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 헛치레 떨어봤자 피차 돌아갈 수 없음을 안다. 제 아비 넋빠진 몰골은 불초녀가 보기에도 심히 애절초절할 테다. 맞은편에서 일순 실소로 피식 흐느끼니 그만 함께 웃어버렸다. 덕담 주고받던 적이 이따끔 그립다가도, 이제 와 정녕 그때로 돌아가고 싶으냐 묻는다면 그럴 리 만무하다. 재 끼얹은 물을 갈아치우기엔 근간이 썩은 탓에 마냥 생긴 대로 살고자 거푸 속으로 강다짐했다. 찻잔에 뜬 담배 한 까치가 내 형편만큼 우습다. 제 아비의 방종이나 머리에다 각인하기를. 못되 처 먹은 심보로 불순물 채 단숨에 들이켰다. 떫고 밋밋한 맛이다. 두어 번 입맛만 다셨다. 가심거리 찾으려 애꿎은 부처나 노시했다. 시선 내리면 아래에 누운 인어가 보인다. 불규칙하게 떨리는 숨소리가 재탄생을 알린다. 반주검 눈 뜨기 전에 억지로 일으켜 등 받쳐 안았다. 짧게 숨 먹었다. 이제야 입에서 단맛이 돈다.
"구면이지? 네가 귀보 갖다 곤죽 만들어준 덕에 세상 사는 낙 하나 얻었다. 그래도 담부턴 함부로 대하지 마. 깝쳐도 그냥 미친년이겠거니, 넘겨줘. 얘한테 요 반반한 낯짝 빼면 뭐가 남을까. 보는 맛 떨어지게 자꾸 흠집 내면 재미없어."
부녀간 연 맺은지 하루도 안 되어 딸아이 멱살 잡긴 싫다. 불찰 갖다가 꾸중하기도 늦었다. 전후 사정 깨닫기 이전에 벌인 일 아닌가. 살점 찢겨봐야 내 손길 닿은 찰나에 전처럼 온전한 태를 갖춘다. 그를 알기에 외려 평이한 투로 말을 냈다. 그럼에도 귀보가 남의 손때 타게 둘 순 없어서 말끝을 단호히 세워 쐐기 박았다. 마주하던 눈 내리깔아 내 것에 뒀다. 역시 온갖 마땅찮은 구석 가운데서도 얼굴 하난 쓸만하다. 태양을 홀렸으니 웬만한 기녀보다 낫다. 슬그머니 딸내미 다시 눈여겨봤다. 아비로써 본보기를 보이진 못할 망정 한낯 미혹에 심취했으니 절 받을 자격도 없다. 제법 예우 지킨 동작 앞에서도 두어 번 목례 올리고 치웠다. 되바라진 눈빛 앞두고선 고개 모로 틀었다. 막바지에 눈길 둔 곳은 언제나 같다.
"내 배필로 삼으려고."
가녀린 손목을 잡아 들었다. 힘 없이 늘어지기에 곧 깍지 껴 단단히 묶었다. 내 것 아닌 손등이 밖을 향하게 두고서 여식 눈가로 가져갔다. 빨간 옥반지가 빛난다. 엮은 손아귀에 힘주면 화독내가 법당을 메운다. 인어가 뱉은 불은 바다색으로 탄다. 손등에서 시퍼렇게 이릉거리는 불길을 보며 그리 생각했다. 손목 휘저으니 불씨가 멎었다. 반송장을 한 쪽 어깨에다 들춰매고 일어섰다.
"진짜 개족보 따로 없네... 좋아.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우리 손주 생각해서 한 수 물려주는 건데. 걔 오늘 얼마나 잃었지. 어쨌건 속 꽤나 쓰리겠다. 후에 개평이라도 얹어줘야겠어."
등 돌려 읊었다. 발 아래로 불붙어 서서히 분진으로 돌아간다. 죽기 직전 입 마저 뻥긋거렸다.
"우리 딸, 만수무강하시기를."
//아니 저 필라테스하다 무리와서 목이 안 돌아가거든요 지금 ㅋㅋ 막레로 받아 주십쇼 ^^ 텀은 길었지만 너무 재밌었습니다 ㅎㅎ 수고 많으셨고 담엔 살살 부탁해용
>>900 으으음 약간 아지트 같은 느낌일까? 사람이 많던 자리에 혼자 남겨진 것은 또 마음에 안정감을 가져다주니까. 이제 더는 올 사람 없으니 편하게 있어도 괜찮겠다라는 그런 느낌. 우산 하나 쓰고 걸어가는 거 너무 좋지. 이제는 딱 달라붙어서 둘 다 어깨 젖지 않게 할거야.
>>921 으응. 그렇지. 좀 더 확 와닿는 표현이라면, 모두가 퇴근한 회사 사무실에 불 꺼놓고 혼자 앉아서 멍 때리기... 몰래 친구 불러서 맥주 한 캔 까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그런 기억이 떠오르넹ㅎㅎ 끌어당기면 모르는 척 유우키 아래턱에 머리카락 부벼야지. 이쪽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듯이 이리저리 둘러보는 체를 하면서 살살 고개 돌리다가, 홱 올려다봐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억울해서 태클부터 튀어나갔네 나기주 답레 확인했고 막레 잘 받았어~ 나기주도 수고 많았고 이번 원기옥도 어떻게 받아쳐야할지 기다리는동안 조마조마했음... 이제 정식 아빠네요 스승님에서 아빠 되는 관계 진짜 처음인데 재밌다 앞으로 열심히 불효해볼게 잘부탁해^^
>>928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귀엽지. 머리카락을 부비는 행동이 너무 귀여워.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하면서도 결국 고개 홱 올려다보는 것도 그렇고. 딱 그 타이밍에서 유우키가 핸드폰으로 연락 들어오는 거 확인하면 커미션 자료같은 모습이 나오려나? 물론 히나와 그렇게 있을땐 유우키는 핸드폰은 잘 안 보는 편이야. 물론 정말로 급한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전화가 오면 받기야 하겠지만! 장마가 계쏙 이어진다고 하니 한동안은 둘이서 이렇게 계속 하교하겠구나. 돌아가다가 여름이니까 라무네라도 하나 사먹는 모습 보고 싶네.
>>932 안녕안녕! 카가리주!! 이렇게 보니까 족보가 상당히 복잡해지는구나. 이게 바로 신과 요괴가 있는 세계관의 위엄이 분명해.
그냥 히나주 강아지가 체력이 엄청 좋은 그런 종류 아니야? 개 중에서는 체력 엄청 좋아서 진짜 하루종일 뛰어도 더 놀아달라는 애들도 있는 것으로 알거든.
>>930 필라테스는 육체적으로 넘 고단해서 일단 한달만 채우고 경과 보려공.. 역시 몸에 익은 게 최고야 아니 진짜 말 서운하게 하네 ㅋㅋㅋㅋ 어제 새벽 내내 기다린 거 김쓰미 눈엔 안 보였나바 ^^ 김쓰미야 원체 예전에도 잘 썼고 지금도 기막히게 잘 쓰지. 나 낼은 출근해서 책 좀 읽다 올게 요즘 이북 넘 편하드라
>>938 필테 그래두 몸 예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이참에 유연성 길러봐요 ㅋㅋㅋㅋㅋㅋ 😚😚 남일이라고 마구 말하기,, ㅎ 헐.... 기다려써......? 나 일, 월, 화는 무조건 늦어도 열두시 전에 자야해서....... 8-8 그래두 나 자는 시간 빼고 거의 8시간 넘게 나기 생각만 해 어때 이 정도 집착 >:3 무슨 책 읽을고야 판타지? 에세이? 로맨스?
>>936 너무 여우짓인가 ㅋㅋㅋㅋㅋ 커미션 같은 느낌은, 둘다 하루정도 휴가 내고 시라카와 온천의 빈 숙소나, 히나네 집에서 하루정도 같이 뒹굴둥굴 시간 보내는 느낌.... 어떨까 싶은데!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집데이트 하는거야 라무네... 하... 미적지근한 청춘 넘 좋다.... 아참 만약에 유우키가, 히나가 흡연하는 거 알게되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울 멈머 그냥 말티푸인뎅ㅋㅋ 좀 변종인듯. 얼굴은 귀여운 말티즈고 몸뚱이는 쭉빠진 푸들이야 ㄹㅇ중형견 가까이 자라버림 조합만 보면 걍 차은우임 ㄹㅇ
>>940 어케 수영을 그렇게 하는데 몸이 이렇게 뻣뻣할 수 있냐고 쌤도 놀라시더라 ㅋㅋ 소수반 든게 오판이었어 자기는 필테 등록할 일 생기면 무조건 단체부터 시작해 좋아 나도 일월화 일찍 자야겠다.. 굿굿인데 걔 생각에 내 생각도 포함되지? 어때 이정도 집착ㅋ 나 김영하 작가 좋아해서 단편집 두개 샀어 오빠가 돌아왔다(오빠믿지ㅎㅎ)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이거 두개
>>942 여우짓은 아니지! 지금 사귀고 있으니까 말이야. 둘 중 하나라면 시라카와 온천의 빈 방이 좋지 않을까 싶은걸. 일단은 손님들 쓰는 방이라서 있을 것은 다 있고 종업원들이 나중에 치워주기도 하고 방에서 놀다가 나중에 온천 각각 들어가서 피로 싹 푸는 것도 좋을테고! 카와자토 일가에게 제공할 물이기도 해서 물은 굉장히 좋을거야! 히나가 흡연하는 것을 알게 되면? 가만히 바라보다가 사탕을 하나 물려줄 것 같은걸? 굳이 막 끊으라고 잔소리를 하기보단 자꾸 다른 달콤한 막대기를 줘서 자연스럽게 덜 물게 하는 식으로 갈 것 같아. 처음에는 일반 편의점 사탕 같은 거 주다가 나중에는 수제 막대사탕 하나 만들어서 줄 것 같아.
말티푸..한번 찾아보니까 에너지가 강한 종이라는 것 같아. 그래서 산책으로 풀어줘야한다는 것 같은데? 물론 개마다 다 차이가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