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우가 그때 왜 나 버리고 간 거야?" 🙄 "...버린 게 아니라." 😒 "나는... 너한테서 거리를 두면 네가 더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 말야. 새 친구도 사귀고, 더 좋은 사람도 만나고..." 😾 "아니라고 말했었잖아." 🫠 "아무튼 그랬었다고. 네가 나랑 너무 오래 지내서 나처럼 되는 건 싫었어. 그래서 간 거야." 😒 "...나 잘래. 잘자."
내가 남이구나, 하고 들린 소리에 울음 섞인 소리로 중얼거렸다. 누가 먼저 버렸는데. 날 두고 가버린 건 너잖아. 고개를 잡아 돌리는 손길에 마지막으로 저항하듯, 숙인 고개는 끝까지 들지 않았다. 당기고 버티는 실랑이 끝에 결국 고여있던 눈물은 아래로 떨어져버렸다. 들키지 않게 훔쳐낼 시간도 없이 와락 끌어안겼다. ...짜증나, 진짜로 짜증나.
어차피 또 거짓말일게 뻔한 말도 짜증나고, 그런 거짓말쟁이인 주제에 품은 따듯한 너도 진짜 짜증나고. 그런 너한테 끌어안겨서 어딘가 그리움을 느끼고 있는 나도 짜증나 죽을 것 같았다. ....진짜 짜증나.
".......어차피 재활해도 더는 못 달리잖아." "이제 아무것도... 못 한다고...."
억누르지 못한 오열이 꽉 다문 잇새로 새어나온다. 이제 아무것도 못 한다고. 재활해봤자 예전의 그때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거,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삼관이니 반다나니, 중앙이니 하는 목표가 아니라, 더 근본적인 것. 땅을 박차고 바람을 가르면서 달린다는 우마무스메의 본능이라 할 수 있는 그것을 앞으로 영원히 하지 못하게 됐다고 선고당한 이 기분은, 넌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테니까.
...누굴 끌어안는 게 오랜만이다. 품과 품이 맞닿고 따듯한 체온이 옷 너머로 느껴지는 느낌. 메이사의 머리 위에 볼을 조심스레 기대고 그대로 가만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야 많지, 버린 건 아니었다던가. 달리지 못해도 살아갈 수 있다던가. 달리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던가. 나도 그랬다던가. 내 신세가 그랬다보니 진심으로 안타까운 것도 있었지만 애써 참았다. 나도 이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지금은 그냥 한탄하게 냅두는 게 맞다고. 지금 이야기해줘도 머리에 전혀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훌쩍거리기 시작하는 메이사를 꼭 끌어안는 것. 그리고 등을 두들기며 달래주는 것 뿐. 울면서 한숨을 내쉴 때마다 가슴팍이 따듯해지는 걸 느끼고, 등을 쓸어내리며 천장을 바라봤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건 이쪽도 마찬가지라고. 내색할 수 없지만.
...그렇게 몇십 분 정도가 지나고, 나는 울음이 잦아들은 메이사를 품에서 꺼냈다.
"...이제 좀 괜찮아?"
한참 울고 난 메이사의 얼굴은 솔직히... 나 못지 않게 엉망이라서 웃음이 새어나올 뻔 했다. 아, 이러면 안 되긴 하는데... 봐주라. 나도 마음이 안 좋아서 지금 긍정적인 생각하려 애쓰고 있다고.
"괜찮아진 것 같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재활은 필요해. 무릎은 달리는 데에만 쓰는 게 아니잖아 메이사." "네가 앞으로도 잘 걷고 생활하고, 하물며 두 다리로 잘 서있으려면 재활이 필요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말야. 난 그걸 잘 안 해서 아직까지도 좀 그러니까. 알지?" "메이사 네가 달리지 못하더라도 행복하게는 살았으면 좋겠어. 나는."
한참을 그렇게 안겨서 울고나니 다른 건 몰라도 조금 시원해진 것 같긴 하다. 손으로 눈가에 남은 눈물을 훔치다가 어쩐지 웃음기가 있는 듯한 네 얼굴을 보고 살짝 발끈했다. ...힘도 제대로 안 들어가는 주먹을 쥐고 가볍게 네 팔뚝을 치려고 했다. 그리고 들리는 말은, 뭐 솔직히 알고는 있지. 무릎은 달리는 데에만 쓰는 게 아니라는 거. 달리지 않더라도 그냥 움직이기 위해서는 필수인 기관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하지만 본능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가장 큰 요소인 달리기를 못하게 된 이상, 다른 건 아무래도 좋다는 자포자기라고 표현해도 좋을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
".....재활 같은 거, 혼자서도 할 수 있어."
그리고 네가 떠난 이후, 지금껏 혼자서 해왔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수 있다고. 쓸데없는 고집이, 자존심이 너를 노려보게 만든다. ...혼자서 하다가 이런 꼴이 됐는 데도. ...그렇게 생각하니 좀 우습긴 하네. 자조 섞인 웃음이 피식 나왔다. 참 웃기지. 지금은 혼자서 별을 보러 가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는 신세인데. 진짜 바보 같아....
잠도 못 자 얼굴도 상하고 맞고 메이사에게 정신공격도 당해... 이젠 팔뚝까지. 퍽 때리는 손길을 막지는 않았지만 엄살은 좀 부린다. 이런 거 원래는 내색하고 싶지 않지만... 이마도 찢어지고 마음도 서운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지 않겠나.
재활에 내 도움도 필요 없다고 하고. 정말이지 또레나는 마음이 안 좋다. 웃음기 있던 얼굴이 좀 지쳐가는 게 느껴진다.
아― 그래 그래, 나 너 때문에 여친이랑도 헤어지고 왔다고. 중앙에서 그런 제정신인 사람 찾기 힘들었는데... 괜찮은 인간이었는데. 젠장. ...내가 먼저 떠나온 입장에서 이런 거로 생색내고 싶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서 하나 하나 되짚어보니까. 응, 이정도 엄살은 괜찮...
...아니야. 원래는 엄살도 부리지 않아야 하는 거 알지. 따지고보면 전부 내 과실 아닌가. 한숨을 쓰게 삼켰다.
"...알겠어. 메이사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강요는 않겠지만."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메이사를 꽤 안다고 자부한다. 내가 없는 사이 어떻게 변했는지까지는 몰라도 그 성격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겠지. 때로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좋아할 때가 있는 녀석이지만, 근본적으로 아닌 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날 싫어할 일 뿐인데 내심 좋아할 리가 있겠나.
...그야 이마도 찢어지고 얼굴엔 멍까지 들어왔으니 꽤 아프긴 아파 보이네. 때리던 손을 멈추고 그대로 침대 위에 툭 던지듯 내려놓았다. 자업자득이니까 내 알 바 아니지, 하는 마음이 반. 그래도 좀 심했나 싶은 마음이 반이라서... ....역시 모르겠다. 강요는 않겠다는 말 뒤로 이어진 침묵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래. 빨리 가버리라고. 날 두고 간 지도 꽤 됐으니 다른 담당도 생겼겠지. 그 녀석한테나 가서 잘 해주라고. ...이제 츠나지랑, 나랑은 연도 없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한 게 무색하게, 네 입에서 나온 말은 떠난다는 말이 아니었다. .....진짜 어이없어. 편지 하나 남겨두고 떠난 사람이 다시 할 말이냐고 그게. ...진짜 짜증나. 그래도 손끝에 닿는 그리운 온기를 차마 떨치진 못해서, 그냥... 마음이 복잡했다. 복잡한 마음을 담아 중얼거리듯 답했다.
"......맘대로 하던가."
손 잡아본 지도 꽤 됐네, 그러고보니. .....달리기로 떨쳐내지 못하게 돼서 그런가, 네가 와서 그런가. 어쩐지 오늘은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예전엔 못 잡아서 안달이 났었는데 말이지. 지금은 마주 잡는 일도 없이 그냥 가만히 두고 있을 뿐이지만.
".....우미야 푸딩." "다음에 올 거면 빈손으로 오지 말고 그거라도 사 와. ...무릎 박살나서 먹으러 못 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고개를 슥 돌려 다시 창가를 본다. ...창에 비치는 내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기쁜 건지 슬픈 건지 영 알아볼 수 없는 표정에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이라니... ...진짜 짜증나.
여담) 멧쨔 러닝화 시야에서 치워주는 거 묘하게 멧잘알이라 더 열받는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 유우가는 평소엔 멧잘알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개똥볼을 차는 게 둘 사이를 엄청 갈라놓는 거 같죠 여기서도 😞멧쨔는 이제 나 싫어해 하고 있어서 앞으로 정말 건전하게 재활 도와줄 거 같고... 🫠 하지만 머릿속의 천사가 악마에게 질 때는 멧쨔에게 플러팅하겠지...
😾 "유우가! 파장이 흐트러졌잖아! 무게가 왔다갔다한다구!" 😒 "그게 내 탓은 아니지~ 애초에 네가 익숙하지 않은 무기로 변신해달라 했으니까 어느정도 서툰 건 감안해줘야지. 이것도 일이라고."
적을 앞에 두고 서로 투닥거리는 꽁트가 있을 거 같아요 🤭 유우가... 원래는 자기보다 훨씬 큰 장창 쓰던 녀석인데 육척봉 정도 길이의 멧쨔를 다루게 되면서 엄청 뚝딱거릴듯한wwwwww 서로 안 맞아서 삐끗하고 삐그덕하고 하느라고 둘다 허접장인, 허접무기 딱지가 붙어있을 게 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