만 감추지 못 하는... 으으음...
하긴 이미 그러고 있는거 같고... 이걸 조금만 더 일케 하면 되겟군 (후레참치 복복)

>>32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천연기념물 아니냐고 이 정도면 ㅋㅋㅋㅋㅋ

335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3:33:10

스트랩 군... 잘 가...

336 한양주 (Q7u7HgTBf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35:05

>>334
집중이야 안 하면 되는 거고!(어?)
술은 논알콜로 마시면 오케이고!(음료수를 마셔)
담배야 안 피면 되는 거고!(이건 잘했다)

337 한양주 (Q7u7HgTBf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38:53

얘 능력 제외하고 찐특기가 뭐야

.dice 1 3. = 3

1. 맞짱
2. 정치질
3. 말빨

338 성운주 (V35z7JAAM6)

2024-03-24 (내일 월요일) 03:41:14

>>333 혹시 누군가에게 받은 선물이라던가.. 하면 진짜 맴찢이겠는데요.....

>>330 평범하고 안정적인 삶.. 시작지점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성운이와 금이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지도 모르겠어요.

339 성운주 (V35z7JAAM6)

2024-03-24 (내일 월요일) 03:44:01

>>334 그렇습니다. 저는 이런 표정을 좋아하는 후레참치입니다. 혜우주의 심판을 받겟읍니다..

으음, 그렇게 가도 자연스러우려나요? 오히려 전 요즘 성운이가 고민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337 ((진짜시다.))

340 수경주 (UMCCwhuDLA)

2024-03-24 (내일 월요일) 03:44:08

원래부터 케이스에 달린 거라서(그런 종류를 찾기도 했고) 아깝다. 는건 아닌데 케이스를 사야하는게 귀찮더라고요.

341 한양주 (Q7u7HgTBfw)

2024-03-24 (내일 월요일) 03:45:01

>>339
(욕 없는 트래쉬토킹 전문)

342 성운주 (V35z7JAAM6)

2024-03-24 (내일 월요일) 03:46:49

>>340 가슴아픈 종류는 아니지만 번거로운 종류의 손실이네요..

343 수경주 (UMCCwhuDLA)

2024-03-24 (내일 월요일) 03:48:45

폰을 자주 들고 다니는 만큼.. 그렇죠.

344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4:02:59

>>339 어우 성운주 부담스럽다 (백스텝)(농담)
고민이 많을... 아 하긴 이것저것 신경쓸게 늘어서 그렇긴 하겠네...
내가 한 적폐는 금교 건 한정이라고 보면 될듯?

>>337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345 성운주 (V35z7JAAM6)

2024-03-24 (내일 월요일) 04:13:29

>>344 여...역시부담스러우셨죠죄송합니다죽을게요(하루카됢.)

금교 일은 금교 일, 저지먼트 일은 저지먼트 일, 혜우와의 일은 혜우와의 일로 구분지을 수 있지만 가끔 여러 범주를 아우르는 큰 고민이 생기기도 하죠.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행복한 결론에 도달한다는 건 불가능한 걸까? 모든 행복은 그만큼의 불행을 대가로 하는 걸까? 착한 이를 구하기 위해 나쁜 이를 구한 내 선택은 얼마나 옳았던 걸까? 정도려나요.
하지만 혜우주가 해주신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346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4:19:38

>>345 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와바바박)

흐음, 각 사건은 구분짓더라도 하나의 큰 생각이 생기기도 한다는 거구나
각 사건마다 모순되는 혹은 이율배반적인 일이 생기거나 하면 더욱 그럴거고
그렇군 그렇군 나루호도 (끄덕끄덕)
아유 내 뻘소리가 도움이 되봤자지
성운주도 성운이도 너무 깊은 고뇌를 하지 않게 되서 그 점이 기쁘네

347 수경주 (ZlJcRUjv.o)

2024-03-24 (내일 월요일) 04:29:44

퇴근퇴근...

간식거리 먹고갈까...(어딘가로 이끌리는)

348 혜성주 (Ubp3aN.mxE)

2024-03-24 (내일 월요일) 06:18:33

씁 요즘 새벽반 못하겠네 근데 새벽반 끼어봤자 뭐

>>330 잘먹었습니다. 3번 보호랑 숭배ㅋㅋㅋㅋㅋㅋ그럴 것 같았는데 진짜로 그럴 줄이야

349 천 혜우 - 훈련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06:56:29

>>0

삶이란 어째서 이렇게도 괴로운 것일까요.
내가 바란 탄생이 아니었는데
어째서 그 고통을 짊어지는 것은 나인 것일까요.

어째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리도 아프고, 비참하며, 한탄스러운...



잘린 머리카락이 난잡하게 방바닥을 채웠다.
그러나 내 긴 머리카락은 여전했다.
마치, 나는 영원히 이대로일 것처럼.



어지간하면 연락 올 일 없는 연락처로부터 톡이 들어왔다.
저지먼트 활동을 제외하면 접점이 없는 상대였기에
잠깐 시간을 내 달라는 그 문장에 감이 잡히는게 없었다.
그래도 별거 있겠거니 하며 저지먼트 부실로 향했다.

부실에 들어가자 수경이 각 책상에 뭔가 놓고 있었다.
나를 발견한 수경은 나에게도 뭔가 내밀었는데
받고 보니 왠 예약권 같은게 들어있...

"헉?! 이거 그 유명한 카페 예약권이잖아?!"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말해버렸다.
그야 이 예약권은 진짜 진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었으니까.
아마 지난 번 납치 때의 답례인 듯 했다.
마땅히 할 일을 하고 받기엔 너무 큰 답례가 아닌가 싶었지만
이것만큼은 드물게 욕심이 나는 물건이라
그대로 잘 받아 챙겼다.

"잘 받을게. 너 괜찮아 보이긴 한데, 무리는 하지 말고."

마저 간식거리들을 놓아두는 수경에게 말하고 부실을 떠났다.
팔랑거리는 예약권을 보며 잠시나마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는 연락처도 있었다.
뉴스 기사까지 나올 정도로 큰 일이었는데
더는 내가 모르지도 않을 일이었는데,
그런데도 연락이 없으니 나 역시 무시하려고 했다.

찾지 않는다면 나 역시 가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 다짐은 사흘을 못 갔다.
그런 매정한 다짐을 굳게 지킬 만큼 내 의지는 단단하지 못 했다.
되려,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책망하게 될 뿐이었다.

이제는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으면서
과거와 같이 무력하게 있을 것이냐고.
기어코 다시 잃어야만
생에 두 번 다시 기회 없을 것을 깨닫겠느냐고.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몇 번이고 비난하며 병문안의 채비를 했다.
밥은 제대로 먹고 있을지, 잠은 제대로 자고 있을지,
둑 터진 마음이 자꾸 흘러내려 이것저것 챙기려는 걸 겨우 막았다.

간단히 요기할 것과 간식거리만 쇼핑백 하나에 담고
푹신한 담요 새것도 하나 잘 말아서 따로 챙겨들었다.
그렇게 양 손 두둑이 짐 들고 집을 나섰다.

이제는 눈 감고도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은 박 교수님의 병원에 도착해
의국에 희야의 이름을 대며 병실을 찾자
조금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느껴진 듯 했다.

그 이유를 알 것 같아 나는 별 말 없이 ID카드를 내밀어 신분증명을 했다.
정 안 되면 조금 무례하지만 박 교수님께 호출을 넣어달라 할 생각이었지만
의외로, 저지먼트라는 이름은 잘 먹혔다.

하긴, 앞서 몇 번도 그러했지.

절차상 짐 검사도 다 받은 다음에야 희야의 병실을 안내받았다.
안내한 간호사가 먼저 노크를 하고, 대답이 들리고서야 문을 열었다.
조용히 열린 문 너머로 내 얼굴을 비춘 나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그래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왔어. 희야."

병실 안으로 들어간 나는 문득 허전함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그 녹색 머리의 남자가 없었다.
한박자 늦게, 그 역시 중태에 빠졌다던 뉴스가 떠올랐다.
그럼 이 병원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그렇다 한들, 내가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달리 있었다.

"으응, 그랬어. 사람들도 얼마나 놀랬으면 그랬겠어- 희야 막 쓰러지고 그랬다며, 나 같아도 그 자리에서 희야만 붙들고 병원부터 가려고 했을 거야. 응. 다들 놀라서 그랬지. 희야 아플까봐."

울면서 얼마나 정신 없었는지를 토로하는 희야를 달래주어야 했다.
가져온 짐을 나 대신 의자에 놓고 침대에 걸터앉아 희야를 안고 등을 토닥여주려 했다.

안 본 사이 더 마른 것 같고, 더 작아진 것 같은, 내 작은 남매를
성이 찰 만큼 울 수 있도록 쓸어주고 달래주다가
겨우 울음이 잦아들면, 손수건을 꺼내 그 하얀 얼굴을 조심히 닦아주려 했다.

"미안, 희야. 내가 너무 늦게 왔지. 더 일찍 와서 옆에 있어줄 걸 그랬다. 희야 덜 아프게, 덜 무섭게 해줄 걸. 미안해."

그 알량한 고집이 무어라고 그 따위 생각을 했을까.

"그래서 내가- 희야 줄려고 이것저것 가져왔어. 희야 밥은 먹었어? 문어 모양 소세지 볶음이랑 깨소금 주먹밥 해왔는데 먹을래? 아니면 마들렌이랑 휘낭시에도 있어. 브라우니랑 버터쿠키도."

희야의 희고 몽실한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 넘겨주려고도 하며
눈이 마주치면 싱긋 웃어주며 말했다.

"오늘은 같이 있을까? 우리 밤 늦게까지 수다 떤지 너무 오랜만이잖아. 박 교수님한테 노트북 달라고 해서 밤새 웃긴 영화 보자. 그냥 재밌는 거 보면서,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가져온 북극여우 모양 담요를 펼쳐 희야의 머리 위부터 덮어주려 하며

"아니면... 희야가 하고 싶은 얘기, 다 들어줄게. 무슨 얘기든."

엷게 미소 띈 얼굴로 바라보았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뿐이었다.

350 혜성주 (Ubp3aN.mxE)

2024-03-24 (내일 월요일) 09:57:57

모닝

351 혜우주 (8DZpg3UUzs)

2024-03-24 (내일 월요일) 10:10:46

모오오닝

352 혜성주 (Ubp3aN.mxE)

2024-03-24 (내일 월요일) 10:12:19

왜째서 혜우주가 깨어있는건가 못잔건가

353 로운주 (9UqcUfdWZ6)

2024-03-24 (내일 월요일) 10:28:18

일요일은 특히 헤이해지는 기분!

354 혜성주 (wGCCZDSBjc)

2024-03-24 (내일 월요일) 10:38:13

그게 바로 일요일이라는 것이다 로운주야
그리고 나는 아침부터 밖이지.....새벽이랑 다르게 몹시 따뜻하군...(아직도 새벽에 추워서 패딩 입는 사람)

355 ◆TMmm6tsoPA (7VkEDrEJrc)

2024-03-24 (내일 월요일) 10:38:41

그것이 바로 일요일이기 때문이죠!!

어쨌든 갱신이에요! 다들 안녕하세요!

356 로운주 (9UqcUfdWZ6)

2024-03-24 (내일 월요일) 10:40:58

>>354 아앗... 아침에, 밖이라니...!

357 혜성주 (P7RlQeGgG6)

2024-03-24 (내일 월요일) 10:53:28

그러게 나는 일요일 아침에 밖에 있는 걸까
졸려 죽어....(파들)

캡틴 하이

358 ◆TMmm6tsoPA (7VkEDrEJrc)

2024-03-24 (내일 월요일) 10:58:14

로운주와 혜성주도 안녕하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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