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2 타 커뮤 포함? 아니면 상판 한정? 어쨌든 내 기준에서 가장 레전드였던 연플썰은... 초기에 참여해서 좀 굴리다 현생 얻어맞고 한동안 못들어왔는데 엔딩 바라보기 전에 복귀했더니 복귀빵으로 고록 맞았던거? 마침 그때가 진겜하던 중이었던 걸로 기억함 ㅇㅇㅇ 심지어 맞관이었어서 엔딩칠때까지 ㄹㅇ 불타는 사랑을 했었읍니다..........
그거랑... 데플 팡팡 터지는 극시리도 몇번 달려본적 있는데 약혐관에서 친구, 연인까지 빌드업하다가 후반부에 앤캐 죽고 다음 진행때 나도 죽었던 일이 두번쯤 있었던거? 심지어 고백 받고나니까 바로 다음 진행때 죽어버리거나 진행 뒤에 답록 주려고 했는데 죽어부린적도 잇엇스요....... 딱히 연플한다고 플래그 꽂히는 기믹은 아니었는데 당시 내가 굴린 캐릭터들한테 데스키스 기믹 붙어버림 ㅋㅋㅋㅋㅋㅋ.........
어찌 된 사정인지 그 시퍼런 놈과 이야기는 나눠 보아야 했으니 엄밀히 따져 상황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 녀석에게 다소 오해의 소지 있도록 말하는 습관 있다는 것 무신도 익히 아는 고로, 즉시 확답은 하지 못했다. 단지 품 안에 파고든 녀석 너그러이 두고 끌어안은 손길에 힘 더할 뿐이다. 푸르게 생동하는 체온 팔 안에 깊이 가두기를 잠시. 서로가 짐작했듯 변덕적인 마음 오래진 못했다. 온화하던 상에 미소 가시자 더욱 냉하고, 오래지 못한 정안이기에 더더욱 심고가 도지는 듯한 기분이다. 그러나 이제 되었다며 거칠게 내치는 일도 없었다. 무신 끌어당겨 안던 손을 놓고 가볍게 떨어뜨리기만 했다. 이제는 그저 적요해진 찰나나 들이마시려던 차에 나직한 목소리 들려 왔다. 앞선 말은 이미 자명한 사실이고, 뒤는……. 일순 말문이 막혀 저를 올곧이 향하는 푸른 눈 가만히 마주보았다. 무정하던 낯으로부터 눈살 좁아든다. 숭배와 경애라면 익숙하다. 결국 그것들은 강대한 존재를 향한 공포와 외경에 맞닿아 있으므로, 이들은 그에게 있어 더없이 당연하게 받아 온 감정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랑은, 절애로써 이끌린 연모라면 다르다. 누구도 두려워하는 존재를 애욕으로서 사랑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위름하여 모신 신을 애틋하고 사무치도록 그릴 수는 없었기에. 막연히 낯설기만 한 어절을 입 안으로 묵묵히 따라 굴려 보았다. 시선 잠시간 허공 어딘가로 돌다 다시금 어린 것의 두 눈 마주보았다. 사랑한단 말 들었음에도 설핏 찌푸린 표정은 못마땅한 듯 탐탁잖게 몰정하기만 하다. 요괴의 사랑 몇 번쯤 더 곱씹길 한참, 결국 장고는 그만두었다. 두 눈 한 차례 내리감기고 뜨이자 불퉁한 감정 서렸던 기색도 모두 사라졌다. 한숨처럼 나직한 말마디만 짧게 떨어진다.
"모르겠군."
당장은 심고해 보아도 답 구할 수 있을 화두도 아니다. 하여 숙고는 미루기로 했다. 그 대신 돌아간 것은, 사랑 같은 애매모호한 감정과는 달리 지금의 무신이 가장 명확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행위였다. 옆으로 반쯤 몸 일으킨 채 끌어안은 뒤였기에 안은 자세를 푼 지금도 반절은 상대의 위에 드리운 채였다. 무신의 손이 요괴의 턱 그러쥐더니 그대로 당겨 다시금 입술 맞닿도록 한다. 다만 사나운 해상害想 마구잡이로 닥쳤던 예사와는 사뭇 기세가 다르다. 아야나가 신에게 처음 입을 맞추어 왔던 때와 같이, 그저 길게 맞닿아 숨 오가는 부드러운 입맞춤. 신망과 소유, 지극히 욕망하는 마음으로써 전하는 애착이다.
어찌 산과 물이 어울릴까. 여인의 말을 듣고 동감한다는 듯이 소매로 입을 가리고 수줍음을 흉내내기라도 하는 양 살짝 웃은 신은 곧이어 음료가 나오자 아, 하고 표정이 풀리며 조심스럽게 컵을 양손으로 받아들었다.
"고마워... 그읏... 뭐랬더라? 라─무네에─ 으음, 라떼였던가."
이인의 말은 여전히 입에 익기가 어렵다. 라떼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해서 가만 실없는 고민을 했지만 현재 중한 고민도 아니라서 금시에 치워버렸다. 카페 밖은 신이 은총이라도 내리듯 비가 쏟아지고 있었고, 어머니 쪽을 닮은 인간의 아이에게서는 어긋난 잔열이 느껴졌음에... 눈앞의 인간의 아이에게는 실로 이런저런 신세를 지게 되어서.
"네에, 물론이지요. 상담이라면 이래 봬도 저의 특기랍니다? 마침, 우연히, 가게도 한산하니 우선 자리를 옮기도록 할까요..."
산뜻하게 시치미를 뚝 떼면서 여인에게 실례하겠다는 눈인사를 건네는 것을 마지막으로 드문드문 사람 소리가 들리는 카페를 질러 평범한 창가 자리를 잡았다. 컵을 내려두고 소매를 정돈하며 다소곳하게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