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하나같이 어딘가 기괴하게 생겨있잖아 저거. 하나는 표정이 이상하게 되어있고 다른 하나는 이빨이 몇개인지도 모르겠고 또 다른 하나는 아예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이것들 정말로 괜찮은 거냐!!!!!!!!!!! 눈이 하나만 있지 않은 가면도 있다고!!!!!!!
집어온 가면들을 하나둘...아니 정확히는 셋이다. 세 개를 모두 들 수는 없으니 하나는 새로 얼굴에 끼려 하였다. "한번 맞춰보고 계산하겠사와요~" 라 나무깎는요괴 직원에게 말해놓고는, 시허옇고 괴상하게 표정이 일그러진 세 가면을 쓰고 양손에 들어보인 채로 테루를 향해 물어보이려 하였다.
"어떠시와요 테아쨩? 이 가면들, 다 마음에 드시와요? " "마음에 드신다면 사드리겠단 것이와요. "
과연, 밀어내는 듯한 말이 나왔다. 연인으로서의 의무감은 부담스럽다는 듯이 말이다. 처음에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 걸 바라고 꺼낸 이야기가 아니었는데. 좋아해 보고 싶다고, 알아가 보고 싶다고 했던 주제에 너무 과분하게 연인 행세를 했던 거겠지. 이래서야 연애하는 흉내를 내는 것밖에 안되잖아.
심장이 우그러들었다. 느슨해진 무언가가 한순간에 끊어진 느낌이었다. 너무 오랫동안 벗어두고 있던 탓이겠지. 가면을.
"고마워요. ... 하지만."
바짝 감았던 팔을 살며시 풀었다. 밀착했던 품에서 빠져나와 팔을 내렸다. 그의 손을 붙들고 두 걸음 내달려선 뒤를 돌았다. 그를 마주 보고 뒤로 걸었다. 거리를 조금씩 벌리며 잡은 손의 힘을 느슨하게 풀었다. 서로의 손가락 끝만 살짝 걸쳐서 놓쳐버릴 듯 위태위태하게.
"........잘은 모르겠지만, 테아쨩이 행복해 보이신다니 아야나는 OK 인것이와요......."
가면을 쓰고 긍정하고 있는 테루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진 심 어 린 경악을 하던 아야카에루는, 곧 "계산인 것이와요~ " 하고 요괴쨩 직원에게 나머지 가면 3개를 계산하려 하였다. 가면 세 개를 다 테루가 들게 할 수 는 없었기 때문에 나머지 가면은 아야카에루가 들고 가기로 했다. 아, 근데 이렇게 가면 하나를 쓰고 있자니까 정말로......정말로....머리가 눌리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이상하다!!!!!!!
"자, 모두 계산한 것이와요. 테아쨩. 다음 노점으로 저희 가보는 것이와요!! "
과연 아야나와 테루는 어느 노점으로 가게 될 것인가? 그것은.... 내일 테루주의 강의가 끝나고 밝혀집니다. 개 봉 박 두
가끔 너무 솔직할 때가 있다. 글쎄. 그렇다면 그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결혼을 하는 미래까지 그리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에 대해서 유우키는 조금 애매하다고 생각했다. 자신과 그녀는 그렇게나 깊은 관계였던가. 오히려 이 나이에 벌써부터 결혼을 하는 미래를 그리는 이가 있을 것인가. 자신이 너무 이질적으로 생각하는 것일까. 유우키는 그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지금 이 순간이 좋았고, 지금 이대로 사귀는 것이 좋았다. 언젠가 그 미래를 그려야 하는 순간이 와야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물론 그녀는 아닐수도 있겠지만. 그렇기에 유우키는 굳이 부정하거나 자신을 변호하는 말을 하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
감았던 팔이 풀리며, 품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거리가 조금씩 벌어지며, 마주보는 가운데 점점 그 힘이 풀리며, 금방이라도 손가락이 끊어질 듯 말듯한 아슬아슬한 거리감이 되었다. 여차하면 손가락이 끊어지고 붙어있는 거리감이 사라질 것 같은 가운데,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그럴 수 있겠냐는 목소리.
단순한 도발? 아니. 다른 의미일까. 어느쪽이건 상관없었다. 유우키는 이내 피식 웃으면서 그 손가락 끝을 살짝 굽히는 듯하다, 단번에 앞으로 다가가 반대편 손으로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그리고 그녀 쪽이 아니라 자신 쪽에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제가 끝을 맺지 못한다면 당신은 계속 제 옆에 있어야죠. 앞으로도 쭉. 안 놓아줄거라고 했잖아요."
잡고 있는 한 손이 떨어질 것 같으면 다른 손을 이용해서 붙잡으면 되고, 그 손마저 놓칠 것 같으면 더욱 힘을 주면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손가락이 떨어질 것 같은 가운데에서 그가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던가.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자신은...
"당신이 끝을 내고 싶다고 말을 해도, 판단은 제가 할 거예요. 시작을 끊었으니, 끝은 제가 끊어도 상관없잖아요. 그리고 그 끝을 언제 낼지는 제 맘인거고. 그때까지 히나. 당신은 쭉 내 꺼에요."
끝을 맺을지, 아니면 정말로 끝까지 갈지. 그 선택권은 자신이 쥐겠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으려는 듯, 살며시 움직였다.
"멀어지고 싶다면 지금 멀어져요. 지금이라면 놓아줄테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면 놓아줄 생각 없고, 슬슬 가벼운 만남에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고 싶거든요. 전. 가벼운 만남이 아니라 그보다 조금 더 깊게."
그만큼의 매력이 있는 여성이며, 제 가슴을 뛰게하며, 점점 좋아지는 그녀였기에 그는 욕심을 부렸다. 떨어지게 할까보냐. 카와자토 가문도, 그녀도 모두 소중하게 여기며 챙길 자신이 있었고,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간단하게 그냥 네가 좋아. 히나."
살며시 말을 놓아보기도 하며.
/떨어지려고 하는 것이 살짝 스위치를 눌러버렸다...... 연애에 서투른 고등학생 표현하기 되게 힘들어....(주륵) 아무튼 간단하게 지금 떨어지는거 아니면, 앞으로 넌 내꺼다 라고 대충 주절주절거리는 그런 느낌이야.
…기억하니? 네가 누군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그걸 잊지 말아야 할 이유를 너는 알고 있니?
잠이 들 무렵, 소년은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 고직 헤진 책 하나엔 너무나 과분한 책장, 그 틈새로 머리칼을 풀어헤친 얼굴이 비친다. 창백한 조명 아래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종이를 넘기면,
『 流星みたいに輝く瞬間 ─── 高階 思惟 』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엄마의 글씨가 하나둘씩 되살아나, 따스한 손길이 되어준다.
늘 그렇듯. 시작은 물음표로 시작했다.
나를 기억하는 것. 그것은 나를 알아가는 것.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렇게 나를 잠식한 외로움도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다.
혼자이기에 외로운 것이 아니야. 그저 잠시 길을 잃었기에, 쓸쓸한거야. 지금의 소년은 정답을 알고 있기에 견뎌낼수 있었다.
선배와 함께 있다보면 언제나 둘 중 하나였다. 가슴이 뛸 정도로 차오르는 순간, 혹은 적막 속을 걷는듯한 고요함. 그러나, 어느 순간에도 많은 대화가 필요하진 않았다.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덩달아 입이 무거워졌지만. 그와 반대로 발걸음은 가벼워 바닥에 닿는 흔적을 열심히 쫓는다.
선배의 시선이 돌아가면 내 것도 함께 돌아가고, 선배가 웃으면 나도 따라 웃는다. 하늘을 향한 시선을 그림자처럼 쫓아 무심코 입가에 물리는 어른의 흔적을 저도 모르게 흉내 내어 버린다. 나아가는 길을 따라 밤공기에 젖은 목소리가 귓가를 타고 흐른다. 알아요 선배, 저 또한… 목덜미까지 솟아오른 단어는 새어나오지 못해 베시시 미소를 흘린다.
신사 입구를 알리는 붉은 흔적에 하아, 작은 탄성을 내쉬었다. 봄이 지나고. 이곳을 다시 찾은건 오랜만이네. 짧은 소감에 우두커니 기둥문을 바라보고 있으면 떠나갔던 손길이 다시금 다가온다. 선배는 말이 없었고, 표정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소년은 망설이지 않고 손을 뻗었다. 식은 바람은 차서 닿은 온기가 더욱 간절히 느껴진다.
"지나가요, 지나가요-🎵 여기는 어디로 가는 샛길인가요-? 천신님에게 가는 샛길입니다-♪ 지나가게 해주세요-🎶"
고요한 하늘 아래, 소년은 선배의 그림자를 따라 밟으며 나긋나긋 옛 동요를 흥얼거렸다. 손끝에 닿은 심지는 전보다 더 깊어져서 디딤널을 밟을때에도 깍지는 갈라지지 않는다.
아, 바람이 분다. 굳이 필요 없는 숨을 고르며 땅거미 지듯 가라앉은 불빛으로부터 하늘을 바라보았다. 뎅- 풍경종 소리에 맞추어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경을 향해있던 시선이 옆으로 기운다.
"마 잘 지낼낍니더- 이 동네 엄청 좁으니까네.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린다 아임까. 이사나 안갔다카면."
바위를 방석 삼아 앉아 잔을 기울였다. 조금씩 잠기고 있는 탓인지. 얼마나 남았는지 찰랑이는 감각이 어색하다. 그때처럼, 젖은 얼굴에는 점점 붉은빛이 달아올랐고. 습관처럼 눈으로 웃음을 지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름이 있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꼬맹이 같은 고교생에게는 마치 한아름 숙제와도 같아서. 지금에 와서도 그런 느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소년은 빈 손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손가락 사이로 무언가 파고들듯 작은 손짓을 꼬물인다. 오늘처럼 하늘이 높은 날에는. 손노리개를 더듬다보면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서. 조용히 숨을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