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의 부탁을 받은 유우키는 그의 자리에서 노트를 챙겼고, 선도부 부실에 방문했다. 내용물은 잘 모르겠지만 노트를 하나 두고 왔으니 내용물은 보지 말고 노트만 갖다달라는 그런 요청이었다. 바쁘다고 라인 메시지를 보냈었으니 아마도 바쁜 뭔가를 처리하는 것이겠지. 그렇게 추측하며 유우키는 일단 조심스럽게 노트를 부실 안에 내려놓았다.
이어 부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누군가와 약하게 부딪혔다. 아차. 누가 있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키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부딪친 이를 바라봤다.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것을 보면 풍기위원이 아닐까 싶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정확하게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등교를 하면서 몇 번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물론 상대는 자신을 모르겠지만.
"아뇨. 아뇨. 저야말로 제대로 보지 못했는걸요. 죄송해요."
싱긋 웃어보이면서 그는 그녀처럼 자신의 고개를 꾸벅 숙여 마찬가지로 그녀에게 사과를 전했다. 이어 그는 마침 잘 됐다는 듯이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선도부의 분이시죠? 아침에 등교하면서 몇 번 본 기억이 있거든요. 그건 선도부 서류에요?"
딱히 내용물을 볼 생각은 없었지만, 그냥 눈에 들어왔기에 유우키는 별 생각없이 그녀에게 그렇게 질문했다. 답을 하지 않아도 딱히 나쁘게 생각할 마음은 그에게 없었다.
>>167 진짜 만약 나기 곁에서 극히 부정하면 얘 ㅋㅋㅋ '너 나 없이 살 수 있어?' 대놓고 물을 거 같애. 떨어지면 죽으니까 없이 못 사는 건 맞는데 남들은 얘네 사연 모르는만큼 발언에 더 오해할듯?? 잡아떼는 모습도 너무 스미레라 귀여워죽겠다... ㅠ 둘이 같이 다닐 때 나기가 스미레 어깨에 지 팔 걸치거나, 허리에 팔 두르는 게 디폴트 일 거 같은데 쓰미주는 어때? 우리 쓰미 체념하고 받아줘? 당연히 돼지..근데 작2 우리 쓰미 별명이 마녀라며.. 이미지 메이킹 실패한 거 아냐? 하지만 난 그것도 사랑해... 맞아 언제 눈맞기 시작했냐부터 엄청 치대지 않을까.. 남자애들이야 그냥 사귀는구나~ 하고 말 거 같긴 한데 여자애들은 특히 스미 데리고 매점가거나 이리저리 끌고 다니려고 할듯 맞아 스미 인어족이랑 본인에 대한 자부심 엄청나잖아.. 이런 내가 꼴랑 대체품 취급 당한다고? 같은 감정도 섞여있어? 하 맞아 사실 얘 비설이 첫사랑 인간이랑 영원히 살고 싶어서 신 만들려다가 실패했다< 요거거든? 사실 지금에야 워낙 오래 전 일이라 스미한테 망령을 덧씌우진 않겠지만, 결정적으로 상실에 대한 두려움+외로움을 깨닫는 계기가 됐으니까.. 영향이 좀 크긴 했찌 나기자기말고 나기주자기한테 줘야지 왜 걔한테 줌? 하 맞짱뜨자 봐줄랬는데 오늘 선넘넹
아마도 바람이 가르는 소리가 조용히 울렸을 것이다.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어도 체력을 뛰어넘을 정도로는 달리지 않았을까. 유우키는 처음 출발한 스타트 지점에 도착하고 나서야 멈춰서서 조용히 숨을 골랐다. 마지막 전력질주는 잘 된 것 같았기에 그는 겨우 안도할 수 있었다. 자신의 체력이 그렇게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후우..."
숨을 천천히 고르며 옆을 바라보니 자신를 따라잡고 비슷하게 들어온 모노리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먼저 들어왔는지, 그가 먼저 들어왔는진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딱히 경주를 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누가 먼저 들어오는지까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확실한건 이 후배는 자신과 비슷한 체력. 혹은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단하네요. 평소에도 운동 많이 하는 편이에요?"
나름 운동신경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유우키는 모노리를 바라보며 순수하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오른손 엄지를 살짝 올리던 그는 웃음소리를 냈다.
"홍팀이 아닌 것이 다행이네요. 잘못하면 제가 질 것 같거든요. 지금도 중간에는 제가 뒤쳐졌었고 말이에요. 후훗."
>>191 속셈 알아채고 '같잖은 수작을 부려...' 하고 이 빠득 갈면서 중얼거린다.... 그 왜 맨날 죽어라 싸우면서 헤어지진 않는 커플이라고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ㅋㅋㅋㅋㅋ 팔 찰싹 때리거나 꼬집거나 얼굴 주욱 밀어버리거나 심하면 머리채 콱 잡아버릴 듯. 사실 이미지메이킹 실패한거......라고 하면 맞긴 해 ㅋㅋㅋㅋ 이미지메이킹이랍시고 하는게 독설을 다정한 어투로 말하기<이게 끝이거든 (ㅋㅋ) 우리쓰미 여자애들한테도 가차업쬬.... 싫어^^ 멍청한 소리하려면 멀리가서 하려무나^^하는데 어느순간부터 나기무리 여자애들 옆에 허리 꼿꼿이 편 채 다리꼬고 빌어먹을..하면서 앉아있음... 스미가 자기 대체품 취급하는거 때문에 더 복수심 타오르는 것도 있다. 근데 사실 얘도 다를 게 있나? 싶은게, 내가 원하는 걸 이뤄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게 얘 밖에 없어서 그렇지 다른 놈도 능력있었으면 딴놈한테 같을거라고 생각해서 더 이 갈아 ㅎㅎ 하지만 점점 얜 나한테 왜 이럴까 < 생각하기 시작하면 위험해지는거지..... 아 그때 자기 연모하는 이 손잡고 희희낙락 그 대사. 할말있어 나 그 대사 듣고 어 선긋는건가ㅠㅜ 이러고 삽질했었잖아 ㅋㅋㅋㅋㅋㅋ ㅜㅠ (진짜 나 눈치없나바) 결정적으로 상실에 대한 두려움+외로움을 깨닫는 계기 < 영광이다 나 미칠거같애. 10년은 무슨 영원히 앓게해주마 (할수잇을까....) 그럼 나기 쓰미한테 주지말고 쓰미주한테 주는걸로 합의봐 !!
깨나 많이 지친 모노리가 유우키의 물음에 간신히 답했다. 유우키가 멈춘 것이 신(?)의 한수였다. 힘겹게 숨을 고른 모노리는 상쾌함이 이런 것임을 느낌과 동시에 약간 기절할 것 같은 느낌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전력으로 힘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처럼 다가올 정도로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언제나 어중간한 지점에서 다시 체력을 보충하려고만 했기에, 끝까지 쉼없이 가본 적은 처음임과 다름없었다.
“유우키 선배를, 따라잡은 것도 운이 좋았어용…”
여하간에 유우키의 체력이 좋음을 실감한 모노리가 감탄했다. 정말 여러 방면에서 저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유우키는.
테츠테츠오군에 의해 끌어안겨 져 요 아니 근데 이거 진짜로 아프니까. 아니 진짜로!!! 프로레슬링 기술이라 아플수밖에 없으니까!!! 대체 어째서 하필이면 프로레슬링 기술을 시전한단 말인가??? 기껏 뭘 고백할 틈도 없이 비 명 을 지르기 시작한 카와자토 아야나 되시겠다.
“끼에에에에엥 테츠오군 너무 아픈 것이와요 까에에에에에에에에엥”
고통에 몸부림 치던 아야나는 서서히 작아지고 작아지고 작아지더니……. 44.4cm의 자그마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버렸다!!!!!!! 테츠오의 품 안에서 한없이 작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16 무언가 가득 들어있는 종이 상자 라고 되어있어서 유우키의 눈에는 그게 뭔지 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유우키는 뭔지 모르니까 선도부 서류인가? 라고 궁금해서 말을 건 거라고 보면 돼! 그러니까 내용물에 대해서는 히나주가 편한대로 해도 괜찮아! 그리고 내 생각엔 다른 인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나도 일단은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쓴거거든!
운동을 별로 하지 않았는데 자신과 비슷한 페이스로 달렸다는 것이 아닌가. 그것에 정말로 유우키는 순수하게 놀라 경이롭다는 듯이 모노리를 바라봤다. 이 후배는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운동신경이 좋은 것이 아닐까.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면, 그냥 괴물이 되는 것이 아닐까. 의외로 엄청난 다크호스 그 자체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키는 살짝 당황했다.
"운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게 당신의 실력일지도 모르잖아요? 저는 딱히 봐준 적 없어요. 이래보여도 운동은 꽤 잘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상당히 겸손한 후배라고 생각하며 유우키는 모노리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이 후배와 다른 팀이었다면, 그래서 계주에서 마주쳤다면 역시 엄청나게 위험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속으로 안도하며 하늘에게 감사했다. 물론 딱히 신에게 큰 존경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이런 것은 감사해도 되지 않겠는가.
"제가 할 말이에요. 그럼 우리 조금만 더 쉬었다가 한번 더 뛰어볼까요?"
이제 막 시작된 운동. 여기서 바로 끝낼 이유는 없었다. 물론 모노리가 바빠서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고 한다면, 혹은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한다면 계속 붙잡을 생각은 없었지만 만약 그가 괜찮다고 한다면 아마 유우키는 조금 더 쉬었다가 다시 운동장을 크게 돌려고 했을 것이다. 혹은 다른 운동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찌되었건... 그와 운동을 즐기면서 유우키는 나름대로 땀을 흘리면서 기분 좋게 웃지 않았을까.
/막레를 요청했으니 막레를 줄게!! 모노리의 뛰어난 운동신경. 아주 잘 알았어!! 수고했어! 모노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