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맨 아래에 노트를 찢은 메모가 붙어 있다. 누군가 메모에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듯하여 뜯어내려 하자, 뒷장에 무언가 적혀 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모든 것은 처음으로.]
0. 당신은 모든 모니터 뒤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넷티켓을 지켜주세요. 1. 본 어장은 일상 속의 비일상, 약간의 호러와 고어틱(텍스트), 조사 및 스토리 참여가 주 된 기타사항이 여럿 섞인 어장입니다. 2. 어장 속 시간은 현실과 다르게 흘러갑니다. 조사 시작 시, 혹은 질문 시 현재 날짜 혹은 시간 등을 안내 드립니다. 3. 캡틴의 멘탈은 안녕할까요? 당신의 멘탈은요? 4. 본격적인 스토리 진행은 금토일 저녁 8시~9시 무렵에 하며, 진행이 없는 날엔 미리 안내 드립니다. 5. 조사는 개인의 행동을 기본으로 한 조사이며, 이 조사엔 약간의 스토리가 섞일 수(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함께 조사할 수도 있습니다!) 6. 당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7. 서로 실수가 있더라도 너그럽게 보내도록 합시다.
&알림 사항
1. 상황에 따라 1 100의 다이스가 구를 수 있습니다. 2. 조사의 기본은 확실한 행동 지문과 나메칸에 당신의 이름을 적는 것입니다. 3. 가능할 것 같나요? 해보세요! 불가능할 것 같나요? 해보세요! 어떻게든 가능하게 만들어 드립니다!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4. 본 어장은 19세 이상의 참여를 요합니다. 아니어도 괜찮아요! 우리는 당신의 나이를 알 수 없으니까요! 5. 준비된 시스템은 여러 방면으로 쓰일 수 있으니 꼭 활용해 주세요. 6. 상황에 따라(2) 진행 시간이 아닐 때에도 조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7. 그럼, 모두 즐겨주세요.
“그런가? 전 눈이 부실 땐 좀 그렇더라구요. 보다시피, (그러곤 제 안경을 톡톡 친다.) 눈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라서.”
그래도 사람마다 다른 거라며, 당신의 말도 맞다는 듯 대답한다. 이내 당신의 말에 그렇구나, 따위의 큰 감상 없는 투로 대답하던 연우는 이어진 질문에 아, 하는 소리를 냈다.
“어라, 그러면 뭐, 한동안 그 사람과 같은 방을 써야겠죠? 근데 아마 방이 남아 있지 않을까요? 정 안 되면 다른 방도 있으니까.”
정말정말 진짜로 안 된다면 연구실에서 잠들 의향도 있었다. 아니면 휴게실이나. 피곤이야 하겠지만 노숙은 안 시키는 곳이니 아마도, 쉴 곳 정도는 있을 것이다. 애초에 노숙을 시킨다면 위에 불만을 토로할 생각도 있었다. 연우는 캐리어를 방까지 들어줄 것처럼 보이는 묘한을 보며 대충 손을 들어 제 뒷목을 문질렀다.
“뭐, 전 어느 쪽이든 좋아요. 휴게실에서 노는 것도, 예쁜 장소를 다음에 보는 것도? 근데 다음이 있을지 모르겠네.”
휴게실에는 오락기기도 있던가. 최근 위쪽으로 연구소에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기기를 채워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들었다. 아마, 여기도 그런 걸 채우지 않았을까.
연우는 잠시 딴 생각을 하다 어, 뭐, 그렇죠. 같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 걸 보면 당신이 뭐라고 했는지 제대로 못 들은 것 같다. 이어, 그는 습관처럼 어깨를 으쓱이며 1층 구석 방을 가리켰다.
>>35 ㅋㅋㅋㅋㅋㅋㅋㅋ모든것을 즐기는 모-드. 자기 앞사람이 굳어 있으면 그건 그거대로 즐거워 할거예요ㅋㅋㅋ 헉 놀랐어요? 괜찮아요 제가 뒤에 있잖아요~<하나도 의지되지 않음 >>36 맞아요 어디서 들어보니 이런게 공포스럽다더라, 해도 본인이 찾아보질 않으니 굳이 얘기만으론 무섭지도 않고 그런거 본적도 없고ㅋㅋㅋㅋ 단지 진짜 이렇게 비일상적인 상황 자체가 재밌는 거라ㅋㅋㅋㅋㅋㅋㅋ 어라? 종현이 뒤에서 어깨잡고 가증스럽게 꺄악 저거봐요 어어 다가온다. 헉 대박 진짜같아요 그쵸? 이러면서 눈 반짝이고ㅋㅋㅋㅋ
묘한은 다음이 없다 생각하는건 아쉬운 일인지 제멋대로 다음을 기약했다. 어쩌면 좁은 이 건물에서 매일 돌아다니는 묘한을 마주치지 않는게 더 어려울지도.
"아, 그렇죠. 일단은 방이 비어 있어야 다음 이야기들도 성립할 수 있죠!"
캐리어의 손잡이를 한손으로 잡고 들자 묵직한 무게감이 딸려 올라왔다. 다음 실험 연구원이라고 했으니까 앞으로 오래 있어야 될텐데도 자신이 든 캐리어는 연우의 말마따나 6개월 만큼의 짐은 들어있지 않은지 예상했던 것 보다는 가벼웠다. 묘한은 계단을 올라가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흘렸다. 이 연구소는 있을건 다 있지만 서도 재미있는 걸 찾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둥, 최근 연구소에 누가 게임기를 사달라 했다는 둥 보통은 정말 쓸데없는 정보들이었다.
"맨 끝방, 맨 끝방. 여기 맞아요?"
묘한은 캐리어를 내려놓고 다시 도르륵 끌었다.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조용한 복도에 제법 크게 울렸으나, 묘한의 말소리에 묻혀 적당한 생활소음이 되었다.
"여기 아직 방 안빠졌을걸요? 이거봐요. 여기 이름표."
방 문 옆에 걸린 이름표를 묘한은 자신의 손으로 가볍게 치며 가리켰다. 곧 묘한은 연우의 캐리어를 문 옆에 세워두곤 연우를 바라보며 벽에 등을 기대었다.
"들어가 보실래요? 아니면 다른 곳 들렸다 오시거나. 들어갔다 나온다고 하시면 제가 요 앞에서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