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이것은 가지지 못한 자만이 불쾌할 소리다. 한 마디로 기만이다. 아픔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이다. 아지는 그렇게 악의없이 말하면서 눈을 살짝 감았다가 떴다. 그러면서 가사가 마음에 박히듯이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혜우가 노래에 맞추어 손가락을 펴주거나 하면 기분이 좋아서 혜우를 향해 또 웃는 눈을 해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혜우가 차분한 거 부르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인다. 어깨 아래로 떨어진 머리카락을 추스른다.
"이 가수 나도 좋아해~"
재미있는 가사를 많이 만들잖아! 하고 얘기하며 오랜 날, 오랜 밤을 고른다. 첫 소절을 노래하는 혜우가 보고 싶었던 탓이다.
-그대 곁이면 -그저 곁에서만 있어도 -보고 싶고 또 행복했어 -그건 진심이었소
https://www.youtube.com/watch?v=wEQpfil0IYA
"밉게 날~" "기억하~!!" "~지는 말아줄래요~"
원곡보다는 아지의 목소리가 흥이 나 있는 탓에 조금 더 신나졌지만 같이 화음을 맞추면서 혜우를 바라보고 고개를 박자에 맞추어 까딱까딱거린다. 솔로 파트에서 살짝 삑사리를 낸 것만 빼면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점수를 매기고 있는 노래방 기계를 보며 혜우에게 한쪽 손을 들어올린다.
정하가 집 밖으로 나오면 그순간 위에서 쏟아지는 물과 그 안의 비닐봉투에 포장된 무언가를 마주했을 것이다. 정하가 그것을 느끼고 물을 날려버렸을지 어떻게 대처했든지 아지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비닐봉투 안에 있는 포장지, 그리고 그 안에 이중으로 포장된 달고나를 건넸을 것이다.
"내가 왜 젖었냐구~?" "정하가 복수하려고 적실까봐 미리 젖어서 왔어~"
머리에 꽃만 든 사람만 할 수 있는 발상이다. 어쨌든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민소매의 아지에게서 정하는 물방울 모양이 찍혀있는 달고나를 받았다. 손바닥 두개를 합친 정도로 꽤 크다.
@천혜우
"혜우야아~~~"
뒤에서 불러 뭔가하고 돌아보면 아지가 뭔가를 불쑥 내민다. 하얀 종이봉투 안에 든 이것은... 뭐지...? 진짜 뭐지...?
"맛있게 먹어어~"
붕어빵이다.
단팥이 들었다.
....
지금은 여름이다. 뭐지? 혜우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아지는 어딘가로 두두두 달려가버렸을 것이다. 달고나를 모두에게 서둘러 나눠주어야 한다!
그런데 왜 붕어빵이지? (상상의 나래에 맡긴다.)
@김서연
화단을 청소하려고 가보면 예쁘게 포장된 상자와 <김서연 누나에게> 라고 쓰여진 판때기가 있다.
열어보면 웃는 얼굴의 남자아이 모양 틀이 찍힌 달고나가 있다. 네모모양이 그려진 포장지에 리본으로 포장되어 있으며 어느정도 큼지막하다.
옆에서 시선이 느껴져서 보면 학교 벽에서 아지가 서연이 그것을 주워가는지 남이 주워가진 않는지 바람에 날려가진 않는지 걱정돼서 몰래 지켜보고있다가 눈을 마주칠 것이다.
"헉!"
본능적으로 벽 뒤로 숨었다가 다시 슬그머니 얼굴을 내미는데 이번엔 눈이 방글방글 웃고있다. 이 엉뚱한 녀석에게 말을 걸거나 마는 것은 서연의 자유겠다.
커리큘럼이 끝난 후 다 쓴 스케치북들을 버리러 가던 길, 갑작스럽게 옆에 추락한 무언가 덕분에 화들짝 놀라 스케치북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페이지가 촤르륵 넘어가자 지금보다 훨씬 못 그렸을 적의 그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으악. 부끄러워라. 그래서 떨어진 사람은 누군가 싶어 고개를 돌리면, 특수 신발을 신은 아지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좀 놀라긴 했지만 다친 데는 없어요. 아지 후배님은 다친 데 없고요? 조심해야지~ 다치면 큰일이야~"
그렇게 말하며 스케치북들을 줍고 있다 보면 곧 리본 모양의 달고나가 내밀어진다. 리라는 그것을 가만히 보다가 흔쾌히 집어든 후, 스케치북들을 한 팔로 안고 남은 손으로는 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나 주려고 이렇게 빨리 온 거예요? 고마워라~ 음, 잠깐만요. 가지 말고 있어 봐요."
선물을 받았으니 나도 뭔갈 줘야지. 리라는 스케치북 더미를 내려놓은 후 개중에 하나를 골라 페이지를 넘긴다. 여백이 남아있는 종이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분홍색 형광펜으로 동그란 롤리팝을 그려낸 리라는 그것을 곧바로 실체화 시켜서 아지에게 건넸다.
"이거 먹고 입으로 후~ 하고 바람 불어봐요!"
만약 아지가 롤리팝을 먹고 리라가 가르쳐준 대로 행동했다면, 약 5초 동안 입김에서 은은한 무지개가 비쳐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야외훈련을 겸해 연구소 가족들과 함께 밖에 나선 그녀는 풀밭에 그대로 엎어져선 손에 닿는 잔디들을 쓰다듬고 있었다.
"디잔~~~ 음~~~" [나는 벌레들이라도 붙을까봐 저러지 못하거든...] "어차피 저희 모두 자연에서부터 왔는 걸요~♥︎" "그건 범주가 너무 크지 않니...?"
셋이서 수근거리는 것에도 아랑곳않고 뒹굴거리던 그녀는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듯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났다.
[!! 깜짝이야... 좀 천천히 일어나는 시늉이라도 보이면 좋겠거든...] "엄청난게 생각났어여!" [또 뭔데...? 그 '엄청난게' 뭔진 몰라도 엄청 불안하거든...] "돌아다니면서 고장난 것들이나 망가진 기계들이 있다면 고쳐주는 검다!" [연구소에서 하는 걸로는 부족한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자주 고장나진 않거든?" [하긴... 자주 고장난대도 대부분의 원인은 점례한테 있거든...] "에이잉... 그저 좀 더 편하고 안전하게 세팅했었던 것 뿐임다! 뭐가 문제인가여!" [그 편하고 안전한 방법이 누군가에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 "왜져? 5살짜리 애도 이해할만큼 편리해지는데여?" [...네 기준의 5살짜리는 대체 무슨 짓을 하고다니는 건지 모르겠거든...]
여학생의 말을 듣고서 다시금 흐물흐물해진듯 땅바닥에 풀썩 주저않았던 그녀는 또 다시 벌떡 일어나선 셋의 바로 앞까지 우다다다 달려들었다.
"그러니까 당장 해여! 여기서!" [뭐... 뭘 한다는 건데?!] "훈련이져!!! 정확히는 대련임다!!!" [뜬금없이 그렇게 말해도 모... 뭐야! 나 이런거 들고온 적 없거든!] "......♥︎" [또 너냐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싸울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게 된 여학생은 말 그대로 안광을 내뿜으며 달려오는 그녀를 피해 도망다니기에 급급했다.
"끼요오오오오오옷!!!" [그렇게 소리지르지 마!!!] "우효오오오오오옷!!!" [미소녀를 GET 했다는듯한 뉘앙스도 안돼!!!] "오, 미소녀 인정한검까?" [아니거든!!! 난 평범하거든!!!] "무우야아호오오옷!!!"
오후 세시, 기숙사 조리실을 이용하는 몇몇 인원도 없는 시간대를 틈타, 오늘은 직접 장을 봐온 신선한 계란과 생크림, 제철은 아니지만 인첨공의 최첨단 하우스에서 재배한 싱싱한 딸기로 직접 딸기 쇼트 케이크를 만들었다. 언젠가 레벨이 높아지면 능력으로 재료가 아닌 물건을 써서 만들어볼 때를 대비한 훈련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목적은 화이트 데이에 받게 된, 뜻밖의 선물과 편지에 대한 답례였다.
완성된 홀 케이크 중 두 조각을 종이상자에 넣고, 미리 적어둔 카드 편지지가 든 작은 봉투를 겉에 붙이고 나서, 아차 했다. 수취인은 제대로 적어야지. 급하나마 볼펜을 들고와 봉투 겉면에 "아지에게, 새봄이가." 라고 적고서 냉장고에 넣고, 저지먼트 부실의 아지의 자리에 냉장고를 확인해보라는 쪽지를 남겼다.
큼지막하고, 동그라미 모양이 찍힌 딸기우유를 넣었는지 분홍빛이 도는 색상에, 달고 바삭바삭했던 달고나. 새봄이에게, 라는 글씨 밑에 남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순수한 호의와 망설임의 흔적. 그에 화답하고자 새봄이 수제 딸기 쇼트 케이크와 함께 몇자 적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아지에게
달고나 고마워! 엄청 맛있었어(*σ>∀<)σ 내가 먹어본 달고나 중에 최고였어! 이건 내가 일하는 카페 시그니처 메뉴야! 입맛에 맞으면 좋겠다, 히히(〃ノωノ) 혹시 또 먹고 싶으면 식당가에 있는 카페 블랑 에트 느와르로 와! 내가 음료랑 같이 쏠게 d(*´∀`*)b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나야말로 잘 부탁해(uωu*)
-글쎄... 요즘 3학구 스트레인지와 스킬아웃 근거지 등등에서 여러가지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것은 그냥 계기였을까요? 수경은 순찰 경로상에 그 쪽 항쟁 종류가 번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에 순찰을 간단하게너마 해보기로 했고. 이동한 그 곳에서 하필 일이 크게 벌어진 것을 목격했습니다. 아직은 범위가 민간인을 위협하지는 않겠지만. 과격해지기 시작한다면 그 '신호등'같은 일이나. 불법적인 일도 벌어질 수 있어보이는 일입니다... 수경 혼자서 그 스킬아웃을 다 제압할 수는 있겠지만 그놈의 자존감 이슈때문에 자기는 못한다고 판단하여. 수경은 부실에 간단한 보고를 하기 위해서 연결을 했습니다. 아마. 부재중 메세지를 남기는 식이지 않았을까요?
"스킬아웃간의 항쟁이 위험 수위에 달한 것 같아 순찰 중 보고드립니다.. 바로 오실 수 있으시다면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누군가들이 스킬아웃을 부추기거나. 타 세력인데 치고 빠지는 등의 일을 하는 것도 보입니다. 그들을 살피려고 했을 때... 순간적으로 따끔한 감각이 들어오자. 얼굴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스킬아웃(모브)가 바늘 비슷한 것을 던진 것을 알 수 있었군요. 그 스킬아웃을 붙잡아 이동시키고(살짝 떠있게 하여 발목을 살짝 부상입히려는 목적이었습니다) 다른 스킬아웃들도 이동시키면서 현장을 벗어나려 했습니다. 현장을 벗어나려 한다거나. 그런 보고도 빠짐은 없군요.
그런데. 어째서 바로 이동하지 않았나요? 무거워지기 전이었으면 벗어나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는데.
"....윽..!" "내가. 왜...여기에.. 있는 걸까요...? 왜.. 하지 않아..ㅆ..." 왜 당신이 그 순간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는. 당신 스스로조차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어쩌면 사실은 그들이 바늘도, 상해도 가하지 않았더라도 마치 전력이 끊겨버린 인형인 것처럼 픽 쓰러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조금씩 무거워지는 몸에 결정타를 가한 것은 기습이었습니다. 둔탁한 소리와 흐려지는 눈 앞에서 흘러내리는 희미한 따뜻함. 살아는 있는가. 같은 그 가물가물한 의식 끝에서 아. 나 정상이 아니었구나. 같은 걸 깨닫나요? 가끔은 충격요법도 나쁘지 않아요. 깨어나면 이동을 하거나. 혼자서 빠져나와야 할 일입니다...
-어쩌죠? -하.... 끌고 가. -이자식은 텔레포턴뎁쇼. -가시 철저히 하고 깰 것 같으면 한번씩 후리거나 야 그거 뭐냐 개쩌는 약. 먹이거나. 아니면 다리나 팔 한짝씩 박살내서 집중 못하게하던가. 우리 얼굴 본 건 아닌 것 같지만.. -한짝은 좀. -그럼 후리던가.. -약은 비싸잖아여. -이건... 희미한 통신상의 목소리가 들리고, 무언가를 질질 끄는 소리와 함께 으지직하는 소리와 전자적 지지직이 들리더니 통신은 뚝 끊어졌습니다.
대장: 코뿔소? 걍.. 에어버스터빨아님? 부하1: 대단하던뎁쇼? 부하2: 근데 인질이 있잖아여. 공동대장: 크하핫. 그러니 우리는 무적이지. 약점까지잡고 3학구를 지배하는 거다! 부하3: 감금된 방 암호나 사진을 미끼로 삼죠! 그 외 조무래기들: 저지먼트의 약점을 잡을 수 있다니!(자와자와)
수경주: 이런 이들은 코뿔소의 무서움을 참맛으로 보게 된답니다... 여러분들은 교훈을 얻을 수 있겠지요?
혜우 : 자- 나는 댁들 관절 딱 하나만 조질 거에요. 그래도 자비롭게 전부 불면 안 하고 봐줄텐데. 생각 있어요? 혜우 : 으음 없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으지직)(중지 관절 하나 으스러지는 소리) 혜우 : 아이구 아프시구나- 그래서 이제는 말할 생각 있어요? 음? 아직이구나- 그렇구나- 혜우 : (손가락 회복시켜줌)(다시 으깸)(회복시켜줌) 혜우 : 자. 혜우 : 이제는 말 할래? 버러지 새X야?
정오 컴퍼니 소속의 이사- 자신에게 정오컴퍼니의 데이터베이스를 열어준 그 사람이 궁지에 몰렸다고 한다. 자신이 소속되어 있던 정오컴퍼니는 물론, 정보를 팔아넘긴 탓으로 금교한테도 찍혔다나. ─그 사람을 구출해오면, 그 사람은 정오컴퍼니와 붙어먹은 자신의 반대파벌 이사들을 지목하면서, 금교에도 최대한 불리한 증언을 해줄 것이다. 그것이 금교를 끝장낼 수 있을 리는 없지만, 적어도 실버 서클이 금교의 그 악덕을 죄다 덤터기쓰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내일 일어날 일이다. 성운이 오늘 할 일은, 사무 당번을 맡아 부실을 지키면서 이런저런 서류를 정리하고 부실을 청소해두는 일이었으니까. 학생자치회의 자경단다운, 평화롭고 무해하며 무탈한 임무··· 하지만 그런 평온한 시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섬세하고도 연약한 것인가. 아주 조금의 흔들림만으로도, 쉽게 깨어져버리기 일쑤이니 말이다.
음성 메시지가 접수되었음을 알리는 부실 비치 전화기의 알림음. 그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성운은 아직 그 오늘의 평온함이라는 것이 진작에 깨어졌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성운은 전화기의 버튼을 눌러 음성 메시지를 재생했다. 아는 목소리다. 수경의 목소리가 전화기에서 울려나온다.
“스킬아웃간의 항쟁이 위험 수위에 달한 것 같아 순찰 중 보고드립니다··· 바로 오실 수 있으시다면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증원 요청이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성운은 그 오늘의 평온함이 온전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4레벨의 ASTC 매니퓰레이터. 스킬아웃 간의 분쟁에 휘말렸다고 해서, 수경이 위기에 빠질 일이 있기야 하겠는가. 성운은 핸드폰을 들어,
<[ 김수경 대원 증원요청 확인했습니다. 서성운 출동하겠습니다. ]
하는 메시지를 남겨놓고는, 부실 한켠에 걸려있던 하네스와 거기에 결속된 저지먼트용 장비들을 챙겨 걸치고는 창문을 열고 풀쩍 점프할 뿐이다.
······그리고 그 평온한 일상이 이미 산산조각 깨어졌다는 것은, 현장에 도착한 성운이 불길한 흔적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억지로 뜯겨나간 홀스터. 박살난 채로 나뒹구는 워키토키. 마치 조롱이라도 하는 마냥 일부러 산산조각낸 듯한 수갑 파편. 전기충격기는, 자기들이 쓰려고 챙긴 건지 수경이 원래 안 챙기고 다니는 건지 없다. 그리고 어딘가로 일관성있게 이어진, 선명한 핏자국.
성운은 온 몸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
<[ 김수경 대원 실종. 납치된 것으로 추정. 현장에 흔적이 남아있는데 추적하겠습니다. ]
두 명의 한량이, 어떤 건물의 입구를 지키고 서서는 담배 한 개피씩을 물고 시시덕거리며 떠들고 있었다. 아니, 지키고 섰다기보다는 사이좋은 이들끼리 담탐이라도 가지러 나온 듯한 모양새였다. 누가 봐도, 기대를 아득히 뛰어넘는 성과에 고무되어 행복회로를 최대출력으로 돌리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다.
“야··· 그러면 우리 이제 떨거지 신세 벗어날 수 있는 거야?” “떨거지는 무슨. 이제 우리가 3학구의 왕이 되는 거지. 하여간 그 엘리트라는 족속들도 별거 아니라니까. 셈뤠뷀 눵력좌는 췌소 권총 수쥰의 샐생력읠 쥐뉘고 있슙니뒈~ 하하하, X랄하지 말라고 그래. 이걸 꺼낼 필요도 없이─”
스킬아웃은 허벅지의 홀스터를 탁탁 두들겨보였다.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를 새까만 권총이 그 허벅지에 채워져 있었다.
“그냥 독침 하나만 퓻! 했는데, 그 엘리트가, 무슨 끈떨어진 인형마냥 한방에 픽 뻗는 거 봤지? 그 에어버스터인지 뭔지도 금방이야.” “푸하하하하! 그 잘난 얼굴이 어떤 표정이 될지가 벌써부터 궁금한데.”
희망찬 대화라는 것이 이다지도 음습할 수가 있는 것이었던가. 그들의 등 뒤로, 마치 거대한 괴수와도 같은- 그 옛날 홍콩의 구룡성채를 방불케 하는, 수많은 폐허들과 건물들의 끔찍하고 잔인한 융합체 같은 기괴한 성채가 그들의 뒤에 버티고 서 있었다. 마치 그 뒤틀린 희망을 키워낸 것이 바로 나요, 하고 과시하기라도 하듯이.
“안티스킬도 이번에 고위 간부가 두 번이나 당했겠다 자기들 사정 추스리느라 정신없을 테고, 그 사이에 목화고 접수하고 월광고까지 접수하면─”
그리고 그때, 그들의 그 터무니없는 음습한 희망의 대화에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저기요.” “뭐?” “사람을 찾고 있는데요.”
그들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벌떡 일어섰다. 굳이 눈을 비비고 주위를 잘 둘러볼 필요도 없이, 그들의 앞에 터무니없이 조그만 어린아이 하나가- 중학생이라고 봐주기도 어려운, 아주 신기한 어린아이 하나가 엄숙하게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날개뼈 넘어 자란 까만 머리의 고등학생 애 하나 못 보셨나요? 이름은 김수경이고─” “잠깐만, 이 자식.”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고등학생은커녕 중학생이라고 봐주기도 어려운 조그만 아이가 목화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코뿔소가 그려진 초록색 완장과 아까 자신들이 잡아들인 저지먼트와 비슷한 장비를 찬 채로, 생에 한 번도 본 적 없던 이상한 색을 띈 눈으로 자신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그들이 여러 번 겪어본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저희 목화고 저지먼트 대원인데요. 초록색 코뿔소가 그려진 완장을 차고 있는데.” ““푸하하하하하!””
그들은 폭소했다. 일단 자신들의 턱밑은커녕 가슴팍에나 정수리가 올까말까한 조그만 난쟁이가 되바라진 눈으로 자신들을 맹랑하게 바라보고 있으니, 일단 낮잡아서 비웃어주고 시작하고 싶기 마련이다. 그 되바라진 눈이 띄고 있는 색채가 조금, 아니 심히 꺼림칙하고 두려운 것이긴 했다만, 아니 오히려 그래서 더더욱, 일단 상대방을 낮잡아보고 시작하는 것으로 그 두려움을 떨치고 싶었다. 그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그 소년이 원하는 바를 순순히 안내해주었더라면, 적어도 그들의 운명은 바뀔 수 있었을까? 낄낄 웃던 스킬아웃 한 명이 다가와서는, 그 소년의 어깨에 손을 턱 올리고는 이죽거렸다.
“아아, 서두르지 말라고. 잘 찾아오긴 했는데, 너희 칭구칭구를 우리가 언제 돌려줄지는 우리가 정하고, 어떻게 언제 돌려줄지도 그걸 언제 알려줄지도 우리가 정할 거니까. 자, 우리는 총이 있으니까 말이야, 젖비린내나는 꼬맹이는 가서 너네 부장님이나 불러오렴.” “아이 참··· 그게 아니잖아요. 대답해달랬지, 누가 나더러 꼬맹이라고 부르랬어요?”
그 말과 함께, 성운은 빙긋이 웃으며 자신의 어깨에 올라온 손을 꼭 쥐었다.
“그리구, 우리 부장님··· 바쁘세요.”
그리고 이 어린 심판관은, 그 손의 주인의 손모가지를 틀어쥐고는- 그게 무슨 조그만 장난감이라도 되는 마냥 가볍게 번쩍, 하고 들어올렸다가, 허공으로 휙 딸려올라간 스킬아웃이 어? 하는 소리를 낼 틈도 없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렇게 가볍게 쑥 들려올라간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우지끈! 하고 그 스킬아웃은 땅바닥에 육중하게 메다꽂혔다. 보도블럭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 스킬아웃은 끄르륵, 하는 거품 끓는 소리를 내고는 기절했다.
“뭐야, 너도 능력자··· 이 엘리트 나부랭이 자식이 주제도 모르고!!”
다른 스킬아웃은 고함을 지르며 홀스터에서 총을 빼들었고, 소년을 향해 총을 갈겼다. 탕! 탕! 탕! ─어? 제대로 조준했는데? 총알에 맞고 쓰러지기는커녕, 눈앞에서 울리는 총성에 눈도 하나 깜빡 안하는 소년을 보며, 스킬아웃은 당황해서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탕! 탕! 탕! 탕··· 철커덕. 짤깍, 짤깍.
“어, 뭐야 이자식은··· 다들! 나와ㅂ”
그러나 그 스킬아웃이 말을 잇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고개를 덜컥 떨어뜨리더니 그 자리에 끈 떨어진 목각인형마냥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아주 짧은 구간 동안, 두개골에 부여한 과중력. 갑자기 확 꺾인 두개골의 움직임에 뇌가 관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두개골과 충돌하여, 뇌진탕을 일으킨 것이다. 그는 자신의 총알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의식을 잃었다.
그래도 그가 지르던 고함을 채 다 끝맺지 못하고 기절했을지라도, 정문에서 난 총소리만으로 다른 스킬아웃들이 건물 안에서 어슬렁어슬렁 고개를 내밀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들은 정문에서 그들을 빤히 바라보는 이상한 소년과 눈이 마주쳤으며, 그들의 일당 두 명이 소년의 앞에 맥없이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했다-믿기지 않겠지만, 둘 다 아슬아슬하게 전치 2주다-. 그들은 일제히 총이며 테이저건이며 하는 것들을 뽑아들었고─
귀를 멍멍하게 만드는, 납의 폭풍이 화약 냄새와 함께 정신없이 몰아쳤다. 탕, 타다다다당 타당 탕 탕 타탕탕타탕 탕탕······ 그리고 그것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그들은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년의 코앞에 웬 콩알만한 공이 생겨나더니, 그들이 총알을 퍼부으면 퍼부을수록 그 공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충분한 크기가 되었을 때, 그들은 그 공이 구릿빛을 띄고 있는 알갱이들로, 다시 말해 그들이 쏜 총에서 나온 총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그들이 발견했을 때는, 그들의 총은 이미 찰칵찰칵 하는 초라한 소리밖에 낼 수 없는 상태였다.
“─다 쐈어?”
소년은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스킬아웃들에게 질문했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뭉친 배구공만한 쇳덩이를 손등으로 탁 쳐서 밀쳐버렸다. 그것들은 참으로 맥없이 비산하며 와르르 쏟아져 나뒹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몸이 갑자기, 앞으로 「떨어진다」는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 건물의 입구나 창문에서 끌려나오듯이 빠져나온 그들의 몸은 이내 수직으로 반등하여 공중으로 떨어져올라갔고, 이내 세상이 자신들에게로 떨어져내려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었다.
“「트리스트람」이 보고합니다.”
건물 앞에 벌어진 아수라장에서 혼자서만 예외라는 듯이 차분한 얼굴로 서 있는 이상한 소년은, 워키토키를 쥔 채로 건물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걱정에 가득차있었다.
“이들의 본거지에 도착했습니다만······ 이들이 「힐베르트」를 본거지 어딘가에 구금한 모양입니다. 건물이 규모가 좀 많이 크네요. 안에 아직 머릿수도 많이 남아있는 듯하고요. 수색 및 전투를 위해 인원이 몇 명 더 필요할 듯합니다. ···소규모 조우전을 벌인 결과 여타 스킬아웃 집단과 딱히 다를 것은 없어보입니다만, 총기로 무장한 인원이 있으며··· ASTC 매니퓰레이터를 생포한 이들입니다. 만반의 대비를 요합니다.”
그 아수라장에 휘말려 기절해 쓰러져있는 떨거지는 못해도 이십너더댓 명쯤 되어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저들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이 앞에 있는 이 4분의 1 사이즈 정도의 구룡성채와 같은 거대한 건물 안에서, 방금 입구에서 벌어진 난리통을 느끼고 경계심을 곤두세운 채로 불청객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지금 여기에 쓰러져있는 이들보다 훨씬 많았으면 많았지 적을 리는 없을 테다.
“또한 수단방법을 막론하고 힐베르트의 위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요원도 필요합니다. 「백」, 「히프노스」, 「이시미」, 「레소난티아」, 「배드울프」, 「굿위치」, 「영귀」 일곱 명 중에 최소 한 명이 있어야 할 듯합니다. 주소지를 전송해두었습니다.”
소년은 한숨을 푹 쉬고는, 한 마디 덧붙였다. 아무래도 자신이··· 실수했을지도 모르니까. 어쩌면 이게 더 큰 ‘실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선택인지도 모르지만··· 너희들이 건드린 코뿔소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손아귀에 있는 것을 굴리다 보면, 서로 어긋난 것이 규칙적으로 맞물려 절그럭 소리를 냈다. 마땅히 손가락을 두들기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손에 있는 것을 굴리는 버릇이 있던 탓이다. 정확하게 3초 남짓의 간격으로 절그럭 소리를 내는 것과 함께 태오는 암실 속에서 눈만 흘기고 있었다.
─ 스트레인지가 관광지인줄 아는 것들이 늘었단다, 태오야.
짧은 사건 이후 제 주인이 재잘거리던 말 때문이다. 기어이 깨물린 부분을 엄지로 훑을 적 신나게 떠들던 목소리가 뇌리에 쿡 박혔던 것은 최근 벌어진 여러 사건 탓이었다.
─ 많이 오고, 많이 싸우다, 많이 해결하고 가지. 난 거기까지는 신경 쓰지 않는단다. 어차피 여기도 멍청이들이 많아서 자정작용이 한 번은 필요하고, 돕는 존재 있다면 나야 좋아. 에어버스터가 3학구 스킬아웃을 밀어버린 덕분에 내 수입도 늘었고. 그렇지만 말이다….
절그럭 소리를 내던 것의 주기가 빨라졌다.
─ 바깥에서 산 것이 최고의 트로피라도 된다는 듯한 놈들의 태도는 내가 어디까지 묵인해야 하는지 궁금하구나. ─ 그러니 네 다시는 그런 무모한 짓이거들랑 하지 말거라. 네 낯짝에 흠집이 한 번이라도 더 났다간, 상품가치를 훼손한 것에게 책임을 물을 게야. 이번이 당최 몇 번째더니?
태오는 자신의 뺨을 스쳤던 손길을 기억했다. 입을 벌려 "내가 거래를 요청한다면 묵인해줄 건가요." 라고 질문했을 적 천천히 뜨인 눈도. 절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태오는 홀로그램 창 여러개를 순식간에 띄우며 암실 속에서 시선을 고정했다. 지금까지 모아둔 ─를 보며 들었던 속내를 곱씹었다.
"조만간 혼이 나겠어."
바깥 녀석들을 비호한다는 듯이 물었으니 나리의 심기 뒤틀렸으나 내 알 바는 아니다. 태오는 폴더 하나를 끌어오며 시선을 굴렸다. 어찌하겠는가? 세상은 가끔, 가슴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이론적으로는 이해하고 얄팍한 공감을 가져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지금이 그러하였으니 그 순간을 위해 대가리 한 번 깨지는 것정도야 나쁘진 않은 것 같다. 그리 생각하며 태오는 폴더를 열고 음성 파일을 실행하며 눈을 감았다.
※ 혹시 수경이와의 연계훈련에 성운주가 총을 등장시킨 게 찜찜하신 분은, 일단 아지트에서 총으로 무장하고 있던 인원 거의 대부분을 성운이가 쓸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총알방어담당으로 성운이를 쓰셔도 된다고 말씀드릴게요.. 아니 프렌드실드 말고. 유한아 동월아 왜 방패에다 성운이를 묶고있니.멈추렴.
최근 올라오는 보고서들 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스트레인지 곳곳에서 크고 작은 싸움이 잦아지고 있다나. 그래서 그런 싸움이 빈번한 곳을 집어 순찰을 돌게끔 루트가 편성되었는데 내가 도는 구역에서는 그다지 특별한 이변이 없었다.
오히려 평소보다 조용하달까.
그 때문에 순찰하러 왔다가 옛 생각이 나서 슬그머니 다른 골목으로 빠져 그곳 터줏대감인 치즈냥이랑 장난을 치고 있었다. 고양이와 놀아주는데는 긴 끈 혹은 흔들기 좋은 잡초 정도면 충분했다.
오늘도 별 일 없겠거니- 하는 그 예상을 워키토키와 톡방으로 전달된 연락이 깨부쉈지만.
"흐음, 확인 했습니다아."
아마 가장 먼저 움직인 것으로 추측되는 성운의 연락에 워키토키를 장난스레 흔들다가 대답했다. 놀아주던 고양이는 정수리를 시원하게 긁어준 다음 일어나서 성운이 보내준 포인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수경과는 애초부터 순찰 루트가 달랐지만 어차피 돌고 돌아 다 연결된 지역이었다. 나만 아는 몇 개의 지름길을 통과하자 꽤 빠르게 현장에 도착했다.
문제는 그 현장 건물의 뒷쪽이었다는 것.
꽤 큰 건물을 돌아가기는 귀찮아서 그냥 그대로 혼자 진입했다. 무장은 없는 거나 다름없지만 리라가 만들어 준 카드 방패와 메스가 있긴 했다.
일단 방패를 언제든 전개할 수 있게 한 손에 들고 발소리를 죽여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며 주변을 조금씩 살펴보니, 꽤나 복잡한 내부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어디로 가야 어디를 갈 수 있는지 관계자나 거주자가 아니면 모를 듯한 그런 곳이랄까.
여기저기 일단 들어가고 보는 내게 있어서는 천국이자 동시에 함정인 건물이었다.
그러니까 조심- 따위 내가 할 것 같으냐. 보이는 대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문이 보이면 열어보고 하다가 그만,
"?! 뭐야! 너 누구냐?!" "저, 저 완장! 너도 저 허연 놈이랑 한패냐!"
아마도 항쟁을 일으킨 스킬아웃의 동료로 보이는 이들이 옹기종기 모인 방의 문을 열어버리는 기척을 살피지 않는 부주의로 인해 함정을 콱 밟아버린 것이었다.
"아, 귀찮아."
안에서 일사분란하게 무기를 드는 소리에 투덜대며 방패를 펼쳤다. 동시에 능력을 확 전개해, 방 안 인물들이 일제히 신경교란을 일으켜 쓰러지게 만들었다. 그러자 으악, 크아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쓰러지고 자빠졌다.
...탕!
"아얏."
나는 방패 뒤에 숨어서 소란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넘어진 놈 하나가 총을 오발해버렸다. 오발탄은 벽 어딘가를 퉁 튕기더니 내 다리 일부를 팍 찢으며 지나갔고 그 탓에 휘청이긴 했지만, 뭐 그 정도 쯤이야. 스스로 내는 것에 비해 조금 더 깊고 거칠 뿐이었다.
찢기며 붉은 피를 흘리던 상처는 슬금슬금 피부조직을 회복해 서서히 나아져 이내 핏자국만 남기고 상처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도 짜증은 나니까...
뻑.
이미 기절한 오발탄 발사자에게 다가가 내가 맞은 다리와 같은 부분을 방패로 휘둘러 쳤다.
"X도 없는 주제에 X랄이야. X랄은."
작게 욕지거리도 내뱉곤 방 안을 살펴보았는데 왠 약의 앰플과 도구들이 있었다. 구분을 지어놓은 것을 보니 십중팔구 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는 해독제겠지.
바닥을 둘러보자 아직 정신이 남아 오락가락 하는 놈이 하나 있었다. 나는 근처에 있던 장갑인지 뭔지를 주워 그 놈의 얼굴을 착착 두드렸다. 으어에?! 하며 놈이 정신을 좀 차린 듯 하자 두 개의 약 앰플을 들고 물었다.
"야, 이거랑 이거, 뭐가 독이고 뭐야 해독제냐?" "ㅇ,으에? 에으어?" "흐음, 혀가 굳어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오면, 혀를 두 갈래로 나누면 된다던데, 해줄까?" "아이, 아, 아이이!" "그래, 그럼 고개로 대답해. 예스는 한 번, 노는 두 번. 오케이. 자, 그럼 이 쪽이 독이냐?"
대답할 여지를 두고 다시 뭊다 놈은 크게 끄덕였다. 한 번이었다.
"그럼 이 쪽은 해독제고?"
또 한 번. 나는 답을 얻었기에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그리고 정신이 있는 놈의 턱을 가볍게 걷어차서 기절시키곤 방패를 카드로 접고, 독과 해독제를 챙겨 그 방을 나갔다.
독이 있다는 건 수경에게도 썼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아."
어디다 가뒀는지 그거나 물어볼 걸.
뒤늦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방 안은 기절한 사람 뿐이었다. 뭐- 나만 온 것도 아닐 테니 아마도 곧 찾아내지 않을까. 나도 일단은 수색을 하기 위해 조금 더 내부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절대 노는 거 아니다, 절대!
그렇게 헤맴과 탐험, 그 중간 어딘가를 돌아다니다가 수경을 구했다는 연락이 오거든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소리쳤겠지.
"성운아- 나 좀 내려 줘-"
언제 들어갔냐는 타박을 들을 지도 모르지만 이게 제일 편한 걸 어쩌겠는가. 밖으로 나와 구출된 수경을 만나게 되면 제일 먼저 해독제를 주사한 후 약효의 반응을 보며 육체적인 부상의 치료를 해주었을 것이었다. 현장에 와서 활동한 다른 부원들의 부상과 피로 역시 능력으로 풀어주었겠지. 그게, 내 역할이니까.
노래방에서 나오는 중에 아지가 물었다.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이었겠지만 그 질문이 가슴팍 어딘가에 쿡 찔리는 느낌이 너무 선명해서 나도 모르게 명치에 손을 얹었다. 그 언저리에 무언가가-
"내가 그런 걸 해봤겠냐. 너도 참 새삼스러운 걸 묻는다."
텅 빈 듯도 하고, 흘러내리는 듯도 하여 조금 까칠한 대답이 툭 튀어나갔다.
밖으로 나와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지를 보고 웃어줬지만.
머리 다 풀렸다니까 금새 시무룩한 것 봐라. 그러길래 좀 살살 놀지.
"어. 안 예뻐."
웃으면서 단호하게 말해주곤 같이 걸어갔다. 이 앞에 있다더니 정말 조금 걸어간 상가 건물에 있었다. 처음 와보는 무인 스튜디오에 내부를 두리번거리다가 이것저것 재미난 장식 용품들이 있길래 그것들에 관심을 가졌다.
우스꽝스러운 선글라스 같은 걸 쓰면 사진에 얼굴이 덜 나올 테니까.
"아지야. 우리 이거 쓰고 찍을래?"
선글라스 중에 손바닥만한 별 모양의 것을 두 개 가지고 와서 아지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하나는 분홍색 테두리에 알도 엷은 분홍빛이었고 다른 하나는 새파란 테두리에 살짝 검푸른 알이었다.
나는 아지도 볼 수 있게 빗들이 놓여 있는 곳에 선글라스를 내려놓고 빗을 꺼내 앞머리를 살짝 정리했다. 조금 흐트러진 듯한 옷도 단정하게 정리- 하려다가 니트 가디건을 조금 흘러내리게 해서 어깨와 윗팔뚝을 드러나게 했다. 아지가 보여준 유쾌한 사진에는 이런 러프한 차림이 어울릴 거 같았으니까.
막대에 꽂힌 크기만 흉악한 설탕 덩어리를 눈동자만 굴려 내려다보았다. 부정적인 반응은 적어도 면상 위로 드러내지 않았으니 아지가 알 길 없을 테다. 알록달록한 파이핑 젤로 범벅이 된 것을 보고 짧은 감탄으로 그걸 X라 칭한 아지에게 담담한 호응을 해 줬을 것이다: "진짜 X같네.”
아지가 멀어져갈 즈음, 등 뒤에서 잠깐만 기다려보라는 말이 들렸을 테다. 돌아봤다면 경진이 가방을 뒤적이는게 보일텐데, 곧 시계탑에서 나눠주던 펜 한가득 손에 쥐고 아지 손에 밀어줬을 것이다. 많이도 받았다.
“다 잃어버리진 말고.”
@이경
”요즘 협업하는 데서 요깃거릴 더 자주 제공해주더라고.“
가방에서 코코넛 워터 한 곽을 꺼내 이경에게 건네줬다. 그러면서도 제 친구에게 걸레 빤 물을 주는것에 아무런 이상 못 느끼는지, 세상 변화없는 표정이다.
“너한테 사탕 주자니, 이러다가 최이경 건강에 문제 생길까봐 이거 가져왔어. 이 브랜드 맛있더라.“
@리라
“멋있죠.“
미니언즈 과일 젤리 한 봉지 주면서 한 말이다. 리라에게 뭐라 말을 올릴때마다 챙겨주는 것에 감사를 표하던 것은 어째 이번엔 들리지 않았다. 대신 이딴 말이 들려왔는데...
“선배랑 어울려서 들고 왔어요.“
@랑
“귀엽죠.”
땅콩모양 츄잉캔디 한 봉지 챙겨주며, 굳이 얹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더 이었다.
“맛은 없어요. 전에 심심해서 하나 까먹어 봤는데 고무 씹는 맛이더라고요. 선배 생각나서 챙겨오긴 했는데 드시진 마세요.“
@청윤
”이거 씹어먹으면 이빨 부러진다고도 하는데, 그냥 마케팅으로 그런 말 하는거 같죠. 꽉 물면 깨지던데.“
몸 잘 챙기라는 잔소리도 꾸역꾸역 내보냈으나, 길게 이어지진 않았다. 힘내라는 말을 끝으로 조브레이커 사탕 한 봉지 손에 들려주고 갔을 테다. 진짜 씹어먹지는 말자!
@세은
”단거 좋아하시는거 같아서 두개 챙겨왔어요. 무슨 맛 좋아하시는지 물어보고 들고 오는게 나았으려나요.”
포도맛과 망고맛 젤리 한 봉지씩 들고, 포도 젤리와 세은을 눈짓으로 대조해본 후에서야 줬을 것이다.
“부장님은 따로 챙겨드릴 거니까 나눠드시지 않으셔도 괜찮이요. 잘했죠?“
@은우
“부장님과 세은 씨 개인사를 저희에게 말해주셔야 했던 사건의 연속이였던 것은 죄송합니다.”
세은이와 준 것과 같은 젤리 두 봉지를 주며 꾸벅 고개를 숙였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 늘 저희를 위해주셔서 감사해요, 남은 시간도 잘 부탁드립니다.“
@동월
”선배네 마을 주민들 잡아왔어요.“
스머프 모양 젤리 한 봉지를 주며 (심지어 못 버리게 억지로 주먹 쥐여주면서까지) 동월이 자신을 썰기 전에 뭐라 말을 해온다. 유언인가보다.
”각도 조절 좀만 더 잘 했으면 선배 그 장치 맞고 부실로 워프하셨을 텐데. 솔직히 선배 뚜벅뚜벅 학교부터 거기까지 다시 걸어오는 거 좀 기대했어요. 다음엔 완벽한 포물선을 그려볼게요.”
?
@태오
낱개로 포장된 작은 물고기 모양 사탕을 태오 손에 떨어트려주고 갈 길 갔을 테다.
먹어보면 달달함 하나 없는 짭조롬함이 느껴질 테다. 매실장아찌맛 사탕이였다.
/늦었지만 화이트데이 겸 해서 우정캔디 돌렸다! 모카고는 화이트데이 아니니까 그냥 캔디지만 (게다가 아지는 그냥 볼펜받음) /ㅊㅓㅇ 윤주 어째서 청윤이한테 칼빵을 낸거야 아이고 나를 매우 쳐라 스테로이드 흥미롭다 저정도 부상도 고통 잊고 움직일수 있게 해준다니… 다 넣으면 뭔 괴물이 되는거야 덜덜 퍼랭이 얼굴은 귀여운데 이런 상황에서 냉정하고 차분한거, 청윤이도 끝까지 한방 먹이고 기절하는 의지 진짜 미치겠네 하 맛있어 /낼봐~
정하: 아... 새 바이크가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 금: 일단 지르십시오. 정하: 그래도 될까? 유한: 타다가 뒤지면 안 갚아도 되는데 일단 질러! 금:사고나기 전에 악셀을 더 밟으면 한 번에 갑니다. 정하: 아니아니아니아니, 죽는 게 먼저야?!?! 태오: 뒤진 새끼 거를 쌔빌 수는 없잖아요... 정하: 여기 사람들 다 왜 이래?!?!
>>0 에, 누가 행방불명이라고? 능력이 능력이라 납치나 감금과는 연이 없을 줄 알았더만... 아무래도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다. 하긴, 텔레포터라고 해도 딜레이 없는 기절이라던가 연산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면 어쩔 수 없겠지.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몰라도 꽤나 가혹한 방법을 쓴 모양인데... 건드릴 사람을 건드렸어야지.
성운이의 발빠른 보고 덕에 주소지도 확보가 됐겠다... 곧바로 잘 벼려진 칼을 허리춤에 차고서 방을 나섰다. ...근데 구태여 이명으로 부르다니. 레벨 4가 되면서 붙여진 이명은 동월도 마음에 들었다. 저렇게 나열해놓으니까 뭔가 작전 개시같은 느낌이 들어, 동월도 통신에 참여했다.
" 고스트 작전 개시. "
니 이명은 영귀란다.
아무튼, 동월은 성운이 전달해준 주소지로 이동했다. 뭐... 사실 자신이 조금 늦은 감이 있으니, 이미 떨거지들은 대부분 다른 부원들에 의해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을테다. 뭔가 할 일이 남아있길 바라며 핏자국들을 따라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그림자에 숨어드는 것 따위야 이제 너무나 익숙해져버려서, 잔존 인원들에게 들키지 않고 내부 이곳저곳을 누빌 수 있었다. 이래서야 그 머저리같은 과학자놈들 말고 동월이 그림자라고 불려야 하는게 아닐까?
" 찾았다. "
수경이 구금되어있는 곳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돌다 보니 대장처럼 생긴 녀석을 드디어 발견할 수 있었다. 딱 봐도 심상치 않게 생긴게, 사이코패스에 연쇄살인마일게 분명한 녀석이었다. 저런 녀석은 원래 살려두는게 아니라고 배우긴 했는데 뭐... 그래도 저지먼트에 있으니, 아무래도 살인 행위는 엄금이다.
[성운아.] [그리고 살쾡아.] [재네 불우한 사고로 죽으면 안되겠지?]
물론 자신의 손을 더럽힐 생각은 없지만, 떠민 시점에서 용의자 포지션이니. 아마 안되겠지.
결국 한숨을 내쉬고 현실과 타협한 동월은, 소리 없이 그림자 속을 누벼 그의 배후를 잡았다.
" 쉬이이잇... "
뒤에서 목덜미에 나이프를 들이밀고 손으로 입을 슥 막아주니, 온 몸이 경직되는 것이 느껴진다. 벌써 겁을 먹으면 어떡해? 아직 나랑 해야 할 일이 많은데.
>>491 그러니까 내 질문은, 지금 캡이 스토리 진행하기 전에 엔딩 내용을 결정 지었는지를 물어본 거였어. 루트라면 우리가 특정 분기점에서 특정 루트로 접어들었고 그러면 이후에 코뿔소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다른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 맞을까? 아니면 일요일에 딱 엔딩이 날 수 있을지 어떨지만을 확정했다는 의미일까? 그렇다면 캐릭터들이 많으니까 각각 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전투가 더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도 있다고 봐서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궁금해.
이를테면 A라는 빌런집단이 있고 이들과 싸웠고 결판이 났는데 거기서 용서를 해주면 A라는 빌런집단이 도망갈 수도 있고, 체포를 하면 A라는 빌런집단이 잡히고 끝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적어도 사건이 해결된다라는 큰 흐름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요. 하지만 챕터2에서 캐릭터들이 한 행동이나 선택등은 이전부터 계속 계산이 되어왔고..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서는 이미 결정된 바가 있다는 의미에요. 기본적으로 저는 커다란 뼈대의 흐름만 잡아놓지.. 그 안의 세부적인 흐름까지 잡고 그러진 않거든요. 제 경험상 세부적인 흐름에 대해서는 워낙 많이 바뀌고 변수가 많기도 하고요. 당장 챕터1만 해도 그랬었고요. 그러니까 제가 루트를 결정했다는 것은 그 커다란 흐름이 결정되었다라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널널하게 잡아서 일요일이면 챕터2가 끝날 것 같다고 생각 중이에요. 빠르면 토요일에 끝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조금 빡셀 것 같고.. 남은 분량을 보면 적어도 일요일을 넘어가진 않을 것 같거든요.
>>503 아니요. 여러분들이 이제 공략을 제대로 못하면 지는거죠. 하지만 진다고 해서 게임오버! 모카고R2 끝! 이럴 수는 없잖아요? 지면 지는대로 루트가 진행될 뿐이에요!
지금껏 저는 한번도 전투에서 캐릭터들의 승리를 확정지은 적은 없어요. 앞으로도 마찬가지고요. 지면 지는대로 흘러갈 뿐이에요! 실상 새봄주가 없었을때... 챕터1때 제 3위 디스트로이어와도 싸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처절하게 패배했었고 패배한 루트대로 진행했었지요. 당연히 이기는 루트도 있었고요.
>>506 아 그렇구나. 그런데 루트대로 진행하는 건 어떤 거야? 크리에이터는 캡 캐니까 우리가 졌을경우에 어떻게 될 지 정해놓는건 이해가 가는데, 우리가 이겼을 경우, 크리에이터를 우리가 어떻게 처분할지, 그리고 그에 크리에이터가 어떻게 반응할 지는 정말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잖아. 능력들이 워낙 다양하니까. 살려도 설득이나 개심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크리에이터가 도주하거나 자살할 수도 있고, 크리에이터를 체포하거나 세뇌할 수도 있고, 죽인다 해도 죽인 후의 뒤처리에 따라서(사살 사실을 공표할 수도 있고, 자살이나 돌연사로 위장할 수도 있고, 시체를 없애서 실종된 거처럼 처리하거나) 스토리의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왜냐면 크리에이터는 그냥 엑스트라 1이 아니라 인첨공 서열 5위라는 큰 입지를 가진 존재니까), 그런 경우의 수들까지 다 예상하고 루트를 만들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까?
>>516 그것까지 전부 다 알려달라고 한다면 스토리를 모두 공개해라! 라는 것과 연결이 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챕터2에서 나온 행동이나 선택, 그리고 전투가 없었을 때 대체적으로 저지먼트가 선택한 방향 등이 중요하게 돌아간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사실 저번 전투에서도 알게 모르게 제가 분기점을 하나 넣어둔 것이 있기도 했었고.. 여러분들 입장에선 그게 분기점이라고요?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으로..여러분들의 커다란 행동 하나하나가 포인트처럼 계산이 되는 것이 있고, 알게 모르게 섞어둔 분기점에 따라서 루트가 조금씩 나뉜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생각보다 분기점이 많아요. (옆눈) 이걸 다 공개할 수도 없고...(흐릿) 여러분들이 크리에이터를 이긴 후에 어떻게 하느냐의 여부는 이제 챕터3가 시작되었을때 NPC들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 있겠네요! 잘했다고 할 수도 있고 적대할 수도 있고...
저는 어디까지나 큰 흐름만 정해두지..안의 세세한 것은 그냥 여러분들의 행동을 보고 맞춰가기 때문에.. 진짜 딱 이 정도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 그런 스토리적의 큰 흐름이 대충 계산이 끝났고 결정되었다는거지. 극단적으로 이제 여러분들이 막 빌런이 되었는데 안돼! 저지먼트는 착해야만 해! 라고 하면서 강제로 착한행동으로 쉴드치지는 않는답니다.
>>525 자꾸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ㅠㅠ 내가 이해력이 딸리는 것 같아 민망하지만 한 가지만 정정할게. 나는 스토리의 모든 분기점을 공개하라는 게 아니라, 코뿔소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하기 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루트 확정이든 큰 틀이든 확정되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길 하던 거였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캡이 루트가 확정되었다고 선언하니까 그게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 일인지를 도무지 모르겠어서 이런저런 가설을 제시했던 거고.
코뿔소들이 뭘 할지를 아직 모르는데, 그에 따라 전혀 새로운 분기점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루트라는 게 확정이 돼? 그 루트라는 게 혹시 이길 경우/질 경우/도망칠 경우 그 정도야? 그 정도가 큰 틀이면 모든 전투가 그럴 텐데 루트가 정해졌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미안해ㅠㅠ;; 괜찮다면 알려줄 수 있을까?
물고기 모양 사탕을 받고 멀뚱히 바라보다 하나 포장을 까 입에 넣어보니, 시큼하니 짭쪼롬하다. 으레 사탕이란 것들은 단맛 하나라도 있어야 하건만 귀여운 맛 하나 없이 때려박듯 들이치는 매실장아찌 특유의 시큼짭짤한 맛에 태오는 사탕이 혀에 닿아 녹는 찰나의 시간 동안 이것을 사탕이라 해야 하는지, 단순히 인간의 고통과 그 반응을 보기 위해 만들어진 장난감이라 해야 하는지, 혹은 매니아층을 위한 심연 속의 너 그런 거 먹니? 중의 하나인지 무진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 내렸다. 음, 나 그런 거 먹는다. 제법 나쁘지 않은 맛에 입안에서 몇 번 굴리니 금세 녹아버리고, 태오는 다음날 담배 한 대 서로 나눠 태울 적 무언가를 슥 건네주고 먼저 자리 떴으리라.
"그 얘기 들었어? 건물의 숲에서 조직 키우던 애들 박살났다는 소식?" "아, OO파 얘기? 당연히 알지."
파란 스카프는 다리에 붕대를 감고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걔네들도 약한 세력은 아니었고 보니까 퍼클의 부하인 레벨4를 납치했을 수준이라는데 저렇게 한숨에 훅 가는 걸 보니.." "무서워?" "..ㅁ..뭐! 안 무섭거든!"
파란 스카프는 얼굴이 빨개져 격하게 부정하더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우리 조직이 아무리 강해도 한번에 끝장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건 당연하다면 당연한거야."
그때, 둘 사이로 보스가 불쑥 들어왔다.
"보스!" "보스..!" "아무리 강한 저지먼트라 하더라도 특수부대나 암부가 습격한다면 감당할 수 있을까? 아마 쉽지 않을걸. 가젤보단 늙은 사자가 강하지만 늙은 사자도 젊은 사자에게 밀리지. 그러나, 젊은 사자조차 코끼리는 피해. 어디에나 더욱 강한 사람은 많은 법이야." "그럼 어떡하죠? 바로 항복이라도 해야하나요?"
안경이 약간 비아냥 거리는 투로 말하자 보스는 흥하고 웃더니 말했다.
"그렇지만 특수부대가 이유 없이 저지먼트를 때려잡지 않듯이 조직간의 싸움에선 명분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해. 명분 없는 공격은 다른 자들에게 명분을 만들어주는 법이지.."
그때, 안경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맞네요 보스.. 그런데 레벨4도 납치한 조직이 왜 그렇게 쉽게 무너진걸까요?" "아, 특수한 독을 썼다는 소문이 있던데!" "특수한 독이라.."
<[ 김수경 대원 실종. 납치된 것으로 추정. 현장에 흔적이 남아있는데 추적하겠습니다. ]
그 무전을 듣는 순간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쏟아버리고 말았다. 리라는 부실 바닥에 번져나가는 투명한 액체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휴지를 뽑아 닦아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정신은 온통 조금 전의 무전에 쏠려 있었다. 납치? 납치라고? 텔레포트 능력자가 납치? 영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초능력이 있다고 한들 우리의 몸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인간의 신체. 총칼을 맞으면 쓰러지고 마취제에 무력화 되는 평범한 인간의 신체였으니까. 물론 인첨공에는 그런 일반적인 범주를 넘어선 사람도 존재했지만 적어도 그게 우리는 아니다.
<[ 또한 수단방법을 막론하고 힐베르트의 위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요원도 필요합니다. 「백」, 「히프노스」, 「이시미」, 「레소난티아」, 「배드울프」, 「굿위치」, 「영귀」 일곱 명 중에 최소 한 명이 있어야 할 듯합니다. 주소지를 전송해두었습니다. ]
바닥의 물기가 말랐다. 리라는 무거운 한숨을 겨우 삼킨 후 가방을 집어들고 부실 창문을 열었다. 겉옷 주머니에서 꺼낸 작은 빗자루는 리본이 풀리면 언제나 그렇듯 타고 다니기 딱 좋은 사이즈로 변화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언젠가 불시에 도둑 취급을 받기 싫다면 자꾸 창문으로 나다녀서는 안 되는 법이지만 지금은 비상상황. 현관까지 여유롭게 내려갈 때가 아니다. 그러니 봐주시겠지. 부장님이든, 부부장님이든. 창틀을 박차고 날아가는 몸짓이 가볍다. 불어오는 맞바람에 아직 낯선 앞머리가 나부끼고 가방 지퍼에 붙은 날개 달린 사자 모양 인형은 경쾌히 춤을 춘다. 활기찬 주변 환경과 상반되게 굳어있는 표정만 아니었다면 동화 속에나 나올 것처럼 평화로운 풍경이 완성되었을 텐데. 그랬을 텐데!
스킬아웃 A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를 돌아본다. 쏟아지는 탄환들을 간단히 뭉쳐버리고, 중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대능력자의 모습은 작고 말랑한 첫인상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A는 문득 이를 빠득 갈았다. 이쪽도 나름대로 낮잡아 보지 못할 무장 집단인데, 고작 자그마한 아이 하나를 이겨먹지 못하고 순식간에 쓸려나갔다니! 팔뚝에 돋는 소름을 벅벅 문질러 지운 A는 급히 가던 길을 재촉했다. 지금 내가 저기 들어가서 도와봤자 다같이 제압당할 뿐이다. 차라리 혼자라도 빠져나와 연합 조직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낫지.
"X발. 그러게 벌집을 왜 건드려, 건드리길... 나는 분명히 말렸다고. 에어버스터가 부장으로 있는 학교의 저지먼트를 왜 건드리느냐고... 머저리들이..."
머저리들! A는 씹어뱉은 낱말을 곱씹는다. 사실 영 틀린 소리도 아니다. 그렇지 않나? 이 망할 놈들아! 저것들을 갖다 버릴 수도 없고! 조금만 기다려라, 내부에도 아직 인원이 있으니 외부 인원까지 끌어오면 제 아무리 대능력자라도—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A는 무언가와 수직으로 부딪혔다. 순식간에 두 인영이 마구 뒤엉킨다.
"크악!" "헉! 어떡해! 죄송해요! 다친 덴 없으세요?"
뭐지, 장소에 걸맞지 않는 이 정중한 말투는. A의 눈동자가 데굴 굴러서 눈앞의 여학생에게 닿았다. 하얗고 긴 머리카락. 몹시 연한 라벤더색 눈동자. 당황한 듯한 표정. 그리고... 빗자루?
"아오! 대가리 깨지겠네!" "많이 아프세요? 진짜 죄송해요. 못 봤어요!" "아니 사과는 됐고, 너 뭐냐? 딱 보니 여기 사람도 아닌 것 같은데. 남의 동네 앞마당에서 파쿠르 연습이라도 해?"
저 봐 저저, 겁대가리 없이 완장까지 차고... 응? 완장? ...게다가 녹색에 코뿔소?
"......설마 저지먼트냐?" "아... 네. 으음~... 저기 죄송한데, 제가 지금 좀 급해서요. 다친 데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응급처치 도구는 있으니까—"
탕! 총성과 동시에 말이 끊겼다. 리라는 .dice 1 2. = 1 (뺨, 팔뚝)에 그어진 붉은 선을 조금 더디게 손끝으로 쓸어내렸다.
"재수 없는 엘리트 X끼들이 아주 스트레인지가 지들 안방이야, 어?"
하나로도 벅찬데 몇 명이나 몰려오는 거냐. A는 경고사격을 하느라 약간 비틀어진 총구의 방향을 다시 잡았다. 그러니까, 몸통 방향으로.
"꺼져. 지금 사라지면 살려주지." "......저기. 제가 이 정도로 잘못하진 않은 것 같은데요. 아무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 쪽도 지금 여기서 찾아야 할 사람이 있—"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여기서 처리할까. A의 눈이 리라를 위아래로 훑었다. 레벨이 몇인지는 몰라도 상대측에 손이 더해지는 건 방지해야만 한다. 순순히 돌아가지 않는다면. 방아쇠에 닿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네 친구를 탓해라."
탕! 재차 총성이 울린다.
이게 무슨 일이지?
몸을 짓누르고 있는 거대한 맹수의 무게감이 심상치 않다. 으르렁거리며 드러나는 날카로운 이빨은 위협적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분명 총을 쐈고, 저 여자애가 피하는 바람에 가방에 달려있던 인형 키링에 맞았고, 줄이 떨어졌을 뿐인데 갑자기 이 괴물은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인지.
"덕배야, 그거 물면 안 돼."
날개 달린 사자의 발톱이 A의 어깨를 파고든다. 이에 고통에 가득 찬 비명을 지르는 A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리라는 곧 힘 빠진 손에 쥐여진 권총을 뺏어들고 쭈그려 앉아 상대방과 눈을 맞췄다.
"'네 친구' 라고 하는 걸 보니 내가 어디 소속이고 뭐 하러 왔는지는 대충 알았나 보네. 으음~ 그럼 길 좀 안내해줄래? 잘됐다. 여긴 길이 복잡해서 찾아가기 어려웠거든."
아, 당연하지만 부탁은 아니고. 부서지는 햇살처럼 고운 미소가 살벌하게 쏟아진다. A는 직감했다. 거부권은, 없다.
마치 거대한 괴수와도 같은, 수많은 폐허들과 건물들의 끔찍하고 잔인한 융합체 같은 기괴한 성채. 리라는 수갑으로 스킬아웃 A를 구속해둔 후 내부로 걸음을 옮긴다. 노란색 렌즈의 투시 안경을 낀 채, 어딘가에 갇혀있을 수경을 찾기 위해서.
—그리고 결국에는 찾아냈을 테다. 오랜 시간이 걸렸어도, 생각보다는 적은 시간이 걸렸더라도 결국에는, 모두와 함께.
"세상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정말 무서웠겠다. 고생했어요, 수경 후배님. 내 손 잡고 나가요. 다른 부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535 일단 분명하게 이야기하자면 여러분들의 행동은 전 예측할 수 없고, 행동을 강제하지도 않아요. 이를테면 그림자 소속의 크크큭맨을 여로가 지금 데리고 다니는 것처럼 말이에요. 설마 정말로 데리고 다닐줄은 몰랐는데. (옆눈) 아무튼...
챕터2에서 더 설명을 하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챕터1만 이야기를 하도록 할게요.
챕터1에서 '블랙 크로우'라는 빌런집단이 있었고 이 블랙 크로우와 결판을 짓고 리더를 감옥에 보내는 선택을 했어요. 여기서 죽였을 수도 있겠지요!
감옥에 간다 or 죽인다 라는 선택은 루트라기보다는 이제 이후의 세계관에 적용이 되는 느낌이에요. 어느 루트로 간다고 하더라도 감옥에 갔으면 감옥에 가는 것으로 처리가 되고 죽이면 죽는 것으로 처리가 돼요. 어느 루트여도요. 디스트로이어에게 패배한 것에 대해선 이제... 어느 루트를 가더라도 디스트로이어가 목화고 저지먼트 애들을 애송이 취급해요. 이런 것들은 이제 어느 루트를 가더라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세부적인 상황'이에요.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르고 여러분들의 선택에 따라서 달라지는 요소에요.
챕터1에서 여러가지 분기점이 있었고.. 그 알려줄수 없는 분기점마다의 선택이 있었죠. 그 결과 챕터1 엔딩은 현 챕터2 루트인 '유토피아 프로젝트' 루트로 연결이 되고 그렇게 엔딩이 떴어요. 만약에 분기점을 다르게 했다면 '그림자 추적' 루트가 되었을 수도 있고, '허수학구' 루트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이것들은 단순히 전투에서 이기고 지고가 아니라 챕터1이라는 큰 스토리 내에서 캐릭터들이 분기점에서 선택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오는 '루트'개념이에요.
블랙 크로우의 리더를 죽였다고 치면... 유토피아 프로젝트 루트, 그림자 추적 루트, 허수학구 루트에서 블랙 크로우의 리더는 죽은 거 취급 되었을테고 그에 따라 NPC들의 말이 제각각일 거예요. 그리고 살렸다고 치면...유토피아 프로젝트 루트, 그림자 추적 루트, 허수학구 루트에서 블랙 크로우의 리더는 산 취급이 되고 그에 따라 NPC들의 말이 제각각일 거예요.
즉... 루트를 결정짓는 것은 스토리 내에서 알게 모르게 있는 자잘한 분기점들이고... 캐릭터들의 행동으로 인한 디테일 변화는 세계관에 적용되는... 말 그대로 차후 '설정'에 적용이 되는 것들이에요. 크리에이터가 죽는다고 하면 이제 어떤 루트를 가더라도... 크리에이터는 차후 죽는 취급이 되고.. 크리에이터가 세뇌당한다고 한다면 이제 어떤 루트를 가더라도... 크리에이터는 세뇌당하는 취급이 되는 거랍니다.
일단 예시를 들어서 저렇게 이야기가 된건데... 말 그대로 알게 모르게 제가 세워둔 분기점에서의 행동이나 성향이나 선택이 차곡차곡 쌓여서 루트로 나뉘는 느낌이고 분기점이 아니지만 여러분들의 디테일적인 행동은 세계관 설정에 적용이 되는 식으로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전혀 귀찮지 않아요! 이렇게 물어봐주시는 것 자체가 관심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림자 추적 루트와 허수학구 루트에 대해서 묻지 마십쇼. 이거 보시는 다른 참가자분들. (죽은 눈)
당신이 본부에서도 강한 능력자인 편에 속한다는 사실에 우월감을 느끼는건 상관 없어요. 안 그런 능력자들이 드무니까요. 얼마나 좋아요? 비능력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거기에 맞춰 따라오는 열등감, 부러움, 질투... 모든 것이 당신에게는 달콤한 맛으로 느껴지겠죠. 안 그래요? 괴이들을 만나더라도 그럴거에요. 우월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서, 자신보다 약한 존재들에게 정의의 철퇴를 내리고 싶어하겠죠. 당신이 재수없는 사람이라는건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아마 당신이 죽든 말든 딱히 상관 없는 사람이 많겠죠. 아니,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으려나?
하지만 본부측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의 인성이 얼마나 밑바닥에 있든, 다른 인원들에게 얼마나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있든요. 본부에서는 결국 유능한 인원을 필요로 하는데, 인성이나 평가에 상관 없이 높은 실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잃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당신이 죽으면 또 당신이 한 것 처럼 훈련을 시켜야 하고, 실전 투입도 시켜야 하죠. 그만한 능력자로 키우는데 들어가는 돈이 얼만데...
아무튼이요. F작전은 이번이 처음인 모양인데, 다른 작전도 아니고 ■■■■ 작전이니까 말해드리는거에요. 당신이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겁을 먹을거라는 생각은 당장 갖다 버리세요. 이건 진심으로 하는 충고에요. 당신이 몇 레벨의 능력자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본부의 수색 및 작전 생환율을 기억해보세요. 비능력자와 능력자의 비율을 따지지 않고 전체 임수 수행 생환율이 30%도 나오지 않는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아무리 강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당신의 신체 강도는 일반인과 같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대표적인 사례로, 당신처럼 막 F급으로 진급한 능력자 하나가 이 작전에 투입된 적이 있었죠. 일반 개체라면 주먹 하나로 1대 20쯤은 문제 없는 능력자였어요. 하지만 그 힘을 너무 과신한 탓에 발목이 부러지고, 갈비뼈는 붙어있는것이 남아있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는 머리가 몸을 떠나 따로 독립했던 사건이 있었어요.
당신이 지금부터 작전을 수행할 곳은 그런 곳이에요. 일반 개체들이야 무리 없이 해치우면서 지나갈 수 있겠지만, '그것' 만큼은 만나면 바로 도망가세요. 절대, 절대로 교전을 시도하면 안돼요. 그것의 광기에 맞서는 것 만큼 무모한 짓이 없어요. 아시겠나요?
[■■■■ 수색 작전 보고] 수색자 : ■■■ 수색 장소 : ■■■■ 수색 개시 시간 : ■■월 ■■일 ■■:■■:■■경 수색 요지 : ■■■ 지역의 괴이 수 파악 및 일부 말소, 특수 개체 [■■]의 동향 조사 수색 결과 : 일반 개체를 다수 말고, 특수 개체 [■■] 확인, ■■■ 인원의 사망
- 아래는 수색 작전의 개요입니다. 녹화본을 일부 발췌하여 작성했음을 알립니다. -
[■■■ 인원 ■■■■ 구역 진입 완료. 입구에 특이사항 없음.]
■■■ 인원이 성공적으로 괴이 진입에 성공함. 해당 괴이는 입장 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변수들이 일어나는 것으로 관측 된 바, 진입 직후 5분간 대기 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 인원이 내부로 이동.
내부는 여전히 폐허였고, 실종자의 시체 혹은 말소된 괴이들의 흔적을 제외하곤 길에서 특이사항 없었음.
[다수의 일반 개체들 조우. 전투 태세에 돌입함.]
길이 끝나고 두 갈래 길이 나오자, 오른쪽 길에서 다수의 괴이들을 관측. 모두 일반 개체로 확인되어 ■■■ 인원이 능력을 사용하여 모두 말소함. 말소한 직후 왼쪽 길이 막힌 것을 확인하고 오른쪽 길로 이동.
[....특수 개체를 조우한 것 같다.] [본부도 관측했다. 일단 물러난 다음 다른 길이 있는지 찾아보길 바란다.] [예?] [반복한다, 일단 물러난 다음 다른 길이 있는지를 수색해야한다.] [....? 알겠다. 갈림길의 시작 지점으로 돌아가겠다.]
본부의 전투 준비 명령에 의문스럽다는 감정을 내비친 ■■■ 인원에게 재차 전투를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여전히 의문을 가진 듯 하지만 명령에 따름. 이후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린 ■■■ 인원이 전투에 돌입함.
[■■■ 인원? 어째서 다시 오른쪽 길로 돌아간건가?] [오! 새로운 사람이군! 너는 강한가!?] [....본부, 괴이가 의사소통을 시도해 온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 인원! 현재 정신 오염 상태로 추정된다! 재차 말하지만 해당 장소에서 물러나고 다시 갈림길로 돌아가길 바란다!] [본부?] [정신 차려야 한다 ■■■ 인원! 현재 인지 부조화로 인해 광기에 먹혀가는 것이니...] [...개X끼들. 사람을 이렇게 버린다 이거냐?] [뭐하나! 어서 덤비지 않고!] [■■■ 인원!! ■■■ 인원!!!!! 씨X 당장 구조팀 불러!!!!!!!]
- 이후 ■■■ 인원의 고함 소리가 몇 번 울리다가 개체의 공격으로 인해 카메라가 파손된 것으로 추정됨. 본부 지침에 따라 ■■■ 인원은 사망 처리함. -
강력한 능력자임에도 조심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감정에 지배당했을 때. 감정의 소용돌이는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도록 정신을 좀먹고, 결국엔 사람을 그 감정에 가둬버려 감정의 표출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영화나 만화를 보면, 분노나 광기에 사로잡힌 능력자들이 마구잡이로 능력을 휘두르며 주변에 피해를 입히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은 그만큼 이성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히 감정에 지배당한 사람은, 자신이 현재 이성적인지 감정적인지 판단할 수 조차 없으며, 그것은 능력의 발현 또는 연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당연하게도 그렇게 되면 능력은 사용할 수 없으며, 눈 앞에 적이 있을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겨우 성인 남성의 온 힘을 다한 주먹 따위, 일반 개체들에게마저 아무런 타격을 줄 수 없다. 아주 작은 감정조차 조금만 자극당해도 곧바로 사람의 머리를 지배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니, 정신적인 훈련을 통해 충분한 감정 조절 능력을 갖춰야 한다. 언제나 냉정함을 얻을 수 있도록, 정신 관련의 공격이 들어온다면 자해를 하는 것도 권장되는 방법이다. 분노, 슬픔, 기쁨, 두려움 등... 대부분의 감정이 잡아먹히면 부정적인 효과를 낸다. 이것들 모두 본부의 [정신 세척 프로그램] 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감소시킬 수 있지만, 단 하나. 본부가 아직까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남아있다. 그것은, 狂氣다.
>>611 캡틴이 직접 판정해주시는 게 가장 정확할 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저는 청윤이 능력이 성운이의 카운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공기탄은 일반 탄두에 비해 훨씬 가벼우니까 중력의 영향도 훨씬 덜 받을 거라 생각해요. 청윤이와 능력을 사용해서 전투훈련 교류를 하거나 할 일이 생기면, 아마 선빵싸움이 아닐까요...?
>>628 후 이 귀한 기회를 어떻게 써야 잘 썼다고 소문이 날까 여러개 해도 되나...🤔...
1. 성환씨... 죽... 어...? 비단씨는 최악루트 풀어줬던 거에서 사망한 걸 봤었으니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는 건 인지 중인데 성환씨... 두려워 요 2. 오늘 랑이 장 보는 독백(스트레인지 편의점 펜리르 등장)을 다시 읽었는데 그때 슴다체 쓰는 친구=랑이가 주스 내놓으라고 하면서 큐브 부순 친구➡️이 친구 조금 궁금해요 귀여워 프로? 필이라던가 랑주가 생각한 이미지 있으면 풀어달라 3. 스킬아웃 시절 랑이 썰 풀어주세요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
허수학구 루트는 말 그대로 허수학구에 대해서 파악하고 그 진실을 알아가는 루트였어요. 이 루트로 가면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막을 수 없게 되지만... 인첨공의 비밀이나 초능력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금 더 나오게 될테니... 어떻게 보면 '진실'에 대해서 조금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유니온도 간접적으로 만나볼 수 있었을테고요! 제로에 대한 이야기도 아마 나왔을테고!
무엇보다 플레어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자세히 나오게 될테고... 챕터보스는 플레어랍니다.
1. 확실히 죽을 것이다! 라고는 할 수 없지,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일단은 비단씨랑 성환씨가 키 캐릭터이긴 해서 어떻게든 쓰이긴 할 것 다만 100% 사망한다 100% 생존한다라고는 말할 수 업따 그것은 마치 슈뢰딩거의 성환씨(?)
2. 슴다체 후배인가 흠 🤔 대강 생각한 건 꽁지머리에 덧니+실눈으로 장난기 많은 느낌인데 솔직히 너무 예전이라 성별도 기억이 안난다 남자든 여자든 랑이보다는 작을 거고 고등학교 1~2학년 나잇대, 주로 쓰는 무기는 슬링(새총)에 못 같은 거, 평소에 실없는 얘기 자주 하는데 눈치가 있는거 같으면서도 없는 그런 친구였던 걸로!
3. 글레이프니르 이전에는 금비단이 통제하기 전까지는 마음대로 여기저기 들쑤시며 다녔기 때문에 악명이 쌓였고 이걸 혼자서는 컨트롤하기가 버거웠던(못하는 건 아니었음 능력으로 제압 가능했기 때문에) 비단이 랑이의 악명(?)을 이용해서 애들을 모아 만든 게 글레이프니르, 이 때 랑이는 혼자 다닐 때보다는 덜하긴 했지만 뭔가 이상한 낌새가 보인다고 하면 바로 꺵판을 놓으려 다녔을 거라서 약간 스트레인지 내의 평은 자연재해 같은 거?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갑자기 급발진해서 들이받는 그런 느낌 근데 이건 썰이 아닌거 같은데
흠... 스킬 아웃 시절 썰이라 🤔🤔🤔 좀 애매하긴 하지만 대부분 들쑤신 경우는 결과적으로 암부의 꼬리자르기로 끝나거나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다짜고짜 문부터 부수고 들어가서 머리다 싶은 녀석을 지목하고 개싸움 하는 건데 이 상황이 너무 커지면 안 되니까 비단이 찾아와서 와이어로 꽁꽁 묶어 데려간 적이 꽤 있다 정도?
>>0 "마법소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슴다." [물리소녀가 아니고?] "거 참, 사소한건 신경쓰지 말라니까여..." [그치만 너, 분명 저번에 이상한 복장이었을 때도...] "ㅔ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슴다아~¿" [저,저 저거 봐라 또... 또 물음표 뒤집어지네...] "데헷!" [아니, 그런다고 넘어가는게 아니거든...] "데헷!" [그렇게 말하면서 더미한테 명존세때를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거든!]
여기저기 꾸깃해져 널브러져있는 더미들의 머리를 쿡쿡 찌르면서 깔깔거리던 그녀는 한층 개운해진 표정으로 손에 묶여있던 것을 풀어내고선 아직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손을 이리저리 뒤집어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래두 신기하네여... 처음엔 단순한 발상의 전환일줄 알았는뎅... 진짜루 진압봉으로 막고 방패로 공격하는게 가능했다는거 말임다." [아마 그런식으로 응용하는 것도 너뿐일거 같거든... 효율면에선 좋지 않으니까.] "하지만 잘 먹히쥬?"
기능이 정지되어 흐물거리는 더미를 의자에 둔것마냥 앉혀놓고선 참참참이라던가 쎄쎄쎄 같은 것들을 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말을 받아치고 있자 살짝 욱했던 여학생이 한창 뚝딱거리고 있던 스패너를 집어던졌고, 그걸 또 능숙하게 피한 그녀였기에 이미 충분히 조용해졌을만큼 머리가 찌그러진 더미만이 흠집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었다.
다크서클 짙은 고등학생, 스킬아웃(지금과는 설정 다름), 솔리스 소속,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머, 태휘가 출력조절 실수로 일격에 제압이 아닌 사살이 되어버렸고, 이걸로 하여금 태휘-희야가 신뢰하는 모든 것의 분열의 씨앗이 됨
이런 설정이었고(달라진 거 많음) 현재 현태오가 정사로 편입되면서 안드로이드를 만든 건 태오가 맞았다... 정도가 되었답니다 여담으로 안희야 독백 중에서 안드로이드 칩을 공부하는... 그것도 현 서사로 오면서 제사장에게 태오가 '어디 너 알아서 해보시든지'의 가르침과 손을 거쳤음이 있었노란 설정.
는 아니근데이게진짜라고? 어???????????? 에??????? 으에?????????????????? 아니 이게 진짜라고?????? 🫠🫠🫠🙄🙄🙄🫢🫢🫢 아니맙소사이게진짜? 안드로이드⬅️이거보고 오 태오 생각난당 히히 하고 기억해놓은 건데 아니.......... 선생님!!!! 이거 희야 독백들도 다 다시 읽어봐야겠다
하지만 네글자는 너무 많은걸 수장? ... 바다 수장? 어항 수장... (이딴 발언) 일단 메모다... 수장이라 흐으음🤔🤔
>>647 꺄악🥹 하해와 같은 자비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행복해애애애애애
1. 호오 그렇군🤔 아직까지는 둘 다 확신할 수 없는 단계인가... 반대로 말하자면 둘 다 가능성은 있군 긴장을 풀지 말아야겠어 헬멧을 써요
2. 누님이라 불렀었으니 남자애였을 거 같다! 하 근데 귀여워 헤헤 감사합니다... 얘 귀여워서 글들 복습할때마다 얘는 어떻게 생겼을까 혼자 생각해보고 그랬거든 역시 공식은 망상보다 1000배 맛있으며 나는 죽다.
3. 통제하기 전이 있었군... 하긴... 하긴 그치 처음부터 통제 가능했을 거 같지도 않고... 자연재해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 아기늑대허리케인이었구나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스트레인지를 휩쓸어요... 악명을 이용해서 애들을 모은거였군🤔 호호 재밌다 이런 설정들 맛있어 맨날 주세요(랑주: 안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근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묶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을상황이 아니긴한데 웃기다 아기누에나방비단웅니 역시 글레이프니르로구나... 랑이가 몸 안 아낀다는 말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소리였군 냅다 들어가서 싸운거였냐구 혈기 넘치고 좋다(걍 다 좋다고 할 기세임)
수경이 리라가 호신용품 왕창 쥐여주면 무슨 반응 할까? 그리고 케이스는 지금 저지먼트 사람들이 수경이 구하러 온 거 보고 있을까? _여기서부터 설정 질문_ 케이스 능력이 astc 매니퓰레이션 카테고리에는 들어가는 걸로 아는데 이거 발동 원리가 뭔지 궁금하다 공간을 나눠서 소리를 차단시키는 건가...?(아닌거 같음) 말없이 뇌로 내용을 전달하는 걸 보면 언뜻 텔레파시로 보이는데 말이지 매우 흥미
>>696 헉 아지주 안잤니 흐음 어디보자... 🤔 아지가 지금 같은 성격을 버리게 될(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일이 앞으로 있을지? 있다면 트리거가 당겨지는 상황의 예시로는 어떤 게 있을까? 또는 석이랑 재결합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 루트도 궁금하다 석이 성하제 와?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요청에 따라 스트레인지로 진입하는 저지먼트가 있었는지 무전이 시끄럽다. 굳이 무전이 시끄럽지 않아도 이미 시끌벅적한 소식통에 눈이 따가울 지경이다. 홀로그램 알림이 깜빡여 일상까지 방해하는 수준에 다다르자 태오는 손목을 두어 번 더듬어 알림을 껐다. 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스트레인지 녀석들의 소식통을 다시금 들여다보는 짓을 저질렀나 싶다. 다른 학생들은 완장을 차고 온 것 같고, 자신도 굳이 가야 하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남들이 다 해줄 텐데, 자신이 속내 읽어봐야 지금처럼 압도적인 무력이 필요할 때는 큰 도움이 되질 못하는데…….
"초콜릿……."
그래도 은혜는 갚으러 가야 하니까. 태오는 설렁설렁 걸음을 옮겼다. 이어셋을 끼자니 다 끝나가는 판인 것 같고, 제각기 활약하고 있을 적 태오가 할 일은 썩 다른 것에 속했다. 가까스로 이 수라장에서 몸 피신했던 스킬아웃은 생각했다. 이 새끼들은 대가리를 굴려야지 몸이 좋으면 머리를 쓸 필요 없다는 걸 누구보다 착실히 해내고 있다! 욕을 씹어 삼키지 못하고 줄줄 내뱉던 그는 오늘 있던 수난을 생각했다. 건드려도 왜 하필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를 왜 건드리냔 말이다! 3학구 뒤집어진지가 언젠데 또 벌집을 들쑤셔선 잔치가 벌어졌다! 머리 굴러가는 스킬아웃이라면 외부 인물이랍시고 내부의 세력을 끌고 오겠지만, 오늘은 날이 좋지 못했다. 나타난 것들이라고는 뭐 이상하니 조그마한 대능력자 하나, 나이프로 사람 목 겨누던 희멀건 눈알 하나, 괴수 데리고 다니는 백발 마녀 하나, 그리고…….
"우리 자기, 어딜 그리 바쁘게 갈까……." "뭐야, *발!! 비켜!! 급하다고!!"
스킬아웃은 격하게 소리를 지르며 앞을 가로막은 누군가를 향해 몸을 날려 들이받으려 했지만, 몸을 쉽게 돌리며 동시에 머리를 부여잡고 벽에 처박는 거센 손길에 비명도 못 지르고 몸을 꿈틀거렸다. 단숨에 제압당한 스킬아웃은 원망스레 눈을 흘겨 습격자를 쳐다보다가도, 손에서 튕기는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빛나는 꼴에 우뚝 멈췄다.
"……아."
오늘은 날이 좋지 못했다. 스킬아웃은 아픈 것도 모르고 어버버 입을 벌렸다.
"그, 그게…… 몰라뵀어요. 제가 조금 급했어서, 그게." "뭐가 그리 급했을까……." "저, 저지먼트가 급습했거든요. 에어버스터네 따까리들이요! 대능력자를 싹 불러서 지금 난리도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형님. 진짜 잘못했어요. 나대서 죄송해요!!" "에어버스터네 따까리가…… 왜 왔는데?" "그, 저희쪽 애들이 잡은 게 하필 그쪽 애였나봐요. 그런데 걔가 도중에 구조 요청이라도 했는지……. 아무튼 그래서, 연합한 애들을 부르려고……." "자기야." "ㄴ, 네?" "연합한 애들을 왜 불러?" "그야 저지먼트 녀석들이 이대로 다 때려 부수면……." "아니지, 아니야. 자기, 나 봐봐……. 자기는 지금 나한테 연합을 데려오려 해서 미안하다 해야 할 상황이야." "네?"
머리를 휘어잡은 손길이 한 번 더 거세게 뒤로 뻗더니만 세차게 벽에 닿고, 쾅 소리와 함께 코에서 피가 흘렀다. 난생 처음 겪는 고통에 스킬아웃은 눈을 뒤집으며 꺽꺽대고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아직 쥐고 있는 머리카락이 쭉 당겨도 안면부의 고통보다는 덜했다.
"너희가…… 멍청하게 짖을 상대를 잘못 찾았기 때문에 기껏 깔끔해진 스트레인지가…… 다시 더러워지잖아. 아니야? 어르신께서 화가 나시겠어…… 안 나시겠어." "끅, 깍, 자, 잘못, 잘못……." "자기야, 자기네 연합이…… 누구랑 누구야?" "■, ■■랑, □□……." "아하, 그렇다면…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아주…… 쉬운 부탁이야."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뱀이 몸을 세워 상대를 집어삼킬 듯 천천히 가까워지더니, 이내 온전히 내려다보는 모양새가 됐다.
"자기도 알잖아…… ■■의 보스가 □□를 싫어하던 거……. 그래서 자기네 조직에게 제안을 했어. 목화고 저지먼트를 통해… 소란이 난 틈에 □□를 치자고." "그, 그게 무슨……." "알잖아. 우리 자기는 조직에 팽 당해서 죽기 싫은 나머지 밀고를 하러 가는 자랑스러운 사람인 거야. 그렇지?" "아, 그, 그러니까." "그렇게 두 조직이 치고받고 싸울 때, 너희를 돕지 않을 테고. 그러면 너희 중에서 누가 왕이 될까? 설마 전부 코뿔소에게 잡혀서 짭새들이랑 데이트나 해야 하는 걸까? 에이, 설마……. 몸 보전한 사람 있잖아. 여기. 자기가 권력 쥐면 되는데 뭘 망설여? 솔직해져. 거슬렸지? 두 조직이랑 왜 연합하나 싶었지……."
눈이 마주쳤을 때, 태오는 노이즈 속에서 눈만 드러내더니 가는 호선을 그었다. 그 큰 주둥이를 쩍 벌린 뱀처럼 다가서는 그림자가 상대를 벽에 몰아넣듯 가두자 온전히 하나가 됐다. 꼭 집어삼킨 것 같았다. 척수에서부터 시작해 모든 속내를 읽어내던 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가 생각하는 게 맞아……. 이 판은 모두 속고 속이는 거야. 누가 이기는지, 이 수라장에서 자기가 이겨내는 거야……. 거슬리던 스킬아웃 연합 치워버리고, 삼키고, 자기가 군림하고…. 코뿔소를 이용해." "뭐, 뭘 전하면 돼요?" "네 친구 뒤통수 후리고 적당히 머리채 뜯어 가져가면 좋은 증거가 된단다……. 그러니 자기, 하나만 더 물을게."
태오는 머리채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너희가 잡았다는 그 저지먼트, 어딨어……?" 태오는 수경이 구출되는 순간 함께 있었을 터였다. 누군가는 얼싸안고 달래거나, 치료에 전념하거나, 안도의 한숨을 쉴 때 태오는 노이즈 속에서 그 상황을 관망하다 나긋하게 입 벌렸다.
"수경 씨는… 적어도 스트레인지 내부에서 앞으로의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어요……."
그리고 수경의 주머니 속에 몰티저스 한 봉지 고이 꽂아주려 하고는 다시 돌아가려 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 골목을 빙 돌았다. 왕이 되고자 내분을 일으킨 덕분에 더 이상의 지원요청을 막아세워버린 쥐새끼를 지켜볼 시간이다. 조만간 연합된 조직이 싸워 무너지고, 몸 담던 조직도 저지먼트에 의해 사라져 헛배찬 줄 모르고 배불리 먹었다며 통통하게 물살 오른 쥐새끼가 거들먹대면.
>>728 와 TMI 보따리 열렸다 (와구와구) 오... 지호 의외의 설정이 있었네 몬가 몬가긴 했음 응 연구소 너드? 리라주의 설정력이었다면 이 역시 엄청난 갓캐였을 것 정인씨 이리와봐유 거 애를 그렇게 하믄 쓰나 어? 근데 정인씨랑 시현씨 사랑한다?(이거아님) 찡찡이 귀여워 ㅋㅋㅋㅋ 리라 아침마다 엌! 하면서 깨는거야? ㅋㅋㅋㅋㅋ
그 부분에 대해서 은우는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는 불렛의 팬이었고,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야광봉을 흔들면서 콘서트에 무조건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아니기도 했고. 같은 부원인 리라에겐 조금 미안한 일이었으나 역시 자신은 불렛의 편이었기에 그는 마스크 너머로 괜히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물론 여로에게는 비치지 않았겠지만.
이어지는 제안. 드러내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에 은우는 도끼눈을 뜨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주변에게는 들리지 않게 조용한 목소리로 여로에게 이야기했다.
"안돼. ...적당히 닮은 사람으로 퉁칠 수 있을리 없잖아. 내가 여기서 정체를 드러내면 오히려 나에게 주목이 쏠릴 판인데. ...말해두는데, 일단 나도 인기인이다. 여로야."
퍼스트클래스. 당연히 그 존재는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철저하게 능력으로 평가받는 이곳인만큼, 물론 그렇다고 차별이 공식적으로 허용이 되는 것은 아니나 인첨공의 절대강자 중 한명인만큼 어딜 가더라도 눈빛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여기서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는다니. 그 이후의 일은 보나마나 뻔한 일이었다.
"...아니. 줄어들기야 줄어들겠지. 언젠간."
아무리 그래도 쭉 이 상태일리는 없잖아.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앨범을 판매하는 시간이 되면 결국 앨범을 사고 다른 곳으로 갈테니 줄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물론 자신이 사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기야 하겠지만...
>>747 태오는 목에 턱 막힌 핏덩이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툭 뱉으며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유품이라도 될까 싶어 챙겼으면 제값이라도 할 것이지 바스라지고 말았다. 봐라, 결국 사람이 죽고자 하면 유품이고 뭐고 죄다 같이 부서지는데 얌전히 임종하는 것이 당최 무슨 삶이냐. 수제 말트볼 고이 담긴 작은 봉투는 예닐곱 개 들었지만 멀쩡한 것 두어 개 빼면 별로 없는 꼴이었으나, 삶의 증표라 생각하면 제법 값어치 나가는 것 같기도 하단 합리화 든다. 태오는 그 증표 혜우에게 소매치기 하듯 툭 찌르는 듯하더니 어느 틈사이에 주머니에 넣고 제 갈길 가려 들었다. 그래, 너라도 살았으니 됐지. 앞으로도 너라도 살면 되었지. 뒷골목 생활 제법 하더니만 소매치기를 역으로 응용해 소매넣기 하는 법 아는 덕이다.
아무리 그래도 얌전하게 죽어서 유언장 읽어도 "인간이란 덧없지." 할 것 같은 태오마저 편히 가지 말아라 지옥에서 불타버려라 네 죽음 뒤로 길동무 없음에 안도하지 말아라 그 지옥 불구덩이에서 같이 타죽으면서도 웃는 것 있다면 필히 나일 테니!를 외쳐버리는 기가 막힌 발언(맛있다는 뜻)
-흐응... 티. 계속 그렇게 있으면 당신을 이루는 중심적인 것마저도 흘러나올 수 있는걸요. -피를 계속 흘리는 건 그다지 좋은 건 아닌데 말이지요...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신경써서 약제를 줄 걸 그랬나요... 뭐. 그래도 치료를 해주는 분이 이정도의 출혈량이면 약품을 눈치채긴 어려우실 거에요. 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잖아요? 그 스킬아웃의 일원은 걸어오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저지먼트인가 싶었지만.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녀에게 총이 향했고. 그 총을 맞았지만. 피를 흘리며 넘어갔던. 들썩이던 소녀가 일어나, 당신을 보고 방긋 웃는군요.
-좋아요. 잘 안 보이죠? cctv엔 어떻게 보일지 궁금할까요? 저는 저지먼트가 왔기 때문에, 생각보다 참고 있는 거랍니다...
-안데르님께 간청하여, 이 작은 건물의 숲. 이 공간을 아예 잘라버릴 수도 있었겠지만요. -그건 당신들은 인지하기 어렵잖아요?
수경은 깊은 꿈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습니다. 고통조차도 둔해진 감각에는 희미한 감각뿐이었고
아주 오래 전에는 무언가 달랐다고 기억하나요?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깊은 물 속에 처박힌 것처럼 수경은 숨을 쉬기 어려웠습니다. 깜깜하고 음울해집니다... 독은 당신의 상태를 천천히 무너뜨렸을 텐데...
뭐가 문제인 걸까요? 처음부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가. 정신을 차리면 으.. 하는 소리와 함께 말라붙은 피 때문에 눈꺼풀을 뜨자. 그 가루가 눈에 들어가 녹아 피눈물을 줄줄 흘리도록 만들었을까요.
-하... 수경아. 고생한 것 같아ㅇ.. 괜찮아보이지는 않으니까..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는 게 좋겠구나ㅇ... 어쩌면 이런 일들이 일단락 된 뒤에 수경의 앞에 진호처럼 보이는 이와 선화라 불리는 이가 나타나서. 저지먼트에게 사과와 감사를 표하고, 수경을 연구소에 딸린 병원으로 데리고 가려 했을 겁니다. 하지만. 데리고 가는 것은 수경입니다. 다른 이들은 모를까요..?
“그딴 소릴 할 거면··· 혜우 명의 앞으로 아파트 한 채는 남겨놓고 직접 유언장으로 전해주던가요. 당신이 날 어떻게 여겼는지는 내 알 바 아니지만··· 혜우한테는··· 내가 혜우한테 무슨 낯으로 전하라고. 당신 참 지독하게도 일방적이네요. 어쩌면 이렇게 일관성있는지.”
해가 점점 짧아지고 서늘한 바람이 밤에서 저녁을 넘어 슬그머니 낮으로 흘러들고 그 서늘함을 막으려 긴 옷 한 겹씩 더 겹쳐 입는 혹은 그러지 않을 지도 모르는 그런 계절의 중간턱이었다.
오늘도 이른 저녁부터 서서히 불그스름한 노을이 내리기 시작했다. 3학구의 한 공원 역시 그러했다.
조용히 붉게 타오르는 널찍한 공원은 기운 좋은 아이들이 꺄르륵 웃으며 뛰놀고, 하루 일과를 마친 어른들이 느긋히 산책하고.
그 속에서 나 역시 흔들흔들 걷고 있었고.
그렇게 걸어간 끝에는 유달리 구석진 곳에 놓인 벤치가 있었다. 이미 누군가 앉아있는 그 벤치에 나도 앉았다.
먼저 앉아 책을 보던 누군가는 탁, 소리가 나게 책을 닫았다. 벤치에 앉아 발치를 내려다보던 나는 집에서 나올 때 챙긴 작은 손가방을 무릎에 놓았다.
스산한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몇 개가 시야를 가로질러 멀어졌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
이미 해가 다 지고 어두워진 시간이었다.
"어라..."
내가 왜 여기 있지?
영문을 몰라 주변을 돌아보아도 나 혼자 앉아서 있을 뿐이었다.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게 없어서 산책 중에 앉았다가 졸았나보다, 정도로 넘겨버렸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으, 배고파."
얼마나 졸았던 걸까. 눈 뜨자마자 배가 꼬륵거렸다. 나는 주린 배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집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녁이래도 곧 밤이 될 시간이라 그런지 집 가는 길엔 사람도 없고 조용했다. 시끄러운 것보단 낫다며 걷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멈췄다. 차가 거의 안 다니는 길이었지만, 횡단보도가 괜히 있을까 싶어 기다렸다. 그 잠깐 동안 성운이에게 연락해 저녁 같이 먹자 할까 했는데-
타다다닥 파악
"어, 엇...?!"
누가 조깅이라도 하듯 규칙적인 소리로 달려오더니 명백히 고의적으로, 내 등을 밀었다. 내 자세는, 횡단보도를 바라보고 있었으니 그대로 앞으로 기우뚱 흔들려 차도 위로 넘어졌다. 저 멀리서부터 차가 경적을 울려대며 헤드라이트로 나를 비추었다...
끼이이익!!!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차는 거의 코 앞에서 멈췄다. 그러자 뒤에서 쳇, 혀 차는 소리가 나더니 다시 달려가는 누군가가 시야 가장자리로 보였다. 나는 순간적으로 상황 파악이 안 되어 눈도 깜빡 못 하고 있다가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다가와 괜찮냐고 묻는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저기, 학생, 학생! 괜찮아요? 차에 닿진 않았는데, 왜 여기서 넘어져 있어요. 위험하잖어." "어, 어, 그, 죄송합, 니다. 제가, 빈혈이 좀 있어서요." "아이고 아파서 그랬구만! 여 여 손이며 다리며 다 까진 것 보게. 어이 김씨, 이 학생 병원에 데려다줘야겠네."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집 가까워서 금방 들어갈 수 있어요." "그려요? 그믄 내 번호 줄 텐게 나중에라도 아프믄 연락해요." "괜찮, 습니다. 병원, 갈 테니까요. 나중에, 어, 그럼 안녕히 계세요!"
묘하게 친절한 운전자와 그 일행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벗어났다. 일어설 때나 걸을 때, 까진 상처에서 피가 나고 아팠지만 조금 걷자 금새 나아 깨끗해졌다.
후다닥 인도로 올라간 나는 다시 그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곤 그 정체불명의 러너가 달려간 방향과 반대로 걷기 시작했다. 이걸 성운이에게 말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하나, 맹렬한 고민이 초조한 마음 속을 휘저어대서 얼마 못 가 전봇대를 붙잡고 헛구역질을 했다.
"...대체..."
나한테, 왜 이래? 내가, 뭘, 어쨌다고.
왈칵, 눈물이 흘러나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힘들었다. 너무도.
"설마하니 정말로 갖고 있었을 줄이야. 그것도 상당하네." "지금도 잔량이 알음알음 돌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래, 뒷마무리가 허술했던 모양이야. 뿌리를 뽑았어야지." "덕분에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군요." "그것도 일부긴 하지만. 음? 캣, 왜 그러니?" "이거..." "뭐가 있길래... 아하," "어떡... 할까...?" "오늘은 일단 그냥 두자. 목적은 달성했으니." "응..." "우리는 우리의 파티를 준비하자. 그 날을 위해."
일단 오픈을 하고 상품을 팔아야 줄이 줄어들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물론 슬슬 오픈시간이 다가오긴 했지만 적어도 아직 오픈 시간은 아니었다. 이내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듯이 앞의 사람이 몇명 빠져나가자 그는 살며시 앞으로 발걸음을 하며 빈자리를 채웠다.
아무래도 이 후배는 어디로 갈 생각은 없었는지, 계속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은 물론이며 말동무를 청했으니 은우는 그냥 이야기라도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근슬쩍 줄에 끼이지만 않으면 돼. 여기 사람들, 누가 새채기하는 것은 굉장히 민감할테니 말이야. 내가 정체를 밝혀도 어쩌라고 수준일걸."
에어버스터가 뭐! 에어버스터면 새치기해도 돼? 그런 식으로 살벌한 목소리를 낼 것이 눈에 훤했기에 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어 그는 여로에게 말을 이었다.
"뭐, 네 자유지. 나도 한정판을 살까 싶어서 이렇게 나온 거니까. 사람이 많아서 살 수 있을진 모르겠는데."
자신의 앞에 선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은우는 괜히 난감한 웃음소리를 마스크 너머에서 조용히 흘려보냈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은우는 속으로 기도했다. 못 사면 어쩌겠는가. 아쉬운대로 돌아갈 수밖에. 꼭 한정판을 사야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기왕이면 갖고 싶다고 생각하며 그는 괜히 앞에 선 사람들의 수를 머릿속으로 세며 나름대로 계산했다.
그러던 와중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그 내용을 확인했다. 레드윙에게 그냥 받을 수 있지 않냐는 물음에 그는 빤히 여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녀석. 바쁘기도 하고 달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면 무슨 말을 할지 모른단 말이야."
무슨 장난을 걸지, 무슨 놀림을 들을지. 여러모로 생각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단호하게 저었다. 이어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 속에 집어넣으며 은우는 마저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반칙이잖아. 그거. 안 그래도 이것저것 누리는 판국에 이런 것까지 반칙을 쓰기는 조금 그래."
다른 이들처럼 줄을 서서 사는 것이 편하다는 듯,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마스크를 손으로 정리한 후에 다시 앞을 바라봤다.
미니언즈 과일 젤리와 함께 내밀어진 말에 리라는 경진을 한번 빤히 본 후 눈을 깜빡, 이어 미니언즈 젤리를 바라보며 두번 깜빡였다.
"응, 멋있고 귀엽다! 나 주는 거예요? 고마워라~"
-선배랑 어울려서 들고 왔어요.
그리고 또 한번, 깜빡. 어울린다라. 이건 무슨 뜻일까? 나는... 미니언즈를 닮았나? 고개가 기울어지는 것을 굳이 막지 않으며 젤리를 받아들인 리라는 그 자리에서 봉지를 뜯어 젤리 하나를 경진에게 건넸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제 입으로 가져간 후, 잠시 기다리라며 손짓한 뒤 스케치북을 꺼내들었다.
"나도 멋있는 거 줄게요. 잠시만~"
그리고 뭔가 슥슥 그려내는가 싶더니, 머잖아 튀어나온 건 웬 곰인형이다. 원본보다는 조금 조잡하지만 자세히 보면 미니언즈에 나오는 곰인형(팀)과 닮았다는 걸 알 수 있는 갈색 곰—충분히 손바닥 위에 올라갈 만한 사이즈다—을 경진에게 건넨 리라는 씩 웃었다.
"머리 두번 두드리면 시작, 한번 더 두드리면 정지에요. 그럼 굿 럭!"
그리고 도망갔다. 왜? 경진은 그 이유를 머잖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작은 곰인형이... 뭔가 이상한 춤을 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재를 떨쳐내지 않아 아슬하게 길어진 회색빛 한 개비 입에 물어, 입을 열진 않았지만. 먼저 떠나가는 태오 쪽으로 사탕 받은 손 흔들어 나름의 배웅은 했을 테다. 이미 떠나간 사람, 등 뒤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니 의미 없는 손짓이였지만, 경진은 개의치 않아했다. 그는 인사를 했으니 상대가 받았던 말던 상관 없어하는 이 어중간한 이기심, 인간이다!
꽁초만 남은 것을 대충 바닥에 던져놓고, 약한 연기 올라오는 것을 밟아 꺼트리며 받은 사탕의 껍질을 까 입에 넣었다. 탐탁치 않은 과즙 머금은 보랏빛은 시각적으로도 달달하니, 아까까지만 해도 연기를 내뱉던 곳에 들이밀자니 입맛은 둘째치더라도 크게 맛있진 않을 것 같아 그대로 깨물어 부쉈다. 파편이 혀에 닿고 나서야 그 외형을 배신하는 시큼함이 느껴지니, 경진은 뒤늦게 혀 굴리던 것을 멈췄다.
태오 선배, 농담은 살벌하게 치면서 장난은 순하다. 설탕 덩어리를 마저 분해시키며 제 꽁초를 주워 (태오도 구식으로 돌아가 담배 하나 태웠다면 태오 꽁초도 주웠을 것이다) 사탕 껍데기에 대충 감싸 주머니에 쑤셔넣고, 꽁초와 연기로 어지러운 그 큰 재떨이같은 공간 속 자신의 흔적만 정리해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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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럭? 왜,“
”…요.“ 존대로 변형되기도 전에 거리 넓혀 멀어진 리라의 뒷모습을 가만 응시하다, 제 손바닥 위에 놓인 곰인형 쪽으로 눈을 깜빡였다. 앙증맞은 춤을 추는 팀이 간지러웠는지, 곧 쥐 잡듯 곰인형의 몸뚱이를 반대쪽 손으로 주먹쥐어 잡아들었겠지만. 여전히 춤을 이어나가는 - 이제는 가슴팍에 손 휘젓는 안무가 되어, 털 부분이 손가락 마디를 쓸어 주먹쥔 것을 풀 뻔했다 - 곰인형을 어쩔까, 하는 심정으로 내려다 보았다.
두번 치라고 리라가 일러주긴 했다만, 강도는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가? 그 궁금증에, 경진은 손가락 끝으로 팀의 인증을 톡톡 두드려 보았다. 목욕 춤은 멈추지 않았다.
조금 파인 팀의 머리통을 보면, 경진이 그 이후 타협 없이 극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걸 알 수 있을 테다. 지난번 해파리와 같은 운명을 맞게 할 생각은 없는지, 이번엔 불 위험이 아예 없는 저지먼트 부실, 자신의 자리에 장식해 두었다. 책상 다리에 머리만 내놓게 하고 몸통은 하나도 보이지 않게 미라 꼴을 만들어 놓고선, 이게 귀엽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