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비일상을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나는 민속학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은 아니기에 그런 설화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와는 거리가 멀다 내가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지극히 소시민적인 두려움이다. 그들을 마주보며 느끼는 당연한 논리가 무너지는 기분이 좋지 않다.
가령, 방과후에 홀로 남아있다가 가방속에 들어있던 검은 무언가를 마주하던가, 영원토록 이어지는 가로수길에 눈이 부실듯 찬란한 벚나무 만이 나를 반겨준다던가. 너무나 평범한 일상속에 스며들어 나를 꾸짖었던 인간이라면 한번쯤 탐내는 눈동자를 지닌 존재라던가..
나는 이러한 존재들을 인지하고 마주보면 무기력함과 공포를 느낀다.
어떻게든 인지하고 싶지 않아서 발버둥 치고,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모든 것이 허무로 돌아갈 때 그 순간 찾아오는 허탈감과 공포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스미레의 일로 복잡해진 머리로 복잡한 머릴 비우기 위해 억지로 공부에 집중한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귀찮은 시험공부가 도피처다.
통 통
어느정도 문제집을 풀어나갈 때, 창문에 통통하고 유리를 가볍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됐다. 오늘은 충분하다. 바람 때문에 흔들린 것 이다.
통 통
그런데 이렇게 노크하듯 규칙적으로 창문이 흔들릴 수 있나? 아니 충분하다. 만약 아야카에루가 장난치는 거라면 제발 부탁합니다 그만두세요.
통통 제발 그만 해주세요. 스미레 선배라면 아침의 일을 백번 사죄할테니 제발 .. 아니 나는 효율적인 방법을 알고있다. 기도 드리자 야마후시즈메님 도와주세요.
. . .
" ... 됐나? "
통통통통통통통통통
갑자기 울리는 소리에 나는 책상위의 문제집을 옆으로 치워버리고 침대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썼다. 야마후시즈메님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몇번을 기도한 끝에 창문소리가 점점 줄어들자.
"어이, 류지. 캐치볼하자고"
..형은 나를 류라고 부른다
내일은 제대로 신사에 가자. 린게츠 씨는 최근에 안오시나? 죠세 선배에게 물어볼까? 아무튼 내일은 신사에 가자.
방대한 지식량에 남몰래 위기감을 가진 모노리였지만, 테루가 가진 배경지식에 감탄했고, 또한 흥미로웠다. 그리고 탐났다. 테루가 먹고 있는 돌이. 맛은 상관하지 않지만 맛있는 것은 좋은 모노리에게 있어서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과 감칠맛이 올라오는 돌이란 제법 구미가 당기는 법이었다. 심지어 영양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섭취함으로써 체력을 얻으려는 목적에 딱 들어맞았다. 그야말로 모노리의 빛, 운명, 그리고 사랑! 그 돌은 사랑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모노리는 테루의 말에 밝은 돌 두세 개를 집어 입 안에 넣었다. 체력이 손쉽게 보충되는 느낌에 행복해져 주위에 있는 돌을 아무거나 주워 입에 쑤셔넣었다.
모노리는 커피 원두를 씹어 먹으며 교과서를 펼쳤다. 인생에서 시험이랄 것을 쳐본 적이 없는지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할 뿐이었다.
"통으로 외우면 되겠죵? 오늘은 원두를 한 자루 다 먹겠네용!"
먹는 것도 일이랴, 외우는 것도 일이랴. 원두를 씹고 교과서를 넘기는 손이 바삐 움직였다. 역사는 아는 편이며 작법이나 미술 같은 경우는 주택근무 아르바이트로 익혔으나, 다른 과목이 문제였다. 굴복할 수는 없다. 자존심이 머리 꼭대기까치 차오른 모노리가 악을 쓰고 교과서에 얼굴을 파묻을 기세로 집중했다. 원두를 씹어 먹으려고 움직이는 손은 더욱 빨리 움직였다. 이제는 흡입하는 지경으로 보일 정도였다. 와중에도 교과서를 통으로 외우려는 머리에 체력이 남아나지 않아 배에서는 계속 고동이 울려퍼졌다.
"내가 망할까 보냐?! 기필코 좋은 점수를 받고 말 것이다. 두고 봐!"
흥분한 모노리가 분에 못이기고 외쳤다. 옆에 둔 원두자루는 결국 바닥이 나 버렸다.
"엥···한 자루로는 모자랐나 보네용. 다시 가져와야겠어용."
모노리는 교과서를 든 채로 부엌에서 원두자루를 꺼내어 다시 방으로 향했다. 원두에 반응한 바보털이 좌우로 부드럽게 춤추듯 움직였다. 자루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원두 특유의 향에 진정된 모노리는 그렇게 공부에 매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