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소후에 타케코는 창밖을 보았다. 보송하게 빨린 베갯잇처럼 깨끗한 구름과 새파란 창공만이 펼쳐져 있음에 힐긋 제 짝에게 시선을 던졌다가 도로 돌렸다. 어느 때를 떠올린 탓. 그날도 이렇듯 화창한 날이었고 교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때였다. 소후에, 우산 가져가. 건조히 건네고 스쳐 지나간 진녹의 머리칼이 여즉 선연하다. 암운의 그림자 일절 드리우지 않은 날 귀찮은 짐 하나 떠맡을 셈은 없었으므로 그 말 가뿐히 무시했건만, 진실로 비가 옴으로써 그 대가 그날 교복으로 치렀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빗방울 터지는 소리가 청각에 잡히더니 삽시간에 불어나 복합음을 만들어냈다. 후득, 후드득, 쏴아아아아—⋯⋯. 타케코가 비식 헛웃음을 터트렸다. 너 진짜 귀신같네. 옷깃 사이로 들어간 머리채를 빼내며 정돈하던 스미레가 마주 차갑게 웃으며 돌아섰다. 뭐⋯⋯.
비슷해.
───
그리고 그 귀신 비슷한 요괴, 우미 스미레의 심기는 퍽 뒤틀려있었다. 그리도 좋아하는 장마철이 왔음에도 저가 어여삐 여기는 아이는 이맘때쯤 늘 아파할 테고, 심지어는 물의 기운까지 모조리 앗겼으니⋯⋯. 이가 아득 갈린다. 히무라 나기 이 개 같은 새끼. 어디까지 내 주변을 불태울 심산이지? 저가 귀하게 가꾼 꽃밭 어떻게든 되살리고자 간만에 힘 좀 썼더니 유난히도 온몸이 저릿하다. 본래 같았음 이 정도야 몸에 이상은 전무할 정도인데, 한 번도 없던 부작용이 발화하기 시작했단 것은 태양 놈 낙인이 원인일 게 뻔하다. 뱃속 깊은 곳과 혈관 — 특히 피를 낸 왼 손목이 — 이 얼음 물에 담근 듯 차가웠다가 불에 타듯 뜨겁길 반복했다. 이거 정말 더러운 감각이네. 짜증스레 웃은 스미레가 A반 교실 문가에서 히무라 나기를 향해 "나와." 한 마디 매정히 내뱉곤 걸음을 옮긴다. 당장이라도 끓어오르는 열을 담아 뺨이라도 올려붙이고 싶었으나 보는 눈이 빌어먹게 많아, 거듭 화를 삼키며 정문까지 나섰다. 창공을 뒤덮은 먹구름, 우중충하게 드리운 그림자, 인적 드문 한산함. 적막하며 또 을씨년스럽다. 그중 사람 아닌 것 하나가 기어이 입을 연다.
"망할 우리 개새끼, 이 스미레는 애꿎은 애 물라 시킨 적 없었을 텐데."
입마개도, 목줄도 채워둘 수 없음이 한이다. '우리 개새끼?' 웃겨. 한이 맺히고 맺혀 증오의 응어리를 더욱 견고히 깎아 세운다. 날은 첨예하게 닦이고, 새겨진 낙인 닮은 열이 바닥을 새까맣게 태운다. 우산 손잡이 쥔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하필이면 왼손으로 잡아 상처가 슬몃 벌어지려는 감각이 들었다. 감은 붕대 위로 핏빛이 어렴풋이 비치나 아랑곳 않았다. 신경질이 나면 잡히는 대로 집어던지고 보는 성질 상 이 정도면 많이 참고 계시다는 뜻이다. 무언가를 꾹 눌러 참듯 필사적으로 정면만을 응시하던 청보랏빛 시선이 외로 굴렀다. 표정 부재한 낯에 두 눈만이 어두침침한 그림자 아래서 싸늘하게 빛났다. 그 애는 세상을 향한 신뢰의 증빙이다. 그걸 사제들이 돌아가며 깨트리려고 지랄들이셨다.
>>599 맞춤법 검사기 난 태초부터 달고 살앗어 하.. 나 5년동안 나기한테 인생 저당잡힌 거야? 2년 앓는거 너무 슬플거 같으니까 최나기보다 하루 더 좋아할게 ^^♥ 이래놓고 자만추파 + 귀찮아서 암것두 안함.... ㅋㅋㅋㅋㅋㅋ 주변애들이 연애하고 싶으면 일단 밖을 좀 나가래....... ㅎ ㅎ.... 디노야 디노 ㅋㅋㅋㅋㅋㅋ 자기도 조유리님 닮은 분 만나도록 응원하겟어 근데 내가 못하면 난 자기 못 놔줘 수고행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