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코바야시는 문밖에서 들려오는 상냥한 목소리에 혹해 문고리에 손을 짚었으나, 등골까지 시리게 다가오는 한기에 문고리 돌리려던 것을 멈추고 다시 주저앉았다.
'거짓말 하셨죠?'
등뒤에서 들려오는 어긋난 기척. 이지러진 이성에 몸을 웅크리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아보지만, "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お客さん"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일어설 수 없어 저기 으스한 천장을 가만히 비추고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려 엉금엉금 소리 없이 등 뒤의 문으로부터 반대쪽으로 도망가는데. 손과 무릎에 무언가 버적버적 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단지 착각이었을 수도 있지만.
창밖으로 조근히 피어오르는 햇살에 오늘도 역시나 취해버린 히데미군. 긴 겨울이 지나 아야카미쵸를 찾아온 따스한 온기는 요 작은 코딱지에게 너무나도 치명적인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붉게 물든 단풍잎처럼 불그스름해진 교실 안.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고인 눈물을 찔끔이며 기지개를 켠다. 상황파악을 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잠의 맛이 남은 입을 짭짭거리며 노랗게 뜬 햇살과 고요한 교실을 멍한 시선에 맞추다보면 느긋히 감긴 눈이 서서히 커지기 시작한다.
"아와──! 머고─" / "헤유─ 몬산다─ 내 좀 이따 깨배라켔는데─ 그새 까문나─" 쩜오배 정도 빨라진 말투로 다급히 교실 뒷문을 열어 복도를 바라봤지만 반겨주는 인기척은 하나도 없었으니. 스마호에 찍힌 부재중 알림만을 바라보며 조금 늦어버린 귀가를 준비한다. 요새 잠이 고약하게 많아진 탓에 조용한 교정을 걷는 일이 많아졌다.
"슨배임─ 슨배임─ 부활동 다 끝났슴까─?" 마침 한학년 선배인 카와자토와 마주쳤다. 닿는대로 토박- 토박- 발을 딛다가도 같은 교복과 마주치면 자그마한 손을 번쩍들어 격하게 흔든다.
종종걸음으로 수영부 활동을 마치고 집에 가던 어느날. 아야나는 쬐끄만 꼬맹이 학생 한명과 마주쳤다! 1학년 중에서도 아이자와 히데미는 독 보 적 으로 작은 키로 유명했다. 사실 그보다 독 보 적 으로 작은 사람이 있는데 그건 여학생이고 남학생들 중에선 아이자와가 단연코 독 보 적 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무튼 부활동이 다 끝났냐는 말에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아야나는 히데미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곳으로 되돌아간다면 분명 지금의 공포는 덜다가오겠지. 네코바야시 히나의 선택지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기도 했다. 기어서 휴대폰있는 곳으로 도달할 무렵에는 그 고장난 레코드같은 '손님'이라는 소리도 점점 익숙해서 멎어들어갈터였다.
하지만 '착각'이라. 여기서 보고 느낀것중에 그런 것이 있던가. 공포에 분명 착각했을수도 있으리라. 다만 버적거리는 것이, 단순한 착각이 아니였다는듯 이번에는 딱딱하고 뾰족한 조각들이 다리를 스치고 지나갈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것으로 상처가 나지는 않았다는 점일까.
휴대폰을 회수하고나서, 그 주변의 바닥을 비추어 보려고한다면
생각보다 바닥의 굴곡에 거슬리는 감각을 느낄것이다. 그래서 그 주위를 본다면 시꺼먼 나무 뿌리같은것이 발밑에 드러나있을것이다. 그냥 나무의 뿌리는 아니였다. 화재같은 것으로 타버려 잿더미가 된 느낌. 바짝말랐고 만져보면 재같은 것이 거뭇하게 묻어나올것이다. 그래서 그 나무 뿌리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벽처럼 나무기둥이 가로막고 있을터.
이것은 나무가 타고 남은 잔해다. 그것도 그냥 나무라기보단 고목같은 것이.
돌이켜, 아까의 딱딱하고 뾰족한 조각들이 있던곳을 비추어보려고 했다면-. 그것을 비추어보지는 않았어야 했다.
-옛날이야기 중에 그런 것이 있지않던가.
벚나무 아래에는
시꺼멓게 타올라 백골이 아닌 흑골이 되어 잿더미에 가까운 시신이 그곳에 하나. 그것은 환상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며, 그자리에 오래전 있었던 것처럼. 벚나무 아래에는 시체가 있다.
"체─ 내 그럴줄 알았다─" 놓쳐버린 시간에 잠시 퉁명스러운 꽁시랑 한번. 오늘도 역시나 지각 도장 쾅쾅! 확정이다. 요새 늦잠이 늘어서 부활동을 생략해버리는 날이 많아졌다.
"에─ 꼬마 아인데─ 슨배임 내 이름 또 까뭇네─!!" 방심하고 있던 차에 꽂혀오는 후속타..! 아무것도 몰라요오- 라고 말하듯 몽글몽글한 목소리가 더 나빴다!! 하지만 반짝반짝 예쁜 눈동자니까 특별히 넘어가 주기로 했다!! 다음엔 잊지 말라며 '아이자와'라는 이름을 다시 강력하게 외쳤다.
"아무튼예─ 무까끼하게 잠만 오이까네─ 맨날 늦어버림다─" / "슨배임도 가시는 길임까─? 같이 가시게슴까?" ..라고 말하는 히데미의 눈빛은 권유가 아닌 확정된 일을 되묻듯이 반짝였다. 가뜩이나 조용해서 재미 없었는데 잘 됐다고.
>>181 첫 일상인데 너무 막 가버렸다..! 히초딩은 그냥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말 거는 성격이라 언젠가 자기 맘대로 인사하고 자기만 기억하고 있다고 봐주면 너무나 감사할거같아 😏 >>182 다녀와 스미레주~!! 산치 올라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거 같아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