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슴츠레 뜬 눈으로 끝끝내 마지막 심술 다 부리고서는 곧장 원래 하려던 행동 마저 하려고 했다. 그는 얼굴 가까이 가져온 손으로…… 아, 그런데 이제 보니 불은 켜야겠다 싶다. 조금 전까지야 류지 녀석이 갖은 공포에 시달리는 중이었으니 그럴 계제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지금은 제 손에 있는 것 무엇인지 눈으로 보아야 할 테니.
신이 행하고자 하자 손 대지 않고도 절로 불이 켜진다. 밝아진 카페 안 풍경은 평소와 다를 것 하나없었다. 괴괴하게 범벅이 되었던 손자국도, 커다란 벌레가 기던 흔적도 일절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일상의 모습. 무신은 그 평화로운 장소 한가운데서 돌연 괴이한 행동을 시작했다. 인간의 관절이 허하는 최대한의 범위까지 입을 크게 벌려 그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그대로 끄집혀 안에서 딸려 나오는 것은, 첨예한 독충의 이빨이다. 인간 태態의 안에는 다 들어가지 못할 만큼이나 거대한 그것이 자연스럽게 꺼내졌다. 무신은 멈추지 않고 그것을 당겨낸다. 바깥으로, 본래의 반대 방향으로 꺾어──
뚝.
힘을 버티다 못한 이가 기어이 부러지고 말았다. 깨끗이 닦아 둔 바닥에 혈액 몇 줄기 후드득 쏟아진다. 떨어지는 피의 색은 이질적이게도 푸르렀다. 이내 완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을 갈무리하자 입가에 흐르는 피도 붉게 변했다. 턱을 타고 흐르는 핏줄기 닦아내고는 입 안에 흐르던 것도 대충 삼킨다. 신이 류지의 손에 사해준 것이란.
"내 독니다."
뿌리만 해도 인간의 팔뚝보다 긴 그것이 점차 크기가 줄어들어 간다. 끝내는 손 안에 간신히 들어갈 정도가 되자 그것을 직접 손 안에 쥐여주려 했다.
"네 힘만으로 항거할 수 없는 기사奇事가 벌어질 때엔 이로써 찌르거나 베어라."
인간이 구원을 바랐기에 신은 후손이 스스로 자신을 구할 힘을 주기로 하였다. 이 또한 무신의 종소원이니.
여기서 tmi! 흔히 지네에게 '물렸다'고들 표현하지만 엄밀히 말해 지네에게는 독니가 없다! 우리가 이빨로 알고 있는 그 부분은 다리가 변해서 생긴 기관이거든. 그래서인지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턱다리'나 독발톱 정도로 부르는 것 같아. 진짜 입과 이빨은 그 다리 안쪽에 있지만 그걸 인간 형태에 정확히 적용하기에도 애매해서 편의상 독니라고 칭했어~
물빛은 어린애처럼 천연덕스러운 맛이 있었다. 시선은 올곧았고 뺨에는 근심 한풀도 보이지 않는다. 넉넉히 사랑받고 자란 낯이었다. 겁없는 웃음에 단정했다. 아마 짧은 생을 영위하는 동안 어떤 치기도 쉬이 용서받았을 것이며 저 무구한 낯짝을 염려해 필히 손 내밀어 줄 이 또한 존재했을 테다. 당연하게도 속단에 불과했으니 예상이 엇나감에 판단을 정정할 책임 또한 전무했고, 그냥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뒤이은 소개말에 마냥 웃기나 했다. 수습을 떠맡긴 막무가내가 괘씸해서 화라도 뒤집어 씌울 심산이었으나, 발랄한 표정에 뜻 없이 마음이 풀린다.
"미야비 불쌍해서 어쩌지. 내 성급함에 수호천사만 잃었네."
짧은 걸음을 좁혀 이마에다 딱밤을 놓는다.
"천적을 가만둘 순 없지. 난 오늘부로 악마로 전직할 거거든. 예쁜 여자만 골라서 잡아먹는. 여하튼 보자 보자.... 우리 개구리 아가씨는 십점 만점에 구점. 다 좋은데 성숙하지가 않아."
딱밤이 놓아지자마자 자동으로 소리가 나 요 으앙 이 선배님 짖궂어!!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이어지는 말에 아야나의 얼굴에는 물음표가 드리워졌다. 예쁜 여자만 잡아먹는 악마? 그건 또 무슨 뜻이지? 나중에 유우군에게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치마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당연하다!!!! 평상시에 중요한 것들은 교실에 놓고 오거나 유우군에게 맡겨놓고 다니니까!!!!! 금품 같은거를 수호천사 모드로 하고다닐때 들고 있을리가 없지! 후히히 웃으며 아야나 눈앞의 소년을 향해 다가가 꼬옥 껴안으려 시도한다. 제 나름대로 [ 목숨값 ] 을 주는 셈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야나의 허그ー로 대신하는 건 안되는 것이와요? "
"원하시면 그 이상도 된답니다ー? " 라 덧붙이는 말은 아무리 봐도 뭔 뜻인지 모르고 하는 말이 분명하다. 오이오이(cucumber cucumber) 잠깐만, 지금 뭔 말을 하는 것인지 알기는 하는 거냐고.
>>574 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짜릿하다....... 오싹하고 소름끼쳐서 너무 좋 아🤤
카가리라면 지금도 충분히 저럴 것 같지...? 일단 류지(와 류지 아버지)만 해도 자기 소유물이라 칭하고 있으니 류지의 자식이 생기더라도 아주 당연하게 언젠가 >돌려받을< 자기 것이라 생각할걸😏😏😏 간절히 바라기에 아량 베풀어서 너는 풀어줬으니 그 대신 자식을 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 하고 말이지...(오타쿠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