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유감스러운 일이에요. 난 태생 레벨 3이라…… 커리큘럼은 안 하고 살았거든요……. 고등학교도 검정고시 쳐서 왔고요…."
고저없는 목소리였다. 질 나쁜 농담도 아니고, 진실이지만 그 이면이 있었다. 다만 당신에게까지 말할 이유는 없었다. 태오는 유감스럽게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과거를 꺼내지 않았다. 사람들이 아는 것이라고는 중학교에서 본 적 없고, 학년마다 3분의 1을 나오지 않았으며, 커리큘럼 담당 연구원이 무려 8명이나 사표를 내고, 그나마 지금 나온 검정고시라는 정보뿐일 터였다. 앞으로도 알려줄 일 없으리라. 당신의 피로감과 맞물리듯 평소에도 기운 없는 목소리는 사뭇 결이 달랐다. 대화를 나눈다는 행위와는 조금 다르게, 어딘가에서 지쳤지만 그 방향을 알 수 없었으니, 물티슈 하나를 받아들고 버터기름이 묻은 손을 느긋하게 닦는다. 고맙다는 듯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는 건 잊지 않았다.
그리고 노려보는 듯한 눈동자에 그제야 표정을 고친다. 이리 보니 서로 다르다. 단정하고 반듯하게 노려보는 사람, 여유롭고 태만하게 시선 마주하는 사람. 서로 자란 환경이 다르고 사상이 다르거니와, 겉도는 자와 섞여버린 자를 표하는 것 같지만 진위는 알 수 없다. 태오는 동등한 거래 소리에 가지런히 모았던 손가락 하나를 다시금 들어 손등을 툭툭 두들겼다. 그리고 고개를 느릿하게 왼쪽으로 기울이더니, 눈을 내리 감았다.
"……그 가치를 누가 정하지?"
좋지 않은 버릇이었다. 상대와 눈이 마주치기 싫을 때면 아예 감아버리는 버릇. 하물며 등받이에 늘어지듯 기대 배 위에 손을 얹고, 다리까지 꼰 상태니 이대로 대화 이어지지 않으면 잠든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리라. 하지만 태오는 잠들지 않았다. 거래의 시작이자 제법 맹랑한 질문 탓이다.
"유감스러운 일이나…… 네 선택이 *같든 말든 그건 내가 상관할 게 아니랍니다…. 온전히…… 네가 그 순간 가장… 낫다 생각한 선택이거니와…… 내 손길이 닿지 않았는데 책임질 발언은 하고 싶지 않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태오는 느릿하게 눈을 반개했다. 손가락을 다시금 툭, 툭, 일정한 간격으로 들었다 놓으며 깍지 낀 손의 툭 튀어나온 뼈마디 하나를 두들겼다. 메트로놈을 켜둔 듯 지나치게 일정한 박자였다.
"……스트레인지 지도까지는 용인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 이상은 안 돼. 네가 선인으로 활동해야만 하는 명분을 만들어. 저지먼트의 일을 돕기 싫어도 언젠가 네 선인 짓을 그렇구나 봐줄 사람이 있어야지요. 은인 정도면 막아세우는 건 염치가 없다면 하지 않을 테니."
태오는 반개한 눈꺼풀을 온전히 들었다. 평온한 듯한 무표정이었다.
"내가 고하고자 하는 것은…… 그뿐이랍니다. 선하되 잔인해지지 않으면 이도 저도 못해요……. 적어도, '내가' 고하고자 하는 것은요."
네 거래를 이제 들어보아야겠지. 얼마나 깎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셈하고 가치를 잴까. 네가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신념, 즉 값어치는 무엇일까.
커리큘럼이 재개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커리큘럼을 지속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정체는 누구나 겪습니다, 성장 수준이 처음보다 현저히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게 커리큘럼의 강도를 무조건적으로 높일 근거는 못 돼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나?"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나이 지긋한 위원 한 명이 그리 물었다.
"저는 현상 유지, 혹은 오히려 강도를 완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왜지? 현상 유지도 우리 입장에선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란 걸 알고 있을 걸세, 그런데 완화라니?"
"그건 강도를 높였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거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완화든, 강화든 똑같다는 겁니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위원을 보며 성환은 입술을 지그시 물었다.
"둘 다 성장에 도움이 될지, 아닐지는 알 수 없지만. 커리큘럼의 강도를 높이는 게 학생에게 부담이 된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완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 겁니다. 결국 커리큘럼을 받는 건 제가 아니라 학생이고, 학생의 성장은 학생이 건강한 상태일 때 가능합니다. 지금 당장 성장이 더디다고 해서 강도를 무작정 올리는 건 학생에게 부담이 될 뿐 별 도움은 되지 못할 겁니다."
"자네, 비주류 분야를 너무 오래 맡은 건 아닌가? 최근 논문은 읽어보았나?"
연구원이 그리 말하며 내밀어 준 서류를 성환은 어쩔 수 없이 받아보았다. 천천히 서류에 적힌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성환을 보며, 위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라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네, 결국 우리는 성과를 내야 하는 사람들이야. 학생들이 발전하지 않으면 우리도 멈추게 되어 있다네, 알고 있잖은가. 거기 제시된 가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표본도 꾸준히 추가되고 있고."
성환은 서류를 읽는 것을 멈췄다.
"...진심이십니까?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연구재단에서 재정지원을 위해서 급조한 가설을 정말 진지하게 믿으시는 거에요?"
"너무 깎아내리지 말게, 어쨌거나 근거가 있잖은가... 우리는 결과로 말하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이들은 적지만 결과를 계속해서 가져오고 있어, 그리고 기존에 비슷한 가설이 상당 부분 증명된 상황이고, 우리 입장에선 거부할 이유가 없네."
성환은 더 이상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안 됩니다. 저는 제가 담당하는 학생에게 이런 방식을 사용할 생각은 없어요."
"학생의 커리큘럼은 담당 연구원의 몫이란 거 알고 있네, 그러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자네도 실적을 쌓아서 따로 연구소도 차리고 해야 하지 않겠나. 언제까지 말단 연구원으로 살 건가."
게다가... 라는 위원의 짧은 말 뒤로.
"담당하는 학생의 능력 자체가 이 가설에 너무 잘 맞지 않는가? 이건 우리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야. 가설을 증명하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나? 시간을 좀 줄 테니 좀 더 고민해 보게." 성환이 터덜거리며 건물 바깥으로 나오자, 흰 바탕에 푸른 빛을 반사하는 창이 빼곡한 건물의 외부가 눈에 들어온다. 한숨을 푹 내쉬면서 자판기에서 음료를 하나 꺼내 마시려고 했으나, 자판기가 동전을 먹어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아서.
"아! 왜 자판기까지 말썽이냐!"
성환은 화를 내며 자판기를 한 번 손바닥으로 탕 쳤다가 손이 아파 몸을 굽혔다.
"뭐 하냐, 멍청아."
"...말 걸지 마세요, 기분 안 좋으니까."
눈물이 찔끔 나오는 상황에, 귓가에 익숙하면서도 자주 듣지는 못하는 목소리가 들려와 성환은 작게 한숨을 쉬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러자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등판이 찌릿하는 감각이 느껴져, 성환은 자동으로 몸을 바로 세웠다.
"악! 뭐 하는 건데요!"
"사내 자식이 뭐 이렇게 웅크리고 있냐, 동전 먹어서? 참 내."
"갑자기 찾아와서는 이게 뭐 하는 거에요, 누구 속 긁지 못해서 안달 난 것처럼."
성환의 옆에 선 여성은 사나운 얼굴에 노랑색 머리, 어깨가 트여 있는 셔츠에 빈티지 데님 팬츠, 귀걸이 등 누가 봐도 불량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다. 말도 상당히 걸었고. 비단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성환의 투덜거림을 못 들은 체 하며 손가락을 뻗어 자판기의 동전 투입구에 가져갔다. 그러자 손목에 감겨 있던 끈 팔찌가 스르륵 하고 풀리더니, 얇은 섬유로 나뉘어 그 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다가 달그락,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자판기에 불이 들어왔다.
"멀쩡하구만 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깨를 으쓱이며 비단은 맥주를 뽑아버렸다. 덜컹 하며 맥주가 떨어지자. 성환은 아! 하고 단말마를 내뱉을 뿐.
"맥주를 사면 어떡해요! 이온 음료나 마시려고 했는데!"
"이건 내 건데? 니껀 니가 뽑아."
그 말대로, 비단이 한 것은 인식되지 않은 동전을 인식시켰을 뿐인지라, 한 번 음료수를 뽑아준 자판기는 다시 불이 꺼져 있었다. 이게 무슨 횡포란 말인가, 통탄할 노릇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성환은 동전을 하나 더 꺼냈다. 그러나 불이 들어오자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비단은 다시 맥주 버튼을 눌렀다.
"아!"
야속하게도 자판기는 동전을 넣은 사람과 버튼을 누르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참된 자판기였다.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진 맥주, 비단은 자, 가져가세요. 라는 듯 얄밉기 그지없는 손짓을 해 보였다.
바다에 빠졌어도 멀쩡히 살 수 있어서 기삿거리가 나온다면 좋아라 할 걸. 진짜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덧붙이면서 사탕을 입 안에서 이리저리 굴리다가, 어쨌건 다른 이들이 위해를 자신에게 가하더라도 자신이 타인에게 가하는 건 꺼려진다는 듯한 그 반응에, 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말이다, 최소한 정신은 차려야지."
아주 그냥 잔뜩 굳었더만. 뭐라고 말을 해야 주변에서 도와줄 것 아니냐, 라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자신이야 수경이 저지먼트라는 같은 울타리 안에 있었으니 곤란해 보일 때 임의로 나선 거지만. 보통은 남이 무슨 일을 당하든 큰 일 같아 보이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곤 하는 법이다.
"그나저나, 꽤 유용하게 썼네. 양날의 검 같긴 하지만."
기자를 불러들인 것도, 보내버린 것도 결과적으로 저 포탈 건이었으니. 랑은 포탈 건을 가리키며 그리 이야기했다.
>>300-301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근데 다시 돌아온다... 돌아오는 건 그 지하랑 관련있을 거고 없어지는 건 옛날처럼 그런건가... 밖에서 멀끔해졌다는 것도 그렇고 입지 좁은 신생 연구재단 말을 굳이 들고와서 들이미는 것도 그렇고 지금 랑이 커리큘럼 받는 연구소 안에 이미 미스틸테인 끄나풀이 들어와 있나... 싶기도 한
' 타깃을 최대한 압박하고 압박하고 또 압박하고 때가 되면 확보한다. 아무리 타깃이 괴물이라고 한들, 인간의 몸을 지닌 이상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확보하게 된 이후, 제 1단계의 데이터 추출원인 에어버스터와는 다르게 강압적인 수단을 이용해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뽑아내도록 한다.'
나리께서 흥미를 가졌다. 난감한 상황이다. 그 존재가 바깥것에게 흥미를 가질 이유는 전무하거늘 하필이면 딱 집힌 사람이 당신이다. 아니, 당신 말고도 하나 더 있지만 예외로 두도록 하겠다. 스트레인지를 직접 쏘다니다 눈에 든 것은 현재로서는 당신이 유일하니. 언젠가 그가 태오에게 넌지시 당신에 대해 묻는 날이 온다면, 태오는 결국 대비해야만 했다. 어쩌면 묻지도 않고 당신에게 다가갈 수도 있다. 끔찍한 일이다. 당신은 그를 상대하는 법을 모르거니와, 자신이 호오가 일정하지 않으니 그 또한 호오가 일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건 당신이 해결할 일이겠지. 당신이 하란대로만 한다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도 않을 것이고.
"현명한…… 판단이에요."
태오는 느릿하게 답하고는 스트레인지의 지도를 머리에서 그려본다. 금교라는 녀석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적어도 그 장소까지 사건이나 물리적으로 도달할 방도는 없으리라 믿었다. 태오는 이내 자리를 뜨려는 듯 한 걸음을 떼었다. 그리고 당신을 스치기 전, 눈을 느릿하게 흘겼다. 노이즈 너머로도 세로로 쭉 찢어진 동공이 선명하게 보였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혜우가 묻는다면 이번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으면…… 한답니다. 그저…… 그래요, 네가 거슬리니 시야에서 좀 비켰으면 한다고 꼽이나 먹었다며 애교나 부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