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최대 15인이 제가 받을 수 있는 한계입니다. ※총 10개의 대사건이 모두 일어나면 완결됩니다. ※이 스레는 슬로우 스레로서, 매우 천천히 진행됩니다. 진행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 보통 오후 2시~4시 사이에 진행되며 길면 2시간 짧으면 1시간 반 진행되니 참고 바랍니다. ※진행 때에는 #을 달고 써주시면 됩니다. 진행레스가 좀 더 눈에 잘 띄기 위해서 색깔을 입히거나, 쉐도우를 넣는다거나 하는 행위도 모두 오케이입니다. 스레주가 지나치지 않을 수 있도록 이쁘게 꾸며주세요! ※유혈 묘사 등이 있사오니 주의 바랍니다. ※이 외에 미처 기억하지 못한 주의사항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레주도 무협 잘 모릅니다...부담가지지 말고 츄라이츄라이~ ※기본적으로 우리는 참치어장 상황극판의 규칙을 적용하며, 이에 기속됩니다.
강물이 저 먼 곳을 향하여 도도히 흐를 때면, 조용히 손을 뻗어도 이제는 그것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 강물은 마치 순한 양처럼 자신의 털을 메만지는 것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그러다가, 중원이 원할 때가 되면 물은 땅에 자신의 일부분을 흘려보내곤 다시금 먼 바다를 향해 떠나갔다. 그 후에, 중원은 천천히 물이 스며든 땅에 발을 딛고 조용히 속삭였다. 일어나거라. 이만 잠에서 깨어나거라. 하고. 숨어있던 씨앗들이 고개를 들고 척박하고 메마른 땅은 순식간에 비옥한 땅이 된다. 농사의 신으로써 얻은 권능을 통해 중원은 그것을 즐거운 듯 몇 번을 이어갔다. 그 결과 꿈의 땅은 메마른 황야와 초원이 경계처럼 일어난 것이다.
그렇게 감각을 깨우치던 도중 중원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누군가의 인영을 보고 인자하게 눈꼬리를 휘었다. 아이의 장난스러운 눈빛은 그것을 책망하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장난스럽게 지원을 부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중원은 희끄무리한 미소를 지으며 제 동생을 바라보았다.
"약속하지 않았더냐. 네 가족을 내 가족처럼. 네 가문을 내 가문처럼 생각하기로. 내 마수는 네가 살아있는 한 너를 향하지 않을 것이고, 너는 진심으로 나를 네 형으로 여기기로 하지 않았더냐."
책망의 말처럼 들릴 법한 문장이었지만 소년은 그런 의도가 없어보였다. 단지 그날에 하기로 했던 것을 왜 지키지 않았냐는 듯 평온히 지원에게 물음을 보냈을 뿐이었다. 묘하게 소년은 지원의 투덜거림에도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리 말하는 것을 보면 그에게도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물며 진실로 죽은 것도 아니었기에 그것을 책망할 수는 없었으나. 모용중원이란 사람은 약속을 깨는 것을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지원아."
소년은 신선이 되며 얻었을 신묘한 눈으로 지원을 꿰뚫는다.
"척박한 겨울에는 사람의 마음도 얼어붙는 법이지. 의와 협을 부르던 너 역시도 차츰 겨울을 배우는구나."
그러며 중원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땅을 메만졌다. 조금은 축축했던 땅은 꿈의 그것처럼 차츰 무뎌지고 있었다. 겨울이 되면 땅이 메마르듯, 지금의 상황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 그러면 그렇게 겨울을 맞아야지. 네 마음을 따뜻히 할 수만 있다면 바깥바람은 기꺼이 막음이 옳은 법이다."
후우. 그는 한숨을 쉬었다. 이 꿈이 그의 죄책감에서 나온건지, 아니면 정말 자신의 형님이 귀신이 되어 그의 꿈에 나타나 책망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허나 어느쪽이든 제 진심을 고하기로 했다. 죄책감에서 나온 고해든지, 아니면 책망에 대한 변명이든지, 당장의 미안함은 사실이었다. 있는 그대로 고하고는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 그는 형님을- 이제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저는 아내를 이제껏 수없이 실망시켰습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겨우 용서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를 대든 간에, 전쟁에 참가한다면 제 장조부를 향해 칼을 겨누는 것이 됩니다. 아내는 다시금, 제게 실망했겠지요."
게다가 실망시킨 것 하나하나가 너무나 큰 것이었으니, 다시금 전쟁에 참가했다가는... 제 아내가 두번 다시 그를 용서해주지 않을 것만 같아 무서웠지. 그래서 포기하기로 했던가. 결국에는 말이다.
"무어, 형님께는 변명으로 들릴 뿐이겠지요."
다시금 한숨쉬었다. 그는 선택했을 뿐이다. 그리고 어느 선택이든 누군가에게는 원망받았을 것이다. 그 결과는 그의 것이다. 제 형님의 분노 또한 그가 받아야 할 선택의 결과였다.
"형님께서 절 책망하신들 저는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허나, 화를 쏟아내길 바라신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