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여선의 말에 감사하다 적당히 겸양을 떨다가 여선이 뽑아 내민 옷가지들을 받아 한 쪽에 걸어둔다. 와중에 호피무늬를 매우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손에 걸치고 요모조모 뜯어보는 여선이 보여 살짝 웃다가 그건 조금 아니어요라 가볍게 손사래를 친다.
"물론 여선양께서 고른 옷을 걸치는 게 좋사오나 흠, 만일 좋으시다면 한 번 지금 미리 입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어요." 왠지 평소 그녀가 하는 것처럼 적당히 맞추어주며 상대가 기분 좋을만큼 처세를 하다가는 여선은 진짜로 워터파크에서 섹시미와 야성미를 강조한 호피무늬 수영복을 입고 돌아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냥 보호자처럼 말리기에는 린도 장난기가 살짝 동해 한 번 입어보라 말한다.
'본인도 호기심에 물어본거지 진심은 아닐테니까요.'
그러고서 여선에게 추천 받은 옷가지들 중 아무거나 빼본다. 분명 흰색이라 별 다른 생각 없이 뽑은 수영복이 딱 눈에 들이밀어지는 순간 린의 생각이 살짝 멈췄다. 여기저기 끈으로 연결되어 살짝 아슬아슬하다 싶은 옷이 손에 들려 있었다. //8
호피무늬를 입고 물총을 빵야빵야!! 그런 걸 했다가는......이라기보다는 그냥 대충 하나 뽑아본 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으음. 하지만 안 어울릴 것 같은걸요." 이래뵈어도 안 어울릴 것 같은 건 알아볼 수 있어요. 라고 말하는 여선입니다. 얌전히 내려는 놓습니다. 그리고 린이 뽀은 수영복을 보고는 오.. 하는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마츠시타 씨도 입어보는 게 어때용?" 흠. 저도 다음 거는 입어보는 걸로요! 라고 말을 하는군요. 8이 나오는 수준을 입게 될 미래를 몰라서 가능한 일이다..! 만일 입어본다면... 박수를 칠지도 몰라요?
"오 이거 새카만데 괜찮아보여요." 저랑 어울리겠죠? 라고 내민 검은색 수영복은 홀터넷에서 X자로 교차해 내려오는데.. 두꺼운 끈에 가까워서 옆이 훤히 드러나는 수준의 비키니입니다. 그러면서 뒤쪽에는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게 마감된 그 두께의 끈으로 리본을 묶어서 늘어뜨렸군요. 마치 뒤쪽 리본끈을 풀면 앞쪽도 풀려버릴 것 같은 아슬아슬함을 즐기는 컨셉인가봅니다.
여선이랑... 아예 안 어울릴 건 아니지만. 여선이 정도나 뻔뻔하게 입을 만한 거 아닐까..? 근데 자기가 이걸 입어봐야 하는 걸 잊어버린 것 같은데?
>>116-117 성능적인 의미로든 아니면 옷의 희귀도 쪽으로든 물에 젖어도 괜찮은 것으로 걸친다든지 아니면 물에 들어가기 직전에 땅에 내던지고 입수한다든가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지금 장비한 아이템 말고 초기 복장의 반두루마기는 바닥에 깔고 앉거나 비오는날에 머리에 뒤집어쓰거나 하는 등 조금 막 입는편인 묘사를 하긴했어요 🤔) 그런 것도 가능했군요!ㅋㅋㅋㅋㅋ
의외로 흰색도 노출도 꽤 괜찮은 거 있으니까... 여선은 저 흰색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바라보네요. 장난기가 살짝 감도는 눈입니다.
"에이. 한번 입어보는 거 화끈한 거 입어보고 그러는 거에요~" 무난한 걸 입어보는 것도 좋지만. 이럴 때에화끈한 거 입어보고 어울리면 좋은 거 아닐까.. 라는 의도로 생글생글 웃으면서 슬쩍 점원이 자신들을 잘 볼 수 있는 각도로 살짝 몸을 틉니다. 입어보라는 제안을 들으라는 듯이요!
"잘 다녀오세요~ 저는 다녀오시고 나서요~" 여선은.. 저 검은색 비키니를 무의식적으로 내려놓고 청순한 계열의 3정도의 노출도의 수영복을 집어들고(*천운의 힘) 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 합니다. 린이 나온 다음 다시 그 검은색 비키니를 발견한다면 모르지만..!
묘하게 힘이 상승한 점원의 기세에 눌려 탈의실로 끌려가 문이 닫히고, 몇 초 동안 협상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수영복을 노려보던 린은 한숨을 살짝 내쉬면서 상황과 타협을 하고 만다. 어릴 때 받은 교육이 지금 와서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을 일으킬 줄이야. 막상 입어보면 짧은 크롭에다 숏팬츠를 입은 것과 느낌이 크게 다를 게 없을지도 모른다.
다 갈아입고서 문을 열고 머리를 뒤로 넘기며 살짝 수줍어 하는 듯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걸어나온다. 오랜 내숭과 가식과 가면을 써온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중간 부분을 끈으로 연결하고 또 위와 아래를 끈으로 교차하여 묶은 수영복을 입고서 나오고는 당장이라도 겉옷을 찾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거울을 바라본다.
막상 거울을 보니 여기다 어떤 머리장식을 하는게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제 막 성년에 가까워진 소녀같은 반응을 보이며 이리 저리 살짝 돌아보며 거울을 본다.
"아, 그 수영복 정말 어울릴 것 같았사와요." 마침 여선이 아까 전에 처음 추천해준 옷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반가운듯 말한다. 저 멀리서 점원이 같은 디자인의 검은색 수영복을 제게 가져오고 있는 것도 모르고서 웃는다. //12
다갓께서 건-전을 명하셨다 흑흑... 어쩐지 처음에 건진 수영복이 묘하게 흡족하지 못한듯 말끝을 줄이며 탈의실에 들어간 여선에게 말을 건내려다 바로 같은 디자인의 검은색 비키니를 들이미는 점원에게 입이 막히고 만다.
점원의 성화를 적당히 말솜씨로 만류하고 흰색 숄을 걸쳐보려다가 나온 여선을 보고서 방금 전에 하지 못했던 말을 한다. "한번 지금 소녀가 입은 것과 같은 디자인의 수영복을 입어보시는 것은 어떠한지요?"
여선이 호기심을 보인 수영복을 나열해 보았을때 조금 더 시원시원하고 과감한 옷을 입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마침 점원이 시무룩해 진 모습이 살짝 신경쓰여 자신이 검은색을 입어볼테니 자신이 지금 입은 것과 디자인은 같지만 사이즈는 다른 수영복을 입어보는 게 어떨지 권유한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