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기원전 천 년 경, 아타르가티스로부터 이어진 고결한 핏줄. 인어人魚. 비록 뿔뿔이 흩어졌으나 무수히 샘솟는 바닷물처럼 인어족도 그 규모가 상당했다. 나뉜 해역에 따라 일족이 나뉘었는데 사실상 실권을 쥔 집단은 크게 넷으로 <개시의 해국>, <순환의 참골무>, <종말의 모래지치>. 셋을 통합하여 위에 우뚝 선, 황족 격 <히비스커스>. 상징은 '영원'. 단단한 비늘 흠결 한 번 없으며, 세찬 꼬리짓 영구히 멈출 길 없으리. 인어의 눈물은 영영 부서지지 않는 그들의 가치임을. 피에서 피로 전해내려오는 혈족, 히비스커스의 가장 여리고 어린 핏줄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스'는 이제와선 바다와 가장 흡사한 인어였다. 급작스레 닥쳐오는 재앙, 휘몰아치는 풍랑, 사나운 해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죽음의 아가리. 그녀는 백곡왕처럼 변덕스럽고 때때로 천재지변이었다. 즉, 성질이 더러웠다. 타고나길 그랬던 건 아니다. 현명한 어머니와 어여쁘고 순한 언니들의 예쁨을 담뿍 받으며 살아 그때만 해도 세계를 향한 신뢰와 믿음, 온정으로 가득했다. 바닷속 궁전은 아름다웠고, 주변 만물은 수분을 한껏 머금어 생명력이 넘쳐흘렀다.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스의 세상이 풍요로웠으니, 그녀 또한 모자람 없는 여유를 흩뿌리고 다녔다. 히비스커스 해역에 핏빛이 비치기 시작한 건 셋째 언니로부터였다. 인간을 사랑한 셋째 언니. 걱정스러운 어머니의 해표에 관한 주의에도 눈과 귀가 멀어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던 순진하기 짝이 없던 우리 언니. 인간이 얼마나 교활하고 쇼에 특출날 수 있는지 몰랐던 우리. 몰래 인간을 만나고 다닌 지 일 개월째에 언니가 실종되고, 인적 전무했던 히비스커스 관할 해변가에 인간들이 한두 명씩 발걸음 하기 시작했다. 순환의 참골무가 당했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뒤이어 개시의 해국과 가장 단단함이 분명할 모래지치까지 잇따라 차례차례 무너졌다. 직후, 히비스커스 해역에서 실종된 인어만 이백여 명. 물 밖으로 얼굴을 내민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스가 무심코 하늘을 쳐다봤다. 오와 열을 맞춘 까마귀 군락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쿵, 쿵. 심장이 불길하게 뛰었다. 재앙이 온다. * 노쇠한 인어족의 황제 피존 블러드가 적자에게 이름을 넘기고 서거했다. 맑고 새파랗던 히비스커스 해역에 핏물이 들어 더이상 푸른 빛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암암리에 인간에게 이용당하고 살해당한 일들이 있어왔지만 이 정도 수준의 극심한 피해는 이례적. 전 황제의 유언으로 모든 인어족에게 비상 대피령이 내려졌고, 인어들은 대개 인간이 닿을 수 없는 깊은 심해로 피신했다. 대개라 함은 예외도 있는 법. 잃어버린 친족의 행방과 귀환을 기원하는 자들과 복수를 다짐하는 자들이 이를 악물고 뭍에 발을 내디뎠다. 거기엔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스도 껴있었고, 짊어진 절망과 비탄과 분노의 깊이에 비해 순진했던 그들은 몇을 남기고 깡그리 인간의 손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곳에서 인어들은 이름을 잃었다. 대신 주어진 것은 보석 칭호. 페리도트, 차보라이트, 시트린, 가넷, 토파즈, 아이올라이트……. 그곳에서 인어는 그저 거래되는 상품(보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행되는 폭력, 쏟아지는 보석. 채 마르지 않는 일족들의 눈물……. 비좁고 더러운 방 안에서 걷잡을 수 없게 퍼져나가는 울분을 기어코 씹어삼키며.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스는 인어족의 복수를 위해 틈틈이 탈출의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은 무언가 달랐다. 끈적한 탐욕의 공기가 어수선하게 변하고, 웅성이는 말소리가 커지더니. 낯빛이 희게 질린 인간들이 쏜살같이 어디론가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달음박질에는 목적지가 하나가 아니고 불분명하였으니, 그저 달아다는 것에 그 뜻이 있겠다. 운 좋게 값을 매기느라 문이 열려있던 인어 몇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있던 전 인어가 탈출을 성공했으며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스는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후,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뭍으로 나온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느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태양조차 가릴정도로 공허에 가까운 칠흑. 칠흑의 깃털이 하늘을 증오로 뒤덮는 듯한 신격 아래 짙게 쌓인 붉은 인간 산. 그 옆, 당시 우리가 흘렸던 눈물— 보석들. 더이상 아름답지 않은, 핏빛으로 얼룩진 과거의 염증이 씻겨나가던 그 순간. 일평생 굽힘 없음이 마땅한 고결한 핏줄이 최초로 고개 숙인 그 순간. 지고하며 존엄하신 주신께 감히 청합니다. 「이 스미레가 당신 곁에 머무름을 허락해주소서.」 히비스커스의 숭고하고도 귀중했던, 허나 그 탓에 너무나도 순진했던 이올렛 할루키 히비스커스는 바다에 빠져 죽었고, 탐욕이 눌어붙은 스미레아오이시만이 살아남았다. (*글 중 '칠흑의 깃털이 하늘을 증오로 뒤덮는 듯한 신격'은 사쿠야 주가 창작한 문구임을 알립니다.)
비설 벌써 깐 이유… 아무래도 물가나 정세에 밝은 신요괴들은 인어족 역사를 알 것 같아서…… TMI. 시트에 기술된 인어에 대한 설명 중 <이들에게 주어지는 이름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보석의 명칭과 일치한다>는 문구는 사람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내려온 것… 원래는 각자 인어들마다 이름이 있다는… 고런 설정……. 개연성을 위해서 밝히긴 했는데 이 이후 이것보다 어두운 내용은 나오지 않을거야!
>>885 나 사실 그거 본 적 없어 ㅋㅋㅋ 그냥 '앵커'라고 해서 좌측 글 번호에 대한 반응이라는 표시로 >>n 이후에 글을 작성한다던가, 지금 쓰는 글 들을 '레스'라고 부른다던가, 나메는 이름이고 ㅇㅇ주는 그 캐릭터의 오너 입장이라는 거라던가. 엄청 횡설수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