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흠...마을의 휼륭한 전통을 이런 식으로 훼손된 것에 대해서는 저도 매우 언타깝게 생각하는 바입니다....되도록이면 사건의 결과를 알고 싶군요."
여선이 그렇게 말한다면 관리로부터 그런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억지로 안 잡아도 범인이 궁금해서 남겠다는 것이다...
"저분이 범인이실 수가 없어. 저 분은 이 마을 축제 음식을 드시러 굳이 몇 년째 매년 시간을 내서 여기까지 오시는 분이시란 말이야..."
이후 이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관리를 용의선상에서 배제한다. 강산과 여선 또한 경호를 위해 관리를 쭉 지켜보았으니 그가 냄비에 아무것도 넣지 않았고 다른 수상한 행동을 하지도 않았음을 알 것이다.
"저건 숲 깊은 곳에서 나는 핏빛버섯이군. 두통과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독버섯이라 들었네만..." "축제 전에 미리 준비해서 몰래 넣었으려나요." "그런 듯 하군."
자신이 했노라고 선뜻 자백하는 사람은 없었지만...마을 주민들을 조사하고 강산과 여선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의 목격담을 모아서 결백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주민들을 하나하나 제외한 결과, 평소 사이가 나쁜 마을의 상인 두 명을 포함한 아래의 다섯 사람으로 용의자를 좁힐 수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른 쪽을 노려보거나 주변을 날카롭게 둘러보는 상인이 두 명. 로브 후드를 푹 뒤집어 쓴, 평소 마을에서 겉도는 편이라는 주민 한 명. 삐딱한 표정으로 입술을 샐쭉이는 마을 처녀 한 명.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의아한 듯한 마을 총각 한 명.
"마을의 전통을 훼손한 분을 보고 싶으시다면 계셔도 좋겠네요~" 고개를 끄덕인 여선입니다. 버섯이 그렇군! 같은 생각으로 버섯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수프에 들어간 탓에 완전히 생생할 때는 모르지만 그거야 조사하다 보면 알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결백아 증명되는 이들을 제외할 진술을 종합하고 나서...
"안녕하세요~" 다섯명의 용의자를 바라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이런 방식으로...? 같은 생각을 하나 봐요. 평소같이 웃는 상으로 있으려 하니까 그런 걸까...
"....그럼 한명한명 이야기를 나눠볼까용?" 강산에게 의견을 구하듯 바라보며 말을 하려 합니다. 다들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남은 거려나요?
그리고 왜. 실은 후자의 의문에 더 강세가 실려있었다. 전투를 끝 마치자 마자 본 메세지에 린은 입술을 물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토고는 천자와 대화를 하느라 강철은 자신의 일로 여유가 있지 않아보였다. 자신이라고 하여 그들과 상황이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 일을 계획하고 이끈 장본인이기에 더 해야할 일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꾸준히 그를 언제까지 정의감에 불타는 바보 노릇을 할지, 끝내 다른 이들처럼 자신을 실망시킬지, 비틀린 기대감과 만성적인 비관에 젖어 배반할 것이라는 확신과 의문을 담아 지켜보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끝끝내 여기까지 와서도 무너지지도 않고 서지도 못한 그를 끌고 오며 린 그녀 스스로와 도박을 벌였다.
무너질 것인가 제대로 일어설 것인가
자신이 그의 의사를 생각하지 않고 강제로 시작한 일이기에 그녀에게는 적어도 그가 급하게 떠나야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렇기에 모든 이유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걸어 린은 알렌의 위치를 찾아 말없이 자리를 비웠다. 어디에 있는지 묻지는 않았다. 뻔하지. 온통 엉망이 된 바티칸에서 먼 거리를 이동할 수단이 자리한 곳은 한정적이다.
"무슨 일인가요." 그들이 만날때면 언제나 그러하듯 린은 소리없이 곁에 나타나 말을 걸었다. //2
마을 상인 A : 원피스 차림의 여성. 상인 2와 사이가 나쁘다. 마을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아무리 상인 B를 싫어한다지만 이런 짓은 오히려 자신에게 손해라고 주장한다. 이런 식중독 사고로 마을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관리에게 밉보여 보조금이 줄어들면 자신에게 이득은 커녕 큰 손해라고.
마을 상인 B : 깔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 마을에 새로 생긴 프랜차이즈 할인마트의 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처음 마트를 오픈할 때부터 툭하면 서로 도발하거나 시비를 걸어댄 탓에 상인 A와의 관계가 험악해졌다. 이런 이상한 축제 별로 안 좋아하지만, 독버섯과 독감자 관련해서는 정말 모른다고 주장했다.
은둔자 C : 평소 마을 외곽에서 혼자 살며, 마을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 등 마을 주민들과의 교류가 적었다. 다른 마을 주민들도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자신은 오히려 범행이 벌어질 것을 예측하고 사고를 막기 위해 온 것이었다며 한탄한다.
마을 처녀 D : 유독 장신구가 많은 차림이며...사실은 이장의 딸이다. 마을 토박이지만 마을의 전통 문화에는 큰 관심이 없으며 오히려 도시 생활을 동경하고 있다. 안 그래도 억지로 끌려온 축제인데 웬 미친놈 때문에 귀가가 늦어지게 되었다며 짜증을 냈다.
마을 총각 E : 마을의 총각. 처녀와는 동갑내기다. 마을 처녀를 빤히 바라보다가도 처녀가 짜증을 내자 시선을 피하며 쩔쩔맨다. 자신은 일이 왜 이렇게 된 건지 전혀 모르겠다며 딴청을 부린다.
"아까 축제 때 봤어. 저 남자분 아까 저 여성분 보고 얼굴 붉히시던데."
강산이 여선에게 목소리를 낮추며 E에 대한 추가 정보를 덧붙인다. C도 무언가 아는 것이 있는지 E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