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입이 아니라 무리라는 그 말에 유우키는 어깨를 으쓱하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저 말이 진심이건, 아니면 장난에 맞장구를 쳐준 것이건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유우키는 진심이 아니었으니 크게 상처를 받을 것도, 타격을 받을 것도 없었다. 그보다 자신에게 요괴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말에 유우키는 혹시 관련으로 냄새가 나기라도 하는 것일까 싶어서 재 팔을 코에 갖다대며 살짝 향을 맡았다. 잔잔한 라벤더향이 곱게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요괴에겐 라벤더향이 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아주 잠시 하기라도 하며 그는 장난스러운 웃음소리를 조용히 이어나갔다.
"선배의 입장에선 유치원생과 크게 다를 바 없지 않나요? 저 역시 말이에요. 아. 그리고 이름은... 원한다면요. 야요이 선배."
먼저 이름으로 부를 생각은 없었으나 상대가 그렇게 부르라고 한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정말로 태연하게, 부끄러워하는 것 없이 태연하게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유우키 역시 요즘 시대의 사람이었다. 아무튼 이 선배가 정말로 올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 돌아가면 이야기 정도는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살며시 타임테이블을 머릿속으로 그렸다. 카와자토 일가가 이용하는 시간만 피하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제가 재밌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이래보여도 꽤 원대한 꿈이라고요. 아무런 탈 없이 잘 먹고 잘 살기. 이것이 인간으로서는 가장 이루기 어려운 꿈일걸요? 복권 말인가요? ....그, 그렇죠? 어른스럽...죠? 아하하하!"
지금 분위기에서 차마 말을 꺼낼 순 없었다. 봄 시간, 매주매주 복권을 괜히 긁어봤다는 사실을. 전부 다 꽝이었다는 사실도. 굳이 이런 사실을 말할 필요는 없었으니 그는 최대한 생각 속에서 지우려고 했다. 혹시나 제 머릿속을 읽을지도 모르는 거니까. 조금은 어색한 웃음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이내 그는 옷맵시를 살며시 다듬었다.
"아무튼 슬슬 저는 마저 몸을 풀러 갈게요. 조금 더 있다가... 레이스가 시작되려는 모양이니까요. 아. 그래도 응원은 해주세요. 선배."
혹시 알아요? 백팀이 갑자기 엄청나게 힘을 입어서 역전할지. 그런 말을 해보며 유우키는 괜히 키득키득 차분하게 웃었다.
>>152 '카페 블랑' 앞에서 마주친 어린 요괴소녀. 처음에는 사토의 멜론소다를 원하는 아야나를 진정시키다가, 무신을 섬기는 것을 알고서는 군신임을 드러냈다. 이어서 아야나에게 '태양의 신'을 처단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다짐을 받아내지만, 아직 마을과 학교에 대한 정보가 무지한 군신이기에 이 요청을 보류한다. 처음에는 그저 인간들의 믿음만 되찾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고 여겼으나, 생각보다 많고 것이 얽혀 있다는 걸 알았다. 이로써 마을과 학교에 대한 정보를 철저하게 탐색하고 판단하기로 한 계기가 되어주었다.
>>159 설탕이나 다른 감미료를 안 타도 차 자체에서 은은한 단맛이 우러나와서 참말루 매력있는 차랍니다 ^ ^~! 찾아보니까 차 발효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단맛이라네요,, 한 번에 잔뜩 우려놓고 여름철에 냉장고에 시원하게 뒀다가 꿀꺽꿀꺽 마시거나 다른 차랑 섞어마셔두 조아요, 나중에 마트같은 데서 보이면 한 번 구매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 ^)b
[군신은 고지식하고 권위적인 모습 이면에 사적인 사리에서는 다른 신들에게는 꽤나 싹싹하고 예의가 바랐다고 한다. '군대'라는 것을 창조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신들의 도움이 꽤나 필요한데, 자신보다 약한 신이더라도 존중하며 항상 존대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고지식함 이면에는 뱀과 같은 처세술이 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강한 신격의 권위로 협조를 강제하다가는 그 신들의 대신들에게 질책을 받을 것을 예상하여 자세를 낮추었다는 추측도 있었다.]
[군신이 충성심의 귀감이 된 일화도 이 추측을 피해갈 수 없었다. 대신의 자리를 거절한 이유는 단순한 '충성심'으로 거절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잠시나마 군신이 대신보다 큰 신격을 가지게 됐지만, 얼마 안 가서 대신이 다시 군신의 신격을 넘어서게 될 것을 계산하여 나온 행동이라는 추측도 있다. 실제로 대신의 신격은 다시 군신을 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뭔가 아니었단 말이지. 근본적으로 나이의 차이를 느끼게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런데 그게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인간의 성장속도의 문제인가? 아니지. 아니다 이쪽은 제외. 고작해야 100년 언저리를 살아가는 녀석에게 성장속도니 뭐니 우스운 이야기잖아 그냥. 다른 거다 다른거... 유치원생과 옆집 오빠? 역시 이정도 관계성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이거이거 어른 다 된 줄 알았더니 아주 욕망에 솔직하구만!!! 됐어 임마. 그정도 바란다고 일일히 다 이루어주는 신이 있으면 내가 먼저 빌고 싶다. 되게 점잔빼더니 그런거 숨기기는 잘 못하는구나?"
뭐 그 정도가 인간다워서 좋지. 마치 소설 속의 등장인물처럼 정말로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않는 강한 몸을 가지고 욕심은 없고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으며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야채 조금을 먹고 손득을 따지지 않고 이해력까지 좋은 그런 초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미야자와 겐지도 일련의 희망사항에 가까운것들을 늘어놓은 기도문에 가깝기도 하고. 나무무변행보살 나무상행보살. 아, 이쪽은 내가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