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로벨: 이번 연구 주제는 텔레포트의 완전한 차단이랍니다. 칼리스: 오.... 안데르: 나는 왜 불렀어요? 로벨: 핸드폰 정도의 크기로, 일종의 역장을 씌워서 그 공간 내에서는 텔레포트를 차단하는 거나... 좌표를 인식 못하게 하는 종류도 괜찮아 보입니다. 아니면 장식처럼 보이게 하는 거나.. 봉인부적과 비슷하게 붙이는 이런 형식같은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이미지 보여주기) 칼리스: 당장이라도 만들고 싶네! 이 이미지에 들어가는 기술의 기반은 어디 있을까나? 로벨: 그건 여러분들이 이제부터 연구해서 만드셔야죠. 칼리스: 장난 아니네... 붙어볼만한가? 안데르: (세상에나요)
칼리스가 의욕넘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정작 기기같은 거 프로토타입은 죄다 안데르가 만든 거여도(그리고 병원행)이어도 웃길 것 같긴 하네요
쿠키가 쪼개지며 나는 소리와 짧게 웃음을 짓는 것으로 대신했다. 톡, 하니 부드럽게 부서지는 걸 알고 있지만 힘조절을 못한 탓에 귀퉁이가 산산히 박살난 쿠키가 조각조각 되어 흐트러진다. 혜성은 언제부터인가, 타인과의 대화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중이었고, 지금 나누고 있는 대화는 훨씬 신경써야하는 게 많은 일임이 분명했다.
언제 다른 부원들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긴장이라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대화를 끊을 생각이 없어보이는 배려없는 상대가 그러했다. 산산히 박살난 쿠키 부스러기가 남은 손으로 조각낸 쿠키를 입안에 넣은 뒤 혜성은 팔걸이에 기댄 팔로 턱을 괴는 자세로 바꿔 앉았다. 부스러기를 털어내며,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혜성은 중얼거렸다.
"너, 보기보다 되게 무례하구나."
느린 어조로 중얼거리다가 문득 스스로의 꼴이 우스워서 흐릿하게 웃고 말았다. 제 알고 있는 현태오라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했다고 무례하니 뭐니 하는 게 웃기는 소리라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었다.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것또한 그럴 법하니, 그것에 대해 내가 뭐라고 지적을 하겠나.
다만 의문인 점은 그저 관망하기만 하더니 갑자기 다른 사람도 아닌 내게 관심을 두냐는 것이다. 파리한 피로가 묻은 새파란 눈동자에 이채가 돌았다.
"명분을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그게 태오 네 말대로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왜, 나만 그런 명분을 찾아야할까."
저들도 명분을 찾았던가. 누군가를 도와줄 때, 명분을 들었나. 이제껏 겪어왔던 큰 사건들은 명확한 명분이 있었지만 그 외는 명분이랄 게 없었다. 아니 있다고 해도 설명을 했던 적 있었던가. 냉침한 디카페인 차가 들어있는 텀블러를 기울여 차를 마시며 눈가를 찡그린 채 혜성은 툭 내던지듯 말을 쏟아냈다. 곧 한숨을 크게 내쉬며 눈과 눈 사이를 지그시 누르긴 했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래. 네 관심을 끌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잖아?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애한테 갑자기 관심을 두고 개입하는지 모르겠거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이야기하던 혜성의 눈동자가 도르륵, 굴러서 태오에게 향했다. 쿠키를 한개 더 입에 집어넣어 씹고 있으나 눈가를 찡그린 그늘진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날 잡아 사과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긴 한데, 쉽지가 않네요. 성운은 내심으로 한숨을 푹 쉬었다. 곤란한 오해를 한 것도 사과드리고, 혜우와 태오에 대해 들었음에도 혜우가 태오에게 가는 것을 볼 때마다 제로전 당시 일이 생각나 마음 한켠이 켕기게 되는 밴댕이 소갈딱지도 고쳐먹어야 되는데 이거고 저거고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거기에다 태오가 성운에게서 연상하는 ALTER의 이미지도 한 몫을 하고 있는데, 태오가 한때 ALTER에 있었다는 것마저도 모르는 성운에게는 산 너머 산이지만, 아직 서로간에 혜우가 빚어놓은 오해도 못 풀고 있는 판에 이 이야기를 풀기에는 아직 정말로 멀디 멀었으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그래도 앞으로는 단정하게 예의 차린 말 하면서 뒤로는 미운 생각을 속으로 씹어삼키는 이들과 달리, 성운은 꽤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담백하게 말을 내어놓을 줄 안다. 그러나 그것도 곧 태오가 내어놓은, 성운이 전혀 예기치 못한 말 때문에 흔들렸지만.
“어떻게 아신 건가요?”
손을 빌려주겠다는 말에 일단 태오가 자신이 최근 스트레인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적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겠다만, 어, 어떻게? 애린이나 유한이나 금이한테서 들었나? 애린이나 금이는 그럴 애가 아닌데. 유한 이자식이? ···아, 이거 태오에게는 손 안 대고 코풀 수 있겠다.
“···이래봬도 도망은 잘 치니 단명 걱정은 좀 내려놓으셔도 되겠습니다만, 저야 삽질 덜 하면 좋죠.”
2학구 연구소 데 마레, 연구소장 승환은 연구소 한복판에서 우뚝 서 혼자 사색에 잠긴 든 어떤 차트를 노려다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희야는 서휘를 대동하고 곁에 다가갔고, 승환은 고개를 돌려 희야를 마주했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더니 결국 레몬 탕후루를 샀구나. 뒤에 있는 서휘의 표정이 오만상인데다 서휘의 손에 들린 건 한 조각이 없는 걸 보니 희야의 기미상궁 해달라는 떼쓰기에 실컷 고통 받은 모양이다.
"……태오 생각." "응? 걔는 왜요?" "희야 너도 아니무스의 연구원이 태오의 커리큘럼을 담당하는 건 알지?" "알지!" "……저만 모릅니까?"
그제야 희야는 뒤를 돌더니 눈을 깜빡였다.
"희야랑 같이 있던 연구소 동기예요." "아, 걔도 혜우인가 뭔가 하는 그 남색 머리 여자애랑 같은 애야?" "응. 그런데 12살에 먼저 ALTER로 갔다가 행방불명 됐어요." "오." "……이제 말 해도 됩니까?" "예."
승환은 차트에 다시 시선을 두었다.
"아무튼 그 연구원이 박 교수 병원에 대신 가서 태오의 건강검진 결과표를 가져왔는데……." "알려줬는데?" "지나치게 작위적이야." "응? 연구원이 조작한 거예요?" "아니, 박 교수도 연구원도 그럴 깜냥은 못 되는데, 이상하게 모든 게 평균치에 맞춰져 있어." "그만큼 안정된 아이라는 뜻 아닙니까?" "그게 아닙니다. 희야야."
"므에." "태오가 저지먼트에서 어떤 아이니? 잘 활동해?" "므으엥." "그래, 다 먹고 말하렴." "……으!!"
몸서리를 치던 희야는 고개를 기울였다.
"잘 움직이는 것 같던데-? 비전투원이라도- 순찰 때마다 시말서 쓰는 거 보면 팔팔해요." "희야야." "응?" "그런 태오가 너랑 검진 결과가 똑같다."
희야는 그제야 표정을 굳혔다.
"우와- 그건 기분 나쁜데요……." 태오는 부들부들 떨다 몸을 웅크렸다. 이 빌어먹을 몸뚱이, 요 며칠 조용하나 싶더니 또 타는 듯 아프다.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침대에서 꼼짝을 못하던 태오는 허억, 하고 숨을 크게 들이 마시더니 그대로 상반신을 튕기듯 벌떡 일으키며 고통을 참고자 침대 시트를 꽉 쥐었다. 입술을 꽉 깨물고 고개를 숙이다, 부르르 떨더니 다시금 몸이 무너져내렸다.
"이 빌어먹을, 몸뚱이 같으니라고……."
머리카락이 잔뜩 흩어진 고개를 들자 시트가 한 방울씩 젖어간다. 코에서 흐르는 피 탓이다. 태오는 마지막으로 숨을 후, 하고 길게 뱉더니 시트를 꽉 쥐었던 손에 힘을 풀었다. 먹먹한 귀 너머로 들려선 안 될 소리가 들렸다. 아니, 어쩌면 들어야만 하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든 자신이 지금 당장 듣고 싶은 건 아니다. 태오는 욕을 짓씹으며 고개를 시트에 처박았다. 흐르는 피가 멎을 기미가 없으니 먹먹하게 욕하면서 앓는 소리 시트 너머로 새어 나온다.
─분명히 서로간의 신뢰나 우애를 지키기 위해서, 아끼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이건 리라와의 신뢰관계를 지키기 위해 딱히 감춰야 할 필요가 있는 일이 아니라 그냥 말로 하자니 좀 끔찍하게 들릴 것 같아서 그냥 말을 안하고 있는 거라. 팔뚝만한 호스 끝에 젓가락만한 바늘을 갖다가 목뼈 사이에 꼽아넣는다는 소리가 친구 사이 유쾌한 근황나눔 토크에 올릴 만한 소리는 아니잖은가.
“뭘 목에다 꽂는다고만 해둘게. 더럽게 아파. ─그래도 인첨공에서 이 정도면 되게 무난한 커리큘럼 아닌가?”
하며 성운은 초커를 마저 채우고 주얼을 눌러보았다.
“공치사같은 거 되도록 안하려고 하긴 하는데, 네가 잘 만들어서 잘 쓰는 거야. 저번에 EMP 만들어준 거, 해준이 잡을 때 잘 썼다.”
좀 더 따라줄까? 하는 듯이 생수병을 잡아보이던 성운은, 리라가 슬슬 떠날 기미를 보이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어주었다. 그러다가 리라가 보드게임을 언급하자, 한결 예전같은- 십대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웃음을, 희미하게나마 얼굴에 걸었다.
“다음번에 노래방 가자는 건 어떻게 된 거야.”
하고 웃어넘긴 성운은, 리라에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안전하게 지내.”
니어 스트레인지식 작별인사였다.
# 찐막레를 써왔습니다! 리라와 만나보는 건 언제나 즐거워요. 함께 놀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오늘 이 생각을 하면서 자야지.. -B는 ...자용을 구분짓지만 얼핏 봤을 때 구분하기는 힘들까...? -케이스는 팀으로 일했을 것 같고... -그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박으며 피를질질 흘리는 걸 감수하면서라도 빌어본 적 있겠지... -수경은 건강상태 기복이 좀 있는 편이겠지..
보기보다 되게 무례하다라. 당신의 반응에 날이 서있음을 태오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날이 섰음을 깨닫고 스스로를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도. 다만 이 점에 대해서 굳이 지적할 생각은 없었다. 당신의 상태를 이해하기 때문은 아니다. 친절하지만 상냥하지 못한 성정은 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겠지, 따위의 으레 끔찍한 '인간이 그렇지 뭐'를 착실히 적용하고 있었으니.
"내가 보기보다……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서요. 배우는 거 없이 자랐거든."
자조적인 농담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모를 말을 툭 뱉고는 태오는 느긋하게 자세를 바꿨다. 의자를 빙글 돌려 제대로 된 자세로 앉고는, 다리를 꼬며 등받이에 푹 기댄 채, 잠시 봉투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대화를 하며 다과를 곁들이는 건 좋지만, 지금 당장 또 버터와 설탕, 초콜릿 덩어리가 입에 필요한가 고민하는 듯했다. 그리고 고민은 길지 않았다.
"왜 너만, 이라. 재밌는 소리네요……."
먹지 않는 편이 좋겠다. 당신과 대화를 할 때 저런 불건강한 덩어리가 방해를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조금이라도 흐름이 끊기면 질릴 것이 뻔하다. 태오는 더 이상 쿠키에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떼더니, 당신의 모습에 다시금 표정에 변화를 주었다. 이번에도 희미하게 호선을 긋는 눈이지만 감정은 명백하게 드러났다가 삽시간에 흩어진다. 흥미.
"……달리 말하자면 거래를 하자는 거죠, 너. 실로…… 흥미로워라. 오래간만에 살아있는 것에 흥미가 생기네요……."
태오는 고이 깍지를 낀 손을 배 위에 올렸다. 등받이에 흐르듯 기댄 자세하며, 꼬아낸 다리 하며 사뭇 불량한 자세였다. 살아있는 존재에 흥미를 가진 게 얼마 만이더라, 포르말린에 일단 담가보고 싶단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이 드는 것도.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들었다.
"본디 거래라 한다면 내 쪽에 유리하게 끌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래요, 답해줄게요."
옅은 비색 눈동자가 당신을 똑바로 마주한다. 명백한 거래자의 태도다.
"너, 선에 걸쳤잖아요……. 여기에 섞일지, 아니면 겉돌지. 나는 그게…… 이 도시에서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뿐이에요. 무엇보다……. 네가 알게 되어버린 정보 때문에."
태오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손등을 일정한 박자로 두들기더니, 이내 입을 벌렸다.
"좋든 싫든 인간이란 무덤까지 가져가겠노라 선언하지만, 기어코 새로운 상자를 열지요……. 그렇지만 이 도시에서 희망 따위는 없는데, 잃는 것만 있으면 쓰나……. 네가 선인으로 살고자 한다는데, 악인만 가득한 곳에서 왜 나만 명분이 필요하냐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그래, 쓴소리는 싫을 테니, 망 봐준 값이라고 해줄까요?"
>>245 다른 것도 지금 찌고 있어요~ 피아노연주, 이런 것도 좋아해줄까요? 성운: (거울을 가리킨다) 성운: (그리곤 혜우를 복복 쓰다듬는다) 성운: “그래도 이제, 차근차근 화해해보려고···” 성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니까, 하나둘씩, 응.”
한숨이 들린다. 직고하자면 당신과 지금 평온히 얼굴 맞대고 있지만 영 내키지 않는다. 여전히 그 당시 있었던 당신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거니와 당신은 묘하게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다. 익숙하고, 낯설며, 무언가 깊숙하게 끌어당기는 것이 있다. 그러나 매력은 아니다. 조금만이라도, 당신의 속내를 깊이 읽어보고 싶지 않은 거부감이 든다. 형용할 수 없는 것이 자신의 발목을 부여잡고 다시금 어딘가로 끌고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시선을 마주하는 것도 꺼림칙하다. 다만 거래한 것이 있거니와, 행하지 아니하면 나리께서 직접 나설 테니 그 사람과 얼굴 맞대게 하는 건 한사코 사양하고 싶었다.
"……네 생각한 것이 정답일 수도 있지요."
이대로면 당신이 가장 의심하는 양아치 하나가 희생 당하겠지만 알게 무언가? 남의 집에 처들어와 침대를 뺏어가 기어이 자고간 대가 치고는 싸지 않은가. 태오는 느긋하게 외투의 안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비단 도망이 문제가 아니지요……. 네게 이어진 명줄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닐 텐데요……."
품에서 꺼낸 것은 검은색의 우편봉투였다. 단조로운 검은색에, 기분 나쁠 정도로 붉은 필기체로 伏 써있는 것을 당신을 향해 건네주려 하니, 그 어떤 의문도 갖지 말라는 듯 자연스러운 태도였다.
"외곽 지하에는 펍이 하나 있지요……. 미성년자인들 뭐 어떤가요, 술만 마시지 않으면 되는 일이니……. 한때 오즈를 제압했던 폐건물 근처, 푸른색으로 깜빡이는 네온사인 밑이 입구."
스트레인지의 음산한 거리. 길거리에는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고, 다수의 스킬아웃들이 담배를 피거나 취한 채로 고성방가를 하고 있었다. 한 후드티를 입은 청년은 거리에 있는 건물로 들어간다. 건물의 안에는 스킬아웃으로 추정되는 녀석들이 테이블 앉아서 낄낄대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 엥? 너는 누구냐? "
" 3학구 목화고 저지먼트 부부장 서한양이라는 사람입니다 - 3학구의 레벨 제로나 저능력자들의 돈을 강제로 수금해간 사람이 맞지요? 폭력과 협박을 동원해서요. 조사해보니깐.. 조직이름이 '정의사회' ? 찾아보니깐 아지트에도 대놓고 정의사회라고 써있어서요 - "
얼굴에 흉터가 난 껄렁한 녀석이 일어난다. 껄렁거리며 한양에게 다가갔고, 그를 비꼬기 시작한다.
" 하하.. 저기 그쪽에게 볼 일이 있는 게 아니고, 이 조직 두목에게 볼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반말은 삼가하시죠? "
" 싫어. 어쩔래? "
스킬아웃은 한양의 뺨을 짝짝치며 낄낄 웃어대기 시작했다.
" 그만해요. "
" 왜? X같아? "
" 응. X같아. "
한양의 뺨을 때리던 팔을 왼손으로 막고, 오른 손바닥으로 녀석의 울대를 탁 친다. 녀석은 기침을 하며 주저 앉아버렸다. 이어서 다른 놈이 손에 회칼을 들고 한양에게 쇄도한다. 오른손에 회칼을 쥐고 한양의 복부를 노린다. 한양은 칼로 찌르려는 녀석에게 오히려 바짝 다가가서 거리를 좁히고, 오른손으로 녀석의 안면을 붙잡고 왼손으로 칼을 든 회칼을 붙잡는다. 그대로 녀석의 얼굴을 밀면서 뒷통수를 벽에 박아버리면서 기절시킨다. 한양은 녀석의 회칼을 쥐고, 두목으로 보이는 험악한 인상의 마주 앉는다. 그리고는 녀석이 안주 삼아서 먹던 생선회 하나를 회칼로 푹 찍어서 먹는 한양이다.
" 그..왜..3학구에 와서 행패요.. 깍두기듵은 깍두기들 세계에서만 놀면 아무도 간섭 안 한다니깐..됐고, 뺏은 돈이나 돌려주세요. "
" ...... "
" 뭔 말을 해봐요. "
곧 덩치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빠르게 소주병을 쥐고 한양의 머리를 내려치려고 했다 - 하지만 한양은 염동력으로 녀석의 움직임을 멈춘 뒤에 바닥에 내팽겨친다.
" 아저씨- 나도 참 이러기 싫어요. 그러니깐 우리 좋게좋게 갑시다? "
" 그 돈.. 없어... "
" 벌써 다 썼나 , 그 돈을? 그렇다면.. "
" 우리가 쓰는 돈이 아니라고. "
" 그게 무슨 소리죠? "
남성은 바닥에 앉으면서 무덤덤하게 담뱃불을 붙이며 말했다.
" 우리는 그저 협박을 당해서 녀석의 지시대로 따랐을 뿐이야. 안 그러면 우리를 전부 죽이겠다고 했거든.. 하지만 너가 나서준다면.. "
한양은 표정을 찡그리면서 코를 막고 말했다.
" 걔가 누군데요? "
[ 이틀 뒤 ]
4학구의 한 폐건물. 검은 올백 스타일에 창백한 인상의 남성이 자신의 부하들로 보이는 녀석들과 함께 돈을 세고 있다. 폐건물로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녀석들은 시선을 입구로 돌린다.
" 제 4학구 소속.. 19살 이동호 학생 맞으시죠? "
" .... 뭐 하냐? 연장 들어. "
이동호라는 이름의 남성은 자신을 위협하러온 녀석임을 예상하고, 부하들에게 지시를 했다. 부하들은 각종 둔기류로 무장했지만..
" .....! "
순식간에 한양의 염동력에 의해 제압될 뿐이었다.
" 스트레인지 스킬아웃을 협박해서 우리 학구의 학생들에게 수금을 했다면서요 - 그래서 잡으러 왔지. "
" 잠깐잠깐 그게 무슨 잘못이라는 거지? 약한 것이 죄가 아닌가? 그 녀석들과 나는 격 자체가 다르다고. "
한양은 녀석의 어이없는 논리에 잠시 벙찌더니, 푸핫 웃으며 대답했다.
" 그래요. 격이 다르긴 해요. 국가에도 격이 있죠. 그걸 국격이라고 부르고요. 그런데 인간들한테 비슷한 격이 있어요. 우리는 그걸 '인격'이라 부르죠. "
" 내 보기에는 우리 동호씨 격이 엄청 낮은 것같아. 그래서 저 서한양과 동호씨의 인격 차이도.. "
" 뭐? 너가 서한양? "
" 네. 4학구에도 소문이 났나요? "
" 이 개X끼야아아아!!!!!! "
이동호는 서한양이라는 이름에 매우 격분하면서 능력을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의 능력은 특이하게도 전투 때 상대하는 사람이나 물체 혹은 동물마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압하거나 죽일 수 있는지 직감적으로 알게해주고, 몸이 이를 로봇처럼 수행하게 해주는 능력이었다. 이동호는 나이프를 들고 한양에게 돌진하지만... 이 나이프를 든 효율적인 살인도 결국 거리가 가까워야 가능한 것.
" 크헉..크허억.. "
염동력으로 접근전조차 허용하지 않는 한양이에게는 쥐약이었다.
" 제가 뭐 잘못했나요? 엄청 열이 오르셨네.. "
" 쿨럭.. 너는 모르겠지.. 너네 애비라는 인간 때문에 우리집이 완전히 박살났는데! "
" 어.. 혹시 가족분이 간첩이신지.. "
" 너네 애비가 육군교도소로 넣어버린 녀석.. 이제 기억나겠어? "
" 아아-! 그 감빵 간 분의 동생이시구나. 근데 그게 왜요? 당신네 아버지 재선 실패해서 정치자금 끊기고 파산한 건 우리 아버지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런 걸로 따지면 당신네 아버지 때문에 우리 아버지도 전역하셨다고. "
" 닥쳐-!!! 개돼지들 손 봐준 것이 뭐가 잘못인데?! 그리고 그거 알아? 너네 애비 반골이라서 윗 사람들이 원래부터 존X 싫어했어. 안 그랬어도 나갈 양반이었다고.. 크큭.. "
"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권력을 이용해서 후임을 자살까지 몰고 간 게 잘못이지, 잘 한 겁니까? 그리고 당신네 아버지도 말 많았어요. 조폭하고 유착하고... 예산 횡령의혹도 뜨고.. 힘은 얼마나 좋은데 양다리에- "
" 아- 그래서 동호씨와 동호씨네 형 어머니가 다른 거구나. 그나저나 인연이네 - 여기서 그 분 동생을.. 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인첨공 오셨겠다, 그치? 그래도 좀 잘됐네. 레벨도 나름 높고.. 애들 모아서 삥이나 뜯는 건 벌 받아야겠지만. "
" 뭐?! 뭐라 그랬어, 이 개돼지 새X야!!! "
" 뭐요. 사실이잖아요. 어머니가 다른 걸 다르다고 부르지, 같다고 말해ㅇ... "
그렇게 설전을 펼치다가, 갑자기 자욱한 연기가 건물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동호의 부하가 연막탄을 터뜨린 것.
" 어서 형님부터 챙기고 도망가 -!! "
" 쿨럭..서한양..너는 내가 꼭 죽인다.. "
" 에이씨..해볼 테면 해봐요. 아, 왜 이렇게 안 보여... "
얼마나 독한 연막탄인지 한양 역시 기침을 해대느라 이동호를 놓쳤고, 연기가 다 빠진 폐건물에는 한양 외에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