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는 평범할 줄만 알았던 시험기간의 어떤 한 날. 당연히 오늘도 평범하게 등교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참 비가 많이 오네 생각하면서 학교 입구에 들어서 신발을 벗은 뒤 실내화로 갈아신고 복도를 걷고 있을 때였을까, 저 멀리 엎어진 채 달팽이처럼 기어가는 듯 보이는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뭐지 저 학생은! 그냥 놀이를 즐기고 있는 건가?! 한 번 말 걸어볼까?? 우물쭈물 거리다가 이내 톡톡 어깨를 건드리면서 외쳤다.
"재밌어보인다!! 뭐하고 있는 거야?"
누가보아도 이상한 소리, 어쩌면 고통에 가득찬 소리일지도 모르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것조차도 놀이라 치부한 모양이었다.
변덕스러운 스미레의 기분은 기본적으로 낙차가 크다. 하지만 이번엔 그게 좀… 심하게 컸다. 늘 눈썹만 살짝 찡그리던 그녀가 이번엔 이맛살을 있는 대로 구기며 "뭐?"하고 반문했다. 딱히 답을 바라고 뱉은 게 아닌, 반사적인 감정. 산뜻했던 기분이 단박에 차디찬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너, 지금.
괴물.
괴물이라고 했어?
머릿속에서 꼬인 실타래처럼 진득한 사념이 이리저리 뒤엉킨다. 뱃속이 응축되었다가 스스로를 살라먹는 겁화처럼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보석이 되어 흐르는 일족의 눈물, 죽음의 피바다, 탐욕스러운 끈적한 공기, 값을 매기던 눈, 잃어버린 이름.
뇌리를 스치는 치욕스러운 과거. 차라리, 차라리 괴물로 대했다면 '우리'들이 그런 취급을 받지도 않았겠지. 무엇보다 바다의 귀보를 탐낸 인간들이, 인간이. 감히 그런 발언을 해?
쿵. 책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추락한다. 대번 이목이 집중된다. 아랑곳 않고 이를 갈며 놈의 멱살을 틀어쥐려 했다. 감정을 억누르듯, 낮게 끓는 음성으로 귓가에 속삭여서.
"건방진 놈, 지금 무슨 개소리를 지껄여. 괴물? 그 괴물의 눈을 탐내 한 일족의 절반을 박살낸 게 인간이야. 너 눈앞에서 가족의 눈알이 뽑히는 광경을 본 적 있니? 없을 테지, 이 오만방자한 것아."
이를 갈며 한 자 한 자 씹어뱉는 문장에 악의가 그득그득 묻어나왔다. 청보랏빛 눈도 유독 어둑하니 독기 서림이 선연히 보였다. 허나, 그 깊숙한 곳에 심해와 같은 절망과 비탄. 격해진 감정으로 눈가가 발갰다.
"다신 내 앞에서 내 일족과 그 아일 욕보이지 말아야 할 거야. 그리하면 네 혀를 뽑아 백상아리의 먹이로 줘버릴 테니."
쿵- 상대방의 눈동자에서 읽을 수 있는 감정에 노기가 띄워지고 큰일 났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나는 책장에 밀렸다 툭 하고 어깨에 떨어지는 책들의 충격에 고통을 느낄새도 없이, 눈 앞의 요괴라고 자칭한 자의 분노가 너무나 두려워서 무어라 반응하지도 못하고 얼빠지게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의 분노는 대양의 폭풍과 같았고 그 눈에 깃든 절망의 깊이는 심해와 같았으니 나는 그 앞에서 무어라 말하지도 못하고 손을 덜덜 떨 수 밖에 없었다.
" 난, 나는 .. "
사과해야한다, 미움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눈 앞의 대상이 너무나 두려우니까. 공포와 비일상에 뒤엉켜 정신이 혼미해지기 직전에 내가 했던 행동은 ___________
노기를 띈 그 눈동자가 너무나 아름다워 갈취하고 싶어졌다
" .. "
반사적으로 스미레 라고 자신을 칭한 선배의 눈동자를 향해 축 내려갔던 손을 올려 뻗으려는 순간 애써 정신을 부여 잡으며, 덜덜 떨며 말했다
"해피―엔딩―이라니 속 편한 소리를. 다, 당연히 서―비스해줘야지... 내가 네 무시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계산까지 하면― 아, 나왔다🎵"
짐짓 불만이라는 양 엉망인 외래어 실력을 뽐내면서 부루퉁하게 말하다가도 ―저쪽이 먼저 말을 놓자 자연스럽게 말을 아예 놓아버린 건 덤이다― 초코라떼를 보자마자 즉시 헤실거리면서 빨대를 물어 단맛을 즐겼다. 아! 쓴맛이 넘어가신다 넘어가신다~ 입안이 개운해지는 감각에 얼굴은 절로 싱글벙글해졌다.
"아무튼... 다음에도 오면 서비스 해주는 거 맞지?"
는 지극히 KAMISAMA적인 논리였지만. 풀어서 말하면, 사람의 죽음을 방관한 값은 해야하지 않겠냐는 거다...
그의 멱살을 틀어쥔 흰 손등이 압박되며 핏기 한 점 비치지 않고, 짐승 같은 송곳니가 드러났다. 잡티 하나 없는 낯은 야차처럼 일그러져있다. 점차 모습을 드러내는 요괴의 귀기. 한 명, 두 명. 순식간에 불어나는 이목. 이제는 도서관에 있던 전 학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게 됐다. 지체 높은 인어족으로서 사나운 기세를 갈무리 해야 함을 아나, 뿌리를 박아 세포와 핏줄을 태우는 분노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하여, 거칠게 몰아쉬는 숨.
"신중히 대답해야 할 거야."
더듬어 입 떼는 놈에게 겁박하듯 뇌까린다. 머리가 뜨겁다. 이러다 뇌가 녹아내릴지도 모르겠다. 예민한 성정에 위장이 뒤틀리듯 아파온다. 그럼에도 짊어진 악의 하나로 놈을 노려보는 그때.
시야에 드는, 뻗으려던 손. 그리고 순간이나마 탐욕의 빛을 띠었던 눈.
그 눈!
스미레는 헛숨을 들이키며 멱살을 거칠게 놨다. 숫제 겁에 질린 낯이다. 눈앞에서 폭죽이 터지듯 플래시백이 연속적으로 찾아와 허리를 굽혀 호흡을 갈구했다가.
"너… 다신 내 눈에 띄지 마."
공포를 애써 감추며 표독스럽게 쏘아붙이곤, 뒤를 돌아 허겁지겁 달음박질을 치기 시작했다.
/ 막레로 줘도 괜찮을까? 이렇게 끊고 다음에 만나면 재밌을 것 같아서..! 그리고 스미레 인성질... 잘 받아줘서 고마워.... 류지주는 천사 류지도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