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나는 좋게 말하더라도 좋은 사람은 아뇨. 나를 거쳐간 사람들은 하나같이 날 괴팍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곤 했지. 인정머리라곤 없고, 사소한 잘못이라도 뭐하나 좋게 넘어간 적이 없소. 그런놈이 무슨 바람이 들었었는지...
그저 평범하게 길을 걷고있을 때였소. 우리 동네에는 골목이 많아서, 큰길에서 조금만 빠져도 거미줄같은 골목길 속으로 빨려들어가곤 하지. 외지인이라면 금방 길을 잃을 게요. 다행스럽다고 해야할지 운이 나쁘다고 해야할지... 나는 그 골목길 정도야 눈감고도 지나갈 만큼 훤했지.
아무튼 그렇게 큰길을 걷고 있었는데, 골목길 안쪽에서 소리가 들렸소. 처음엔 희미했지만 점점 우는 소리라는걸 알 수 있었지. 목소리의 높낮이로 보아 어린 아이거나 젊은 여성일거라는 생각이 떠올랐소. 뭔가 별 생각이 들었던건 아니오. 그저... 무슨 일인지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소.
우는 소리는 생각보다 깊은 곳에서 들려왔소. 이만큼 들어왔으면 밖에서는 들리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던 것 같소. 그땐 그런 위화감보다는 호기심이 더 앞섰으니까.
그렇게 얼마나 들어갔는지... 진심으로, 그 동네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나도 이렇게 깊은 골목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소. 몇십분을 안쪽으로 들어가니 마침내 울음 소리가 근처에서 들리더군. 그쯤에선 슬슬 짜증이 났소. 몇십분 동안 쉬지도 않고 울음소리를 내던 사람이나, 또 그걸 찾아보겠답시고 몇십분을 걸어온 나나. 전부 바보같았지. 그때 그냥 뒤돌아서 나와야 했던건데...
그렇게 씩씩대며 들어간 골목길 안에는... 한 소녀가 주저앉아서 엉엉 울고있었소. 끔찍했지. 가까이 다가가니 그저 울음 소리가 아니라, 마치 무언가를 외치듯 절규하는 울음 소리였소. 주변엔, 당신들도 봤다싶이. 앙상하게 말라서 뼈만 남은 사람의 형체가 몇 개인가 늘어져있었소.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내가 떠올린게 뭔지 아시오? 공포? 두려움? 그게 일반적이겠지. 하지만 그때 내가 느낀건... '연민' 이었소. '슬픔' 이었다고 해도 좋겠군.
우는 아이의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지. 그토록 각박하게 살아온 내가 그 상황에서 그런 감정을 느낀걸 보면, 알만하지 않소? 주변에 메마른 미라들은 제쳐두고... 그 아이에게 손을 뻗었었소. 내가 미쳤지. 대체 왜 그런 짓을 한건지. 어쩌면 같잖게 동정을 했던것일지도 모르겠소. 아이의 울음 소리는 너무 서글펐고, 나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대항하는 법 따위 알지 못했으니까. 팔이 뻗어지는 동안 울음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소. 마치 나에게서 관심을 끌려는 것 처럼 말이오. 나는 보기 좋게 넘어갔지.
그 다음은, 내 팔이 미라가 되어버렸지. 순식간에 피가 빠져나가버렸소. 고통에 정신이 들어 곧바로 팔을 뺐지만, 빠져나간 수분이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더군. 게다가 팔을 너무 세게 빼버린 탓인지... 바싹 말라붙은 팔이 바스라져 가루가 되어버렸소. 그 고통은, 다시는 느껴보고 싶지 않소.
거기에 주저앉아있던 아이는... 사실, 생각나는것이 많지 않소. 옷이 피에 푹 젖어있었고, 아이가 주저앉은 바닥엔 피웅덩이가 있더군. 그것 외엔 그저 작은 체구, 여자아이, 밝은 청록색 머리카락... 요즘은 민트색이라고 하던가? 뭐 아무튼 그 정도의 인상착의 말고는 기억나는게 없소. 평소에 기억력이 나쁜 것도 아닌데 이상한 일이지. 그런 강렬한 장면을 봤는데 인상착의 하나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다니. 다만 그건 제대로 기억하고 있소. 내가 멀찍이서 지켜볼때 눈물따윈 없이 그저 우는 소리만 내고있던 아이가, 내 피를 앗아간 후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소. 끔찍한 피눈물이었지.
그 울음은, 어쩌면 슬픔이 아니라 분노였을지도 모르오. 우리는 아이가 어떤 상황인지 전혀 알려고 하지 않았지. 그저 '울고있으니, 많이 서글픈가보다'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아이에게 손을 내밀려고 한 것이오. 그 아이를 그렇게 슬프게, 또 분노하게 만든 것은 어른들 때문일지 모를 텐데도.
...너무 감상에 젖었군. 아무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다가간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생각하겠소. 그 옆에 말라붙어있던 치들도 같은 이유였겠지. 그들과 같은 몰골이 되지 않은 것으로 충분하오. 왼팔이니 일하는데에 엄청난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네들이 이 팔을 고칠 수 있을만한 능력을 가졌다고는 생각이 안드는군. 나는 이 괴팍한 성격은 버리지 않겠지만, 적어도. 어린 아이의 눈물을 막아줄만한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들더군. 한시도 빠짐없이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리는 세상이오. 지금껏 귀를 막고 있었으니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 뿐.
인첨공이라고 아시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아이들을 혹사시켜서 초능력이니 뭐니를 만들어낸다고 하더군. 당치도 않은 얘기지. 어른들은 느긋하게 앉아서 애들이 초능력을 얻는걸 지켜보고, 그 애들의 초능력으로 편하게 살아가고 있겠지. 아마 아이들의 비명따위는 무시할거요. 지금은 인천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발을 붙이고 있을 뿐이지만... 글쎄. 그 치들이 초능력이라는걸 손에 넣은 이상, 언제 인천이라는 벽을 부수고 나와도 이상하지 않잖소? 이 얘기를 들었다는 건 비밀로 해주게. 입이 가벼웠던 내 친구도 이 이야기를 한 뒤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으니까.
팔은 좀 불편하겠지만, 어떻게든 살아보겠소. 이미 말한 내용이지만 얼마 남지 않은 이 생,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도록 살아야지.
아곡성이라는 제목도 너무 좋고 괴이를 만났지만 죽지 않은 사람의 회고록인 것도 좋아 오늘은 평소보다 좀 더 서글픈 느낌의 이야기네...🤔 인첨공 얘기 섞어서 풀어낸 것도 너무좋다 인첨공 어른들이 이걸 봐야 하는데(?) 눈물이라는 소재랑 정하 능력을 결합한 게 너무 좋다 하... 언제 책 내실 거예요(??)
>>620 아무래도 컨셉이 눈물이니... 조금 가라앉은 분위기로 만들어봤습니다 (옆눈) 이 글들은 모두 IF인 김에, '괴이를 막아내지 못한 파란 머리의 소년' 이라는 절망편도 추가됐으니까요! 뭐 그 아이는 여전히 살아남아서 괴이와 싸우고 있겠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점점 괴이에 잠식되어간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