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로 난 줄곧 네 곁에 있어주었다. 그러나 내가 네 정인이었다고,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었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너는 그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한 순간의 삶이 통째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믿기 힘든 건지, 아니면...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결국 우리는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난 먼 발치에서 너를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와중 네게 새로운 인연이 생긴 건,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심장이 갈기갈기 찢기는 기분이었다. 놓아주고 싶지 않았는데, 작은 새는 새장의 틈을 비집고 빠져나와 다른 이에게 날아가버렸다. 네가 내게 줄곧 속삭여주었던 사랑은 이제 다른 이를 향하고 있다.
"그 사람 누구야? 응?" "나보고 사랑한다며. 다 잊어버린 거야? 내 존재까지도?"
네가 싫다고 해도 억지로 팔짱을 끼고, 끌어안았다. 입맞춤도 서슴지 않았다. 네 '연인'이 화를 내도, 나를 비난해도, 참다 못해 내게 주먹을 휘둘러도 그만두지 않았다. 그만둘 수 없었다. 절대 놓아주지 말라고 한 건 너였잖아. 하지만 그런 행동도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너는 그 사람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외관 | https://www.neka.cc/composer/11181 172cm 마른 체형, 골격이 튼튼하고 길쭉하다 연한 구릿빛으로 탄 피부 그 이름에 걸맞게 구름마냥 풍성하고 몽실대는 머릿결 다만 그 빛깔은 먹구름에 가깝다 또, 피처럼 샛붉은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성격 | 다가가기 힘들고, 친해지기도 힘든 성격 매번 남을 까칠하게 대하는 것이 고슴도치 같다 자존심 세고 한 성깔 하는 타입이라 직설적인 언행을 자주 일삼곤 한다 제 심기에 거슬리면 뾰족한 말을 툭툭 던지기 일쑤 그러나 실은, 자존감이 무척이나 낮다 외강내유라고나 할까
기타 | 히로시마 출신 온갖 질 나쁜 양아치들과 어울려 다닌 불량아였었다 츠나지로 온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남긴 유언 때문 고향에서와 달리 츠나센에선 조용히 지내려 노력하고 있다
본래는 무척이나 장래가 유망한 경주 우마무스메였으나 그녀의 가까운 친구가 이를 시기해, 충동적인 행동을 저질렀고 클라우드 나인은 그때부터 달리기를 그만두었다 당시 입었던 부상은 진작 회복했으나 달리는 것 자체에 큰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탓이다 달리기에 대한 열망도, 달리려는 의지도 이제는 전부 식은 지 오래 「빛나야 하는 건 나 따위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야」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처음 봤을 때는 숨이 멎는 줄 알았지. 빈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비단 아름다워서만이 아니었다. 네가 나를 사랑해주고, 끝내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해주었다는 사실이, 몹시도 벅차올라서였다. 나는 너로 인해 구원받고, 은혜입은 거나 다름없기에.
그렇게 잠시간 시선을 마주하다가, 천천히 입술을 포갠다. 한없이 부드럽고 다정한 키스다. 그러나 서로와 맞닿아있음에도 욕구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아직 부족하다, 더욱 더 온전히 너를 느끼고 싶다... 숨이 가빠와도 포개어진 입술이 떨어지는 일은 없다. 오히려, 더욱 진한 입맞춤을 나누겠지.
당신 눈에 제일 예뻐보였다면, 그걸로 충분한 날이었으니. 그런 생각을 하며 미즈호는 코우를 마주하다가 포개지는 것을 받아들였다. 포개지면 포개질수록 맞닿아진 손에 더욱 더 꽉 힘이 들어간다. 계속될 수록 가빠져만 간다. 하지만 놓여지고 싶지 않다. 놓여지고 싶지 않아..... 계속 맞잡고 있던 손을 마침내 놓고는 목덜미에 양팔을 걸었다. 만약에 코우가 팔을 껴안았다면 그대로 품에 온전히 안겨졌겠지. 지금 이순간 그녀는 온전히 당신의 소유이며, 당신만의 것이다. 가느다랗게 뜨는 실과 함께 마침내 입을 떼며, 미즈호가 나른하게 웃으며 물으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