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라고 하면 사람들이 으레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흥겨운 음악은 물론이요. 수많은 볼거리, 즐길거리와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주린 배 역시 달래줄 형형색색의 음식들...
... 사실은 그 모든 것이 너무나도 어지러웠다. 심장을 울리는듯한 고동은 그저 한번 공을 들었다 놓으면 그만인 밸런스볼을 잡아들어 억지로 흔드는 것만 같았고, 형형색색의 간판들은 어떤 화가의 작품처럼 색들이 전부 뒤섞여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듯한 미묘한 이질감을 주는 것과 비슷하게 다가왔다.
쉴 곳이 필요했다. 항상 보았던 풍경이지만 익숙해지는 일이 없었다. 이대로 정신사나운 곳에 계속 있으면 구역감이 올라올 것만 같았기에, 으레 있던 일이라는듯 고개를 가로저어보이며 탄식하는 그에게 적당한 제스처를 취하고서 입을 틀어막은 채 한곳으로 내달렸다.
"......"
울렁거리는 속이 가라앉을 즈음에야 손과 목을 볼수 있었을까, 도무지 고쳐질 생각을 하지 않는 성정은 나쁜 버릇도 쉽게 떨쳐낼수 없나보다.
"... 아..."
어느정도 진정이 되고서 상처를 적당히 가린 뒤 다시 축제 장소로 돌아가려던 중 마주친 것이 하나 있었다.
정확히는... 마주친 사람이었다. 제대로 된 가판대도 갖추지 못한 채 축제 한켠 구삭에 펼쳐져있는 노상,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 그리고...
두부?
"......"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혀버렸던 나는 그저 두부를 파는 것에 열을 올리는 이 앞에서 머뭇거릴 뿐이었다.
발갛고 노랗게 점멸하는 시야는 끝내 청보랏빛 빙하 우뚝 솟은 새벽 섬과 황금빛 석양이 내려앉는 호밀밭 이 바닥은 저 하늘이 되고 저 하늘이 이 바닥이 되어 지구는 돌았고 세상 만물은 중력에 묶였어도 나는 그렇지 않아서 나만이 홀로 유성처럼 추락했다가 별처럼 떠오르기 일쑤 달갑잖은 감정 까맣게 눌어붙어 떼어지지도 않아 나는 속수무책으로 태워질 수밖에 없어서 잇따르는 물꽃 같은 서러움과 정오의 태양 같은 증오가 마구 발버둥 쳐 목구멍 틀어막는 난삽한 문장은 어절조차 제멋대로라 끼워 맞추지 못해 결국 뱉어내지 못해 흑장밋빛 독 꺼내어줘 검고 붉은 선혈은 안에서부터 터지기 시작해 언젠가는 살갗 비집고 나와 응고될 일만 남았어 검고 붉은 것을 토하고 싶다가도 시푸른 무언가를 열구하고 싶어질 때가 있어 이곳은 달에 대고 빌어도 아르테미스의 손길 닿지 않는 지하세계 나의 여신, 우리의 여신, 당신의 고결한 화살로 하데스의 목을 꿰뚫어주시라 빌어도 송진 대신 먹인 달빛 닿을 리 없음을 알아요 달에 유기되어 영영 어둔 밤 헤매이다 기어이 밤 부재한 영영무궁한 낮에 타 죽는 게 내 죄악의 형벌인가요 소태를 씹은 듯 쓴맛밖에 나지 않건만 묘한 감미 무어인가요 혀때기가 어떻게 된 모양이지 맛 간 혀따위 깨물어 뒈져버릴까⋯⋯
쏴아아아아───.
⋯⋯아. 어느 순간부터 들리지 않던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함으로써 도로 이성을 되찾았다. 기실 그 이성보다 감성이 다분하대도 어쨌건 정신줄을 완연히 놓지는 않았다는 사실에 방점이 찍힌다. 손목과 어깨가 붙잡혀 속박된 채 입술이 제 입가 지척이다. 곧장이라도 겹쳐질 듯하나, 평소에 함부로 덧대던 짓 않고 가만 있는 꼴 퍽 재수없다. 그보다 불쾌했던 건 저놈 그림자에 온전히 가둬졌을 때의 감각, 그건, 그건 젠장, 안정감이었다. 단어로써 형용하고 나니 진심으로 죽고 싶어졌다. 저런 천박한 빌어먹을 새끼에게⋯⋯. 손목 상흔 흔적도 없이 소거됨과 동시에 타오르던 분도 그 꼴 따라갔다. 너와 내 공간만 메말랐대도 빗물에 남김없이 모조리 적셔지는 때는 인어에게 가장 친숙하며 밀접한 때였으므로, 그러니까, 예컨대⋯⋯ 가느다란 이성으로 억누르던 감성이 날뛰는 시기. 우미 스미레는 일순 흔들린다. 초점이 일견 희끄무레하게 변모했다가 다시금 또렷해진다.
사랑은 멍청한 짓이다. 사랑은 곧 지적 생명체들을 모두 머저리로 만드는 권능이다. 만일 사랑의 신 따위가 있다면 내 일족들을 달에 홀린 피에로 꼴로 만들어 스스로 절벽에서 떨어지게 만든 것에 대해 실로 묻고 싶다. 허나 그 모든 것이 허무임을 안다.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질문을 하지 않을게요, 헌데 이건 묻고 싶어. 저놈이 하는 행위들과 지껄이는 문장들 죄 사랑일까. 그놈의 사랑이란 걸까.
그럴 리 없지. 언어엔 힘이 있으나, 넌 인어가 아니지. 하물며 인어도 지키지 못할 약속이나 남발해대는 것들 농후하다. 하여, 네까짓 것이 속살대는 달큰한 말들에 속지 않음이다. 힘 실은 말만큼이나 한없이 가벼워질 수 있는 게 언어였으므로 너의 말은 내게 곧장이라도 타올라 싹둑 고꾸라질 담뱃재가 될 무언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래야 함이다. 달콤한 과실 열린 덤불 속엔 말벌집이 숨어있는 법이었으므로.
그럼에도 불구, 기어코 손을 뻗는다. 덤불 속을 헤집어 말벌에 거듭 찔려도 붉은 과실에 눈이 멀어서. 아, 제 꼴 필경 머저리임이 틀림없다. 돌려받지 못할 것을 심고 말았다. 벽력처럼 깨닫는다. 씨앗이 새순을 펴고 열매를 맺기 전에 들춰서 갈기갈기 찢어버려야 한다고. 본능이 벌겋게 경고등을 울려대도 잠시만, 이라며.
"죽어버려, 빌어처먹을 놈."
입술을 포갰다. 기어이 석류를 머금어서.
메마른 공간 속 맞댄 입술만이 성마르게 젖어든다. 저 빗물에 속절없이 물들여진 구식 주택단지와 적갈빛 담벼락과 잿빛 바닥처럼. 제 성질머리처럼 난폭하게 입술을 부비적대며 복잡한 심경에서 비롯한 신경질을 드러낸다. 빗물 한껏 머금은 공기가 오래 호흡하도록 도왔다. 암만 달과 바다에 버려졌대도 인어는 인어라는 양.
이제 말벌에 쏘일 일만 남았다.
"그래서 곧 돌려주려고."
그전에, 받은 값은 돌려줘야지. 나밖에 안 남았다는 말 진실이라 증명할 수 있음 저가 지 딸자식 같은 도제 건드려도 아무 말 않으리라. 증빙은 그때 잡을 터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두부가 잘 팔리지는 않았다. 그것도 당연하다 달고 짠 자극적인 음식이 주변에 이렇게나 많은데 굳이 누가 두부를 먹는단말인가! 그래도 나이드신 어르신분들은 고소하고 맛있다고 좋아하면서 한 개씩은 사가긴 하지만 역시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하기에는 부족했다.
열심히 호객을 하는 사이에, 키가 커 보이는 여성이 가판대(돗자리) 앞에서 기웃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뭐지? 그러고보니 여기 오기전에 입을 틀어막고 있던데. 속이 안 좋은걸까?
"아가씨, 아가씨! 속이 별로 안 좋아보이는데 녹차라도 마시는 건 어때? 공짜로 줄게!"
이렇게 속이 안 좋아 보이는 사람에게 두부를 판다는것도 너무 한 행동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축제기간 중 마시려고 많이 사 둔 녹차병을 한개 그녀에게 건내었다.
...뭔가 녹차병을 던졌을때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속이 안 좋으면 적당히 쉬다가 돌아가는게 좋을거야! 사람이 많은 장소에 오래있으면 정신이 어지러워진다고? 아, 감사합니다!"
그녀에게 말을 걸면서도 평소 두부집 단골이었던 아저씨가 두부 한 모를 사가는것에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자신도 목이 마른지 가지고 있던 녹차를 마신다.
>>638 미치겟다 진짜 🤦 칭찬스티커 x999999999개. 하 진짜 나 주위에 오빠가 없어서 오빠란 호칭 진짜 못 써서 듣는 것도 시러하는데 약간 취향 변한 듯? 해요....... 🤦 웅 휴학 1년 해써 🥲 그때를 잘 보냈어야했는데 펑펑 놀고 말앗지....... ( ^^)...... 일이랑 대학원?? 키워드만 들어도 엄청 바쁠 거 같은데,,, 한 3일 얼굴 안 비춰도 바쁘구낭,, 하구 기다릴게,,,, 무리하지마 🥺 근데 난 무리해서 나기주랑 나기 보러 올래....ㅎㅎㅎ 이러다 진짜 해골되면 어케 귀신돼서 자기 어깨에 눌러붙어서 살아야겟다 ㅎㅎ^^ 딱 맞췃네,,,, 근데 난 그 볼살 빼려구 고군분투 중... ^-ㅠ 진심 살이 얼굴하고 하체로만 가는 거 에바야...... ( ._.) 얼굴만 똥똥 이제 그만......✋✋.... 하 이렇게 순진해서 세상 어케 살아갈려구? 내가 지켜조야겟다 ;;;;;;; 하.... 그건 당연히 앤오님이죠,,,, 😘💓 웅 롤코같은데 눈앞에 4D영화가 펼쳐지는 느낌이었서 나 공포류는 완전 공찔인데 놀이기구엔 쎄서. 어때 내 드문 멋진 포인트야 ദ്ദി ˉ͈̀꒳ˉ͈́ )✧ 근데 놀공 많이 가진 않아 4시간만 돌아다녀도 다리랑 발이 너무 아파서..... ;-; 우리 놀공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까지 똑같다 ^v^)/ (넘 어거지엿나? 괜찮아 넘겨) 곤지암 그건 포스터부터 엄두도 못내겠던데.... 용기냈네.... 절대 불 못 끄고 잘 듯 ㅋㅋㅋㅋㅋ 나 자기한테 항상 진심이야 빈말 하나두 없어 😠😠😠
>>673 가게 되면 꼭 탈게!! 오사카 언제 갈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여름에 시간이 나면 다시 가봐야하나... 그런데 다른 곳도 보고 싶고! 으으. 갈등되네!! ㅋㅋㅋㅋㅋㅋ 사실 문화재도 문화재지만 사슴도 너무 보고 싶어서... 물론 가서 엄청 도망다닌 것 같지만! ㅋㅋㅋㅋ 그래도 귀여웠다!
천천히 마주한 눈 마침내 또렷이 겹쳐온다. 초록빛에 맑은 물빛이, 맑은 물빛에 오롯이 초록빛만이 담긴다. 서로에게 서로만이 담긴 채 드리워질 무렵, 맞닿으려 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아까와는 달리 다정하게 다가오는 느낌. 지긋이 제 신이 자신을 껴안아오듯 하는 감촉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조용히 목에 양 팔을 감았다.
돌이켜 보면 그랬다. 처음 꼬옥 껴안겨졌을 때의 감촉. 그리고 처음으로 와앙 하고 물렸을 때의 감촉. 처음 당신에게 껴안겨졌을 때부터 [ 나 ] 는 당신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 모른다 ] 가 아니다. 처음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이 어린 요괴에게 있어 이런 감정을 느낄 일은 거의 처음이었을 테니까. 동경과 경애, 그리고 연모와 애정이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차이가 나는지 이제야 이 어린 요괴 알 수 있었다. 이제서야 비로소 실감했다.
이 감정은, 유우 군보다 우선시 해도 되냐고 물어보는 그런 감정과는 달라. 온전하게 당신만 바라보고 싶어하는 마음. 온전하게 당신만을 갈구하고 있는 마음. 당신에게만 포옥 안겨있고 싶은 마음. 그리하여 당신이 나만 바라보게 하고 싶은 마음.
“……후히히. ”
치기 어린 감정이라도 해도 좋다. 명확히 모르는 미지의 감정을 고한다 해도 좋다. 어차피 우리 모두 진정한 의미의 [ 사랑 ] 이란 감정은 모른다. 그렇기에 이 어린 요괴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자 한다. 마침내 숨이 떨어지고서야 비로소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저를 바라보는 녹빛을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보며 고하기 시작했다.
“아야나는 아직 어린 요괴이기 때문에 카가리 신님처럼 잘은 모르겠는 것이와요. 하지만 적어도 스미스미 선배님을 동경하는 마음과는 카가리 신님을 [ 원하는 ] 마음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사와요. 상대방에게 끌리는 마음이란 것은 그런 것이와요. 이유란 것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와요. 갈망하는 마음에 이유가 필요하겠사와요? ”
사랑에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된다며 제 신에게 말하는 모습 당돌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사실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이 감정에 이유를 붙인다면 당신을 신앙하고 있다고 고한 것도, 당신에게 반한 그 순간에도 이유를 붙여야 하는 데 그 또한 붙일 수 없는 영역에 있다. 애초에 끌림이란 감정에 이유가 필요할까? 어느순간 당신이란 연못에 폭 빠져버린 것에 개연성을 부여해야 할까. 뭐가 됐던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을.
어떤 일이 앞으로 생긴다 해도, 그 과정에서 어떤 시험이 있을거라 할지라도, 오로지 당신만을 담고 보듬을 것을.
뺨을 지긋이 쓸어보이며 미소지었다. 당신을 온전하게 제 눈에 담았다. 그리고는 당신에게 나직이 속삭였다.
“카가리 신님, 천천히 알아가도 되는 것이와요. 사랑이란 감정은, 당장 바로 알아갈 감정은 아닌 것이와요. 인간의 사랑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인데 우리들의 사랑이야 어련하겠사와요? 다만 이것만은 확실한 것이, 모든 것은 흐르는 강물과도 같고, 사랑은 그 중에서 유독 강물과 같이 흘러내려오는 감정인 것이와요. 때로는 시냇물처럼 졸졸졸 서서히 흘러오기도 하고, 비오는 날 강물과 같이 범람하기도 하며, 때로는 폭포수와 같이 무참히 쏟아져 내리기도 하는 그런 감정. ”
“그리고 아야나는, 아야나에게 있어서 카가리 신님은, 폭포수와 같은 분이신 것이와요. 처음 뵈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당신은 제게 폭포였으며, 저를 한번에 가득 채우신 강물이니. 어찌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사와요? 당신이란 강을, 어떻게 마음에 담지 않을 수 있겠사와요. ”
깍지낀 손을 풀지 않은 채 귓가에 속삭이는 것 지금만큼 이토록 진솔할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 저의 신에게 말하는 모든 것 단 하나도 과장된 것 없는 진실일 지어니. 그러니 감히 이렇게 속삭여 보일 수 있다.
“사랑해요. 주인님. ”
스스로 강에 빠져들길 자처한 어린 개구리에게 있어 망설임이란 일말의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말하기 무섭게 어린 요괴의 입술 저의 주인에게 닿으려 하였다. 맞닿음에 이어서 오려 한 것은 얽매임이다. 단단하지는 않고 되려 어설프다시피 하는 닿음이 길게 이어져 왔다. 알싸한 피맛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은은한 복숭아맛. 지극히 당신만을 원하여 닿은 마음. 이걸로 어린 요괴 깨달은 사실이 있다.
당신을 향한 사랑 이토록 헤어날 수 없는 물길이었구나 하고.
“…….이것은, 오직 카가리 신님에게만 바치는 [ 선물 ] 인 것이와요. ”
길고 길었던 맞닿음이 끝나고 이 어린 요괴 제 주인에게 “마음에 드시는 것이와요? “ 하고 물어왔다. 그리고는 저의 신 그대로 제 품에 안았다. 어떠한 후회도 없으며, 어떠한 미련 역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