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고보니 근본적인 의문이 들긴 하겠구나... 보통은 음식점 거래라던가 하는게 아닌 이상 이렇게 대량으로 두부를 산다거나 하진 않으니까....
"아... 그런 것도 있고.... 유독 많이 드시는 분도 계시기도 해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는 꽤 대식가였다. 대식가면서도 동시에 미식가였기에, 상당히 따지는 것도 많았더랬지. ...덕분에 요리실력도 늘긴 했으니 딱히 불평할 생각은 없긴 하지만 말야.
"에... 으... 에......?"
잘 해결이 안되면 첫번째로 찾아오는 사람을 저로 지목하시는 겁니까??????? 저 따위가 1빠따 순서가 되는게 가능한 겁니까요????????? 그나저나 두번째는 누구고요?????? 어쩐지 학교에서 자기가 어딨는진 물어보기만 해도 알려줄거라더니만...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인싸인게??????????
큰일이다... 또 엄청나게 가려워졌어... 이러니까 목이 성할 날이 없는 거지....
"아... 응... 네... 그럼 잠시..."
그러고보니 집... 누군가에게 보이는 일은 별로 없었는데.... 그도 그럴게 요즘같은 집하곤 전혀 다르니까 엄청 눈에 띄고....
이쪽에 두면 되는지에 대해서 물어보던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보이고서 부리나케 입구로 들어갔다. 아니, 일단 약속은 약속이니까... 준비도 해야 하고.... ... 네, 이실직고 하자면 도중에 좀 난장판을 만들어놓긴 했습니다만... 어차피 밖에 있는 사람은 모를 일입니다! 네! 당연히 몰라야죠!!
"그... 오래 기다리셨... 습니다... 대금이랑... 그... 이거...."
잠깐의 실랑이와 함께 들고 온 일본주는 누군가에게 선물해야 한다는 명목에 맞게 잘 포장되었다. 응, 다른 이도 아니고 그가 인정한 술이니까... 주어야 할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도 그런쪽에 전통이나 제조방식 같은것까지 따지는 깐깐한 사람이라면 나름 좋아하지 않을까 싶거든.....
치러야 할 값과 필요한 물건도 건넸으니 이제 만사 오케이지만... 사실 한가지 걸리는게 있었다.
"저기... 그... 이름... 모르면... 못찾으니까..."
네, 그렇죠. 보통은 그게 정상 아니겠습니까. 이름을 알아야 사람을 찾는 거니까?
// 키에에에에에에엨...... 오늘은 이것만 쓰고 물러감........ 막레느낌으로 준다면 나는 내일 보고서 막레의 막레를 드릴 것이며.... 그것은 테츠오주의 자유이며...... 나는 이제 꿈나라로 가며..... 뀈.
창문을 두드리는 장마의 빗살. 신과 요괴에 얽힌 소년의 고민을 듣기에는 시의적절한 공간이다. 소년이 다른 것도 아닌 태양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라면 더욱 그렇다.
"기묘한 일이라, 그 말씀을 들으면 마치 류지 군은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 같네요. 현대인인 주제에."
"막 이래."
뻔뻔한 단어를 입에 올리며 양손을 가지런히 포갰다.
"신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에 대해서라면, 사람이라면 신을 믿게 되어 있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네요. 그 대상이 변할 뿐이에요."
머나먼 옛날에는 이름 없는 두려운 자연 그 자체를. 문명이 건설되고서는 온갖 대상에 저마다 이름을 붙여가며. 현대로 와서는 과학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이어진다. 그마저 언젠가 스러진대도 기어이 다른 대상이 빈 신위에 옹립될 것이다. 결국 사람은 무언가에 기대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기에. 단지 사람의 필요에 따라 언제 모셔졌냐는 듯 결결이 스러지고 뒤처질 뿐. 그렇게 영락한 존재 중 하나가 상담료를 받느냐고 퍽 조심스럽게 묻는 인간의 아이를 향해 마치 가면을 만들어 쓰듯 온도 없이 완벽한 미소를 지었다.
"상담료를 받는다고 하면 상담을 받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것 같나요?"
신에게 답을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 점괘를 내고자 하면 복채를 바쳐야 한다. 오르고자 하면 반드시 내려두는 것이 있어야 한다. 신사神事와 제사祭事의 신이라면 응당 등한시할 수 없는 이치지만, 그것은 인간 사이의 일이라도 도무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것은 인간으로서 자신을 보는 소년을 넌지시 떠보는 일이다. 꿰매듯 가로지르는 붉은 매듭이 장식된 소맷부리를 서로 겹치며, 남은 매듭은 얽어두어 이슬처럼 소매 밑으로 드리워두며, 명백한 위화감의 모습을 하면서, 너는 대가를 바치는 겨우 그 일이 두렵느냐며.
/주석: 장마=츠유지만 일본 옷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소매 매듭 장식의 늘어진 부분 또한 츠유라고 불린다.
"글쎄요~, 관점과 행동을 달리하기에 따라서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겠지요. 어떻게 정하시겠나요?"
나는 그의 '위험인물'이라는 표현에 장난스러운 태도로 그렇게 말했다. 나의 행동에는 장난이 섞여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안에 든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말 그대로 나쁜 것이라 하다면 나쁜 것이 될 것이고, 좋은 것이라 한다면 좋은 것이 될 것이다. 결국 판단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판단을 하게 되려거든 나와 함께하면 알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어머, 제 것을 그렇게나 신경 써주신 건가요? 좋으신 분이시로군요."
이어서 내가 건넨 손수건을 거절했었던 행동에 관련하여 또 다른 말이 그로부터 나오면 나는 은근히 작게 웃고는 그렇게 말했다. 그의 말에 나도 동의하는 점도 있지만 결국 손수건은 그렇게 되기 위해서 있기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그저 언제 무엇으로 될 것인가에 단지 그뿐이겠지. 굳이 흙이 아니더라도 내가 그것을 계속 지닌채로 어느의미로든.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애용하는 좋아하는 것만큼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쩌면 그럴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훌륭한 여흥이 될 수도 있을 거에요. 더불어 제가 아닌 축제가 지닌 불꽃 이라면요? 그것은 멈추지 않고 하늘로 나아가게 될 것이니까요"
그렇게 설명이 이어져간다. 이번에는 축제에 관련하여 것들. 그의 말대로 그 자체로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축제에서 보거나, 듣거나, 가질 수 있는 것은 축제가 아니 여도 늘 사람들의 곁에 있던 것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축제라는 영역과 가치를 부여하여 모여 들어가는 것에는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기에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후후, 저를 이끌어 안내를 해주시는건가요? 그렇다면 부탁드리겠어요"
마지막으로 그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한번 웃고는 바로 승락했다. 나는 그것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모처럼의 축제다. 이것도 인연이라고 할만 한 상대지 않던가 좀 더 함께 놀 수 있다면 나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게다가 그로부터의 제안이라면 더욱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내가 굳이 수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