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아지는 청윤의 이야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렇다고 믿기보다는 그렇다고 믿고싶은 것으로 보였다.
"~~"
낑낑대는 게 강아지 소리 같은 것을 내면서 아지는 맛이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청윤을 바라보았다. 어찌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눈빛이다.
"네에 분명히 맛있을~ 맛... 괜찮을 거예요~!"
두 숟가락 분량의 스프를 바라보며 아지는 자리로 청윤과 함께 돌아온다. 그리고 숟가락을 들고서 배시시 웃는 것이다.
"잘 먹겠습니다아~"
식사자리에서 보는 청윤의 모습이 참 좋다! 학교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쨌거나 아지는 요거트 자몽 샐러드를 조금 집어 먹기 시작했다. 요거트의 시큼함과 자몽의 쓴맛이 서로 어우러지는 듯 덮어주고 있었다. 열심히 야채를 씹는 아지의 근처에서 동물이 샐러드를 먹는 듯 삽삽 소리가 나는 것이다.
수경은 나를 잡을 여지가 없어 보였으니 방해 받을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대로 첨벙첨벙 앞만 보고 들어갔다. 이미 서너번인가 무사히 잠기고 떠오르기를 반복했는데 이 다음 한 번에야 무슨 일이 생길까 싶었다.
발목에서 무릎, 무릎에서 허리, 허리에서 명치, 그리고 어깨-
순차적으로 검푸른 바닷물에 잠기고 있는데 이 자리에 없을 목소리가 들렸다. 에이, 설마, 라며 기분 탓이라고 넘기려 했다.
그러나 계속 들려오는 목소리와, 내 것이 아닌 첨벙거림에 뒤를 돌자 소매가 훅 끌리는 감각이 들며 동시에 깊은 물 속으로 잠겼다. 고개를 돌리자 어두운 물 속에서 유백색의 긴 머리가 나부끼는게 선명히 보였다.
...바보가 따로 없다니까.
물살을 거스르고 발장구를 쳐 해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지가 잡은 팔로 아지의 어깨를 잡고 남은 팔로 등 뒤를 붙들고서 그대로 단숨에 해변까지 끌어올렸다.
다시 입수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다시 밖으로 나온 나는 물을 잔뜩 먹은 아지가 제대로 토해낼 수 있게 고개를 돌려주거나 등을 두드려주었다. 그리고 아지가 정신을 차렸을 때, 대뜸 말했다.
"너 바보냐?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무작정 따라들어오면 어쩌자는 건데. 하여간 한아지, 생각 없이 움직이는 건 알아줘야 해."
딱히 타박도 비난도 아니었다. 그냥 평소처럼, 한아지 또 한아지 했냐, 그런 담담한 말투였다.
아지의 상태를 추슬러 준 후에는 수경에게 텔레포트를 부탁하거나 부축해서 기숙사로 데려다 주려고 했다 어느 방법이건 헤어지기 전에 그렇게 말했다.
"한아지, 네 눈에 내가 바다에 빠지는 것처럼 보였으면, 다음엔 따라오지 마. 다음에도 오늘처럼 운이 좋을 리는 없을 테니까."
차갑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을 끝맺곤 젖은 몸으로 내 집을 향해 걸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다음날 오후 즈음.
내 열병은 하룻밤 보낸 후가 절정이었다. 온종일 40도에 가까운 고열을 몇 번이고 맞이하다가 기절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 해 링겔로 포도당 수액 맞는게 전부였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 식염수를 몇 모금 넘겨보지만 그마저도 반은 게워내서 상태가 더욱 엉망이 되어갔다.
문제가 비단 몸 뿐이면 상관 없었겠지만 고열은 일시적인 지능의 퇴화 현상까지 불러일으켰다. 예를 들면, 내가 아직, 데 마레에 있는 시절인 줄 알게 된다거나.
"이잉... 선샌니... 더어여... 에어컨..." "너 열 나서 그래. 안 돼." "여얼 아닌데에... 더우은 건데에..." "아니야. 열이야. 너 지금 엄청 아프니까 얌전히 있어." "흐이이... ...선샌니이..." "왜." "히-야는 어딧서여...? 히-야... 손 시어언한데에... 오며언 안대여...?" "...그것도 안 돼. 여기 없어. 못 불러." "애여어... 그으런 태애-느은...?" "태, 뭐?" "태애... 태우으... 내... 모으티저스..." "...걔도 없어. 못 와." "으에에... 다 어디갓서여... 다..."
지난 몇 년간 내 열병의 치다꺼리를 해 온 유준의 말에 의하면 해마다 그 주절거림은 늘어갔다고 했다. 마치 그 시절에 갇혀 헤매이는 것처럼.
"...우, 으, 흐으으..." "...하, 왜 또 울어." "흑... 다... 사라져서... 히야도... 태으ㄷ..." "아니야. 학교 가면 다 있어." "거짓말... 업서어... 다... 나마안... 두구 갓서... 나만... 여어기 두구우... 우으으..." "지금 울면 탈진하니까 울지 마. 뚝 해, 뚝!" "히이잉..."
짜증 팍팍 담아 한숨을 내쉬며 땀과 눈물 범벅인 내 얼굴을 닦은 유준은 이불 밖으로 내 손을 빼 손바닥 가장자리와 중지의 끝을 메스로 가볍게 그었다. 나는 작게 윽, 하는 소리를 냈고, 짧고 얕게 베인 상처에서 금새 피가 베어나왔으나 곧 서서히 멈춰갔다. 병원이 아니었으니, 느리지만 확실히 능력이 전개되는 걸 확인함으로서 어느 정도 뇌의 상태를 가늠해보는 셈이었다. 유준이 내 손을 다시 이불 속으로 넣을 때, 나는 다시금 중얼거렸다.
“되도 않는 언사이기로는 피차일반인 것을. 세상살이 뭐 하나 제대로 되어먹는 게 있긴 한가요.”
처음에 자신을 더러 쥐새끼 소리를 했던 걸 보고 하는 것이다. 참으로 가당찮다. 쥐새끼라는 말이 얼마나 그를 가리키는 데에 적절한 말인데. 스트레인지에 대해 쥐뿔도 모르고, 무엇 하나 철이 들지도 않았고, 그 사고는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으며, 무모하고, 아는 것 없어 어리석고, 스트레인지며 이 세상이 얼마나 차갑고 냉혹한지도 모르고 본인 손에 쥐인 것만 생각하고 들입다 뛰어드는 꼴이 우습기 짝이 없다. 그나마 봐줄 만한 것이라곤 세상살이 제대로 되어먹는 게 없다는 것 하나 정도야 잘 알고 있다는 것 하난데.
그런데 무엇이 이 소년을 이리로 이끄는가.
나는 당신처럼 무심하고 싶지 않아.
성운의 말 뒤에 들리는 그 한 마디가 무엇이기에, 이 태오에 비해 한참을 모르고 한참을 덜떨어진 열등한 것을 이렇게까지 천둥벌거숭이 짓을 하게 만드는 것인가.
─그리고 당신의 머리에 와닿는 사실. 서헌오 박사, 그리고 서성운. 이 아이는, 서헌오 박사의 아들. 무능한 주제에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욕은 넘치는 게 참 그 아비에 그 아들이다. 당신이 움찔하자, 성운은 태오에게로 눈을 돌려 태오에게 뭔가 이상이 있는지 훑어보았다. “왜 그러시나요?” 능력 연산이 중간에 끊기거나 하지는 않았으니 갑자기 내 몸무게가 확 실리거나 한 건 아닐 텐데. 그리고 성운이 아직도 태오와 알터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단 한 치도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이 확고해진다. 태오가 화제를 돌리자, 성운은 점잖게 거절했다/
“···그렇게 티가 났나요? 딱히 알려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선배 바쁘신 일이 있으시겠죠─”
그러나 성운이 뭐라 하건 말건, 그 마음의 소리가 그의 말과 생각이 일치함을 알려주건 말건, 태오의 입에서는 결국 그 소리가, 앞뒤 문맥 딱 잘라놓고 보면 엄한 오해 하기 딱 좋은 소리가 쏟아져나오고 만다. 그런데 상대가 안 좋았다.
“그런가요.”
하는 무미건조한 반응. 십대 소년이라면 다 갖고 있다는 비밀의 폴더 하나 있어본 적이 없는, 무지하다 못해 천의무봉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성운이다. 최근에 접한 가장 자극적인 모먼트라고 해봐야 그 정인 되는 이의 애교뿐이다. 그러니 그런 뉘앙스 같은 걸 알아들을 턱이 있나. 껍질이라는 말에, 성운의 눈은 팔의 이거 이야기하나? 하고 자신의 몸을 떠받치고 있는 태오의 팔에 새겨진 비늘에 시선이 가는 것이다. 자기를 두고 던진 그 말이 얼마나 경박하고 음험한 것인지 성운은 단 한 단어도 못 알아들었다. 그래서 성운은 태오의 말을 아무튼 뭔가 다른 일 보다가 우연찮게 총소리 듣고 왔겠거니, 정도로만 들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