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굳세게 문을 잠가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는 오피스텔, 태오는 오늘도 세팅을 끝마쳤다. 인첨공 바깥의 방송인들은 풀트래커로 오래 버티지 못하지만 20년의 격차는 트래커도 경량화시켰다. 하네스 형태와 장갑, 그리고 바깥도 확인할 수 있는 홀로그램 고글은 난잡한 모양보다는 세련된 패션같은 모양새다. 작은 화면에 뜬 헤이커 모델을 보고 움직임을 두어 번 체크하던 태오는 잠시 자신의 심리를 읽어보고자 했다. 할 수 있는 상태임을 깨닫는다.
이후 익숙하다는 듯 홀로그램 패널을 두드렸다.
[저챗 헤이쨔다요]
오늘은 제목 한 번 추잡하며 상스럽다지만 알 게 무언가. 여기는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고, 총을 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방음이 좋다. 그야말로 나만의 수치스러운 공간이리라.
[헤이커키보드받침: 아니 오늘은 왜 또 로브인가요? 드디어 손캠 정권지르기 10일차 막을 내리나?]
시청자들이 어느새 우글우글 모여있고, 제각기 인사 나눌 적 헤이커의 모델은 검은 로브로 온몸을 가리고 있었다. 새 모델 공개인가? 사람들이 드디어 헤도령을 잇는 새로운 의상이 나왔는지 기대할 적, 헤이커는 손을 들어 박수를 톡톡 쳤다.
"안녕, 주인님."
[헤이커발닦개: 손캠이 중요한 게 아니야] [닉네임은8글자임: 네네 주인님 저 왔어요] [우리집정수기: 주?인] [헤이커키보드받침 님이 2000원 후원! 정권지르기 그만둡니다]
부드러운 인사와 함께 로브가 홀로그램 깃털이 되어 사라진다. 드러난 것은 3D 모델이었다. 허벅지 밑을 살랑거리는 부드러운 치맛단과 흰색의 앞치마, 프릴과 민트색 리본으로 이루어진 헤드 드레스, 검은색 플랫슈즈와 가터벨트까지 착실히 착용한 니삭스…. 그리고 트윈테일까지.
"오늘도 당신만의 메이드가 왔답니다. 자유롭게, 그렇지만 지나치게 날뛰진 않게…… 여기서는 하고 싶었던 말을 표출해줄 거죠? 기다리고 있을게요."
[헤이커키보드받침 님이 100,000원 후원! 헤이커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천사로 보입니다... 트윈테일 천사야. 너는 잘알이로다.]
"세상에, 키보드받침 주인님! 헤이쨔는 오늘 너무 기뻐요……. 감사의 츄."
모델이 주먹을 말아쥐고 입가에 꾹 누르며 츄, 하는 소리와 함께 눈을 휘었다. 말았던 손을 입술에서 펴자 분홍색 하트가 주변에서 피어오른다. 난리가 난 채팅창을 뒤로 모션을 취하고 있던 모델은 새로운 이벤트 의상이라며 이리저리 움직이다, 채팅창을 확인하고자 가까이 다가섰다.
"음……."
그리고 톡, 책상에 기대 턱을 괴며 고개를 기울였다.
[헤이커발닦개: 헤이쨔는 예쁘다거나 잘생겼단 소리 많이 들어봤지?] "으응? 그게 무슨 뜻일까요?" [헤이커키보드받침: 아 ㅇㅈ] [헤이커발닦개: 레전드 끼부리기인데 의도된게 아니라 그냥 몸에 밴 거 보면 답 나옴] "있지, 헤이쨔 잘생겼으면 주인님한테만 예쁨 받으면 안 돼?" [헤이커키보드받침: (착한 말) 어떻게 이런 천사가 실존함]
[링고아메 : 아메는 말 대신 앞발 쓰는거니까 여기가 좋아] [링고아메 : 있지, 아메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링고아메 : 요즘 얼굴도 하얗고 아메랑 잘 놀아주지도 않는다?] [링고아메 : 아메랑 있어도 잠만 자구] [링고아메 : 하루종일 네모난거만 보고 있어] [링고아메 : 어떻게 해야 다시 아메랑 잘 놀아줄까?]
그와 함께 침대에 누워 함께 태블릿 화면을 보던 작은 강아지가 자신없다는 듯이 작게 소리내었다. 그는 큰 손으로 조막만한 강아지의 머리를 부드러이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괜찮을 거야. 내일 가면 말해주자. 알았지?"
쓰다듬을 받던 작은 강아지는 앞발로 화면에 나오는 버추얼 캐릭터를 톡톡 두드렸다. 그는 그 앞발을 대신해 채팅을 쳐주었다.
[링고아메 : 오늘도 고마워 헤이쨔] [링고아메 : 아메 내일 열심히 괜찮다고 해볼게🐾]
작은 강아지와 큰 사람은 나란히 누워 남은 헤이커 방송을 시청했다.
꿈을 꿨다. 메마른 모래사장을 하염없이 헤매이는 꿈이었다. 뭔가를 잃어버렸고, 그걸 찾아야 하는데 뭘 잃어버렸는지 몰라, 무작정 모래를 뒤엎기만 했다. 그러나 한참을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이윽고 뒤엎은 모래사장 위로 거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디를 찾았었고, 어디를 아직 찾지 못 했는지, 알 수 없게 뒤섞어버리는 비가 조금씩, 조금씩, 주위를 감싸고 그 수위를 높여와-
타닥타닥, 가벼운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퍼지는 사무실. 아직 여름인데도 양털 몽실한 담요를 두르고 소파에 늘어졌다.
조금 전까지 하고 있던 실습에서 또 헛손질을 하는 바람에 망가진 부분을 고치고 나니 기운이 없어서 그대로 끝내고 사무실로 와버렸다.
담요를 꼼꼼히 둘러도 느껴지는 한기에 몸을 웅크리고 폰 화면만 보고 있으니 피로와 피곤에 찌든 목소리가 화살처럼 날아와 내 귀에 푹 박혔다.
"대단하지 대단해, 아주.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또 시작이지. 뭐가 문젠데?"
내가 대답할 리가 없었다. 상대도 그걸 알기에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에휴- 그 입은 장식인가. 그렇게 꽉 다문다고 알아주는 사람 없대도."
나도 알아.
"간신히 학교 보내길 잘 했다 싶을 참에 이게 무슨 난리냐. 그래도 일 하나는 멈췄으니 여유가 날까 싶었는데 그런 일이나 생겨버리고. 나는 여기 앉아서 일하다 죽는 건 사양인"
왕!
대뜸 사무실 안을 울리는 소리가 있었다. 나도 상대도 놀라 고개를 돌리자, 소파와 책상 사이에 당당하게 선 작고 까만 뒷모습이 보였다. 그 당차고 작은 존재에 둘 다 아무 말이 없자 녀석은 책상을 향해 잠시 으르렁거리더니 소파로 쪼르르 달려왔다. 그리고 내 얼굴 앞에 발을 걸치고서 헥헥대며 애교를 부려댔다.
"...안 돼, 아메. 저리 가서 놀아."
작게 중얼거리며 밀어내자 작은 강아지, 아메는 곧 내려갔다. 하지만 다시 몸을 세우고선 끈질기게 치댔다.
"안 된다니까. 어허, 아메."
그래서 다시 밀어내면 또 올라오고, 또 밀면 또 올라오고. 오늘따라 끈질기게 굴길래 조금 성을 내려던 찰나 끊겼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다 괜찮을 거란다. 아메가."
...무슨 소리지.
"다 괜찮을 거라고, 모두 좋아질 거라고, 아메가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야."
아메가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말 못 하는 짐승이 뭘 아냐고? 다 알지. 네 시선 네 손길 하나로도 귀신 같이 기분 알아채는 녀석인데, 요근래 네 상태 하나 모르겠냐? 고 작은 개놈시키까지 걱정시키고. 아주 팔자가 늘어졌다 늘어졌어."
이번에 아메는 책상을 향해 짖지 않았다. 소파에 앞발을 걸치고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 말이 맞다는 듯이. 나는 그 까만 눈을 마주보았다. 잠시 응시하다, 폰을 내려놓고 조심히 아메를 들어서 품에 꼬옥 안아주었다.
"...미안해. 걱정시켰네."
내 작은 중얼거림에 아메는 괜찮다는 듯이 내 목과 뺨에 보들한 머리와 주둥이를 부볐다. 조금 전까지 한기에 얼어붙을 것 같던 몸이 아메 덕분에 조금씩 녹고 있었다. 한참 부비던 아메가 내 팔 안에 자리를 잡길래 천천히 토닥여주었다. 곧 담요 안이 몹시 포근하게 느껴져, 그대로 스륵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