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는 보물상자에서 나온 것을 보고선 말한다. 그래도 평평하게 생긴 것이... 물수제비 뜨기에 좋지 않은가? 토고는 휙 돌멩이를 가로채서는... 매의 눈..! 각도 좋고! 거너의 감 OK! 돌을 수평으로 던진다!! 탓-! 타- 타- 타- 타-! 돌멩이는 빠르게 회전하며 물 위를 촐랑거리듯이 뛰어다니며 나아갔고 여덟번 정도를 뛴 뒤엔 자신이 왔던 바다로 가라앉아 버렸다. 퐁당. 거리는 소리가 제법 기분 좋다.
"...내 멋대로 썼는데 괜찮제? 그냥 돌멩이...니까."
아, 그래도 돌에 맞았는지 생선 한 마리가 꼬르륵 거리며 올라와 배를 내밀었다. 죽은 모양이다....
마침 바닷가니까 넓직한 돌만 찾아서 바닷물에 씻으면 된다. 칼...은 없지만 말이다. 하기야 의념각성자니까 그냥 생으로 뜯어 먹어도 기생충에 감염되거나 그러진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 정신력이라는 게 있어서 생으로 뜯어 먹으면 좀;;; 비위가 상하는 건 어쩔 수 없지. 토고는 마침 불을 피우는 기술도 가지고 있고, 아, 그냥 강산의 마도로 알아서 다 할 수 있지 않나?
"바람의 칼날로 배 잘라가 내장 물로 씻어내고 불로 구우면 끝이네. 와따, 마도 사기 아니가???"
조미료는..아, 마침 별커피에서 훔쳐온 설탕과 정육점에서 고기 사고 받은 솔트허브가 있다. 일회용으로 포장되어 있는 그거. 그거 쓰면 되겠네.
토고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낚시용품점을 포착했다. 그냥 저기에 가서 구워달라고 말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고... 여긴... 아무래도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같고. 정 못해도 주방만 좀 빌리겠수다 하믄 그만아이가? 토고는 그리 생각하고는 낚시용품점을 가리킨다.
"저기 가서 구워달라 말 하자."
"내 한 마리, 니 한 마리 하면 딱 될 것 같은데? 내 처음에 낚은 거 있고 그 다음에 돌멩이로 죽인 거... 있으니까. 양심상 멀쩡한 건 니가 무라. 돌멩이 맞은 건 내 묵을게."
"활발하네요. 정신이 없기도 하고 활력이 넘치기도 하고." 순간 울컥하여 툭 내뱉은 진심의 조각이 언제였냐는 듯 린의 표정은 평안해 보였다. 잔잔한 얼굴로 알렌의 말에 맞추어 밖을 바라보다가 창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았다.
"처음에 많이 어색하시긴 했어요." 이런 저런 메뉴를 주문하고 카페에 적응하는 중에 사소한 소란이 있었던 것 같은데,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굉장히 어색하게 도시의 거리를 지나다니며 어수룩하게 행동하던 그가 떠오른다.
"지금은 많이 나아지셨지만요." 설레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처럼 오히려 지금은 제가 어색하게 굴 것 같았다. 동요를 보이기 싫어 고개를 숙이고 차를 마신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평소 어울릴때는 그리 생각히지 않고 말이 잘 나왔는데 자리가 마련되어 잔잔한 분위기에서 마주하고 있자니 오히려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인 것과 다르게 정작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무슨 디저트를 시킬까요?" 그저 편안하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그제서야 린은 자신이 여유 없이 달려왔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와 이런 자리를 가져본적이 별로 없어 제가 그의 태도에 어색해 하는 것도. 그에 묘한 불안감으로 툭 얘기를 던져버린 것도. //10
토고는 낚시 용품을 챙긴다. 생선이 든 통도 챙겨서 낚시용품점으로 걸어간다. 강산이 잡은 물고기는 꽤 작았다. 미끼를 먹기 위해 급하게 달려온 녀석이라 그런가보다. 아무래도 든든하게 먹은 큰 녀석들은 미끼보다는 다른 먹이를 선호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돌로 잡은 건... 번외로 쳐야지. 낚시용품점에 도착해서
"생선. 손질. 해줘."
단 세 단어로 OK사인을 받아내버린 토고. 이것이 혓바닥이다.
주방 안 쪽에선 생선의 머리가 두꺼운 칼날에 의해 탁- 잘려나가고 배를 가로로 길게 잘라 내장을 빼낸 뒤에 깨끗한 물로 씻어낸다. 그리고 토고가 준 허브솔트를 촥촥 생선에 뿌리고 밀가루를 덧입혀 팬에 굽기 시작한다. 지글지글... 기름이 뿌려진 달궈진 팬 위에 생선이 구워지기 시작하고 곧 맛있는 냄새가 퍼졌다.
토고가 몇 마디 말로만 상황 설명을 끝나고 승낙을 받아내자 강산이 옆에서 감탄하며 웃는다. 게다가 손질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제법 그럴듯하게 조리를 해주고 있네. 생선구이 냄새를 맡고 옆에서 코를 벌름이던 강산이, 김에 쌀밥과 미역국을 찾는 토고의 말을 듣고 자기 인벤토리를 뒤져보지만... 딱히 나오는 건 없는 듯 하다.
아, 조리가 끝났는지 그릇에 생선이 담겨져 내왔다. 먹기 좋으라고 포크와 나이프까지 내놓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유료 서비스인지 팁을 내라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져 토고는 "다 먹고 준다니께. 아따, 먹기도 전에 밥 맛 떨어뜨리게 만들고 있으~" 하고 갈! 해버리고 생선을 먹기 시작한다. 크으... 밀가루를 바른 채 구워서 그런지 바삭바삭하다. 심지어 생선 특유의 기름에 튀겨지듯이 구워져서 생선맛이 더욱 잘 느껴진다. 허브 덕분에 비린내가 사라지고 자연스러운 소금간이 되어 짭짤한 게 맛 있다. 토고는 생선의 통뼈는 꼬리쪽에서 나이프로 자르고 생선 살에서 쭈욱 뜯어낸 뒤에 뼈에 달라붙은 살점을 발라 먹는다. 이게 바로 고갈비지 고갈비. 캬
"어여 무라. 낚아서 묵는 거라 그런지 맛있데이. 돌멩이 맞은 것도 살이 연해서 포크로 떠먹어야 하지만 그래도 색다른 맛이 있다."
만약에 캐릭터가 특별반 기숙사에서 시작했다면 관심있는 과목의 복습을 해보거나 수련을 해도 되고 의뢰를 알아보셔도 될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캐릭터가 게이트 탈출한 직후 상황이다...혹은 수련하다가 다쳐서 의식을 잃은 후 깨어났다...그런 상황이면 몸을 회복하며 정보를 모으는 것이 우선이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