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반티 투표와 종목 신청은 기한 잘 확인하고 때늦지 않게 투표 / 신청하면 되고, 만약 자칫 제 때 이벤트를 참여하지 못할 것이 걱정이면 situplay>1597033387>34 참고하고 나한테 신청을 포기하겠다고 따로 말해주면 된다. 일단 나리야와 계주는 사전 신청 없이도 참여할 수 있으니까.
과정이야 어찌 됐든 대번에 결실이 지척이다. 씨근대던 좀 전과 달리 제법 지순히 입 벌려주니, 무르익은 열매 베어 물던 때처럼 단번에 포개어 삼켰다. 힐난 뱉어대는 근간인 주제에 네 성질만큼 독하게 달다. 구정물인 걸 알았더래도 속절없이 탐란했으리라 자부한다. 고로 한차례 책임 되풀이하자면, 금번엔 온전히 네 잘못이다.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유달리 생경했던 냄새로 유혹하니, 이 모든 변덕 뒤엎는 것도 마땅히 가당하다. 지긋이 시야 닫았다가, 가늘게 벌린 틈으로 목전을 엿봤다. 어떤 노기를 품었건 내 눈에는 마냥 애달파 보인다. 물밑에서 영세하도록 누리고 살 것이지, 구태여 뭍으로 올라 파경 겪는지 한심할 따름. 혹여나 살냄새에 홀려 스스로가 아래를 자처할지언정 위치는 명확함에, 실없이 헤픈 기대는 말았으면 한다. 너는 볕 아래서 언제까지고 무력할 테니, 주도권은 영영 내 손바닥 안이다.
위상이 깎여도 본질은 태양이라, 기질은 오만방자에 방종했다. 도섭질은 일상이요, 막무가내로 쥐여주고 빼앗은 끝에 전부가 덧없음을 깨달았다. 애지중지하던 것 기어코 품을 뿌리쳤음에 이후로 갈망 않았으나 욕망은 했다. 이지가 닫혔으니 전능은 옛일이고, 매번 눈 뜬 장님 신세다. 한시코 멀리 보지 못하는 버릇에 시야는 올곧이 지척만을 향했다. 노상 시선 끝엔 우미 스미레가 보인다. 여느 때처럼 핏대 세운 것이, 곧 달려들 형세로 비루하기만 하다. 심해가 암만 풍랑을 토해봤자 불길 잠재울 수 없음을 안다. 아니, 나 없이는 물에서 숨 쉬지 못할 테니 심해는 오늘부로 네게 과분한 지칭이다. 너는 오로지 내 곁에서 올곧이 헤엄치고 양껏 걸을 수 있다. 너는 나로 인해 자유롭다. 혀때기 위에다 상흔 덧대는 우미 스미레는 뜻밖에 폭력적이나, 나는 그마저 흔쾌했다. 스친 것뿐임에도 잠깐이나마 엮였음에 충분히 만족한다. 입술을 할짝대니 각 상처끼리 닿아 어렴풋이 쓰리다. 거듭 하순에 혀를 두어 맛을 봤다. 취중 비리고 짜다. 열상에 네 숨이라도 뱄음이 확연하다. 귓전에 들리는 건 개소리가 분명한데, 이제 귀도 먹을 때가 됐나. 심기가 은근히 혹한다.
네 성질은 더럽고, 나는 욕심낼 생각만 드글드글하니, 응당 하루도 못 가서 눈 밖에 날 것이다. 암만 막무가내로 굴지언정 네 재주로 나를 말라 죽일 수 없을 테니, 순응하는 양 고개 끄덕이는 와중에도 속으로는 다른 꿍꿍이다.
"이게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해주니 결국 기어올라?"
부스스 웃으며 손안에 목덜미 쥐여줬다. 조르던 끊어내던 네 재량이다.
"내 거 맞지?"
뒤로 물린 고개를 따라갔다. 혹여나 겹쳐진다면 진득하게 안을 휘젓겠다. 혀뿌리는 네 덕에 여지껏 비리고 끈적하다. 내벽마다 내 것으로 덧칠해줄 테니, 너 또한 만끽하기를 바란다.
까마귀의 날개가 드러남과 동시에, 네코바야시 눈이 어둡게 가라앉는다. 가면이라는 말은 부정하기 어렵다. 학교에선 세상 밝고 정의로운 풍기위원의 모습으로 돌아다니고, 하교하고 나서는 헤실헤실 웃는 낯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거지 같은 집구석에 돌아오면, 가면을 벗는다.
"호기심에 들어가지 말라는 곳에 들어간 것은 거듭 죄송합니다. 가게 주인인 당신에게는 정말 무례한 행동이었어요."
"하지만 오늘 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토록 부정하던 신이 존재함을 깨닫게 되었으니."
네코바야시는 고개를 내려 신의 발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인간이란, 우매한 존재입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매함이 없었다면, 모두가 당신들처럼 흠 없고 자유로웠다면 작금의 세상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인간이란 서로의 모자람을 채워주고 의지하고 발전합니다. 시기와 질투가 없었다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원동력 또한 없었겠지요."
"나를 믿는 신앙은 본디 너와 같은 주장으로 이루어진 기만을 뜻했지. 올바른 방식의 기만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아. 내 신앙이란 그 가면에 기대어 이루어진 죄책감들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있었으니까."
서양에서는 그것을 페르소나라고 하던가. 결국 자신이외에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사회의 질서, 규율에 맞는 가면.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결국 그 가면덕택에 본성을 죽이고 사는 사람들이 만든 신앙이니까.
"하지만 민낯을 드러냈을때, 순진하게 다른 사람을 폄하하지도않고, 이익을 위해서 사리사욕을 추구하지 않는 인간이 있던가. 그건 비단 인간만 일반화하는게 아니야."
너희 모두 웃는 얼굴을 하고서 뒤에서는 비수를 가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잖아.
"신은 인간을 본뜬 것. 인간의 더러움은 요괴로 본뜬 것이지. 그래서 딱히 인간에 한정되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야. 너희에 발전에 시기와 질투, 분노같은 것이 촉진제가 된다는 사실도 부정하지는 않지. 다만 이 나라만 하더라도 전쟁이라는 광기에 물들지 않았던가. 그것도 시대를 거듭해서. 꼭 전쟁을 이야기하는 것도아니야. 각자의 이익만으로도 어떤 존재든 다른 모든 것을 같잖게 보는건 별반 다를게 없지."
지독하리 만큼 염세주의적이고 인간비판, 나아가 지성이 있는 모든 것에 대한 혐오를 설파할 뿐이다. 나는 아무것도 이제 믿지않으니까. 믿어야할 대상은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너라는 인간도 법이란 규율에 통제되고 있을뿐이지, 누군가를 해함으로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 규율의 금기를 깨버릴 가능성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어? 그런 이야기지."
"다른 사람을 폄하하는 것이, 이익을 위해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건가요? 저는 누구나 그런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속으로만 생각해 악용하여 퍼뜨리지 않고, 그릇된 방법으로 욕구를 이루지 않으려 애쓸 뿐이면 충분하지 않나요? 전쟁이라는 무서운 일도 있었지만... 바로잡으려 하고,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 되잖아요."
다만, 생각이 왜 그렇게 망가졌어요?라는 말은 감히 입 밖에 내지 않았다.
"확신할 수 있어요. 폭력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떤 대가를 위해서라도 누군가를 해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아."
"그건 굉장히 탁상공론적인 이야기지. 고쳐쓸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고쳐쓸 수 없는 것도 수없이 많으니 백날 같은 일을 방지하지 않는다면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그렇게 두번의 큰 전쟁의 업화가 있었는데도, 여전히 세상어디에서는 불길에 휩싸여있기는 매한가지잖아."
차라리 자기가 불행하다고 해서, 남에게 불행을 전가하지 말라고 했다면 정론일터였다. 올바름을 추구하는 것은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올바르지 않은 것을 올바르게 고쳐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는게 그렇게 망가진 발상이냐고 한다면, 지극히 냉정하게 나는 세상을 직시하고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네 자기 보신을 위해서 내게 머리를 조아린 시점에서, 네가 넘긴 정보가 나에게는 불신의 싹으로 진화하겠지. 그날 참극의 범인으로서 벌을 논하고 싶다면 자신의 처지부터 생각하는게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