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어쩌면 이런 곳이기에. 필요할지도 모른답니다.." 어떤 맛이 좋으신가요? 사탕이 별로라면 초콜릿이나 카라멜도 몇 가지 있답니다.. 라고 태연하게 물으며 주위를 바라보는 눈빛은 언제나처럼 새카맣게 죽어있었지만. 그 눈빛에 이 안이라는 공간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비교적 쉬웠습니다.
"아니요... 안타깝게도 교양으로 불리는 것을 외면한 지 오래되었지만 수업을 받았다.. 로 보이는 걸 보면 아직 완전히 잊지는 않았나 보네요" "이상한 노이즈였나요? 그런 순간이 드문 모양이네요." 그런 노이즈가 드무니까 이곳까지 구태여 찾아오셨군요.. 를 축약한 말입니다. 티는 어떻게 알아들었지? 라는 동월을 부드럽고 상냥해보이는 얼굴로 바라보면서
"안타깝게도 만남의 순간이 벌어졌기 때문에 익숙해진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랍니다..." "황금, 워드프로세서 혹은 만화경...을 제가 아는 것처럼.. 저지먼트에서의 일들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요?" 동월이 깨닫지 않기를 바라는 자는 티이고, 그렇기에 익숙한 것이 아닐 거에요. 라고 부정하는 것과 비슷한 뜻을 지닌 말입니다...
유토피아 프로젝트도 완전히 뒤집어버렸겠다, 순찰 순번도 아니겠다. 공부도 완전히 놓아버리니깐 시간은 많고 많았다. 물론 지금처럼 애매하게 남은 시간 때는 어디 여행이나 탐방은 못 가지만, 게임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던가. 그런데 부실의 문이 열리고, 익숙한 모습이 보인다. 최근 잘 보지를 못한 후배였던가. 그는 곧 모의고사의 성적을 물었다.
" 889798 "
한양은 대충 잘 봤는지, 못 봤는지 판단하라는 의미로 그의 등급을 말했다. 객관적으로 보면 최하위권에 속하는 성적이지. 아마 3학년들 중에서는 서한양이 성적으로는 꼴등일 듯? 그도 그럴 것이 머리는 좋게 타고나도, 하기 싫지 않은가. 아니면 공부머리는 정말 우수할 정도로 타고나지는 않았겠지.
" 뭐 그럭저럭이요. "
이기면 재미있지. 그런데 지금은 그다지 재밌지는 않고, 그냥 킬링타임용.
" 네, 잘해요. 저 준장임. "
잘한다고 본인이 말했지만, 그의 현재 킬뎃은 3킬 5데스 6어시. 잘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계급이 준장인 것도, 예전부터 오랫동안 해와서 준장인 거지. 절대 잘해서 준장인 건 아니었다. 잘했으면 이거보다 훨씬 더 랭크가 높았겠지. 간단히 말해서 짬을 헛으로 먹었다는 얘기다.
" 우리 팀은 이기고 있어요. "
팀전인지라, 한양의 팀이 이기고 있었다. 곧 한양의 화면에서는 WIN이라는 단어가 떴고, 게임은 끝났다.
>>57 12만원 사기?? 미쳤네 진짜 간도 크다...🤦♀️ 확실히 트위터는 그 점이 엄청 불안하긴 하지 난 구시대 방식에 익숙해서 이쪽을 아직 더 애용하긴 하지만 같은 이유로 크레페도 손대보고 있따... 하 근데 하아 세은우컴션 세상에서 가장 설레는 다섯글자 너무설레네요. 나. 한다. 기대
>>59 헤헤 헤헤헤😚😚 헉 마히다 중세 혜우성운 그리고이말을하자마자보이는갓연성 나 사망 아니 진짜귀여워ㅋㅋㅋㅋㅋ 이거였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주행하다가 링크만 남은거 보고 8ㅁ8 했는데 햐... 이거지........... "진짜 예술" 아너무귀여워 둘다 한입에 넣고 와라랄라
>>7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지맞지 이 똑부러지는 소녀... 🤭🤭 그건 그렇지만 그 또한 재미니?까??? 괜찮은 것이다 다양한 상황은 대환영이라구~~ 뭣보다 서연이가 그렇게 말해도 리라가 서연이한테 힝구 할 일은 없을거 같고🤔 당연함 저지먼트 부원이고 온더로드 노래 들어줌 게다가 동갑친구임=무한까방?권 획.득
대박 어케 저런 픽크루가 마히다....... 뱀파이어 au 여로이경... 이경이가 먼저 뱀파이어였던 상태에서 인간인 여로랑 사랑에 빠진 후에 여로를 뱀파이어로 만든 그런거였으면 좋겟다(갑자기망상회로돌리기) 아니면 옛날옛적에 연인이었는데 여로만 뱀파이어 돼서 살아남고 이경이 환생할때까지 기다려왔던 환생재회로맨스물도 맛잇을거 같은 🤭
>>0 "잔디... 뺏겼슴다..." [처음부터 너꺼도 아니었거든...] "어째서다요..." [잘 들어라. 애초에 기대를 하니까 배신을 당한 거다.] "아니, 기대는 처음부터 안했어여... 즈가 누구집 딸내미인데 연구소 굴러가는걸 모르겠나여..."
결국 특수격리실에 오도록 예정이 된 동물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단 것은, 놀이터삼아 불법점거(?)를 하고 있던 인간은 자리를 넘겨주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눈물을 머금고(실제론 울지 않았지만) 마지막 설비 테스트, 보안과 급여책까지 끝마친 그녀가 터덜터덜거리며 연구소 밖을 나오는 모습에 어떤 과일을 닮은 머리카락의 여학생 역시 따라갔을까?
처량한 신세가 되어버린 중세 로맨스 판타지물 여주인공처럼 다소곳이 주저앉아 한손으로 눈물을 참아내듯 얼굴을 가리며 다른 한손으론 인공이 아닌 자연의 잔디를 살살 훑어내는 꼴은 제법 우스꽝스럽지 않았을까? ...사실 그녀도 그쪽을 상정해두고 벌이는 해프닝들이었다.
"흑... 따흑... 따흐흑... 흙흙... 마싯니 흙흙..." [그래도 우린 이런 자연의 잔디는 얼마든지 만질수 있거든.] "그게 중요한게 아님다! 놀이터를 빼앗겼어여!!" [학구 전체가 지 놀이터면서 고작 중동물사육실 규격 몇개 정도의 공간 가지고 생색내기는...] "정성이 있잖슴까 만든 정성이! 즈도 거기서 동물들이랑 뛰어놀구 싶어여!" [...에반데.] "외! 않되나여! 즈도 샘플인데!! 영장류!!! 닝겐!!!" [두달 전만 해도 샘플분류군 섞여서 시설설비 곱창난걸 알고 있는 애가 그러니?] "Aㅏ."
“─축하한다.” “갑자기요···?” “시치미 떼기는. 그런 일은 굳이 뇌전단 스캐닝 같은 거 안 해도 들을 수 있단다. 이번에 아주 대단한 일을 해냈더구나.” “······그렇게 대단한 일도, 착한 일도 아니었는걸요. 그냥,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일 뿐이었으니까.” “그런 일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것도 대단한 용기인 거야.” “···그런가요?” “그렇지. 솔직히, 내가 네게 저지먼트에서 활동해보라고 권했을 때 네가 다양한 경험을 겪어보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를 바랐던 것은 맞다만, 이번의 일은 내가 생각하거나 기대했던 그 이상이었다. 인첨공에서 다섯 번째로 위험한 사람을 상대로, 다 함께 힘을 합쳐서 대단한 일을 해냈잖니.” “그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긴 했던 걸까요.” “왜 그러니. 너희는 영웅이야. 4학구를 구해낸 영웅.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니. 네가 무엇을 구해냈는지. 누구를 구해냈는지. 인첨공 사람들의 우상에서부터, 누군가의 친구들, 가족들, 부모님과 자식들, 친척들, 소중한 사람들··· 너희가 구한 거야.” “······” “그러나 아버지로서, 나는 그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나」보다는 「네가 그래야만 했는가」가 더 두렵다. ···그 손아귀에 너 대신 네 친구가 만들어낸 슬라임이 잡혀들어간 장면과, 그 에너지 코어를 앞에 두고 도망가지 않는 장면에서 내가 얼마나 가슴졸였는지 아니. 네가 영웅이 되는 것은 보람찬 일이다만··· 네게 저지먼트 활동을 권하면서 내가 기대한 것은 그저 학생 자치회의 일원이 되어서 많은 학생들과 교류해보라는 정도였는데 말이다. 한편으론, 네가 왜 생뚱맞게 전투와 관련된 훈련을 그렇게 끈질기게 요청했는지 알 것도 같고··· 한편으론 미안하구나.”
성운은 침묵했다.
유토피아 저지 작전 이후, 녹초가 된 몸을 폐공장 한켠에 기대이고 눈을 감아 휴식을 취한 다음날, 무슨 변덕이었을까 성운은 어딘가로 향했더랬다. 무얼 사들고 갔는지는 기억이 안 났는데, 아무튼, 뭔가 선물이 될 만한 걸 사들고 갔었다는 것만은 기억난다. 그렇게 성운은 자신이 찾던 인물들을 발견했으며··· 차마, 그들에게 뭐라 말을 붙이지 못했다.
아버지가 금방 돌아올 것이라 믿으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가혹한 숙명을 짊어진 소녀와, 그런 소녀에게 차마 말못할 심란과 착잡함을 딸을 위해 정성껏 꾸며낸 미소 뒤에 감추고 있는 여인.
성운은 그들에게 무어라 말을 붙이기는커녕, 그들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그들이 성운을 인지하지도 못할 먼발치에서 그들을 멀거니 바라보다··· 그대로, 고개를 돌리고는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모두에게 최선의 결말. 그것이 이루어지는 낙원.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무슨 고난을 견디더라도, 낙원에는 도달할 수 없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으나, 그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또 달랐다.
자신들이 바라는 낙원을 구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순진하고 자그만 소년의 가슴에 담기에는, 너무도 깊고 무거웠다.
>>129 일단 은우의 미래는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은우가 생각하는 미래가 그쪽 계열이기 때문에 아마 어지간하면 그쪽 루트로 가게 될 것 같네요!
근데 어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크리에이터의 죄 자체는 완전히 저지되었고 트리거를 당기지 않았으며 레드윙에 대한 처우도 그렇게 심하지 않았으며 사전 사정이 참작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심하진 않은 편이에요. 애초에 크리에이터가 고집해서 죄값을 치루겠다고 들어간 거기 때문에...(옆눈) 그렇게 오래 있지 않고 금방 나올 예정이에요.
유유희- U군은 그 날 서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그의 거처로 귀가했다. 3학구 스트레인지, 철거되지 못 한 폐건물에 몰래 전기와 수도를 끌어다 댄 작은 방 한칸. 그곳에서 머리의 염색을 씻어내고 단정한 차림새를 러프한 스트레인지룩으로 갈아입었다. 검은 발톱 문양 백색 자켓은 한 팔에 걸친 채, 그의 첫 번째 직장으로 출근했다.
"여, 캡틴- 오늘도 노이즈가 매력적인 걸?"
그의 첫 직장- 비사문천의 아지트로 들어선 U군은 그들의 리더인 '캡틴'을 보고 한 손을 흔들었다. 스트레인지에 완전한 어둠이 내리기 전, 이 아지트에서 한 숨 쉬어 가는 것이 그의 루틴이었다. 보통은 혼자 있거나 K씨를 놀리며 시간을 보내겠지만-
"캡틴, 핫초코는 좋아하나?"
오늘은 그들의 정체불명 리더와 대화라는 걸 좀 해보고 싶었다. 정확히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 것이다만.
U군은 아지트의 부엌에서 달콤한 핫초코 두 잔을 타서 한 잔을 '캡틴'에게 건넸다. 밀크초콜릿 특유의 감미로운 브라운톤에 귀여운 고양이 발바닥 마시멜로가 동동 띄워져 있었다. 향마저도 달콤한 핫초코잔을 든 U군은 '캡틴'과 마주보는 그 어디쯤에 적당히 걸터앉았다. 아직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음료를 가볍게 한 모금 마신 후, 얘기를 시작했다.
"...내가 아는 꼬맹이가 하나 있어. 이쪽에 속한 녀석은 아닌데, 그렇다고 완전히 저쪽인 것도 아닌 녀석이지. 한- 3년, 하고도 한 반 년 전인가. 그 즈음부터 스트레인지를 어슬렁거리더라. 말 그대로 어슬렁이었어. 이 안에 속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면서 지 좋을 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녔으니까. 나는 그 시절에도 지금하고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 녀석을 유의해서 지켜봤었지."
그 시절엔 지금보다 조금 더 계산적이었기에 그저 보인다고 무조건적으로 보호하고 그러진 않았다. 그러다가, 그럴 계기가 생겼다.
"최근의 스트레인지는 에어버스터가 뒤집은 덕에 제법 평화로운 편이야. 그 시절엔 안 그랬어. 반듯한 녀석이 조금 기웃거리기만 해도 시비가 걸리고 어중간한 레벨은 집단린치로 무력화 시키기도 했으니까. 뒷골목이란 본디 그런 곳이야. 캡틴. 그러니 그 녀석도 그런 상황에 처하긴 하더라고. 희안할 정도로 별 일 없이 돌아다니던 녀석인데 그 날은 운이 안 좋았나. 하필 그 시기에도 더러운 말종 서넛에게 걸려서 험한 꼴이 되기 일보직전이었어. 내가 우연히 거길 지나지 않았으면 그대로 당했을 걸. 눈에 띄었으니 그놈들 죄다 날려버리고 구해줬는데 말이지..."
거기까지 말한 U군은 잠시 쉬어가듯 핫초코를 마셨다. 그러나 바로 말하지 않고 한동안 뜸을 들이더니, '캡틴'을 보며 질문했다.
"보통의, 그것도 한 중학생 정도의 여자아이가 그런 일을 당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 거라고 생각해? 아주 일반적으로, 평범하게 말이지."
분명 달콤한 핫초코를 마시고 있건만, U군의 표정은 씁쓸했다.
"그 녀석은 울지 않았어. 울기는 커녕 아무런 반응도 없었어. 만약 그 녀석이 반항하고 소리를 질렀다면 내가 그걸 듣고 찾아갔겠지. 하지만 내가 뭐랬냐. 우연히 지나다가 발견했다고 했지? 그 녀석은 그놈들이 제게 뭘 하려는지 알고도 그냥 있었어. 보통의 여자아이라면 일생의 트라우마가 될 만한 일을 겪을 뻔 했으면서도, 허연 얼굴에 표정도 낯빛도 없이 거기 서 있을 뿐이더군. 내가 그놈들을 눈 앞에서 묵사발 내는데도 눈도 깜짝 안 했어. 내가 얼굴을 잡아 다친데 없는가 살펴도 뿌리치질 않고, 그 꼴로 둘 수 없어서 내 거처로 데려가는데도 반항 한 번 안 했어. 시험 삼아 내가 몰아붙여보기도 했는데, 그 시퍼런 눈에 생기라곤 일절 돌지 않더군. 순간 나는 내가 아주 정교하게 만든 안드로이드를 보고 있는건가 싶었지."
아, 물론 아무 짓도 안 했으니까 오해는 말아, 라고 U군은 덧붙였다.
"반응이 없는 건 말도 마찬가지라서 그 날은 내 거처에서 보호를 했어. 보호래도 대충 옷 주고 재우고 밥 한끼 먹인게 전부야. 그런데 그마저도 잘 안 되더군. 잘 안 됐다, 이 표현이 맞나 싶은게... 뭘 줘도 먹지를 못 하던데. 그 녀석. 말 그대로 뭘 줘서 먹여도 전부 토했어. 나는 사람이 그렇게 토할 수도 있나 싶었다. 나중에도 안 먹어도 계속 헛구역질을 하길래 약을 먹이고 재워야 하나 했는데, 아 뭔 약을 먹일래도 그 속에는 아니지 싶더라. 그래서 그 때 이걸 해줬어."
이거, 라며 핫초코 잔을 들어보였다.
"여자애라면 단 거 환장할 거 아니냐. 그 녀석도 애인데 뭐 다를까 했지. 결과적으로는 생각대로 잘 됐어. 이건 안 토하고 어찌어찌 삼키더라. 그래 그거라도 잘 먹어라, 다 먹으면 약 먹여야지... 했는데 그 녀석 진짜 걸작이었지. 또 게워내진 않았는데, 우는 거야. 그 때까지 한 마디도 안 하고 죽은 듯 하더니 고작 이 핫초코 한 잔에 우는 거야. 울면서 뭐라고 하긴 했는데, 뭐랬지... 미안해, 였을 걸. 어. 제대로 들리는 건 그것 뿐이었어. 그 말만 반복한 거 같긴 했는데. 아무튼 한참 울다가 픽 기절해버려서, 어이가 없는 채로 그대로 재웠지. 나 참, 다시 생각하니 지금도 어이가 없네."
피식- 실소한 U군은 앉은 자리에 느슨히 늘어졌다.
"그 뒤로 한동안 그 녀석을 데리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가르쳤어. 스트레인지를 돌아다니는 법, 섞여드는 법, 들어가도 되는 구역과 절대 피해야 하는 구역 등등. 그런 건 배워가면서 그 녀석은 끝까지 스트레인지에 스며들지는 않더군. 지금도 양지에서 자리 하나 차지하고 있어. 최근 다시 어슬렁거리긴 하지만 이제와 새삼 스며들 녀석은 아니더군."
어느새 다 마신 핫초코 잔을 옆에 내려놓고 은빛 눈으로 '캡틴'을 보았다.
"솔직히 말하지. 나는 그 녀석과 '캡틴'이 크게 다르다고 보지 않아. 단지 개인간의 차이일 뿐. '캡틴', 지금은 일시적인 거다. 스트레인지의 평화는 폭풍이 오기 전 날과 같다고 나는 생각해. 분명 여기도, 저쪽과 비견할 수 없는 폭풍이 올 거야. 그 때가 오면 '캡틴'이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 한 번 해 봐. 미리 생각해둬서 나쁠 거 없다."
읏차.
"그럼 다녀옴다-"
그 말을 끝으로 U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빈 잔을 치우고 밖으로 나갔다. 비사문천의 백색 자켓을 걸치고, 트레이드 마크인 가면의 은장식을 찰랑이며- 그가 사는, 그가 발 딛은 어둠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달콤한 것은 보통 칼로리를 의미하니까요." 이런 공간은 그런 것을 찾기 어려울 것이고... 찾는다고 해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을 하는 티입니다. 말투가 무슨 일이냐는 것에..
"조금.. 조치를 받았답니다.. 그래서 제가 아주 오래 전처럼 굴고 있는 모양이에요" "만화경이라던가.. 루... 라던가..요." 루..로 시작하는 게 분명한 것은 끝부분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상냥한 당신이 동월과 시선이 마주칩니다. 미묘하게 시선이 올려다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그러다가도 애석하다는 듯 눈썹이 내려갑니다.
"동월 군이라면.. 역시 다른 색이 어울렸을 텐데요.. 그것은 조금 안타깝게도.. 생각되어요." 그러니까 백금색이었는지. 같은 걸 대답하지는 않고 이상한 말만 합니다.
"파란색이었던 적은 있긴 하답니다." 이건 부정도, 긍정도 아닌. 명백히 피하는 반응입니다. 사라지고, 없어지려 한다면 지금도 가능할까요?
유독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드디어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됐다. 오늘 받은 커리큘럼 이후로..드디어 하루..하루가 남았다.
솔직히 도달할 줄은 몰랐다. 레벨 5라는 경지에 말이야. 남들처럼 평이한 강도의 커리큘럼..아니, 어쩌면 더 낮을 수도 있는 강도의 커리큘럼들이었다. 다만 그것을 밥 먹듯이 해왔을 뿐. 능력의 개발에 그렇게 미치지는 않았었다. 불광불급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미치지 않으면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고. 어쩌면 이건 나와 거리가 멀지도 몰라.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해왔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말이야. 평일에도 조금씩, 주말에도 조금씩. 그렇게 조금씩 쌓아왔다. 그 결과로 결국은 -
>>155 >>158 음 다행이다 원래 저런 건 따끈할 때 봐야 제맛이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U군 한쪽눈을 찡긋 했을 것 분명 반응 달아주면 나야 땡큐지 약간 그... 전에 혜성이 칩 절개자리 낫게 해줄 때의 혜우 느낌이 들게 써봤어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진 않지만 음? 싶은 느낌으루
밀회는 어두운 곳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적당히 선선한 바람이 부는 여름의 끝무렵, 서로 웃고 떠드는 탓에 옆방의 이야기는 쉬이 들을 수 없는 보드게임 카페. 태오는 노이즈로 얼굴을 가렸지만, 눈앞의 사람은 눈이 마주친다는 것정도는 알고 있었다.
"……너를 어떻게 믿지?"
그는 20대 후반에 달하는 남성으로, 레벨 0의 무능력자다. 한때 주변과의 관계도 원활하며 촉망받던 미래를 꿈꿨지만 지금은 마땅히 설 곳이 없기에 이리저리 전전긍긍하며 스트레인지를 돌고 있고, 지금은 미심쩍단 눈으로 눈앞의 학생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가 설 곳이 없는 이유는 하나다.
"그분의 친서도 없잖아."
그는 한때, 태양을 신봉하는 열렬한 신도였기 때문이다. 인첨공 사상 최악의 테러단체인 솔리스는 태양을 신봉하는 사이비 종교로, 에어버스터로 인해 궤멸되어 남은 잔당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각 스킬아웃에 녹아들거나 수용소에 갇혔다. 여전히 태양이 다시 뜰 날을 기다리며,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몸 바쳐 희생한 태양의 아이를 위해.
"친서가 무엇이 중요한지요." "대답하는 게 좋을걸. 나는 자리 뜨면 그만이거든."
태오는 입을 꾹 다물었다. 사실은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싶다. 이건 지금껏 바깥으로 올라온 모든 노력을 정면으로 반하기 때문이다. 들키면 혼나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하지 않으면 더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갈기갈기 찢겨 한 몸 유지하지 못하는 그런 끔찍한 일이. 그리고 그 찢기는 것은 내가 아니다.
그렇지만 인생은 단 한 번도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다.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다. 그리고, 눈앞의 안타까운 내리막길 인생의 앞날도 약간. 혀가 바싹 말라버린 것 같다. 심상이 흔들린다. 불안하다. 두렵다. 잠깐, 두려워? 어째서? 회피하려는 무의식은 오히려 다른 본능을 충동질한다. 부조화가 몸을 잠식한다. 나는 저지먼트인데. 그래, 나는 저지먼트……. 나는. 왜 저지먼트였더라, 이런 일을 하면서 바깥에서 올라가 살고 싶단 열망 때문에 쥐었던 수단이었나? 태오는 그렇게 불안한 눈치가 노이즈 너머로 드러나지 않기를 기도하며 침묵을 유지하다 눈을 감아버렸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올라와봤자 다를 건 없었다. 오히려 굴 깊은 곳이 안전했다. 지금처럼 어중간한 선악의 선 위에서 양심을 재어보고 끝없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들이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정명하지 못한 곳에서 언제부터 선악의 귀추가 있었나요."
태오는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내 테이블에 얹더니 남성을 향해 밀어냈다. 녹색 바탕에 검은 색으로 그려진 코뿔소 문양은 태오가 현재 어디 소속인지 알려주고 있었지만.
"바다에게 빼앗긴 선지자를 구하고 싶지 아니한가요……." "……이건 또 흥미로운데."
입만큼은 아니었다. 흥미로운 눈치로 자신을 보는 남성을 향해 천천히 눈을 들어 올리자, 노이즈가 일부 걷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형제, 영원불멸한 태양 아래에서…… 함께 빛나야 했던 성자 하나를 떠나보내지 않으셨는지요. 인간의 손에 말입니다." "!" "성자를 떠나보내게 만든 존재들이…… 감히 선인의 탈을 쓰며 선지자를 현혹하고 속세로 들여보냈으니 어찌 부덕하지 않으오리까. 그렇지요?"
뱀 닮은 눈이었다. 영영 승천하지 못할 구렁이의 눈이자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아득한 것의 눈이었다.
"결국 그 사람들이 선을 먼저 넘은 거랍니다…. 태양의 아래에서 만인이 평등해야 하는 세상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누구의 탓인가요…… 격차를 벌이게끔 주도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 사람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건만, 혀를 놀려 선지자는 이미 홀려버리고, 우리의 대리인은 고난 속에서 안티스킬이란 악마의 손아귀에 잡혔다 사라졌지요. 가여운 선지자와 대리자……. 누구도 부덕한 이단의 손에 더럽혀지면 안 될 텐데. 다행스럽게도 이단 하나는 처리했다마는, 완전한 것이 아니니 언제라도 다시 나타나 선지자에게 속삭일지도 모르지요. 태양은 영원불멸한 것이 아니라고." "아니, 태양은 영원불멸하지. 그래야만 해." "네, 그렇지요…… 그 사람들의 탓이요, 구원을 방해하는 존재가 아니겠나요. 그러니 내 말을 들으란 거예요. 태양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까. 새로운 세계를 위한 초석이 될 준비가……." "내가." "네에." "무얼 하면 되는거지?"
태오는 노이즈 속에서 입술을 자근 깨물었다. 그래, 흔들린다. 이럴 때 쐐기를 박아야 함을 안다. 속내를 읽고 있으니 쥐어 흔들 지금의 순간이 몹시도 중요함을 안다!
그들은 당신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바뀌는 것은 바뀌게 만들었지요. 그래서 당신은 어린 나이에 인첨공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당신은 선고받았지요?
그렇게 결과적으로 당신은 혼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손에 있는 것은 누군가는 잡아채려 할 만한 것이었으니.
"모든 일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꺼꾸러지도록 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아. 안타깝게도 저는 모든 것을 꺼꾸러뜨리기엔 계수가 낮아요..." 통창에 기대어 멀리 보이는 야경을 보는 당신과 나는.. 차를 마셔야 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요 티...?" -티는 없어요. 사라졌으니까요. 그렇게 무어라 말하는 말은 스스로가 말했다기보다는 그렇게 말했나? 하는 의문의 것이었기에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는 영역의 것이 되어버렸고. 수경은 공간을 넘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수경은 이동했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케이스가 내민 손을 잡은 그도 집무실에서 사라졌습니다.
3학구의 접경지역에서 상당량의 백분(白粉) 유통 정황. 안티스킬 측에서는 누가 봐도 허술하게 '나를 잡아갑쇼' 하고 흰 가루를 유통하는 미끼에 어울려 줄 여력조차 없었는지, 내게 위탁 조사를 의뢰해 왔다. 애초에 처음부터 신뢰성이 굉장히 낮은 정보였기에 직접 나서지 않는 것도 이해는 간다. 이렇게 손 안 대고 코 풀고 싶을 때는, 일단은 저지먼트 소속인 나를 이용하는 게 속이 편한 모양…. 억울하지만 안티스킬 측에서 「명령이다」라는 식으로 들이밀면 할 말이 없으니 끝까지 파고들기로 한다. 기일을 잡고 현장 돌입. 대놓고 수상쩍은 흰 가루를 투명한 비닐 백에 담아 옮기는 모습을 보아하니 〈브레이킹 배드〉 놀이라도 하고 있나 싶은 노릇이다. 마약사범이 되는 것을 무릅쓰고 일부 샘플을 훔쳐내 맛봤지만 상식에서 벗어나는 맛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량으로 유통된 밀가루와 설탕, 베이킹 파우더와 약간의 소금은 ■■고등학교 제과제빵부에서 주관하는 지하 수제과자 전람회의 준비 재료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분명 유통현장에서는 마약의 M도 찾아낼 수 없었는데, 전람회에 침입하니 오히려 약물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학생 수 명을 발견.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화장실에 들어가려는 남학생 한 명을 납치해 안티스킬로 인계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안티스킬 기동대가 출동하여 주모자를 모조리 체포하며 임무는 종료됐다. 제빵부장이 초능력을 이용해 허접한 수준의 '마약 쿠키'를 유통했다는 귀띔이 들려왔지만, 과연 그것이 어떤 능력이었는지 나로서는 알 방도가 없다. 식품에 중독 성분을 투여하는 능력이었을까? 단맛을 중독적인 쾌락으로 바꾸는 능력이었을까? 알려고 할 필요도 없겠지. 오늘의 간식은, 마… 아니, 그냥 옥수수.
으아아 과제가 너무 많아요 갱신갱신 >>44 엄멈매매매 이제야 봤네요 북청주로 바꿔야지 뒷북청주로......🙃🙃 거두절미하고 답변 들어갑니다앙 늦은 만큼 세심하게 대답할 테니 용서를☞☜
백청의 오늘 풀 해시는
#과거의_자캐에게_말해줘도_믿지_못할_현재의_사실은 '과거의 백청'은 상상력이 풍부했고 인생에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부잣집 출신이면서 인첨공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서도 비교적 잘 적응하고 살아남은 거죠.) 그러니 '미래의 네가 인첨공에 들어와서 온갖 비참한 꼴을 겪으며, 담장을 뛰어넘고 맨손으로 스킬아웃과 격투하면서, 기밀정보를 훔치고 다닐 거야'라고 말해 준다면 전부 과거의 백청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겠지만, 굳이 그 중에서 '절대로 납득하지 못할 단 한 가지 현실'을 고르라면 다른 게 아니라 가족을 평생 만나지 못하게 될 거라는 거겠네요.
#자캐에게_스스로를_사랑하는지_묻는다면 자기애는 딱히 없지만 목숨 귀한 줄은 압니다. 오로지 자기가 지닌 정보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정보수집 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예컨대 자신의 몸값으로 인질거래를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꽤나 자신의 가치평가를 높게 칠 것 같네요. '날 고문해서 이러이러한 정보를 캐내면 활용하기에 따라 억까지도 갈 수 있는데 최소 세 명은 풀어줘야 하지 않아? 게다가 아픈 건 질색이라 금방 불 텐데.' 그나저나 나르시스트가 아닌 거지 자격지심이 있는 건 아니라서, 예를 들면 인첨공에서는 땅바닥의 돌멩이와 같은 레벨 0이지만 딱히 그것 때문에 자기가 쓸모없다든지 하는 식으로 느낀 적은 없습니다.
#자캐가_처음으로_배운_사랑은 '살면서 처음 수용한 타인의 사랑'이라는 의미로 따지면 당연히 부모님의 사랑일 것이고, '본인이 처음 타인에게 느낀 사랑, 가족 말고'라는 의미로 치면, 음.... 인첨공 밖 인싸였던 시절에는 친구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 있는 순간이 미칠 듯이 소중한 벅찬 감각을 느껴 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리움으로 바뀌어서, 발 뒤에 묶인 족쇄처럼 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과거의 짐으로밖에 작용하지 않는 감정이죠... '누구랑 연애/짝사랑해 봤냐고 ㅡㅡ' 라고 물으신다면, 놉, 마냥 발랄한 아이에서 사랑을 깨달은 소녀로 진화하기 직전에 인첨공에 전입당했기 때문에 애정을 처음 얻기도 전에 그것이 불필요한 감정이라고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가끔씩 '나도 평범하게 연애하는 소녀였다면'이라고 생각하긴 하겠지만, 그건 순전히 미련이라고 스스로는 정의하고 있겠네요.
안데르: 사람들은...원하는 것을 온전히 얻는 게 어렵다고 하지요.. 안데르: 아무리 계수가 높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얻는 일이란 어려운 것이랍니다... 안데르: 그건 저도 마찬가지겠지요... 수경주: 님은 계수가 8이라서 아직 살아계시는 거에요.
>>214 성운이 탄생비화... 음... 어... 무지성 쓰담쓰담받기 좋은 키작남이 굴려보고 싶었어요(이실직고) 머리가 하얗게 된 건 거진 십년쯤 전에 모시던 쥐인님 모색에서 따온 거고, 눈을 보라색으로 한 건 한때 즐겨했던 게임인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공허 속성에서 영감을 받아 차용했어요.
아침에 일어난 성운이- 부스스한 인상이네요. 전체적으로 축 늘어져 있는데 미간만 꾸겨져 있어요.
>>205 >>214 아, 인첨공에 들어온 선택이 아이들의 삶의 궤도를 얼마나 틀어놓았는지. 세상의 비루한 면을 보았으니,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렸다고 느껴질까요. 불필요한 감정이라 인정했다니 안타까워요. 특히나 백청이의 시트 성격란 마지막에 적힌 내용을 생각하면 더더욱이요.
그리고 자캐의 본체가 대포폰이라 👀 홀로그램과 발전한 기술의 인첨공에서 백청이는 아날로그파인가요? 또 이건 예전 새벽마다 하던 질문이라. 백청이를 칠죄종으로 표현하자면 어떤 죄악에 가장 가깝나요?
>>220 제가 그것만 생각하면 치를 떨다가도, 돌아서면 누그러뜨릴 수 있는 것이 그 때문이랍니다. 이런 고백은 부끄럽지만 👀 혜우에게 필요한 것을 성운이가 줄 수 있다는 그 사실이 제게도 위안이 돼요. 저런 이야기들을 볼 때마다 분노가 차오르는 건 어찌할 수 없지만, 금방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은 그런 뜻이니까 이런 케이스에는 혹시나 염려하지 않으셔도 좋아요.
>>219 도청을 피하려고 장만한 거다 보니, 기계와 친하지 않다고 말하기에는 오히려 정반대네요!
타인의 애정과 인정을 갈망하고, 잊히기를 두려워하는 건 어느 죄종에 속할까요? 탐욕/인색은 재물과 물질에 관련된 죄이고, 교민과 질투와도 거리가 머니까요... 음욕이라고 봐야 하나? 그렇다고 청이가 에로하다는 소리는 아닙.컥😗😗
어떻게든 음욕이 아니라는 결론을 짓기 위해 좀 고민해 봤는데, '잊히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감히 신 앞에서 유한한 인간 주제에 자신의 위업이 영원히 남길 바란(그래서 피라미드와 병마용 등을 지은) 황제나 독재자, 파라오들과 결이 비슷하니 그나마 연결지으려면 교만이 가깝겠네요. 그러나 타인에게 과한 정서적 애착을 보이는 건 얄짤없이,,그,,,그거 TMI로 청이는 불안애착입니다
금이의 반생 비화라 🤔 한번 시트를 바꾼지라. 그전 아이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라는 성경 구절, 그리고 절망적인 현실에 적응하지 못했으니, 필사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아이로 내고 싶었던 것인데. 내향적인데 외향적인 캐릭터를 굴리려니 엉망이 되어서.. 내리고 지금의 금이로 다시 냈지요. uu
>>222 그 대포폰에 무엇이 담겨 있을지 호기심이 드네요. uu, 아 사실 칠죄종에 해당되는 것으로 아이들의 모든 유형을 다 표현할 수는 없는 것이라. 소외되며, 서서히 잊혀가는 작은 삶이 아니길 바라는 것이라면 교만, 애정에 대한 욕구를 생각하면 음욕이군요. 답변 고마워요. uu
>>225 금 : (무심한 표정으로 쓰담쓰담) (툭툭) (?) 쓰다듬을 부르는 신장이랴, 그치요. (???)
이혜성을 깨우려면 인내심 있게 5분 정도를 깨워야합니다. 이혜성은 죽을만큼 아침에 약하고, 저혈압 기질도 있어서 한참 씨름해야하는데(티미) 안그래도 순한 인상 더 순해져 있다.
탄생비화? 어 이거 힘드네. 완전 초기 탄생비화는 밖에서 들어와서 인첨공을 접하고 조금씩 변화하는 캐릭을 굴려보고 싶었어. 그런데 정말 유약하고 꺾이기 쉬운 그런 캐릭? 전부 평범한 캐릭을 굴리고 싶다 해서 이혜성이 나왔고 그러다가 내가 굴리는데 버거움을 느끼고, 여기에 서사를 조금 끼얹고 끼얹다보니 지금의 이혜성이 되었습니다. 따란
00, 초기의 혜성이의 모습이 다시 떠오르네요. 도시 사람이라 하기에도, 도시 밖의 사람이라 하기도 애매한 회색, 이방인의 위치. 챕터가 지나고,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스스로 있을 곳을 찾아 자경단을 꾸리면서 변한 지금이랑은 정말 다른 이미지였죠. 🤔 그때는 정말 다정다감 교회 언니, 천사 선배였는데. (?) 뭐, 그때의 혜성이나 지금의 혜성이나 모두 다 좋지만요. 🤗
>>238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눈 앞에 보여 쓰다듬은 거라. 어깨만 으쓱이고 가겠네요. (?) 잘 자요 성운주. 푹 주무실 수 있길 바라요. 수경주 고생하셨어요. 어서 와요.
>>249 날 재우면 금주도 같이 자야할 것이야 물귀신 작전이다(??) 그렇지 애매한 회색, 이름 그대로 객성이었고 지금도 스스로는 이방인이자 떠도는 객성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을지도 몰라(흠) 천사ㅋㅋㅋㅋ선배ㅋㅋㅋㅋ내가 그 단어보고 띠용? 했다는 것도 있습니다. 천?사? 하고ㅋㅋㅋㅋㅋㅋ 여전히 의문인 건 대체 금이가 어딜 보고 이혜성을 좋아하기 시작했냐는 거야 정말로
아 그렇면 가냘프고, 가장 아름다운 별이라, 금이의 곁에 내려앉아 머물렀으면 하네요. 그때 일상의 반응에서 느꼈었죠. 응. uu, 아 좀 더 괜찮은 별명을 생각해야 했었을까 반응에 뒷사람은 걱정하고 그랬었답니다. 전에 잠깐 말한 적 있었던 것 같은데. 연민이라고 해야할까요. 공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혜성이를 보면 불안하고, 피로해 보이는 것이 걱정스러워 지켜봤던 것에서 시작되었으니, 어느 순간부터 그런 감정에 빠져 들었으니, 자주 생각하게 되고... 아 음, 15주년 퍼레이드를 권유한 것에 엑셀을 너무 세게 밟았다는 생각도 좀 없잖아 있네요... uu
>>258 (안잤나 이사람!) 비몽사몽으로 깨우는대로 일어나는데 인형 푹 안고 다시 꾸벅거리는 거 보고 있으면 다시 재우고 싶긴 해 하지만 학생은 학교를 가야만(?)
그 가냘픈 별이 저지먼트이자 자경단장인데요..() 괜찮은 별명ㅋㅋㅋㅋㅋㅋㅋㅋ괜찮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낯간지러운 별명이여서 되려 신선했어(이러기) 맞아 들어본 적 있어. 근데 또 들으니 이건, 금주가 이혜성한테 호감을 품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흠)(아닐수 있음) 권유를 받아준 것에 대해 엑셀 밟았지만 그거 이혜성이 15주년 때 아득바득 물어본 것도 원인이 있으니까 피차일반으로 치자 좋은 게 좋은 것이야
"너 참 악취미다." "무슨 뜻이에요?" "뭐긴, 그 카데바 얘기지." "아아, 괴롭히는 것도 아닌데 뭐가 악취미에요." "그 점이 그런 거다. 그냥 안티스킬한테 맡기면 됐을 것을, 굳이 주워와서 실습대상으로 쓰나 했더니, 쓸데없는 관찰이나 하고 있고." "관찰이 뭐가 어때서요. 다 의미가 있는 거에요." "퍽이나 그렇겠다."
빡!
"아악! 이, 이이익...!" "그러길래 말 좀 조심해서 해요. 왜 가만히 있는 사람 성질을 돋구지? 요즘 예민한 거 누구보다 잘 알 사람이?" "X발, 그게 사실이잖, 으그그..." "하여간 엄살은. 아메보다 더하다니까." "엄살, 아니다, 이것아... 뼈 나갔, 크흑..." "아, 알았어요."
빠악!
"악! 아 왜요! 나았잖아!" "그 전에 그 정도로 걷어차면 안 되지!" "나았으면 됐잖아! 뭐가 문제인데!" "그러다 뒤지면 어쩔 건데! 인첨공의 어떤 능력도 기술도 뒤진 놈은 못 살려! 너라고 뭐 다르냐?!" "그, 건..." "할 말 있냐?" "......" "없음 자세나 잡아라. 녹화 시작하고." "느에." "대답 똑바로." "네에."
>[(첼로가 메인 포커스로 잡힌 연주 영상)] >[선생님이 네 실력도 많이 늘었다고 하시더라] >[다음엔 같이 연주하고 싶다]
>>260 (일단 사진 찍고) 그치요. 침대에 걸터 앉아서 가만 지켜보며 쓰다듬고 싶고, 아 가끔은 지각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는 고 3이니까 🤔 나중에 졸업 이후를... (?) 하지만 금이에겐 가냘픈 별인 걸요. (??) 히히 그랬었다니 다행이네요. uu, 그리고 아 음 ◐◐... 응. 아 그때는 한 문장 적고 머리 박고 했는데. 정말 두려웠어요...
>>264 사진 찍는거냐며 이혜성 그거 알면 지우라고 실랑이할지도 몰라. 뭐? 지켜보면서 쓰다듬는다고? 뭐? 졸업하고 나서 금이가 이혜성이랑 같이 살 계획이라고?(아님) 금이한테는 가냘픈 별<<<ㅋㅋㅋㅋㅋㅋㅋㅋ금이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구나 이 뽀뽀귀신이(??) 사실 그건 내가 좀 확신이 필요했어야했다. 왜냐면.......금이가 이혜성을??????? 뭐지 개꿀잼 몰칸가? 생각했거든
>>265 그런 일 없게 재우고서 몰래 찍어야. (?) 아, 응. 속눈썹은 얼마나 기나 유심히 지켜보면서, 혜성이 앞머리 쓸어보고 막... (??) 동거는... 그냥 소망이랍니다. uu 조금 갑작스러울 수도 있으니. 그럴 거 같았어요. 헌데 그 확신하는 과정이 여러번이라. 거절일까 미리 마음의 준비까지 해둔 상태였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 다시 부끄럽네요.... (다시 쥐구멍)
>>268 동거는 금이도 졸업하지 않으면 안할거라고 하네 아무리 동성이라고 하더라도 자기는 성인이고 어쩌고저쩌고할 이혜성이라고(?) 재우고서 몰래 찍는거 뭔데 자꾸 그러면 인형 대신 끌어안고 다시 자자는 이혜성 데려와버린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어쩌고 해버릴거야?(대체) 새우잠과 태아처럼 웅크리고 자는 이혜성의 앞머리를 쓸어보다니 졸업하면 이혜성 머리 자르게 해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거절일까봐 걱정했구나? 음....사실 이혜성은 몰라도 뒷사람은 ? 내 눈캐가? 이혜성을? 좋?아해? 에이 설마 하는 마음이 있어서 아니 어디가세요 이리 나와 (끌고나옴)
>>270 어쩌고저쩌고하는 내용이 뭔지 엄청 궁금해져요? 👀 아 하지만, 애인의 그런 사진 한 장쯤.. 핫 세상에세상에 🫣 정말 들키지 않게 해야겠어요.. 자른다면 어떤 스타일을 생각하고 있나요? 그리고 응.... 그래서 성사되었을 때 엄청기뻐서, 계약연애라는 단어를 보았지만, 그런 관계라도 좋다고 받아들일 수 있었답니다. uu
>>281 어쩌고저쩌고 내용을 왜 궁금해하는거야ㅋㅋㅋㅋ한번쯤은 금이가 하루 묵고 갔는데 이혜성 두번자자 하는 걸로 둘다 지각해버리는거 보고 싶고..(?) 다듬거나, 아니면 아예 짧게 단발 정도? 시작은 계약연애이고 지금도 계약 연애지만 본인들만 그렇게 말하는 그런 사이지 좋은 하루 보내자
아니 것보다 조치라니. 만화경은 그렇다 치고 루는 뭘까? 알 수 없는 정보들에 머릿속이 조금 어지러워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수경의 말이 이어진다.
" ...? " " 너 아까부터 동문서답 하고있는거 알고있는거지? " " 그리고 내 머리색이 어때서! 난 내 머리색 만족중이거든!? "
동월은 분명 수경의 머리색에 대해 물었는데, 어째 돌아오는 것은 다른 대답이다. 파란색이었던 적은 있다? 그럼 백금색이었던 적은 없었다는 뜻인가? 머릿속 노이즈 사이에서 백금색의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여자아이가 떠오른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하면 생각이 날 것도 같은데.
머리색에 대해선 대답해 줄 마음이 없는건가. 만약 그랬던 적이 있다고 한다면... 동월은 머릿속으로 수경과 백금색 머리카락을 합쳐보려 애쓴다. 한참을 낑낑대며 그것들을 매치시켜보려 노력하다가, 무언가를 문득 깨달았을테다.
>>222 백청주 백청이가 가장 두려워하는건 잊히는거네요? 그런아이의 능력이 잠입클로킹 특화라니 이 무슨 아이러니......8ㅁ8 친해질수있게 기억을 똑똑히 해야겠어요
>>223 금주 양들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선한목자면서 내향적이면서 잘생쁜 아이를 만들고자 하신거군요!! 결과는 성공적이고요~~ ><
>>235 >>308 혜성주 앗 아앗 혜성언니 아침에 약하군요 저혈압있으면 그럴수밖에 없는거같아요... 혜성언니도 평범한캐로 시작했다는게 지금의 혜성언니 보면 안믿겨요~~ 엄청나게 성장한게 대단하면서도 그렇게 성장하느라 고생고생 생고생했을거 생각하면 찡하고요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진짜 혜성주 괜찮으신가요888ㅁ9898 보통 힘드신게 아닌거같은데요...
>>274 랑주 안녕하세요오오~~ 못생긴 요일들이 하나씩 격파되고있어요 >< 조금만 더 힘내자구요!!!
>>278 로운주 안녕하세요~~~ 그래도 막상 저런미래를 맞으면 나름의 즐거움이나 보람이 있지않을까요? 물론 못생긴평일 말고 휴일에요...
>>314 하이 오늘도 엄청난 장문 반응이다 덜덜 아침에 약해서 기상 알람 한시간 전에 맞춰둔 주제에 5분뒤 알람을 여섯개쯤 맞춰둔 저혈압이라네 아침이 고통스럽다고 (이혜성:(학교 왜 가야되지)) 평범했지 그리고 인첨공드림을 꿈꾸고 들어왔던 여고생이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여러 감정들을 느끼고 경험하면서 지금에 이르렀고.....그래서 친없찐이 됐나?(농담) 괜찮아 약국에서 약 사며 여약사와 남약사가 주는 약이 다른걸 보고 ? 하며 신기하다고 생각한 수준이니까(대체) 출근 전에 한숨 더 자려고 노력해봐야겠으
"그렇네요.. 오래 전이랍니다.." 지금의 그녀에게도 오래 전이었죠. 그렇게 오래 전이 아니라고 누군가 말한다 해도 지금의 당신에게는 너무 먼 것과 같은 기분일 겁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실감이 적다. 에 가까울까요?
"저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전달하고 있답니다." "글쎄요..." 애매모호한 표정입니다. 그야. 동월의 머리색을 말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대화 방향이, 동월 군이 다른 색이었다면. 그렇죠. 푸른색 쪽으로 나아가도록. 환상이 아니라 언급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꺼내지 않는것으로 이어졌으면. 정도의 언행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눈이 휘둥그레해진 듯한 동월을 순간적으로 무표정하게 바라본 그녀는, 스치듯 지나쳐 빠르게 걸어가려 하는군요. 능력으로 이동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배려라면 배려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노이즈투성이에서 명확하게 잡아낸 것을 눈치챈 것이었을까요? 무언가를 잡았냐고 묻지 않는 것은 그 물음이야말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그러기에는 옷차림 또한 그 시절과 비슷한 어딘가 구속되어 있는 것 같은 사립 여학교와 비슷한 옷차림*이었을 텐데.
*사립 여학교풍의 로리타가 좀 섞인 복장.. 좀 움직임이 제한되기 쉬운 그런 복장... 대충 메이드복연성의 수경+프릴 첨가라고 보면 편합니다(?)
잠자코 의자에 앉아 양손을 모아, 코코아가 담겨있던 컵을 감싸쥐고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던 '캡틴'은 U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손목을 두번 두드린 뒤 천천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바닥에 약간 고여있는 남은 코코아를 들여다보다가, 인지저해 프로그램을 끄고 맨얼굴을 드러낸 '캡틴'이 컵을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들어본 적 있는 대화방식이다. 언제였더라.. 아, 태오에게 칩 이식을 받고나서 치료가 필요해서 같은 저지먼트의 유일한 치유 능력을 가진 후배에게 연락을 했을 때 들었던 대화방식이랑 똑같네.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럴 수도 있기는 하지."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단언하지 않을 뿐이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일시적인 상태로 보일 수도 있지. 내려놓은 컵 근처 놓여져 있는 반듯하게 케이스 속에 감춰져 있는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며 불 붙힌다. 코코아 향이 가득 들어차 있던 제 방에 특유의 연초 향이 섞여들었다.
".....그러게."
어째야하나. 스트레인지의 현재 상황과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언제 다시 발발할지 모르는 저 밖의 상황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면. 느리게 눈 깜빡이며 '캡틴', 혜성은 한쪽 다리를 의자 위로 끌어올리고 무릎 위에 제 뺨을 기대었다.
>>318 머리 위에 미아핑이 스쳐지나가는 이혜성. 동시에 사뭇 진지하게 우리가 동성이라고 해도 명백히 성인과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같이 동거를 할 시에 사회적 분위기가 어쩌고, 자신의 잠버릇이나 그런게 얼마나 안좋은지(?) 어필하는 이혜성.....그러다가 졸업할 때까지 2주에 한번 자러오는 걸로 합의를 보는 걸 설득하지 않을까. 뽀뽀귀신이지만 이혜성의 금욕적 유교걸이다보니(??) (그걸 상상했네) 아니면 그냥 그대로 둘 수도 있고? 스타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사선 따위야 얼마든지 넘었다고 생각했다. 위험한 일이란 일에는 대부분 뛰어들어 보았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내 곁의 동료를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알량했던 생각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산산히 부숴진다.
그것은 지옥이었다. 갑작스럽게 이미 졸업한 옛 저지먼트가 다시 소집되었을 때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눌 때도, 당장 책임자라는 사람이 괴이라는 것에 간략히 소개하고 있을때만 해도... 이런 지옥은 상상하지 못했다. 언젠가 실종되었다고 들은 그 사람의 모습이 보인 것만 해도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는데, 괴이가 되었다니.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른 저지먼트 대원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어느 순간 모두가 말이 없어졌다. 당연했다.
우린 이제부터 저걸 죽이러 가야 했으니까
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어느 누구도, 지금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을테다. 괴물이 된 옛 동료를 죽이는 작전이라니. 사실 가능만 했다면 욕지거리를 뱉으며 이 자리를 벗어날 사람이 태반이리라.
하지만 우린 이미 계약으로 묶였다. 이제 와 싫은 소리를 한다 한들 계약에 의해 좋지 못한 꼴을 보겠지. 다른 사람들이 어떤 계약으로 묶여 여기에 발을 붙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화를 내거나, 자리를 뜨려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꽤나 강력한 계약에 묶여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모여있는 사람이 적은 것으로 보아, 이미 태반은 이 일에 발조차 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작전 준비는 꽤나 빠르게 진행됐다. 중간에 무슨 수칙서를 받기도 했는데, 무슨 이상한 수칙 같은 것들이 적혀있었다. 미술관 관람을 즐기라는게 무슨 말이지?
아무튼 우리는 수색 작전이 아니라 말소 작전을 담당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장비들을 지급받는다고 했다. 이어플러그도 받고, 무슨 필터 고글? 적의 얼굴을 가려주는 고글이라고 한다. 그런 것도 받으니 몸이 꽤나 무거워진 기분이 들었다.
준비 과정과는 별개로 작전 내용은 꽤나 복잡했다. 목소리를 통한 대화 금지, 그것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 금지, 의사소통은 최대한 하지 않도록, 피치 못할 상황에선 짧고 간결하게, 동요하는 일이 있어도 목소리는 절대 내지 말 것.
기타 등등 자잘한 내용까지... 한번에 암기하기 힘들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기로 한 이상 이제와서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대충 진형에 대한 그림을 받았는데... 굉장히 조악한 그림체로 그려져 있어서 우리가 물어물어 그림 옆에 설명을 덧붙이고 나서야 알아볼 수 있었다. 대충 요약하자면,
최전방 : 최은우 전방 : 이혜성, 강철현 후방 : ▮▮▮, 최세은 최후방 : 김수경
왜 내가 최후방이 아니고 후방이냐 물으니, 중간에 도망가면 안되니까 라고 한다. 너무하네 진짜.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는 내내 다들 입을 좀처럼 열질 않았다. 철현 선배는 뭔가 계속 얘기하는 것 같긴 한데, 대충 대답만 하는걸 제외하곤 대화가 좀처럼 이어지질 않았다. 내가 철현 선배의 의지를 이어받아 말을 꺼내보긴 했지만, 순식간에 무시당해버렸다. 내가 너무 가볍게 말하긴 했지?
그런 식으로 이동하다보니, 어느새 작전지역 입구에 도착했다. 여기만 지나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완전히 다른 이계의 공간이다. 괜스레 올라오는 긴장에 마른 침을 삼키고 있자니, 은우 선배가 무전기를 들었다.
" 저지먼트 전원, 지금부터 녹음 장치를 모두 끄겠습니다. " " 이어 플러그 이상 무, 필터 고글 착용 완료. " " 작전명 Noise Cancelling. 현재 시간 ■■:■■:■■. " " 현 시간부로 작전 개시합니다. "
내부로 진입한 저지먼트는 말 그대로 아무 소리 없이 주변을 경계하며 '인해 속 작은 미술관' 으로 이동했다. 모든 녹음장치는 꺼져있고, 부원들 끼리의 소통도 금지되어 있었으므로 모두가 어색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가끔 ▮▮▮의 덜렁대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익숙한 일이라는듯,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렇게 미술관에 입장하고, 앞장서서 주변을 살피던 은우는 마침내 그것을 발견해낸다. 아무 소리도 없이, 숨어서 그것을 발견했음에도, 그것은 그들이 올 것을 미리 알고있었다는 듯이, 은우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 그러고 보면, 이 미술관도 이상하다. 분명 미술관인데, 영상에서 봤을때는 있었던 그림들이 모두....
무언가 잘못됐다.
원래 작전대로라면 은우가 그것을 발견하는대로 유인하여 미술관에서 빠져나와 인해 박물관 로비에서 싸움을 이어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건, 그들이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그만큼 준비를...
[▮▬◻□■■◻■■□■---!!!!!!!!!!!!!!]
그 순간 고막을 찢는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 말의 본질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환희에 찬 목소리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 소리를 기점으로, 미술관 이곳저곳에 숨어있던 '놈들'이 일사분란하게 저지먼트를 덮쳐온다. 상황이 뒤집혔다. 아니, 애초부터 상황이 안좋았다. 이쪽에 강력한 전투 담당이라고 해봐야 최은우 정도인데, 미술관 내부에서 그림을 잘못 건드렸다간 은우는 둘째치고 다른 부원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가 없게 되므로, 은우는 평소처럼 광역기를 마음대로 날려댈 수 없었다. 능력 한 번 한 번에 심혈을 기울여 단일기 위주의 구성을 해야 하는 것이다.
혜성은 아까부터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초음파를 쏴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소리가 얼마나 큰지, 이어 플러그를 쓰고 있음에도 자신의 능력을 해제하는 순간 다른 사람들의 고막이 성치 못할 것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그런 혜성을 지키는 철현이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분투중이었고, ▮▮▮은 혼란에 빠져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들을 간신히 방어하며 연명하고 있었다. 세은은 전투가 시작된 후부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를 않았고, 수경은 달려드는 것들을 능숙하게 다른 좌표로 날려보내기를 반복했지만, 다들 그 뿐이었다. 당장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 떨거지들을 처리하는데에 급급할 뿐, 정작 중요한 그것에게는 신경을 쏟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온 그것에, ▮▮▮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그것이 ▮▮▮의 귓가로 고개를 숙이고 이어 플러그를 빼내자, 지금껏 날뛰고 시끄럽게 굴던 ▮▮-2 개체들이 조용해졌다. 그 어떤 소음도 허락하지 않고 그것의 말을 듣겠다는 듯. 주변은 순식간에 고요함으로 가득 찼고, 그 때를 놓치지 않은 저지먼트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2 개체들을 순조롭게 쓸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은 꽤나 실착이었다. 평소에도 자주 위험에 노출되는 불운아였지만, 또 기적적으로 생환하는 행운아라고도 불리기도 했던 ▮▮▮이었기에, 또 이게 변명거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워낙 존재감이 없는 ▮▮▮이었기에 모두가 당장의 위험을 처리하는 것에 집중해버려, 그것이 ▮▮▮에게 무언가를 속삭일 시간을 주고 말았다.
근처에서 그것의 말을 엿들은 ▮▮-2 개체들은, 그의 말이 끝나자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오열하며 양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했고, 그것을 듣지 못한 다른 개체들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분노에 찼다. 저지먼트 중에서는 ▮▮▮ 외에는 아무도 듣지 못한 모양이다.
그것이 고개를 거두고 물러나자, ▮▮▮은 멍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그리고 눈을 비비려다가, 자신의 눈앞이 고글로 인해 막혀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은 듯이 느릿하게 고글을 벗기 시작한다.
" 아... 하, 칵, 크큭, "
더한 이변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다음 순간이었다.
" 크흑, 칵카하하하하하! "
▮▮▮은 무릎을 꿇고, 모든 것을 토해내는 듯한 광소를 터트렸다. 머리부터 자신의 양 볼까지, 벅벅 긁어가며 웃음을 뱉어내느라 머리 위의 피부가 멀쩡하질 못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눈에선 피눈물이 흐르고, 입 속에서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나온다. 그리고, 그렇게 미친듯이 웃다가, 종국에는....
펑,
터져버렸다. 입의 위부터 터져나가 붉은 액체가 분수처럼 올라오고, 입은 마지막 순간 그대로 웃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의 몸은 힘을 잃고 옆으로 기울어져, 그대로 쓰러졌다.
그녀의 손목은 생각보다는 쉽게 잡혔습니다. 장갑은 있었지만. 다른 제품이로군요. 당황한 티를 내는 것 같은 동월을 부드러운 미소로 바라보지만 그 안에는 어딘가 애석함이 깔려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경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반응이 조금 늦었습니다.
"설마라고 생각하신다면 설마는 혹시..가 되니까요. 그것에 저는 답을 주기보다는.. 관철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답니다..." 일말의 희망조차 없다는 걸 생각했지만 드러나는 말은 설마는 설마일 뿐 진실이 아니라는 약한 부정의 말이었습니다.
"당혹스러우신가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많았으니까요." 자신의 손목을 잡은 동월의 손목을 다른 쪽 손으로 살짝 잡으려 시도합니다. 언제든 이동시킬 수 있지만 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비로움인지. 아니면 끝에 가서 이별을 주기 위해서인지.. 알 수는 없을지도요?
새벽 네시 이십오분, 알람음이 잠을 깨웠다. 동시에 반갑지 않은 혈향이 코까지 훅 끼쳐왔다.
반쯤 감겨있던 눈은 이미 일어서 침대에 걸터 앉은 몸을 배신했다. 여름 끝자락의 밝은 새벽빛에, 채도 짙은 액체에 흰 베개 시트가 덕지덕지 짓눌려 칠해진 것이 선명했다.
커리큘럼을 받을 당시에도, 연산을 최대한 가속시켜 불 붙일 실전에서도 단 한번도 성대 외의 신체 부위에선 과부화 신호를 받은 적 없었다. 과부화 걸릴만한 능력도 아닌 것이, 경진의 연산식은 늘 똑같았다; 최대한 연산을 방해하려 식을 세우면 시냅스부터 하던대로 능력의 세기를 표출해내는 그런 단순한 응용만을 써 왔으니.
커리큘럼의 중단이 얼마나 되었다고, 능력을 전만큼 자주 쓰지 않아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만도 같았다. 그 꼴에 잠시동안 침잠했다.
태진주 많이 아팠구나 8ㅁ8... 아픈거 겹치면 많이 괴로운데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 병이 태진주를 억까하는구만 푹 쉬고 무리하지 않는거야!! 월주 괴이 글 넘 재밌다 숨도 못 쉬고 읽었네... 배경이 미술관인 것도 좋아 태오가 바로 떠오르는 장소 설정이기도 하고 괴담에는 미술관이 한번쯤은 등장해줘야지🤭 아니 그리고 경진아 뭐여 왜 피가 났어!!!!😱 코피야???? 이게무슨일이야!!!
>>356 서연주도 안녕하세요! 정확히는 계획을 망가뜨린 것은 챕터2의 유토피아 프로젝트 뿐이에요! 챕터1의 샹그릴라 프로젝트는 이미 그림자가 자기들이 원하는 결과는 다 내고 뽑아먹을 것은 다 뽑아갔어요. 다만 샹그릴라를 퍼뜨리기 위해서 이용했던 스킬아웃 블랙 크로우가 남아있었기에 그 블랙 크로우와 결판을 낸 것이 챕터1의 결말이랍니다!
>>370 아무래도 챕터2 건으로 조금 주목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뭔가 해를 끼치거나 하진 않을 거예요! 그리고 지원금에 대해서는 일단 높은 분들은 자신들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니까요. 어쨌건 실제로 움직인 것은 암부세력인 그림자고 높은 분들은 그냥 지시만 한 거고 자신들이 움직인 것은 아니랍니다. 그렇기에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어도 원칙대로 하는 것에 가까워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은우는 행동에 많은 제약이 생길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조금 더 이후의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모든 일이 지나간 후 마음에 걸리는 사람은 보라 뿐만이 아니었다. 리라는 팬사인회에서 봤던 회색 머리 아이의 얼굴을 다시 곱씹어보았다. 이름이 아린이라고 했던가. 진민호의 딸이자 위크니스인 아이. 그리고 이 모든 일의 가장 큰 피해자. 자세한 정황은 모른다 해도 아버지를 잡아넣은 쪽의 사람들이 함부로 말을 건네거나 하면 안 될 것 같아 후처리가 어떻게 되었는지만 전해듣고 지나갔는데, 자꾸 손톱 밑에 박힌 가시처럼 신경이 쓰인다.
리라는 스케치북을 펼쳤다. 그나마 종이 하나에 그림 하나라는 규칙만 지키면 이전 같은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게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심란한 마음을 이 악물어 잠재우고 쿠션 위에서 잠든 찡찡이를 모델 삼아 선을 그어나가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곡선. 말랑한 몸. 그러나 사족보행이 가능한 형태. 배 부분에는 개인 단말기와 연결이 가능한 USB 포트를 그려낸다. 평소에 하는 것보다 훨씬 정성 들여 실물처럼 채색하고, 마지막으로 목에 붉은색 나비넥타이까지 그려준다면 준비는 끝난다.
부장님에게 연락처를 받은 후 3학구장님에게 선물 전달 부탁을 드리면 할 일은 끝난다. 리라는 하트 패턴이 그려진 선물상자에 삼색 고양이 인형을 담아 강천호에게 건넸다. 이후 아린이 그 선물을 전달받았다면, 아린은 말랑하고 귀여운 삼색 고양이 인형-로봇과 사용 설명서 겸 발신인 불명의 짧은 편지 하나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아린 어린이에게]
아린이가 심심하거나 외롭지 않도록 친구인 NARI가 아린이를 직접 껴안아 줄 수 있게 만든 인형이에요. 배 부분의 USB 포트와 스마트폰을 연결 잭으로 연결해주세요.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길 기도할게요.
다들 어서와라!! 혜성주 지금 출근... 8ㅁ8....... 힘내는거야...... 날 쌀쌀한데 잘 챙겨입고 나갔길!!
>>387 웅니도... 😋(할쨕)(?)
>>370 >>388 알... 려졌겠지!! 그래 좋은 게 좋은거다 크하하 높으신 분들아 애들이 인첨공을 구했다 보상은 짭짤하게 줘야 할 것(???) 맞아요 이 편지는 냥이가 썼습니다 절대로 사람이 쓰지 않았슴니다(?) 히히히 이런 과찬이🤭🤭 좋은 평가 고마운거야 능력은 자고로 이런 데 써야 하는 거라고 리라는 생각한대~~
이제는 완전히 9월이 되어 가을 바람이 천천히 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지먼트의 일이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순찰을 돌고, 계도를 하고, 혹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오늘 하루도 지나고 있지 않았을까요. 일단 현 시간은 저녁 8시 무렵입니다. 딱히 오늘은 한양이 순찰을 돌거나 하는 날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아마 혼자서 산책을 즐기거나 다른 무엇이라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렇지만 이내 그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저지먼트 멤버 전원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확인해보면 세은이 톡을 올렸음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안티스킬에게서 지원 요청이 들어왔어요. 3학구 풍력로 48길에 있는 스트레인지 구역에서 난동을 부리는 능력자가 있다고 해요.] [안티스킬의 힘만으로는 어떻게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능력자라고 하는데 일단 가깝게 있는 분은 빠르게 향해주세요.] [지금 손이 비거나 가깝게 있으신 분은 최대한 빠르게 향해주세요.]
해당 장소에 도착했다면 참으로 난장판을 마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근처에 있는 건물들은 대부분이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습니다. 건물 중 하나는 무너질듯 말듯한 상황이었고, 5층 정도의 높이에서 창문 턱을 잡고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는 남학생과 여학생 ㅡ아마도 스킬아웃 멤버일 것입니다.ㅡ 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그들의 팔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사람 살려요! 같은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어디 그 뿐일까요? 안티스킬 제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 열 명 정도가 바닥에 기절한채 쓰러져있었습니다. 유일하게 제대로 서 있는 이는 한양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남학생의 모습이었습니다.
뾰족뾰족하게 뭉쳐 내려오는 보라색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으며, 붉은색에 가까운 연한 적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이였습니다. 한양 쪽을 바라보진 않았지만, 창문 턱을 잡고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두 사람도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 남학생은 축 늘어진 안티스킬 대원 하나의 멱살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벽돌 벽에 휙 집어던졌습니다.
벽이 이내 우르르 무너져내렸고, 그 대원은 벽돌에 깔리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헬멧을 쓰고 있었는지 머리는 무사했겠지만 좀처럼 일어나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내 그 남학생은 살며시, 고개를 돌려 한양 쪽을 바라봤습니다. 어? 어딘가 낯이 익은 모습입니다. 그런데... 묘하게 다른 느낌도 듭니다. 이건 기분 탓인걸까요?
성운이에게 엄마가. 저번에 보내준 편지는 잘 받아봤어. 네가 떠나고 나서 매일 밤을 걱정했는데, 그 모든 염려에도 불구하고 네가 그렇게 힘든 경험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어디 학원에 억지로 보낸 것도 아닌데 공부도 잘하고 학교생활에도 충실한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금은 놓인다. 하지만 엄마가 누누이 말했듯이, 굳이 학교공부에 너무 얽매일 필요 없으니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렴. 네가 하고 싶은 일이 공부라면 엄마야 마음껏 응원해주겠지만. 너 그 15주년 행사 이후로 밥은 좀 잘 챙겨먹고 키는 좀 컸니? 어쩜 너 나가던 그 날이랑 키도 얼굴도 똑같아서 얼마나 놀랐는지!
그리고 편지에 미안하다는 말은 그만 적으렴. 기밀이라는 말만 듣고 네게 아버지 이야기를 아낀 엄마 탓이지, 너도 갑자기 낯선 외지에 가서 생활 적응하느라 얼마나 바빴겠니. 지금 네가 편지를 보내준 것이 이제서야 네 생활이 안정되었다는 표시 같아서 기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네가 지금까지 편지를 보내지 못한 게 네 잘못은 아니란다. 네가 그 안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해.
엄마는 잘 지내고 있어. 이곳에서의 나날은 평소와 똑같고, 이번에 근무지를 옮기게 됐어. 슬슬 근무지를 옮길 때가 되고 있었는데 다행히 희망하던 근무지에서 근무지변경요청서를 수리해줬지 뭐야. 그리고 인첨공에 성하제라는 축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우연히도 엄마 휴가를 그때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성하제에서 보자, 아들. 못다한 이야기도 마저 하고, 오늘 성하제에는 성운이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이 있거든.
선물이 뭔지는 그때 이야기해줄게. 사랑한다, 우리 아들. 우리 보물.
......편지지가, 따뜻했다.
이미 처음부터 끝까지 글자 하나하나 다 놓치지 않고 읽은 편지지만, 성운은 다시 한 번 그것을 찬찬히 읽어내리고 있었다. 그걸 세 번째쯤 읽었을 때였다. 핸드폰이 우웅, 하고 울렸다. 성운은 핸드폰을 집어들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 ▶ 영상 메시지 재생하기 4:00 ]
이름 대신에 빨간 하트가 찍힌 연락처를 보자, 성운의 귓볼이 상기됐다. 영상 메시지에 담긴 선율을 정신없이 감상하느라, 성운은 답십을 조금 늦게 하고 말았다.
<[ 선생님이 네 실력도 많이 늘었다고 하시더라 ] <[ 다음엔 같이 연주하고 싶다 ] [ 어디까지나 시간대비 나쁘지 않다고 하시는 거야 👀 ]>
겸손하게 표현은 하지만, 피아노를 배운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나마도 밥 먹고 피아노만 친 것도 아니고 무술학원에 저지먼트 활동까지 병행했는데 체르니 30을 다 떼어간다고 하면 객관적으로 봐도 상당히 소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마 성운과의 피아노 시간은, 중간에 성운이 갑자기 인상이 변해서 분위기가 좀 서먹서먹했을 때를 빼면, 스펀지같이 선율을 소화하는 말 잘 듣는 얌전한 학생과 보내는, 유준의 얼마 안 되는 힐링타임이지 않았겠나.
<[ 선생님이 네 실력도 많이 늘었다고 하시더라 ] <[ 다음엔 같이 연주하고 싶다 ] [ 하면 된다고 생각해- ]> [ 아직 네 솜씨에 맞출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
몇 분 안 뛰어간 것 뿐인데, 어떻게 풍경이 이렇게 다르지? 건물이 이렇게 작살이 나버렸다는 건.. 이건 최소 레벨 4라는 얘기.. 하긴, 이것보다 약했으면 안티스킬이 알아서 충분히 잡을 수 있었겠지. 이거 긴장 좀 해야겠는 걸.
" 어서 도망가요. "
서한양은 건물에 매달린 남녀를 염동력으로 끌어오고, 바닥에 내려다준다. 일단은 이 스킬아웃들부터 구조하고.. 바닥에는 안티스킬들이 쓰러져 있다. 안티스킬이 어디 엑스트라 쫄다구 수준으로 약한 인간들은 아닐 텐데.. 10명이 넘게 쓰러져 있다고..? 아니, 제복을 입고 덤비니깐 쓰러지지. 능력자를 상대하라면 제대로 무장을 해야지.. 쓰읍.. 어쨋거나..
저 녀석이구나. 그런데.. 얼굴하고 분위기가..
' 아 '
' 조졌네. '
저번에 박살낸 제로가, 재정비를 하고 왔다고 판단을 한 서한양이었다. 이내 곧, 소년은 안티스킬 한명을 벽돌로 던져버린다. 분명 완력이 강해보이지는 않는데, 한번 던진 걸로 벽이 무너져내린다. 서한양은 급하게 단톡방에 타이핑을 했다.
[제로ㅔㅂㅅ 제로 ㄷ츠] [젠ㅅㆍㄷㅈ 뜻 우]
한양은 깔린 대원을 구하기 위해, 염동력으로 벽돌들을 치웠고 대원을 이 현장에서부터 비교적 안전한 지대로 옮기려고 했을 것이다. 옮기고나서 소년은 한양을 바라봤고, 한양은 차분하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한양은 상대를 제로라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소년은 바로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만히 한양을 바라보기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자 특유의 기계음이 들려왔습니다.
"예정한대로 마틸다가 도착했습니다. 지금부터 말살 명령을 시행하겠습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듯이 사내는 그렇게 말을 한 후에, 몸을 돌려 한양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다가가진 않으며, 한양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제로가 아닙니다. 제로는 저의 아버지. 저 코드 네임은 제로 세븐. 마틸다. 당신을 말살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뒤엎어버린 가장 큰 원흉. 제로는 당신의 말살을 원합니다. 따라서 제로의 의지에 따라 당신을 이 세상에서 지우겠습니다."
이어 자신을 제로 세븐이라고 소개한 이는 살짝 고개를 돌린 후에 다 무너진 건물 벽을 바라봤습니다. 그러더니 건물 벽을 향해 질주한 후에 그 벽을 밟고 단번에 높게 뛰어올랐습니다. 이어 그의 오른손에 녹색 구체가 생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쥔채로 땅을 향해 내려찍었습니다. 바닥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단번에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풍압이 몰아쳤습니다. 잔해들이 한양을 향해 무수히 많이 날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잔해들은 땅을 내려 찍으면서 발생한 먼지로 인해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노리기 위해서 이곳을 파괴했습니다. ...당신이 도망간다면 다른 곳을 또 파괴할 뿐입니다."
아무래도 정말로 한양을 노리고 여기로 온 모양입니다.
"물론 성장이 온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당신 하나를 죽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저항하지 말고 순순히 죽어주십시오. 마틸다."
은우가 평소에 사용하는 풍압보다는 그 힘이 약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한 풍압이 아닙니다. 압도적인 힘. 아마도 이건 레벨5급입니다. 하지만 그 날카로움과 공격성은 은우보다 더욱 매섭습니다.
혜성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자신의_감정_그대로_눈물을_쏟는다면 >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돼..요즘 문해력 딸리나? (흠) 순수하게 그대로 해석해보자면...소리내지 않는데 눈물 쏟아지는 것만 겨우 막은 채 울 것같은데. 이게 아닌가? 아니라면 요즘 문해력 떨어지는 빡대가리라고 인정함. 나는 바부 치즈덕이다(?) 근데 감정 그대로 드러내며 울 성격은 못될 것 같단 말야. 인첨공 와서 꽤 많은 걸 인내하고 속으로 삭혀나가다보니 속이 좀 썩어문드러졌다는 게 보임. 헛소리니 넘겨도 좋아.
자캐에게_1순위는 > 놀랍게도 1순위라고 할만한 게 없다. 객성이 있을 자리를 찾는 걸 최우선으로 하지 않냐고 물을 수 있는데 최우선은 아니야. 굳이 말하자면... 의지를 1순위로 두지 않을까? 아니라고? 아님 말고 (휘휘)
자캐가_하면_당사자가_맞냐고_의심_받을_법한_행동은 > 자경단장으로 하는 행동 전부 and 전치 2주를 아슬아슬하게 맞춘 과잉진압 등.
>>487 뭔가...뭔가...혜성이가 속으로 너무 힘들어하는 것이 눈에 보여요!! 8ㅁ8 혜성아...(토닥토닥) 어어...어어어... 저는 의지가 1순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걸요! 이런 세상이지만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강한 의지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닛...ㅋㅋㅋㅋㅋㅋ 과잉진압은 확실히..(납득)
한양은 염동력으로 건물을 무너뜨려서 공격 무효화를 시도했습니다. 건물이 무너지며 잔해와 잔해가 부딪쳤기에 이내 서로서로 깨지면서 땅바닥에 철푸덕 떨어졌습니다. 꽤나 빠른 움직임이었지만, 제로 세븐은 가만히 한양의 움직임을 쫓았습니다. 이어 자신을 염동력으로 잡는 것과 동시에 제로 세븐은 자신의 양손에 녹색 구체를 생성해서 땅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이어 강한 풍압이 그대로 제로 세븐을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데이터는 이미 모두 파악해뒀습니다. 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봐야 레벨4. 여럿이 있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당신 혼자서 저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한양의 염동력이 약한 것은 아니었기에 천천히지만 땅으로 찍히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힘으로 내려찍으면 그대로 처박아버릴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 제로세븐은 두 손을 하늘 높게 뻗었습니다. 이어 한양은 숨을 쉬기 힘들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손 위에 아주 거대한 녹색 구체가 생성되었습니다. 그 거대한 구체는 이내 팟하는 소리와 함께 야구공 크기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제로세븐은 그것을 그대로 공중으로 던졌습니다. 맑고 찬란하게 반짝이는 녹색 구체는 허공에서 터졌고 이내 강한 풍압을 일으키며 주변을 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날아갈지도 모르는 바람이 모든 것을 덮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건물 하나는 먼지가 되어 쓸려가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마틸다."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는다면 아마 갈비뼈가 일제히 부서지는 통증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풍압의 힘으로 모든 것을 부숴버리는 능력. 그것이 바로 '컴프레스 볼'이니까요. 사람의 몸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적어도 은우라면 절대로 이렇게 강하게 사용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맨 몸의 사람에게는 더더욱 말입니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바닥에 구체를 떨궈서 염동력에 저항한다고? 이 무슨 훌륭한 센스야.. 하지만 내 힘도 약하지는 않아. 계속 힘을 주다보면 땅에 박아버릴 수는 있을 거야.
" 나 이제 레벨 4 아니야. "
" 혼자서도 이겨. 아니, 죽일 수 있어. "
이 말을 뱉은 후였을까? 제로세븐은 구체 하나를 더 생성해서 하늘에 던졌고.. 엄청난 풍압을 일으키면서 한양을 덮치기 시작했다. 건물들도 먼지가 되어서 날아갈 수준의 위력. 서한양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정신을..어? 잠시만.. 버티니깐 몸이 부서지는 거 아니야..
일단은 풍압에 몸을 맡겨서 쓸려나가는 거야.
윽..! 꽤나 어지럽군.. 게다가 기본적인 풍압이 엄청 세서 그러지, 저항을 하지 않아도 고통이 느껴진다. 태풍에 휩쓸린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하지만 괜찮아. 바람에 저항을 하면서 능력까지 쓰는 건 꽤나 어렵지만.. 몸에 힘을 빼고 흘러가는 방향대로 바람에 몸을 맡긴 상태라면.. 좀 더 수월할 수도 있지.
" .....! "
서한양은 휩쓸리는 와중에, 염동력을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내서, 자신의 몸을 밀어서 풍압의 영역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려고 했을 거다.
" 버티긴 뭘 버텨. 조금 있으면 너가 버텨야 될 텐데. "
' 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르겠다.. 질러보자. '
한양은 빠져나오는 게 성공했다면, 염동력으로 제로세븐을 다시 붙잡았을 것이다. 다시 처박는다고? 아니.
>>355 미치겠네 감사합니다... 제3자 모브 저지먼트 죽는 장면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다...(저기요) 괴이가 된 태오에게 기도하는 다른 괴이들을 보니까 진짜 묘하긴 하다. 스트레인지에서 도박장 사람들의 비틀린 어여쁨을 받았던 게 떠오름...🤔 무엇보다 3학년 동기조 나타난 것도 글구 은우랑 마주쳤단 거 하...(비설 봄)
젤 맛있고 소름돋은 포인트: >>귓가로 고개 숙이고 이어 플러그 빼서 속삭임<<
미침 걍 고자극의 왕 월주를 괴이의 왕, 괴이의 신으로 추앙합니다 지금부터 삼보일배 아닌 일보일배 간다 절 받아라...🫶
풍압에 몸을 맡긴 덕분에 한양은 어떻게든 그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 자리에 계속 있었으면, 정말로 한양의 몸에서 뼈 몇개는 박살이 나지 않았을까요? 말 그대로 은우는 절대로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쓰지 않을 기술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사람을 죽이고자 하는 움직임. 그 과정에서 아무런 망설임도 없는 공격성. 그것은 그야말로 '병기'였습니다.
이내 탈출을 한 한양은 제로세븐을 다시 염동력으로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부품을 박살을 내려고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제로세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아파했겠지만, 제로세븐은 조금의 고통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부품 몇개는 박살이 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명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모습은 그야말로 제로세븐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어 제로세븐은 살며시 두 손에 컴프레스 볼을 생성했습니다. 그러더니 그 중 하나를 뒤쪽으로 집어던졌습니다. 이내 볼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강한 풍압이 그대로 제로세븐을 대포처럼 쏘았습니다. 이어 그 스피드를 이용해서 제로세븐은 근처에 있는 벽, 그리고 건물 파편, 그리고 전봇대 등을 차례로 밟으면서 정말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단번에 한양의 뒤로 움직였습니다.
당연히 염동력으로 붙잡혔으니 발을 움직이지 못해야 정상이겠지만, 풍압을 컨트롤하며, 자신을 날려보내면서 그는 단번에 한양의 뒤에 도달했습니다. 그 움직임은 그야말로 일순. 빛의 속도는 아니었으나 자동차가 순식간에 가속을 하듯 눈으로 쫓기 힘들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제로세븐은 한양의 뒷통수에 그대로 컴프레스볼을 갖다대려고 했습니다. 이 또한 은우는 절대로 하지 않을 공격입니다. 그야말로 머리를 터트려버리겠다는 심상이니까요. 그 행동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습니다.
"말하지 않았습니까. 당신의 데이터는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뭘 한다고 해도 대처법은 다 생각해뒀습니다. 애초에 당신을 죽이기 위해서 이렇게 왔는데, 당신의 대책법을 계산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까?"
"2번째로 강하다고 한들, 그래봐야 에어버스터가 없으면 고작 이 정도의 존재."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냈으면, 눈을 돌리고 살았으면 목숨을 부지했을텐데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존재입니다. 당신은."
만약 대처하지 못했다면, 아마 제로거리에서 풍압이 터져나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근처 건물 벽에 그대로 처박히지 않았을까요? 상당히 강한 통증과 함께 말입니다.
"후회하십시오. 당신의 어리석은 선택을."
"그저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주제를 모르고 설친 당신의 어리석음을."
"위험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재를 뿌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은 오만함을."
"...그런 어리석음과 오만함이 있기에 당신은 여기에서 죽는 겁니다."
"그래도 영광으로 아십시오. 나약한 오리지날은 절대로 선보일 수 없는 컴프레스 볼을 맛보면서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556 >>562 >>566 혜우주 사실은 정규스토리에서 인첨공의 높으신분들이 코뿔소들을 그렇게 구경하고 계시다거나...?? 이렇게 동물농장의 동구밀도는 포화상태에 이르고...(응??) 콜!!! 무조건 콜요!!!!!! 그 조합 대환영일세!!!!!! (계친자가 아니라 드친자)
>>557 동월주 어서오세요~~~ 아아 드디어 주인공께 공개하시네요 ><
>>559 리라주 에에엣 이렇게까지 열렬하게 반응해주시니 부끄러워요... 그래도 기쁘네요 감사해요 >< 전에 리라주께서 서연이를 다람쥐에 빗대신게 생각나서 저렇게 만들어봤어요^^
>>568 >>580 성운주 나메때문에 누구신가 잠시 혼란했네요 ㅎㅎㅎㅎㅎ 역시 칠라인가요? 활짝 웃고있어서 보기좋네요 그리고 성운이 드레스입으면 무지 잘어울릴거 같은걸요 드레스가 성운이를 위해 개발된 의상으로 보일지도 몰라요(뇌절뇌절) 마침 어울리는 짤도 가져오셨네요!!!
>>569 이벤트 짭이면서 오리지널 디스하고앉았네요 저녀석... (이라지만 서연이가 만났으면 3초컷이었을테니 무서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76 랑주 많이 피곤하셨나봐요 여윽시 현생은 박살을 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 푹쉬세요!!!
그런데.. 분명 몸 안에서 부품이 부숴진 소리가 들렸는데..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림자가 만들어낸 이상이냐? 자신의 몸이 망가져감에도 계속 싸우는 병기? '감정'이란 것이 완전히 없어진 병기..
" ....!! "
결국 제로의 후방공격에 맞아버린 서한양. 한양의 몸은 강한 풍압에 충격을 받으면서, 벽에 박혀졌겠다. 벽이 박살날 정도의 강한 풍압. 통증을 호소할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비명도 못 나올 정도의 충격. 한양은 이 공격 한방에 박힌 벽에 힘 없이 늘어져서 앉아버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후회하십시오. 당신의 어리석은 선택을."
"그저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주제를 모르고 설친 당신의 어리석음을."
"위험하다는 것조차 모르고 재를 뿌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은 오만함을."
"...그런 어리석음과 오만함이 있기에 당신은 여기에서 죽는 겁니다."
"그래도 영광으로 아십시오. 나약한 오리지날은 절대로 선보일 수 없는 컴프레스 볼을 맛보면서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아마 축 늘어진 한양을 , 제로는 완전히 끝내버리려고 했겠지. 하지만 한양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무언가 중얼거리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 너.. 이제 보니깐.. 말이 더럽게 많네.. "
" 내가 뭐라고 반박해봤자야. 너. 아니, 너희들은 너희의 법칙이 곧 세상의 진리인 줄 아는 깡통에 불과하니깐. 깡통에게 대화와 설득이 뭐가 필요해. "
" 이게 마지막 커리큘럼이 되겠네. "
그리고서는 한양에게 오오라가 뿜어져나오기 시작했겠다. 평소에 내뿜던 검은 오오라와는 달랐다. 어둠과 같은 검정에, 살기처럼 강렬하게 뿜었던 예전의 오오라.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검은색보다 더 옅은 '먹색'의 오오라. 강렬하게 뿜어져나오던 예전과는 다르게, 부드럽고 은은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 깡통은 깡통답게 찌그러져. "
이미 심하게 부상을 당한 몸. 자신의 몸을 무리시켜서라도, 낼 수 있는 힘의 리미트를 초월해서 제로세븐의 머리통을 부수려고 했을 것이다.
한양은 아마 꽤나 강렬한 통증을 느꼈을 것입니다. 어쩌면 머리가 깨질 정도로 아플지도 모릅니다. 피는...글쎄요. 나고 있을까요? 아니면 안 나고 있을까요? 어느 쪽이건 상당히 아플 것입니다. 축 늘어진 것처럼 앉은 그 모습을 제로세븐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빤히 바라보면서 저벅저벅 걸어갔지만, 한양과는 다르게 제로세븐은 별 타격이 없어보였습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 이것이 레벨4와 레벨5의 차이인 것일까요. 한양은 레벨5에 가까운 레벨4.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도 유효타를 제대로 먹이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그게 아니라 당신의 능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말할 효율성이 없는 겁니다."
검은색 오오라가 보일지도 모르지만, 제로세븐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머리에 타격이 가해지긴 했지만 쉽사리 부러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타격이 크게 온 것 때문이 아닐까요. 머리가 울려서 제대로 힘이 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상태에서 제로세븐은 한양의 머리통을 그대로 잡았습니다. 이어 바로 코앞에서 녹색 구체가 생성되는 것이 보였을 것입니다. 아주 거대하지만 그것은 이내 야구공 크기로 줄어들었습니다. 이게 여기서 터진다면 아마도 한양은 끝이 아니었을까요. 말 그대로 능력을 쓰기 전에 자신이 죽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죽음은 가치가 있을 겁니다. 2번째로 강한 능력자였으나 아무렇지도 않게 죽었으니 그 코뿔소라는 이들은 더 이상 설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에어버스터에겐 또 하나의 경고가 될 수 있겠지요. 어쩌면 마음을 부숴버릴 수도 있을테고요."
"알겠습니까? 당신의 존재 가치는 그저 여기서 죽는 것 뿐입니다."
"참으로 하찮고 시시한 삶이로군요. 마틸다. 에어버스터가 없으면 이리도 하찮은 것을."
이내 그 녹색빛이 더욱 강렬하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로세븐은 승리를 확신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하지만....
한양이 슬슬 피어오르는 힘으로 제로의 머리를 타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힘을 다 짜내서 공격했는데도, 유의미하지 않은 데미지. 이것이 레벨4와 5와의 차이였을 것일까. 서한양은 그대로 제로세븐에게 머리가 들려졌고, 앞에는 컴프레스 볼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 키킥.. 결국은 너네도 머저리라는 거잖아.. 너네가 그렇게 깔보는 코뿔소들 하나 당해내지 못해서, 씩씩거리며 보복하러 온 놈들. "
" 정신 좀 차려. 머저리야. 우리가 약하다고 해서, 너네들이 딱히 강한 것도 아니야. 결국은 우리한테 당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잖아. 왜 계속 너네가 위인 것마냥 훈수질이야. 너네도 결국 당당하지 못해서, 음지에서나 숨어서 빌빌대는 찌질이들이잖아. "
" 존재 가치는 개뿔이나. 깡통새X가 뭔데 인간의 존재가치를 판단해. "
제로세븐이 구구절절 말하는 시간 동안 체력이 조금이나마 회복됐던 것일까. 서한양은 지금껏 느껴본 적이 없는 힘으로, 자신의 머리를 잡은 제로의 팔을 염동력으로 절단하듯이 잘라내고 빠져나오려고 했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제로세븐이 풍압을 일으키며 만들어낸 단단하고 무거운 건물의 잔해들. 이 건물의 잔해들을 움직여서, 제로의 몸의 사방으로 포탄처럼 돌진했을 것이다. 예전보다 훨씬 빠르고- 더 강하게- 외부에서 보면 제로세븐의 형체가 안 보일 정도로, 잔해들로 제로세븐을 공격하려 했을 것이다.
그것은 명백히 이전과는 다른 힘이었습니다. 이어 제로세븐은 그 염동력을 느끼면서 애써 강하게 뿌리치면서 빠르게 거리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뒤이어 건물의 잔해들이 사방으로 날아오자 제로세븐은 처음으로 표정을 일그렸습니다. 한양은 아마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염동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습니다. 마치 하나의 벽을 뚫어버리고,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레벨5의 영역. 레벨4와는 차원이 다른 힘이 느껴집니다. 마치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것에서 해방된 것만 같은 기분을 가득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잔해들이 계속해서 쌓이고 제로세븐의 몸이 그 사이에 가려졌고 그것도 모자라서 더더욱 강하게 압박을 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인간 주제에...!"
하지만 이내 파편들은 그대로 사방으로 떨쳐졌습니다. 이어 제로세븐은 그 안에서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하늘 높게 뛰어올랐습니다. 이어 제로세븐은 오른팔을 높게 들어올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한양은 숨이 더 이상 쉬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제로세븐의 양손에는 거대한, 정말로 건물보다 더 큰 녹색 구체가 생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것은 콩처럼 작아졌습니다. 말 그대로 엄청난 힘으로 압축이 되었으며, 그것이 터지는 순간, 이 일대는 모두 날아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강한 초능력이 느껴졌습니다만 그래봤자입니다. 이걸로 끌입니다."
이어 그 콩알처럼 작은 구체는 빠르게 낙하했습니다. 그것이 땅에 떨어지거나 터지는 순간, 아마 모든 것이 끝이지 않을까요? 한양도, 그리고 여기로 오고 있을 다른 저지먼트 대원들도.
"...제로의 의지에 따라, 그리고 마스터의 의지에 따라 당신은 여기서 사라져야만 합니다. 더 이상 방해할 수 없도록. 위대한 대의를 위해서라도."
" 애 앞에서 무슨 얘기를 해요?! 그래도 공부라도 열심히 하면 먹고 살만은 하니깐~ 한양아~ 울지 마요~ 그래도 한양이가 나쁜선택을 한 거는 아니니깐. 인첨공에 잘 왔어. "
...............
" 레벨 1로 올랐네? 노력은 많이 했나보네. "
" 그래도 레벨 1인데 뭔.. 레벨 0이랑 다를 바가 있나. "
...............
" 레벨 2로 올랐구나! 정말 축하한단다. 한양이가 정말 성실하긴 성실해. "
" 한양아. 너의 노력은 잘 알겠다. 레벨 0에서 2까지 올릴 부지런함이면, 너는 뭐를 해도 잘 될 거야. 그러니깐 이제 적성에 맞는 운동선수나 준비하자. "
" 능력? 능력으로 먹고 산다고? 안 돼. 그런 애들은 처음부터 레벨 3이나 4로 타고난 애들이지. 미안하지만, 한양이 너는 아니야. 이 아저씨가 나쁘게 얘기하는 걸로 들리겠지만.. "
...............
" 한양아! 드디어 레벨 3이 된 거야? 대단한 걸? 물론 곧 퍼스트클래스가 될 이 에어버스터님을 따라오기에는 멀었지만.. 후훗 "
" 축하할 거면 밥이나 사. 너 돈 많잖아, 최은우. "
...............
" 한양아.. 솔직히 레벨 4까지 오를 줄은 몰랐어. 그러니깐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떻니? 레벨 5는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야. "
" ......조금만 더 해보고 생각할게요. "
...............
"...제로의 의지에 따라, 그리고 마스터의 의지에 따라 당신은 여기서 사라져야만 합니다. 더 이상 방해할 수 없도록. 위대한 대의를 위해서라도."
...............
" ....... "
" 야, 고맙다. "
" 내가 들은 칭찬 중에서 너가 제일 진심이다. "
숨이 안 쉬어진다. 공기가 다시 제로에게 모이고 있다는 의미. 아까보다 더 위력적인 컴프레스볼이 땅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한양은 먹색 오오라를 풍기며, 아까와는 다르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내려오는 컴프레스볼을 응시했다. 그리고는 컴프레스볼의 방향으로 천천히 오른손을 뻗었겠지.
" 칭찬에 대한 보답은 해야겠지. "
" 자, 선물. "
한양은 컴프레스볼을 염동력으로 잡아서, 제로에게 매우 빠른 속도로 던져서 돌려주려고 했다. 공기나 대기라는, 형체가 없는 것을 잡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형체가 생긴 '구체'. 저것을 역으로 잡아서, 제로세븐이 날린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컴프레스볼을 그에게 직격시키려고 했을 것이다.
" 애 앞에서 무슨 얘기를 해요?! 그래도 공부라도 열심히 하면 먹고 살만은 하니깐~ 한양아~ 울지 마요~ 그래도 한양이가 나쁜선택을 한 거는 아니니깐. 인첨공에 잘 왔어. "
...............
" 레벨 1로 올랐네? 노력은 많이 했나보네. "
" 그래도 레벨 1인데 뭔.. 레벨 0이랑 다를 바가 있나. "
...............
" 레벨 2로 올랐구나! 정말 축하한단다. 한양이가 정말 성실하긴 성실해. "
" 한양아. 너의 노력은 잘 알겠다. 레벨 0에서 2까지 올릴 부지런함이면, 너는 뭐를 해도 잘 될 거야. 그러니깐 이제 적성에 맞는 운동선수나 준비하자. "
" 능력? 능력으로 먹고 산다고? 안 돼. 그런 애들은 처음부터 레벨 3이나 4로 타고난 애들이지. 미안하지만, 한양이 너는 아니야. 이 아저씨가 나쁘게 얘기하는 걸로 들리겠지만.. "
...............
" 한양이. 레벨 3이네? 이야..이제 노력으로도 이 경지를 뚫었으니깐. "
" 이제 그만둬. 그 이상은 무의미해. "
...............
" 한양아.. 솔직히 레벨 4까지 오를 줄은 몰랐어. 그러니깐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떻니? 레벨 5는 노력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야. "
" ......조금만 더 해보고 생각할게요. "
...............
"...제로의 의지에 따라, 그리고 마스터의 의지에 따라 당신은 여기서 사라져야만 합니다. 더 이상 방해할 수 없도록. 위대한 대의를 위해서라도."
...............
" ....... "
" 야, 고맙다. "
" 내가 들은 칭찬 중에서 너가 제일 진심이다. "
숨이 안 쉬어진다. 공기가 다시 제로에게 모이고 있다는 의미. 아까보다 더 위력적인 컴프레스볼이 땅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한양은 먹색 오오라를 풍기며, 아까와는 다르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내려오는 컴프레스볼을 응시했다. 그리고는 컴프레스볼의 방향으로 천천히 오른손을 뻗었겠지.
" 칭찬에 대한 보답은 해야겠지. "
" 자, 선물. "
한양은 컴프레스볼을 염동력으로 잡아서, 제로에게 매우 빠른 속도로 던져서 돌려주려고 했다. 공기나 대기라는, 형체가 없는 것을 잡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형체가 생긴 '구체'. 저것을 역으로 잡아서, 제로세븐이 날린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컴프레스볼을 그에게 직격시키려고 했을 것이다.
이전이라면 잡을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같은 레벨5급이기에 잡을 수 있었을테고, 퍼스트클래스급은 아마 잡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뭐가 중요한가요? 지금은 잡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이내 한양은 그것을 염동력으로 아주 가볍게 제로세븐에게 돌려줄 수 있었습니다. 제로세븐의 몸에 그 구체가 닿는 순간, 아주 강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눈을 뜨기도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그곳에 불어닥쳤고, 그야말로 하늘의 구름이 싹 사라져버리며, 달빛이 그곳을 잔잔하게 비췄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한양이 서 있는 곳만을 조용히 비췄습니다.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가운데, 스파크 소리가 강하게 들렸습니다. 팔이 한쪽 떨어졌는지, 제로세븐의 왼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온 몸에서 스파크가 흐르고, 눈에 달려있는 카메라 렌즈 중 왼쪽 것이 깨졌을 뿐만이 아니라, 가슴짝이 박살이 나 그 안의 파츠들이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손상...75%.... 임무 수행..불가능..."
방금 전까지 날 나오고 있던 기계음조차 끊어질 정도라면 정말로 엄청나게 크게 타격을 맞은 것은 분명했습니다. 이내 오른쪽 발 파츠가 푹하고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후퇴 명령 접수. ...후퇴합니다."
이어 제로세븐은 그대로 날아올라 단번에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더 이상 싸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비록 제로 그 자체는 아니었지만, 제로 시리즈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었던 제로세븐을 한양은 이기는데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순수하게 자신의 힘으로 말입니다.
/와...축하드려요! 레벨5!! 일단 시간도 시간이고...다음으로 막레를 주시면 될 것 같네요!! 수고하셨어요! 모카고 레벨5가 나타났다!
신을 빼앗긴 신자는 기도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깨달았으니, 이는 성전의 때가 돌아옴을 시사함이요 여전히 인간은 뱀의 간교함에 넘어갔음이라. 대리자께서 이르시되 길 잃은 어린 빛무리는 들어라, 너희의 손으로 이루어야 하며 극야의 때가 지고 백야의 때가 돌아올지니 일어나라. 그리고 다시금 모여 낙원을 위해 비파를 켜고 소리 높여 찬송하여라 하시니 이에 신도들은 기뻐하며 찬송하더라. 저지르고 말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해야만 했다. 나의 앞날과 그 사람의 앞날 약간을 위해서. 들키면 어쩌지? 정명하지 못한 곳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있다지만 이번 일은 궤를 달리하지 않은가, 바깥으로 나와 그럴 일 없을 것이라 말했으나 정면으로 반하는 일! 태오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무언가 두렵지만, 그 두려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인첨공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인간의 삶에선 당연한 일이었나? 손가락을 한 번도 이렇게 부산스레 움직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손가락을 꿈틀거리는 모습이 요란했다.
"거래를 제법 성공적으로 마쳤더구나." "……." "솔직히 말하자면, 놀랐단다. 네가 성공할 거라 믿지 못했거든……." "어째, 서죠." "네가 바깥에서 살고 싶다고 내 뒤통수를 쳤으면 그만큼 인간적인 면이 남았단 뜻일 텐데, 이번 일은 그걸 정면으로 반하는 거니 말이다."
태오는 몸을 움찔 떨었다. 그리고 부정하듯 입술을 자근 깨물었다. 아니다. 나는 아직 인간이다. 당신과는 달리 이 바깥에서 적응할 수 있는 인간. 그렇기 때문에…….
"글쎄요, 사람이니까요……." "사람 새끼면 이런 일 못 한다. 어떻게 사람이 미친 종교인들이랑 접선해서 무기상을 연결해주겠니." "사람 새끼라니까요." "안승환 그 작자가 채운 목줄이 답답하면서. 너도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잖니."
분명 서휘의 속을 읽는 것은 자신인데, 어째서인지 속내를 읽히는 것만 같았다. 태오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맞는 말이다. 여전히 혼란스럽다. 스스로의 행동이 모순적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결 선생님을 압박하여 그 속내를 들어버리고, 어떻게 무너질지에 대한 계획도 세운 주제에 지금은 하나 일을 마쳤다고 겁에 질렸다.
"실은 알고 있으면서."
머리의 피가 모조리 식는 것 같았다. 태오는 눈을 정확히 마주했다. 머리 속이 백지처럼 단숨에 새하얘지고, 이 다음에 벌어진 일을 태오조차 알지 못했다. 단차가 있는 소파에 앉은 태오와 달리 바닥에 앉아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작성하고 있던 서휘는 태오의 행동에 짧은 웃음을 뱉었다.
"태오야." "……." "역시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타인으로 하여금 행복해지면 안돼……."
뺨을 스치는 손길이 가늘게 떨렸다. 목소리에서 여러 감정이 느껴진다. 환희와 순수한 호의, 그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음험하기 짝이 없는 희열까지. 손에 뺨을 맡기며 태오는 눈을 반개했다. 대답은 필요 없었다. 나는 숨결 사이로 당신의 대답을 들을 수 있고, 수벽의 경계에서도 모든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 당신의 속내를 입 바깥으로 듣고 싶지 않아 이리 저지른다.
"그렇다고 불행해져서도 안돼. 그래, 타인을 통한 게 아니라 직접 쥐어야지, 행복도 불행도. 우리는 지나치게 오만하니, 결국 그럴 수밖에 없을 삶인게야. 그렇지?" "……." "그러니 숨 쉬는 게 좋을 게야."
삶에서 낙조의 스밈이 막을 내리고, 몰각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망막에 비친 해가 지지 않는 것 같다. 새빨갛고 균열이 일어난 태양이. 시야가 명멸한다. 눈이 멀 것 같은 기분에 눈을 감았으나, 떠있는 해가 사라질 일은 없으리라.
"테스트 상브르 안에서 살다시피 하셔서 당신께서는 꽤 나아지신 것 같네요..." 속삭이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닿습니다. 뭐 저야 그동안 휴가라고 생각하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리태 님한테는 잘 설명해야 할 거에요. 여름 감기라고 하시게요? ..... "티는 왜 저렇게 행동하고 있나요?" 당신은 대답해주지 않으시겠죠. 하지만 저는.. 저런 것이 제법 마음에 들었어요. 라는 속삭임은 액체와 아크릴을 통과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 "그런가요.. 아주 오래 전처럼... 추억을 되새기는 것은.. 조금은 좋으니까요..." 빠르게 달라져버리고 마니까요. 하지만 그 변화는.. 미묘하게나마 당신을 닮았어요. 그럴 리 없다고 말하셔도 인정하고 있기에 유지되는 걸까요...
연지의 내부에서 커리큘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범위와 출력 모두를 수행하고 나면... 상담이겠지요?
샨챠는 수경과 커리큘럼을 마치고 상담을 하기로 했습니다. 옷차림은 변하지 않았지만. 어딘가 묘하게 달라진 것 같다는 감각이 들었기 때문일까요.
"진호는... 눈치 못 채는 것 같지만. 뭔가 달라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무언가. 달라진 게 있니?" 물어보는 샨차에게 수경은 잠깐 침묵하다가 아니요. 라고 말하려 합니다. 달라진 거라면 제품을 바꿔보거나. 같은 말은 침묵 없이 말을 합니다...
"기본적 사항은 우리에게 있지만. 저지먼트 활동 등으로 변동 사항이 생기면 꼭 말해줘야지 업데이트가 가능해." 그렇게 해줄 거니? 라고 물어보려 합니다. 저지먼트 연락처도 기록해뒀으니 다행인데.. 라고 생각하다가 저번의 일도 혼났습니다. 얘는. 혼자서가 아니라. 커리큘럼도 했는데(찰싹!)
세은의 연락을 받았을 때는 한창 악보를 고르는 중이어서 확인이 늦었다. 그래도 한 박자 늦은 정도라, 얼른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현장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제 꽤나 선선해진 저녁 공기를 도톰한 니트 가디건으로 막고 뛰기에 적합한 운동화로 열심히 뛰어 현장에 도착해보니-
"...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감도 안 잡히는 현장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주변에 펼쳐진 어마무시한 전투의 흔적에 잠시 넋이 나갔다가 얼른 쓰러진 한양에게 가서 능력을 전개했다.
"바로 회복 들어갈게요. 움직이지 마시고, 아픈 곳이 있다면 말씀하세요."
한양의 옆에 앉아 맥박과 의식의 유무, 눈에 띄는 외상의 확인 등등을 거친 후 전신의 부상을 차근차근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혈관을 재생해 출혈을 막고, 근육과 피부의 손상된 부분을 치료하고, 골절 역시 섬세하게 회복을 가했다. 불과 수 분 만에 한양은 피로한 것을 빼면 바로 일어나 활동 가능할 정도가 되었겠지. 마지막으로 한양의 상태를 살피고 말했다.
"수고하셨어요. 부부장님. 귀가하시면 적절한 수분 보충과 함께 약간의 식사를 하시고, 혹시 모를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내일 병원에서 소염제를 처방 받으시길 바라요."
나는 그저 치료를 할 뿐이지, 소독이나 살균은 못 하니까. 의료적 견해를 전한 후 다시 현장을 돌아보았다. 단신으로 싸운 것 같은데, 이 정도 흔적들이라면...
내키는 대로, 즉석에서 생각난 대로 보낸 메세지에 그리고 그 답으로 온 메세지에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유준은 눈을 질끈 감으며 이마를 쳤다.
"그렇게 됐으니까, 감독 잘 부탁해요." "아 이 애새끼 뻔뻔한 거 보소. 야, 지금 성하제까지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알아? 연습만 해도 모자를 판에 생초짜랑 합주를 하겠다고?" "선생님이 가르치고 실력이 많이 늘었다면 어려울 것도 없죠." "아무리 그래도 실력차가 있는데 되겠냐?" "원래 아마추어일수록 연습과 실전이 다른 법이에요. 그리고 우리는 합주를 하는게 아니에요." "그럼 뭐, 설마." "응, 나는 얘랑 협주를 할 거에요. 그래야 듣는 쪽도, 연주하는 쪽도, 즐겁지 않겠어요?"
후후, 웃는 나를 보고 유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예술에 몸 담은 이는 어딘가 비뚤어졌다거나 고장나 있다더니 나 역시, 마찬가지로 보였겠지.
웹박수로 레벨5가 나왔으니 불시점검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말은 안해도 랜덤으로 점검은 하고 있어요. 물론 저도 사람이라서 놓칠수도 있지만 일명 딸깍이가 아무래도 완벽한 계산식은 아니어서(오차 범위가 있음)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도 있는데 그 정도는 일단 그냥 넘어가고 있고 제가 중간에 뿌린 계수도 꽤 많이 있어서 정확한 수치에서 어느 정도의 오차범위는 인정하고 있고 그 오차범위에서 크게 벗어난 이는 없답니다.
제가 놓친 것이 있다면 제보해주시면 되겠고 일단 불시점검은 말만 안할뿐이지, 정말 불시에 하고 있다는 점만 밝힐게요.
사실 육성스레 만들자고 만든것도 아니어서 진짜 말도 안되는 속도로 팍팍 줄이는게 아니면 적당히 넘어가는 것도 있다는 점 밝힐게요.
"혼란은 인지를 흐트러뜨리기도 하죠.." 그래서 무엇인가를 성급히 묻기도 하고, 성급하게 다가가려고도 합니다. 이 곳이 그 안이라는 점도 영향이 있을까요? 그 끝에서, 티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라는 의문을 묻고 여전히 상냥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원하는 대답은 뭔가요?" 그녀가 당신을 쳐다봅니다. 잡은 손을 목과 어깨가 이어지는 선에.. 목에 더 가깝게 올려놓으려 시도하는군요. 아니라고 하면 아니었구나. 로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 그녀는 당신의 혼란과 미묘한 확신점을 느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을 얹으려 시도한 뒤. 팔을 늘어뜨리고 고개를 살짝 숙인 티는(어째서였을까요. 동월과 시선의 높이가 비슷해진 것처럼 보여서, 고개를 숙이면 잘 안보였을지도?) 그녀의 옷이나.. 그런 곳에 달린 홀스터를 잠깐 바라보다가 시선을 뗍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나요? 나이프?
"그렇게 불리기도 했지요." 체념인지. 아니면 기쁨인지. 혹은 좌절인지 알 수 없는 눈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Yes or No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그 모호함 속에서도 그것이 긍정이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티. 당신이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나요? 모르는 것을 유지하기를 바랐을텐데.
일단 계수에 대해서는 제가 불시에 한번씩 체크를 하고 있고, 더 나아가서 약간의 오차범위로 나오는 것들이 몇 있긴 한데 그건 아무래도 딸깍이의 영향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굳이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잡고 있진 않아요. 오히려 딸깍이의 영향으로 손해를 보는 분들도 계시고..그렇다보니..(옆눈)
다소의 오차범위는 어느 정도 넘어가고 있으니 정확하게 안 맞으면 어쩌지!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으셔도 괜찮아요! 물론 그렇다고 막 은근슬쩍 확확 크게 줄이면 다 티나니까 시도하진 마세요. (진지)
"....멍청아. 그래서, 뭘 한다고?" "가끔 K씨는 그 입이.." "다물고. 졸업할 때까지 나한테 비사문천의 전권 대리를 맡긴 거 아니였냐? 근데 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냐?"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니까요." "미친**인가." "그러니까 단어 선택이 심하다니까요. 누가 단장한테 그렇게 욕을 해요." "다물어. 캡틴 네가 끼지 않아도 충분히 돌아..."
K는 입을 꾹 다무는 걸 택했다. 캡틴, 그러니까 자신이 몸담은 비사문천의 현 상황이 자칫 잘못하면 새우등 터질 거라는 걸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며, 그 사실을 캡틴이 모를 리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캡틴의 표정을 보면 모른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었다는 게 문제지만.
"나는 명령을 좋아하지 않아요.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최대한 추합하여 결정하고 싶네요." "...너도 어지간히 또라이야." "스트레인지에 있으려면 또라이 정도는 되야 수지가 맞죠."
바로 전날. 한양에게 보고를 받은 은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을 카피해서 만든 존재. 제로세븐이 한양을 습격했다는 사실은 차마 상상조차 못한 일이었다. 다행히 한양은 어떻게든 물리친 모양이었고, 레벨5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 같았지만, 그 축하는 나중에 할 일이었다. 일단 한양이 제로세븐의 파편이라고 주장하는 파편들을 은우는 어떻게든 모아올 수 있었다.
가장 큰 것은 다름 아닌 제로세븐의 팔파츠였다. 촉감은 사람의 피부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그 내부는 단단한 것이 기계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아직 성장이 덜 되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 팔파츠도 미완성이란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의미인 것일까. 일단 그는 부실에 앉아 그 팔파츠를 자신의 책상에 올렸다. 한양은 서연에게 부탁해서 이것을 분석해보라고 했었던가.
"......"
그렇기에 일단 그는 수습으로 있는 서연을 불렀다. 이제 슬슬 본대원으로 올릴 생각이었으니 그것을 공지하고 김에 이 파츠에서 뭔가를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컸기에 그는 그녀를 기다렸다.
저지먼트 부실의 문은 다름아닌 자동문. 자신이 입부했을때 준 카드키를 소지하고 있다면 굳이 문을 열 것 없이 자동으로 문이 열릴테니, 그는 가만히 자동문이 열리는 것을 기다렸다.
>>0 오랜만이에요. 아니, 사실 오랜만은 아니네요, 저번 설날때 한번 찾아 뵈었던가요? 이젠 너무 오래된 느낌이네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찌되던 결국 다치지도 않았고, 원장님이 생각하는것처럼 나쁜 친구들을 사귀고 있지도 않구요. 다만,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몇몇 있습니다. 하지만 안부 편지에서 적을만한 내용은 아닌지라, 나중에 따로 식사를 하게되면 그때 담소를 나누면 좋을듯 해요.
왠일로 편지인지 궁금하시겠지만, 정말 간단하게도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다른 편지를 쓸 일이 생겨, 겸사겸사 안부편지를 드리는거에요. 정말 단순한 이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여름이 지나 어느덧 저녁놀을 바라보며 쐬는 바람이 선선해지곤 하는 지금엔 썩 운치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쓰는것도, 전부 은사님 덕분인가 싶어요. 편지를 쓸 때 마다, 엄하게 존댓말, 예법을 가르치신 탓에 다른 매체로는 편하고 쉽게 말하더라도, 마치 원고지에 들여쓴 것 마냥 또박또박, 고르게 쓴 손글씨에 고르고 고른 말을 눌러 담아 보내는것이 편지라고 배웠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이 썩 맞는듯 해요. 요즘 세상에 편지를 쓸 일따윈, 많지 않으니까요. 더이상의 잡담은 삼가고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꽤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행복한 나날을 즐기고 있어요. 가끔 사색에 젖을때가 많아지곤 하지만, 이또한 전부 계절의 탓이라 넘기고 있습니다. 은사님은 어떠신가요? 이 편지가 닿을때에, 잘 지내시길 기원하며 편지를 마칩니다.
당신의 타칭 수양딸, 진정하 올림.
붙임 - 저희 부모님이, 수양딸 취급을 하는걸 아시곤 박장 대소하셨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옥중생활은 편안하신지요. 이렇게 격식을 차려 편지를 쓰는것에 조소를 하실진 모르겠지만, 전 이렇게 밖에 문안 편지를 쓸 줄 모르기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의 소식같은 사소한것을 궁금해 하실 성격은 아닐테고, 옥중에서도 하늘의 맑고 높음은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테니, 사소한 인사는 전략하겠습니다.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저였어도 소중한 사람이 볼모로 잡힌다면, 비슷한 선택을 했을것이라 확신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딸에겐 이 비극을 알릴 수 없었습니다. 부디 전하고싶은 소식, 말이 있으시다면 저를 통해주신다면, 아린양에게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831 뭐어...부모님이라기보단 의탁 교육시설? 같은거야. 워낙 다양한 연령대가 인첨공에 유입되잖아? 그러면 엄청 어린애들도 있을거고! 연구소가 아닌 그냥 교회 부속으로 작...진 않지만 어린 아이들(초등학생~)들이 함께 사는 시설같은거지! 거기 원장님이 항상 우리딸~ 우리아들~같은 느낌으로 대한다!
자동문이 열리고 이내 기겁을 하는 것도 모자라 뒷통수를 부딪치는 그녀의 모습에 은우는 작게 웃으면서 진정하라는 듯, 두 손으로 제스쳐를 취했다. 확실히 사정을 모르면 그렇게 당황할 수 있겠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은우는 일단 그녀를 안정시키려는 듯, 자신의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오늘 구운, 초콜릿칩이 가득 박혀있는 코뿔소 쿠키를 꺼낸 후에 그녀에게 가볍게 던졌다. 아마 운동신경이 극악이다 못해 진짜 파멸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아주 쉽게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일단 그거라도 먹으면서 들어. 오늘 구운 건데 아마 굉장히 달콤할거야. 초콜릿을 좀 많이 넣었거든. 아무튼..."
이어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부러진 팔 파츠를 가만히 손으로 잡으면서 영 마음에 안 드는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걸 폐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이어 서연에게 말을 이었다.
"이건 어제 한양이를 습격했던 '제로세븐'이라는 바이오로이드의 팔 파츠야. 당연하지만 기계야. 어느 정도.. 생체적인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는 기계야. 어제 한양이가 격파하면서 부순건데, 일단 내가 이 파츠를 회수해왔어."
그리고 그는 가만히 손에 쥐고 있던 팔 파츠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서연을 바라보면서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짓했다.
"네 능력으로 여기서 정보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을까?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좋아. 힘들 것 같으면 얘기하고. 억지로 시키진 않을테니까."
성운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애인이 연인을 대하는 자세와 연주자를 대하는 자세가 판이하게 다르고, 지금 이 순간 혜우가 그를 연주자로 대하기로 작정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사랑하는 이에게서 느낄 거라 생각지 못했던 싸늘한 기세에 성운은 울상이 되어 유준을 바라보았으나, 유준은 얼굴 표정으로 ‘견뎌’라는 말을 성운에게 완고하게 전달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그가 항상 그랬듯 이런 고난이 닥쳐올 때 꺾일 만도 하건만 갑자기 뜬금없는 오기를 부리며 투지를 불태운다는 것일까. 성운은 포기하지 않고, “미안해, 좀더 잘 해볼게.” 하는 말로 혜우의 지적에 귀기울이며 다시 건반에 손을 올렸다. 그러나 그 투지가 얼마나 갈까··· 남들이 년 단위로 시간을 투자해야 떼는 체르니 30을 고작 몇 달만에 뗐다고 하나 어디까지나 체르니 30을 갓 뗀 아마추어 수준. 몇 년이고 첼로를 잡아온 혜우와의 사이에 놓여있는 어마어마한 격차.
키가 작을 때의 성운은 피아노 앞에 앉을 때 항상 웃는 얼굴이었고, 키가 커졌었던 시점의 성운도 무뚝뚝하긴 하나 피아노 앞에 앉을 때면 퍽 평온한 안색이 되곤 했는데, 오늘의 성운은 얼굴에 웃음기를 싹 지우고 다부지게 입을 앙다문 얼굴로 피아노 앞에 다시 앉았다.
그리고 성운은 혜우와 함께하는 레슨이라는 이름의 지옥특훈을 시작했고··· 유준도 지금까지 본 적 없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니, 숨겨놨던 실력을 꺼낸다던가 그런 뻔한 몰래카메라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성운의 연주가 조금씩 개선되는 게 귀로 들리고 있다. 연주를 한번, 두번 반복할 때마다, 아니 아예 한 소절 한 소절 나아갈 때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게 귀로 들리는 수준이다. 마치 씨앗이 발아하여 싹을 올리는 과정을 빨리감기한 타임랩스 비디오라도 보는 듯한 학습능력이다.
지금까지는 연구소에서 비외과적인 커리큘럼을 받거나, 아버지에게서 받은 수학 문제집을 풀 때나 볼 수 있는, 알터 밖에서는 보기 힘든 성운의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현실은 현실이라, 당연히 이 정도 성장 속도로도 오늘 내로 혜우가 만족할 만한 합주자가 되기는 무리일 테고, 성하제가 올 때까지 연습한다고 해도 혜우의 수준에 비등할 정도의 음악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겠다만··· 적어도, 성하제 날에 맞춰서 남부끄럽지 않을 듀엣을 연주할 정도까지는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혜우와 유준을 바래다주고 나서도, 성운은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리고 미친 듯이 건반을 두들겼다.
연주하다가, 연주하다가, 손이 아려오는 느낌에 싱크대로 가서 물을 틀어 손을 찬물에 씻고, 다시 연주하다가 찬물에 씻고, 다시 연주하다가 숫제 볼에 찬물을 받아서 피아노 의자 옆에 얹어두었다. 그리고 다시 연주했다. 손끝은 애진작에 빨개지고 손톱이 깨졌다만, 개의치 않고 성운은 계속 연습했다. 계속, 계속.
저도모르게 혀를 내두른 서연이었으나 부장의 부드러운 요청은 내심 신기하고 뿌듯했다. 서연은 헛기침을 하고 다가가서는 깡통의 팔을 쥐고 집중했다. 손만은 기분나빠서 안쳐다보려 애쓰면서
그러자 머릿속이 희미한안개에 휩싸였다가 차츰 선명해졌고 제일 먼저 소름이 끼쳤다. 이 깡통 부장을 복제한거네? 그럼 능력도 부장이랑 똑같나? 그런 깡통을 이기다니 부부장 쩐다~~~ 아니아니 집중해야지 다시 눈을 감으니 깡통이 혼자 분주히 돌아다니는듯한 이미지가 번뜩였다 2학구인가? 혼자다니면 전력은 누가 어떻게 공급하지? 자가발전하나? 더 알아보려고 집중해봤으나 이제는 시야가 암전이다 전자파소음같은 노이즈도 귀를 찌른다.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 아시겠지만 제가 아직 쪼렙이잖아요? 그래서 대단한건 모르겠어요... 부장을 복제한 깡통이고요 2학구에서 온거같고요 그리고... 혼자 다니네요? 부부장도 그냥 자기멋대로 공격한거 같아요 어떻게 가능했는지도 알면 좋겠는데 모르겠어요... "
쿠키를 못 잡을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굳이 주울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하며 그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듯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간 후에, 손에 쥔 초콜릿칩이 박혀있는 코뿔소 쿠키 2개를 그녀의 손에 쥐어주려고 했다. 자신이 정말로 잘못했다는 듯이.
일단 그녀가 팔파츠를 잡고 집중하는 것 같았기에 은우는 조용히 그녀의 분석이 끝나는 것을 기다렸다. 자신이 아는 바, 그녀의 레벨은 2. 일반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수준까진 되었으니 아마 어느 정도는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그는 생각했다. 설사 쓸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방식으로 이용할 수도 있을테니까.
이내 그녀의 집중이 끝나고 알아낸 것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자 은우는 잠시 조용히 생각했다. 자신을 복제해서 만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2학구. 그 또한 중요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림자 녀석들의 아지트는 2학구에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혼자 다니고 자기 멋대로 공격을 했다. 그림자의 명령이 없었던 것일까?
"누군가의 명령이 아니라 독단적으로 왔다고? ...그림자의 명령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건가."
그것만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AI가 누구의 명령도 없이 혼자 독단적으로 행동했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정보였다. 어쩌면 제로라는 그 AI는 자신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 녀석은 내가 알기로는 AI야. ...자세한 것은 나중에 세은이에게 부탁해서 관련 보고서를 확인해줘. 아무튼 AI가 혼자 다니고 독단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없어. 어지간한 모델은 말이야. 즉, 네 분석이 맞다면 이 녀석은 상상을 초월하는 지능을 가진 AI야. ...그것도 자기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정도로 말이야. 잘했어. 서연아. 정말로 잘 알아내줬어."
그렇다고 한다면, 좀 더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니 확실하게 경계를 하는 것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조용히 팔짱을 꼈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건 그렇고 저지먼트 생활은 어때? 할만해? 아직은 정식으로 임무를 내보낸 적은 없는데... 여기 계속 지내고 싶어?"
>>875 서연주도 안농~ 정확히 봤다! 꿋꿋한 보라를 보고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졌다네😏😏 ㅋㅋㅋㅋㅋㅋ 그건 그래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없었지🤔...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후회하는 존재이므로 후후 맞다 찡찡이는 저 집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주인님이야ㅋㅋㅋㅋㅋㅋㅋ 리라가 둥기둥기 오냐오냐 하면서 키웠다(?) 후후 고마운것이야! 서연이도 지금 일상에서 실력발휘 하는거 아주 멋지다구~~
서연은 얼굴을 붉혔다가 이내 뻔뻔하게 굴었다. 습관은 무섭다. 바닥에 떨어진걸 주워먹으면 더럽다는게 상식중의 상식인데도 자기몫의 먹거리를 확보하기 바빴던 보육원에서의 버릇부터 나와버렸다. 그렇다고 동요하면 더 어색해질거같아서 아예 낯짝에 철판을 깔아버리는 서연이었다 그래도 쿠키를 두개나 더 얻은건 핵이득~♪
서연에게 이득은 또 있었다. 이래서 쪼렙인가 한숨나오는 정보였는데 칭찬 들었다!!
" 아 진짜요?? 쓸모있는 정보였어서 다행이에요!!! "
하지만 기쁜건 잠시, 곰곰 생각하니 섬뜩하다. 능력은 부장을 복제했고 지능은 AI중에서도 엄청나고? 완전 괴물이잖아?? 이런거랑 싸우는 저지먼트 정예부원들은 무슨 사자의 심장이라도 달았나? 거기 꼈다간 뼈도 못추릴거라 바르르 떠는 서연이었다 그래도 저지먼트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 네!! 수습하면서 담당한 일에는 익숙해졌어요 가끔 교칙이고 도덕이고 코풀어버린거 같은 진상이 있으면 쫓아가고요~ 전투는 엄두도 안나지만요 히히 "
"생각보다 엄청나게 말이지. 단순히 명령만 듣고 움직이는 AI가 아니라 자율판단이 가능한 고도 AI라는 거니 말이야. 또 만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 정보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일단 경우에 따라서는 2학구 저지먼트와 함께 움직여야 할지도 모르겠네. 경우에 따라서는."
이후에 또 제로와 충돌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림자가 과연 자신들을 가만히 둘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자연히 제로와 또 충돌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일단 정보를 파악하고 대비를 알아두고, 2학구가 본거지일 가능성을 떠올려두기로 하며 그는 침을 삼켰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로 정면 충돌전을, 그래도 너무 위험하면 자신 혼자서 어떻게 처리하는 것도 각오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일단 거기까지만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튼 수습인 그녀는 생각보다 일이 잘 맞는 모양이었다. 익숙해졌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더욱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바로 말을 이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서연이 자신을 보면서 꼭 하고 싶었다는 것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자 자연스럽게 은우의 고개가 갸웃 기울었다. 뭐길래? 그런 생각을 하는 찰나, 사인을 요구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내 사인? 부장이라서 원하는거니? 아니면 에어버스터라서 원하는거니? 보통 후자이긴 하던데."
좋건 싫건, 자신은 에어버스터. 퍼스트클래스였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기인이었고, 사인을 원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렇기에 설사 후자라고 해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는 펜을 잡은 후에 종이에 '에어버스터' 대신 자신의 이름을 쓰면서 사인했다. 사인 끝 부분에 살며시 곡선을 그려넣어, 바람 문양을 그린 것은 일종의 덤이었다.
"이 정도면 될까? 에어버스터 버전을 원한다면 새로 해줄수도 있지만... 지금은 부장이니까 에어버스터 대신 은우로 할게."
'마약'이라고 하니 떠오른 것. 사람을 중독의 구렁텅이에 빠뜨려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드는 세 가지 마(麻)가 있다. 마작(麻雀), 대마(大麻), 그리고 마파두부(麻婆豆腐). 당연히 세 번째 것이 가장 인간에게 이롭다고 할 수 있겠지. 학교 급식의 '매운두부조림'이나 다름없는 마파두부도 물론 맛은 있지만, 초피와 화자오에 끓는 기름을 부어 볶아서 향이 고스란히 올라오는 매콤한 마파두부에는 비할 수 없다. 입에 넣고 채 삼키기도 전에 맹렬한 열기가 입천장을 찌르는 카타르시스. 이는 겨울의 보배지만 여름에도 이열치열이라는 핑계가 예비되어 있다.
"아냐, 내 생각엔 셋 중에 이게 제일 몸에 해로워! 콜록, 콜록…." 중화요리집에서 접선하기로 한 의뢰인이 눈물을 맺었다. "진짜 매워!" 글쎄, '진짜'? 인천에는 차이나타운이 있다지만, 인첨공에는 '진짜' 화교가 있을 리 없으니 '정통 중화요리집'이라고 써 놓은 이 간판도 당연히 가짜고, 요리 또한 가짜일 터. 매운맛은 가짜가 아니라 하나, 그래도 본토의 매운맛은 이보다 더할 거라고 생각한다. 문득 궁금해진다, 언젠가는 쓰촨성에 가서 본고장의 맛을 느끼게 된다면… 아, 평생 그럴 수 없겠지.
자신의 사인을 바라보며 히죽이는 그녀의 모습에 은우는 조용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 1학년 중에서는 귀여운 애들이 많네. 2학년도 그렇긴 하지만. 물론 그걸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았다. 일단 두 사인이 다 장점이 있다고 하면서 에어버스터 버전의 사인을 원한다는 그 말에 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다음에라고 말을 하긴 했지만, 저렇게 같이 해달라고 하니까 거절하기도 애매했고, 무엇보다 한다고 해서 크게 손해볼 일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펜을 들고 사인을 하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알았어. 그럼 특별히 에어버스터 버전도 해줄게."
그 타이밍에 서연은 사인을 만지면서 능력을 쓰려고 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은우의 일부'가 아니었기에 그저 A4용지에 쓰인 종이의 종류, 그 위에 그여진 펜의 종류, 원재료 정도의 정보만 읽을 수 있을 뿐이었다. 만약 은우를 만져서 능력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어쩌면 은우에 대한 것을 조금은 읽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서연이 능력을 썼다는 것은 당연히 모르는채 은우는 새로운 페이지에 에어버스터를 영어로 쓰면서 마찬가지로 사인 끝부분에 비슷한 느낌의 바람 누늬를 살며시 그려넣으면서 마무리를 지었다. 말 그대로 쓰여있는 이름만 달랐지, 기울임과 글씨체, 그리고 마무리로 붙이는 바람 무늬까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의 사인이었다.
"이 정도면 될까? 아. 맞아. 이걸 깜빡했네."
이어 그는 사인의 끝자락, 정확히는 에어버스터 버전의 사인 끝자락에 돌풍 모양의 일러스트를 어설프게 그리면서 마무리를 지었다. 미술 능력이 상당히 뒤떨어진 그였지만, 그래도 자주 이런 사인을 하기에 그나마 익숙해진 것이 이 정도였을지도 모른다.
"자. 사인 끝났어. 하지만 이거 팔면 안돼. 나중에 인첨공 당근마트에 접속해서 내 사인이 올라와있는지 확인할거야."
최근에 사인은 너 이외에는 한 적 없거든. 그렇게 말을 하면서 은우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919 성하제 설명은 아직 제대로 나온 건 없을거야! 캡틴이 성하제 시작 시기에 상세한 설명 같이 올려주지 않을까 싶네~ 당장 밝혀진 정보는 그때쯤 인첨공 개방이 돼서 외부인들도 들어올 수 있다+큰 축제다+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캡틴이 코뿔소들에게 메이드복을 입히고자 하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정도...?
>>924 아 이거 보니 기억날 것 같아요 분명 뭔가 설정에 관련된 질문이었는데??; 뭐지??? 아 맞다 인첨공에 학생들은 100% 한국산인 걸로 아는데 그 외 소수 어른에 속하는 연구 관계자나 직업인들은 외국인이나 귀화자가 있을까요? 이것 말고도 있었던 거 같은데???;;
>>928 기억력을 조진 건 저도 마찬가지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미소매쉬드태오 만들어묵어야지
>>944 그리고 저도 답레를 보고...으아악 하는 중이랍니다! 2와 1을 반대로 해주세요!! 8ㅁ8 그럴 생각으로 쓴거였는데! 2학년인 것은 시트를 검사했으니까 저도 알아요! 2학년 중에서...귀여운 이들이 많다고 느끼는 것은... 리라나 청윤이나 백청이나 서연이나.. 다 귀엽다고 은우는 생각하고 있어서...(옆눈)
헐떡이는 목소리가 어딘가를 향해 날아갔다. 목소리가 닿는 끝에는, 남루한 재킷을 걸친 조그만 소년이 등을 돌리고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었다. 그 뒷모습을 향해, 헐떡이는 목소리는 있는 힘껏 울분을 담아 악을 내질렀다.
“대체 뭐냐고, 이곳 사람도 아니면서, 이곳에 연고 하나 없으면서, 이곳과는 관련없는 신나게 빛나는 환한 삶을 살아야 할 잘나신 엘리트가······ 네놈들한테 쫓기고 내몰려서 굴러떨어진 지옥 밑바닥까지 대체 뭘 더 처 빨아먹으려고 쫓아오는 거냐고, 대체···!”
그리고 그 고함은 조금씩조금씩 멀어져가던 키 작은 이를 멈춰세웠다. 그것은 가만히 멈춰서서 피를 토할 기세로 고함을 질러대는 이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걸 바라본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고개를 돌린 그것의 얼굴에 눈이라곤 보이지 않았으니까. 온통 보라색의 나비 날개로 빠짐없이 덮여, 대체 누구인지 알아볼 수가 없는 얼굴.
“내가 그러기로 선택했으니까.” “선택···? 대체 무슨 놈의 선택이길래······? 돈이냐? 돈이겠지? 얼마를 받았길래 그러냐? 얼마를 받았길래 그 인간쓰레기를 구해간다고··· 이 지옥에서도 가장 깊은 밑바닥에 처박혀 마땅할 놈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좌절시켜 가면서까지···!”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야 해.”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다고······ 대체··· 어떤 일이 뭐 어떻게 잘못되면······ 그딴 놈을 살려가야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이 되는 건데···? 그 인간쓰레기를? 멀쩡한 건축회사였던 정오컴퍼니를 이 빌어처먹을 지옥 밑바닥에 처박은 놈이 제 몫만 챙겨먹고 책임은 지지 않고 쏙 빠져나가는 것을 돕는 게, 잘못된 걸 바로잡는 일이라고?!”
성운이 구해낸 그 사람은 재판에서 금교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주는 댓가로, 자신이 저질러온 일들에 대해서는 불문에 부치거나 솜방망이 처벌만을 선고받을 것이다. 제법 돈도 있는 인물이기에 감옥생활도 쾌적히 하고, 출소하면서 겸사겸사 신분세탁까지 해서 다시 스트레인지를 등지고 양지로 올라가겠지. 아마 그리될 것이다.
그 나비 날개 얼굴을 한 그것은, 쓰러진 사람들 가운데에 혼자 일어나 앉아 생에 마지막으로 지르는 고함이라도 되는 듯 악다구니를 쓰는 스킬아웃에게서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Q.그렇다면 은우는 3학년 중에서는 귀여운 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캡틴? A.3학년 동기들은 귀엽다기보다는 든든하고 멋진 이들이 한가득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사실 귀엽다는 말을 해도 다 질색할 이들밖에 안 보이기에 은우는 입밖으로도 끄집어낼 생각이 없다고 하네요.
>>961 어디가세요(덥석) 성운주의 질문... 당연한 대답이라고 봐. '퍽 인간다운 고민이군요.' 하면서도 '그런 고민을 품는다고 결과가 달라지면 모를까, 결과 뻔한 일에 심력 쏟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지요. 이 바닥에서 당연한 것을 어찌 부자연스럽다 여기고 손톱 거스러미처럼 고민하는지.' 따위의 뻔뻔한 생각도 할?듯 대가리 깨도 좋음 싸가지X 공감능력X의 금@쪽이
>>0 어제의 복잡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어서였을까, 평소라면 어떻게든 연구원들을 잡아끌어 앉혀서라도 계속 훈련을 반복했었을 그녀가 오늘은 정해진 일정이 끝나자마자 바로 연구소를 나오는건 그리 자주 있을법한 일은 아니었다.
"애혀..." [또 뭔가 저지른 것처럼 보이거든?]
한참을 걸어 학교 근방까지 도착했을즈음, 마치 검은 머리에 빨간 눈을 가진 소녀가 자주 그러했듯 담장에 기대고 서있는 다른 학교 교복의 학생... 익숙한 과일을 닮은 여학생이 말을 걸어오자 그녀는 찔리는 거라도 있는 양 평소같은 과도한 리액션이 아닌 일부러 겁을 먹은듯한 반응을 보였다.
"와씨, 뭠까. 슬마 유라두 하나처럼 감시역이 된검까?" [...안하거든 그런거. 물론 일단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긴 한데... 협력이라곤 해도 엄연히 외부인이니까,] "머야... 그름 왜 이런데에 있어여? 평소엔 연구소에서 니트짓 하는게 일상이잖아여."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니트취급 하지 말아줄래... 뭐, 할 말은 없지만...]
여학생이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자 굽어진 고개를 따라 쓰고 있던 모자가 살짝 쏠렸고, 그걸 다시금 매만지던 여학생은 그녀를 똑바로 마주보며 찝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최근에 나온 메인허브 기록 때문에 그래. 별다른건 없어.] "...그게 왜여? 아이리스 관계자라면 누구든 들어갈수 있지 않슴까?" [그건 맞거든. 게다가 너가 권한이 없을 리도 없고,] "그럼 뭐가 문제여서 그리 심각한 검까~ 별거 아니잖슴까~ 내 집에 내가 들어간거나 마찬가지인데," [별거 맞지. 그 날 이후로 접속 기록이 없던 애가 갑자기 들어왔으니까.] "...... 그때 일은 유라가 더 잘 알고 있잖슴까?"
마치 그때의 일을 재현하듯, 여학생이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의 목덜미를 잡아올리며 싱긋 웃어보이는 그녀였다.
[...오해하지 마. 그 얘길 하고 싶은게 아니니까,] "그럼 뭔데여?" [...... 그냥... 어떻게 된건지 알고 싶어서 그래.] "우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한테 그때의 일을 되짚어서 말해달라니... 유라는 나쁜여자네여~ 설마...
이제와서 '그동안 오해해서 미안했다.' 라던가 그런 말을 하고 싶은건 아니지?" [......]
새빨갛게 칠해졌던 기억이 검게 물들고난 뒤라도, 모두가 그것에 대해 용서한 것은 아니란걸 어느 누구보다 두 사람이 잘 알고 있었기에... 침묵은 길게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
김서연은 능력을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라는 결과가 나오면 오죽이나 좋을까만 결과는 다른의미로 굉장했다. 연습장 종이의 원산지, 펜과 잉크의 제조사, 제조공정 같은 번잡스러운 정보가 와글와글이었으니. 서연은 안경을 고쳐쓰며 쓴입맛을 다셨다. 찜찜하긴한데 이러면 답이 없다. 부장의 몸을 더듬어버리면 빼박 성추행이고
그래도 부장의 사인을 두장이나 얻은건 큰수확이었다. 무려 퍼클의 사인이고 바람모양 돌풍모양까지 깨알같이 남겨줬으니 누가 봐도 짭이라고 시비트진 못하겠지. 부부장이나 다른 정예부원들도 부장처럼 흔쾌히 사인을 해주면 좋겠다고 속으로 기도까지 해버리는 서연이었다.
" 안 팔아요!! 부장 사인은 나중에 훠~~~얼씬 큰데다 쓸거라구요 >< "
그러니 내 편의점을 차리는 그날까지 고이고이 간직해야한다고 다짐하며 서연은 연습장과 펜을 가방에 챙겨넣었다. 이 점에서는 확실히 성공적인 마무리지만 뭔가 께름칙했을까 오지랖이 뻗쳤을까 서연은 다시 말문을 열고말았다
" 부장 저희 저지먼트는 올해 한건씩 크게~ 진짜 크게 했잖아요 안티스킬한테도 쉽지않은 일이었고 그만큼 위험했는데... "
그제야 서연은 아차!! 했다. 기숙사의 자기 자리만큼이나 뒤죽박죽인 머리로 말부터 꺼내다보니 제가 하려던 소리는 어떤의미로는 부장을 무시하는 언사로 비칠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뒤늦게 들었다. 그것도 여느 고위능력자도 아니고 무려 퍼클인 부장을
" 목숨거는 상황이 무섭진않으셨어요? 부장은 퍼클이시지만 퍼클도 목숨이 여러개는 아니잖아요 다른 부원들도 함께있었고요... "
1. 현재 어딨는지는 모르지만 알아내는 방법이 있다. 연락은 취할 수 있으나 하지 않는다. 이 방법과 연락의 대가가 좀 센지라 안 하는 것에 가까움.
2. 태오와 서휘에게 희야는 어떤 존재인가 태오: "원망하겠죠. 달게 받아요." "나 또한 무언가 느끼는 점 있으나 이제 무슨 소용이겠어요." "다만, 그건 그 수모를 겪고도 용케 어여쁨 받는군요." "……하여 애증한답니다. 너는 그런 어여쁨을 받아서는 안 될 텐데. 그럼에도 내 그것을 퍽 형제처럼 여겨서." "아니, 형제지." "그 빌어먹을 피가 뭐라고."
서휘: situplay>1597037191>646에 덧붙여서 "재밌게 보는 거. 다 잃어버린 주제에 뭘 찾는다니? 하물며 찾아가고 있다며? 흥미롭잖아. 그런 건 좋은 자료가 된단다." "내 데 마레에서 그걸 꽤 자주 보는데 말이다……. 조금 확인해 보고 싶은 것도 여럿 있단다." "그러니 오래오래 살아주었으면 하지. 물론 나는 돕지 않고, 보기만 할 테지만. 알아서 살아남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