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들킨건가 죠세 선배나 무카이씨에 대해 너무 신경쓰는걸 들킨걸까 생각해보니 문제집을 푸는 것도 진도가 쉽게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게, 아.. 잠깐 계산 좀 해드리고 올게요 "
다행히 무어라 말하기 전, 카운터에 손님이 오셔서 자릴 빠져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선배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린 민폐가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류지가 자릴 비우고 잠시후, 중년의 남성이 사쿠야의 앞쪽에 접시를 내려두었다. 접시 속에는 벚꽃 모양의 쿠키가 맛있는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공물입니다"
사내가 사쿠야에 대해 알든 모르든, 그는 쿠키를 넘겨주고 조용히 물러갔다 ---------
나는 계산을 끝내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아버지가 죠세 선배에게 쿠키를 주신 듯, 테이블 위엔 쿠키가 놓여져있었다.
요괴라 한들 지금은 학생. 시험을 잘 봐서 좋은 일은 딱히 없다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는 것 역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자. 어떠한 사고를 쳤을 때, 전교 상위권에서 노는 아이랑 하위권에서 노는 아이, 둘 중 누가 더 크게 혼나고 누구는 이해를 받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점수가 높은 아이다. 학생에게 있어 괜찮은 점수란 일종의 면죄부로도 작용하는 것이다. '편애'라는 건 당하는 입장에서는 별로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란 말이야-
그렇기에 나는 지금, 참고서를 펼치고 있다. 이야- 근데, 요즘 애들은 뭔가 많이 배우는구나- 싶다. 시대마다 시험하는 것들도 다르니 주기적으로 학생인 척 하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특히, 역사말이야.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허나 수십 수백 수천 년 전의 일화들을 현대의 사람들이 다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기에 서적에 실려있는 '역사'라는 것은,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라면 가끔 웃거나, 우습거나, 화가 나는 경우도 있다지. 내 경우에는 뭐, 그러려니- 싶어지는 경우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얼마나 있는가.
-문득 떠오르는 것은 옛 기억.
옛날에.. 대략 몇 백 년 쯤 전에. 어느 시골에서 선생 노릇을 한 적이 있다. 적당한 중년인의 모습으로 평화로운 어느 산골마을에. 이름을 뭐로 썼던가, 아마 '레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내가 하는 대부분의 유희가 그렇듯 별다른 이유 없는 변덕이었다. ...아마 이곳저곳 여행하다 스승의 자리에 선 이들에게 감탄했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행위는 썩 쉬운 게 못되었지만 나름 내게는 잘 맞았다. 다소 장난스럽지만 아는 게 많고 믿음직한 선생님. 그 역할에 꽤 심취했었다.
언젠가 선생님의 신부가 되고 싶다던 아이도 있었고, 나를 이겨먹겠다며 팔을 붕붕 흔들던 아이도 있었다. 언제나 홀로 조용히 사색에 잠기던 아이와 마을 밖의 넓은 세상을 꿈꾸던 몸이 약한 아이라거나..
뒤돌아 생각하면, 내가 지금까지 어린 요괴들을 거두는 것은 그 시절 기억의 영향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요괴와 인간의 관계는 늘 그렇듯, 대체로 비극이라. 나는 세월에 파묻힌 아이들의 주름진 손을 잡아주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고맙다며 웃는 늙은 얼굴을, 가끔. 학생 노릇을 할 때면 떠올리게 된다.
죠세 선배의 말에 나는 화분 쪽을 쳐다보았다. 아 저건, 아마도 지네가 있으려나.. 따로 풀어주던가 아니면 옮기던가 해야겠다 카페에 다리가 많은 갑충은 안어울리면서도 그렇게 내치고 싶진 않으니까..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죠세 선배."
그보다 선배는 원예부 셨구나.. 나중에 또 만날 수 있으려나
----------------- 사쿠야가 밖으로 나오자, 카페 블랑 밖의 화단 속에서 검은 갑을 지닌 지네가 그녀를 빤히 응시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딱히 겁박하거나, 습격한다거나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저 갑충이 자신들의 어르신을 위해 신사 비스무리 한걸 지키는 그 정도의 행위..
아마도 이번 일을 통해서. 사쿠야가 기억하고 있거나 알고 있다면. 사토 가문이 무얼 하는 패거리 였는지 떠올릴 수 있겠지
아야카미쵸에는 인간들에게 잊혀져 가는 신이 모셔져 있는 곳이 있어. 마치 이 세상을 덮도록 커가는 사람들의 시대에서는 흔한 일이지. 그와 동시에 그곳은 여전히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바램을 갖고, 기억하며 왕래하는 장소이기도 해. 이것 만큼은 여전히 같지. 이번에는 나 또한 거기에 갈거야. 목적? 그야, 그 사람들과 같아. 지금 내가 사람과 같이 생활하듯이
도시에 적당한 곳에 위치한 신사. 아아카미. 나는 그곳에 입구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이곳의 중심이 되는 누군가와 만남을 가질 수 있을 수도 있겠지. 그와 상관 없이 지금 하고자 할 일을 하자
자, 그럼. 사람들은 신사에 오면 무엇을 할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주된 활용처는 스스로의 바램을 위해 신을 부르며 기원하는 것. 그래서 그건 사람들만이 행위라고 할 수는 없어. 신이든 요괴이든 누군가에게 바람과 소망을 가질 수 있는 법이라 할 수 있지
"부디 좋은 일이 있기를."
그런, 적당한 말과 함게 한번 숨을 작게 내쉬듯 내뱉으며 함게 500엔 짜리를 세전함에 흘려 넣고는 두 손을 맞대로 한번 손뼉을 친다. 그렇게 첫 행위는 되었다. 이제 이어질 일들은...
어느 정도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역시 [ 기원 ] 을 하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은 불안함이 들어 카와자토 아야나는 아야카미 신사를 찾았다. 사람이 불안할 때는 뭘 믿고 싶어진다는 게 요괴라고 해당이 안되는 것이 아니다. 시험 결과 잘 나오게 해주세요 하고 빌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곳에 결국 당도하게 된 것이다!!!!! 신에 대해 특별히 신앙심은 없지만(시종요괴가 된 지금도!!!) 그래도 이곳에서 한 가지 기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찾았는데......
어라, 신님이 왜 여기서 기도를 하고 계시지?
"신님께서 여기는 무슨 일이시와요? "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져 자연스레 세전함 앞에 서있는 금발의 여인을 향해 다가가 물으려 하였다. 저기 서있는 여인은 분명.... 신 인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사소한 공물을 바치고 이곳에 바램을 실어보내도록 하고 있지요..."
누군가 내게 말을 건냈다. 처음부터 나를 신이라 일컬으니 역사의 이면을 알고 있을 것이고 역사의 한편에 있는 존재라. 딱히 놀라지는 않았다. 이곳이 어떠한 곳이라는 것쯤은 '우리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나는 태연하게 동시에 살며시 장난스럽게 희미하게 한번 소리없이 웃고는 그렇게 답했다. 이것은 실제로도 그러하며 굳이 다르게 말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