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삶은 덧없는 한 철의 봄날이요 덧그리는 순간이 많아 무한하노라 느낄 뿐이지, 언젠가 봄은 지고 겨울은 금세 찾아오기 마련이다. 태오는 와위 일절 느껴지지 않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였다. 노이즈가 고개의 움직임에 따라 흩어지며 뭉치길 반복했다.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는 돌려주는 편이지요."
물질적인 것은 돌려줄 수 있는 만큼 돌려주었다. 정신적인 것과 감정은 돌려줄 수 없다면 솔직히 고하며 되돌리는 방식을 취했다. 삶을 미적지근한 것으로 받들고 관망하는 자의 전형적인 태도다. 다만 지금은 진심 느껴졌기에 고개 끄덕이며 좋다면 다행이라는 듯한 태도 취했다.
"입맛의 호오가 기울지 않았다니, 다행이로군요."
괜찮은 편이라면 썩 좋은 평가다. 눅진한 화이트 초콜릿을 깨물자 피스타치오와 잼 비슷한 것이 씹혔다. 베리 퓨레인가. 조합이 나쁘지 않아 잇새로 베어문 반조각을 입에 온전히 집어 넣었다. 과하게 달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든다.
"……그런 것 같기도 했지요. 요즘 부실 책상에 놓인 걸 보면…."
다른 부원들도 모두 맛보겠구나. 썩 좋은 순환이다. 태오는 스스로를 손재주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거니와 타인에게 초콜릿을 줄 만큼 품성 좋다 소문난 부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신이 초콜릿 두려는 걸 보고 나름 동기를 얻은 듯싶다. 언젠가 부실 위로 기성품이라 한들 초콜릿 한두 개 정도 올라가지 않을까.
인첨공을 위협하는 그림자의 존재와 4학구의 운명을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퍼스트클래스들 중 배신자의 존재 의심이라는 검은 구름은 한양을 이미 덮친 지 오래였다. 김민우를 중심으로 위크니스가 무엇인가 계획을 하고 있고, 계획과 그 영향에 대한 미지는 한양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 머리가 복잡하다.. "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했다. 이는 마치 어려운 미로처럼 보이지만, 서한양의 크로스백에서 보이는 저지먼트의 완장이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서한양은 저지먼트였다. 학생들과 시민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저지먼트.
퍼스트클래스들 중 배신자가 있는지, 위크니스의 계획은 어떠한지, 그림자는 무엇을 원하는지.
어쩌라는 것이냐. 결국 눈 앞의 미지의 실체가 무엇이고 간에,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들이면 저지먼트로서 막으면 되는 것이었다.
" 그래..어려운 문제니깐 쉽게 해결해야 되는 거야. "
한양은 한 커다란 바위에 시선을 옮겼다. 한양은 염동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바위의 그림자를 뚫어내고, 그 커다란 바위를 순식간에 박살내는 서한양의 염동력. 부숴진 바위를 따라 바위의 그림자도 곧 없어졌다.
영락은 외부와 통하는 창구 어디에도 연구원과 학생의 신상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타 연구소들처럼 홈페이지에 커리큘럼의 과정을 올릴 법도 하지만 영락에선 그런 것을 일절 내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모든 것을 철저히 비밀에 붙이는 연구소였지만 그 속에서도 특급에 준하는 비밀이 존재했다. 연구원조차 손에 꼽는 인원 만이 알고 있는.
그녀가 이상했다. 아, 그녀가 이상한 건 매일 있는 일이니 말을 정정하겠다. 얼마 전, 소장님과 함께 4학구 미술관에 다녀온 후로 그녀가 이상했다.
연구소에 와도 사무실에 드러누워 폰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메가 달려들면 오구둥둥 놀아주긴 하지만 한참 놀아준 후엔 다시 누워 폰을 한참 보았다.
눈에 띄는 이변이 없거나 먼저 소통을 청해오지 않는 한 학생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영락의 방침이었고 무엇보다 얼마 전의 뇌파 사진을 분석하느라 정신 없어서 그대로 얌전히 있어준다면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날 불쑥 폰을 내밀며 말했다.
"이거, 실물 사이즈로 뽑아줘요."
그녀가 보여준 것은 이게 뭔가 싶은 사진이었다.
투명한 아크릴 수조에 담긴 사람? 아니, 안드로이드구나.
아무튼 별 희안한 사진을 가져와서 이 사진 속 수조의 실제 사이즈로 뽑아달랬다.
"뽑아달라니. 사진? 필름 사진 같은 거?" "그거보다는, 벽에 걸 수 있는 천 같은게 좋아요. 태피스트리, 라고 하던가."
대형으로 뽑는 거라면 종이로 뽑는 것 보다는 낫긴 했다. 어려운 것도 아니고 슬슬 머릿속을 환기하고 싶었으니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바로 하러 가자며 보던 걸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뒤로 졸졸 따라오며 물었다.
"여기서 돼요?" "그래. 여기가 바이오키네시스 전문이긴 해도 별의 별게 다 있거든. 안 그랬으면 못 했지." "그건... 관련 있으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따지고 보면 살짝 번외지. 장비가 있는게 별난 축인."
가볍게 떠들며 걷다보니 관련 부대시설에 도착했다. 약간 화학약품의 향취가 떠도는 복도를 지나 한 연구실로 들어가자 대형 기계들이 즐비한 작은 공장 같은 내부가 드러났다.
"우- 냄새." "저기 마스크 쓰고 있어. 사진은 이리 주고." "느에."
내부에 비치된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그녀로부터 사진이 띄워진 폰을 받았다. 그걸 입력 전용 기계에 꽂고 데이터를 받아, 모니터에서 해상도 작업과 사이즈 조정을 했다. 새삼스럽지만 인첨공 기술이 참 좋다는 걸 이럴 때 느끼곤 했다. 파노라마도 아닌 사진으로 실물을 그대로 그려낸 듯 한 작업물을 뽑아낼 수 있다니.
"...습, 건드리지 마. 손가락 나가고 싶냐." "흥."
그 사이 기계로 다가가서 알짱거리는 그녀를 눈치 좋게 제지하고 출력 시작 버튼을 누른 뒤 그녀를 데리고 연구실 바깥으로 나갔다. 다 뽑힐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으니 음료수나 한 잔 하고 오자며 그 시설에 있는 휴게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자판기에 사원증을 대자 버튼 활성화가 되어, 콜라와 레몬에이드를 뽑아 그녀에게 내밀었다. 오늘은 탄산이 좋은지 콜라를 가져가길래 자연히 남은 레몬에이드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서, 저건 뽑아다 뭐에 쓰게. 저거 사유물이라 무단으로 쓰면 안 되는 건 알고 있지?" "알아요. 내가 바보인가." "바보 맞잖아." "뭐래!" "으극!"
기습적으로 휘둘러진 그녀의 구두에 맞아 순식간에 정강이가 얼얼해졌다. 기적 같이 레몬에이드를 사수하며 쭈그려 앉자 곧 통증이 사라지며 맞은 곳이 나음을 느꼈다. 아주 그냥 깡패가 따로 없지... 혀를 쯧 차며 다시 일어서선 그녀를 흘겨보았다.
"아무튼 대답이나 해. 뭐 할 거야, 저걸로." "방에 걸어놓을 거에요. 침대 위에." "천장에?" "아뇨, 머리 위 벽이요. 방 안 어디에서도 보이고, 특히 누워서도 보이게." "흐음."
별 대꾸를 안 하자 그녀가 되물었다.
"뭐라고 안 해요? 저런 사진인데." "뭐라고 하고 자시고 할 게 있나. 네가 하고 싶다는데 내가 무슨 권리로 막아." "이럴 때만 연구원인 척 해. 치사하게." "나는 항상 연구원이다. 그리고 한 명의 인간이고." "흥. 뭐래."
그 뒤 각자 마신 음료수캔을 버리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갔다. 참 기술도 좋은게, 음료 한 잔 하고 오니 작업이 끝나 있었다. 거대하게 팔랑이는 [Mare] 태피스트리를 한참 바라보던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가렸다. 양 손으로 가린 얼굴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잠시 뒤 손을 내린 그녀가 말했다.
"감사해요. 그러면 이제 집에 가서 이거 붙여줘요. 벽에." "...이 양아치가 진짜." "흥!"
결국 그 날 조금 이른 퇴근을 한 뒤, 그녀의 집에 들러 침실 벽에 그 태피스트리를 걸어주었다. 삭막한 방에 처음으로 걸린 작품이 그런 것이라니 영 찜찜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