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경계 그리도 심한 무신이 기꺼이 목을 내어 주다니. 스스로 한 행동임에도 제 무엇 때문에 이리 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류지가 결코 저를 해하지 못하리란 확신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태양의 인 박힌 손 다가오는 동안엔 저 불에 자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가만히 속셈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약속했단 이유로 끝끝내 피하지 않았으니, 이 근거며 당위 없는 짓거리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지 통 알 수 없다. 내어주었던 목 거두고서도 무신 어린 녀석과 똑같이 찜찜한 낯 하고 있는 것은 그래서다. 덕분에 그리도 치밀던 노기는 제법 가셨다지만, 이 알지도 못할 기분은 외려 익숙한 화보다도 더 반갑지 않다. 괜히 제 목덜미만 거세게 박박 긁다 장탄 내쉰다. 서로 향한 분노 잠시 가라앉았단들 결국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에 유감 가졌겠으나, 인의를 모르는 무신이 그것 심각히 여길 리 만무했다. 다른 때보다도 선심 지극해진 상태라 한들 근본을 뒤흔들 정도는 되지 못하는지라. 하여 신은 가장 시급하며 제 할 수 있는 일에만 정신이 팔리는 것이다.
"손, 내어 보아라."
말하면서도 기다리지 않고 제 쪽에서 류지의 손 가져와 붙잡았다. 그런 다음엔 곧장 어린 혈육의 손 위로 뒤집어 손바닥을 살폈으리라. 잠시 그런 채 침묵이 길었다. 인의 구성 자체는 까다롭지 않았다. 그러나 형편없이 쇠락한 지금의 여력으로는 이 주법 과연 얼마만에 지워낼 수 있을는지. 직접 닿지 않았음에도 스멀스멀 끼치는 열기 신조차 불살라 버릴 듯 뜨거웠다.
"────."
신의 입언저리로 의미 모를 신어神語 나직이 감돌다 흩어진다. 곧장 남은 손으로 극열 새겨진 자리에 제 손 덮어 맞잡으려 했다. 살 익고 타는 소리 이내 굉연하게도 들렸으리라. 그럼에도 무신은 눈 깜짝하잖고 그것 가만히 두었다. 제 드높은 신과 견주기엔 우스울 만치 비루해진 처지이나, 천안千眼은 갖지 못해도 이미 천수千手는 지닌 몸이다. 우연하게도 화문제천의 겉모습 도량교주와 비슷하게 여겨지기도 했으므로─ 그의 이름 붙은 신주神呪는 저와 제법 상성이 좋다. 무신의 모습 이번에는 다른 것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류지의 손 붙잡은 팔 위로 또 다른 팔이 갈라져 나온다. 그것 하나로 그치지 않았다. 하나, 또 하나. 하나였던 손 어느새 열이 넘고 열 넘었던 것은 곧 수백이 된다. 야릇할 정도로 정결한 태態와 형形 빛내는 손들. 천 개의 팔 고아한 곡선 그리며 바깥으로 휘어지고, 저마다 독특한 형상의 수인 맺으며 광배와 같이 펼쳐진다. 은은한 신광 발하는 그 모습 현세의 것과 멀어 기이하나, 무신의 진실한 모습과는 달리 지극히 성결해 보였으리라.
"────." "─────." "─────."
살 타는 소리 끊이지 않는다. 타다 못해 살결 거의 녹을 것만 같은 때가 되어서야 손 떨어졌다. 그러자 훅, 그리도 신묘했던 모습 또한 일시에 사라지고 만다.
"내 여력이 넉넉지 못해 우선은 미봉지책으로 그치겠다. 하나 이제 네게 닿는 것만으로 인간이 직사하지는 않을 것이며, 진언 덧대었으니 욕欲 다스리는 데에도 효용 있으리라."
과약 맞잡았던 류지의 손바닥 자리엔 천축의 문文 그을음처럼 검은 빛으로 빼곡히 새겨져 있었을 테다. 글자들은 무슨 탓인지,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산 것처럼 일렁거리는 듯했다.
천안千眼은 갖지 못해도 이미 천수千手는 지니고... 도량교주(=관세음보살)가 어쩌구.... 이거 무슨 말이냐면 관세음보살의 다른 명칭으로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이 있는데? 화문제천의 모습은 불교 신답게 팔이 무쟈게 많다는 설정이거든...🙄 관세음보살처럼 눈이 천개인 건 아닌데 팔은 천개 맞아서 겉보기에 비슷한 부분 있고 그래서 관세음보살의 이름 붙은 진언은 자기랑 꽤 상성이 좋다... 그래서 예전 모습도 꺼내서 관세음보살 이 양반 수인이랑 진언 좀 빌려 썼다 그 말이야 음~ 내가 보기에도 그먼씹 같군(머쓱)
난 카가리주가 저런 문구를 만드는 것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해! 정말로 말이야! 아. 그리고 나 카가리주가 그때 파묘 보고 말했던 의미 뭔지 알았어! 카가리주가 왜 굳이 그렇게 말했는지도 말이야. 어후... 상당히 진지한 장면인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어. 진심으로.
>>311 우와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사실 오늘은 기력 꽤 멀쩡해🤔 아직 답레 1개밖에 안 써서 그런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상상만 해도 막 웃음이 나네.... 딱 봐도 좋은 집 아가씨가 양아치랑 어울리는 것도 그렇고 선배인데 무카이어쩌구가 막 대하면서 상전처럼 구는 것도 그렇고? 막 아야나가 협박당해서 그런 거 아니냐... 삥뜯기는 거 아니냐.... 속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소문 돌지 않을까🙄 그러다가 누가 용기 내서 둘이 사귀냐고 물어보면 야마어쩌구 입장에서 당연히 아니니까(🤦🏻♀️) 아니라고 하고.... 어라 평판 점점 나락 가는데 이거 커플썰 맞나요?(?)
이 둘의 실태를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로써는 오해가 쌓이고 쌓일 수밖에 없다 당연함. 학교 유명 중2병 양아치와 얌전모범아가씨임 이미 유우군마저 얘네사귀는사이맞나?? 하는 생각 했을 정도이니 말 다한 셈 근데 아야나도 둘이 사귀냐고 물어보면? "저희들은 그런 구차한 관계로 설명할수 없는 사이인 것이와요" 라는 골때리는 답변을 하지 않을까? 당연함. 영원히 자신을 바치겠다 맹세한 사이임 쓰고보니 frog소리됐는데 커플썰 맞습니다
"미미카키점에 대한 이야기라면 풍속점이 아니고, 안전하고 건전한 곳이라고 했잖아요? 메이드카페와 큰 차이 없지 않나요? 저도 한번씩 그런 곳은 참고삼아 가보기는 하는데, 거기 사람들도 찾아오는 이들에게 기분을 맞춰주고 건전한 선에서 이것저것 하니까요. 실제로 제 친구 중에서도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가 있는데... 전 딱히 그 애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물론 정확하게 그녀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스스로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 그것을 의심하고 싶진 않았다. 무엇보다... 자신부터가 완전히 불안함을 안 줄 수는 없는 입장이 아니던가. 때로는 그녀 대신 아야나를 우선할 때도 있을 것이고, 카와자토 일가를 우선할 때도 분명히 있었다. 그렇기에 먼저 묻기도 했고. 결국 조건은 쌤쌤이 아니던가. 정확하게는 다를지도 모르나, 큰 틀에서 보자면 크게 차이가 없다고 유우키는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것도 포함해서 알아가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떳떳하게 있어주세요. 히나. 당신에 대해서 정확하게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이 나쁜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일할때의 마인드와 사적인 마인드가 다른 사람은 많거든요. 저도 그럴 때가 많고요."
일단은 그 정도로만 이야기를 하면서 정리를 하는 와중, 그녀가 갑자기 제 목덜미를 끌어안자 그는 얼떨결에 몸이 살짝 앞으로 쏠렸다. 제 뺨에 닿는 감촉에 그는 살짝 놀라 히나를 바라봤다. 마치 선전포고라도 하는 것마냥 말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작게 웃었다.
"저는 시라카와 온천이 있는 곳에서 살고 있고 온천으로 목욕을 하는데, 물이 안 닿게 조심해야겠네요. 노력해볼게요."
어쩔 수 없이 닿는 것은 봐달라는 듯, 그렇게 이야기하며 유우키는 히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부실에 장우산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음. 일단 저기서 마무리 지으면 될 것 같아! 이후는 집까지 잘 돌아갔다고 하면 되겠지!! 일상 수고했어 히나주! 단체스레에서 연플은 내가 진짜 오랜만에 해보는 것 같아서.. 좀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무튼 잘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