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구렁이는 커피를 거의 원샷에 가깝게 마시며 여러 생각을 했다. 얼음을 일일이 얼리는 것이 꽤 귀찮은 일이었기에 소년의 카페는 지금 구렁이에게 거대한 얼음 창고 정도로 여겨졌다. 그때 곧 수호신이 있으니 찾아오지 말란 말이 이어졌고 두 가지 이유로 구렁이는 다시 화를 내었다. 울망한 눈이 조금 커지면서 언성을 높이는게 평소엔 보기 힘든 일이다.
" 거참, 서운하네? 걘 신이고.. 난 구렁이야?"
하쿠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꽤 올망졸망 귀여웠던 얼굴은 온데간데 없고 모난 뱀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눈매가 소년을 불쾌하게 쳐다보았다.
" ...또 보자고."
미심쩍은 말을 남기며 구렁이는 또다시 미끄러지듯 풀숲으로 사라졌다.
#어제 저도 졸려서 지금 막레를 가져왔어요. 받아주셔도 되고 하나 더 막레로 주셔도 됩니다.
정기고사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일단 공부를 하긴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우키는 그렇게 공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물론 평균은 맞춰야하니까 어느 정도 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등생처럼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냥 해야하니까 하는 정도. 딱 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어쨌든 아야나의 방에 들어온 그는 일부러 식탁 위에 이것저것 준비를 많이 했다. 오이무침, 오이를 가득 넣은 김말이, 오이와 계란, 샐러드가 들어간 샌드위치, 그리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차. 공부라기보다는 그야말로 먹자판이 아닐까하는 그런 테이블을 만든 유우키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아야나의 방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모시는 이의 방을 너무 깊게 파고들거나 구경하는 것은 실례되는 행위. 그렇기에 유우키는 굳이 눈동자를 돌리거나 하지 않았다. 침착한 표정과 마음을 가지면서 그는 가만히 자신이 준비한 간식거리와 요리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122 정기고사가 다가온다! 시험이 다가온다! 카와자토 아야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공부보다는 아직은 물가에서 헤엄치는 걸 좋아하는 애였다. 인생의 거의 90% 이상을 연못가에서 헤엄치기만 하며 자랐으니 당연한 거 아닐까? 하지만 솔직히 말해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은....재밌다! 성적이 쑥쑥 오르는 것을 보는 것 역시 재밌다. 그렇기에 카와자토 아야나는 헤실헤실 웃으며 공부할 것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만전의 준비를 다 해온 상태였다. 왜냐하면 오늘은ー 유우 군과 같이 공부하는 날이니까!
"유우 군ー 제가 왔사와요! 오늘의 시험 범위 정리도 제대로 해온 것이와요! "
후히히 웃으며 드르륵 하며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아야나. 그곳에는 엄청나게 많은 먹을 것들과 가볍게 마실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 많은 것들을 하교하자마자 바로 준비해내다니 유우군은 진짜 하늘에서 아야나를 위해 내려주신 천사님인게 아닐까? 아무튼 헤실헤실 웃으며 유우군에게 다가가 요.
"유우 군ーーーー유우 군은 진짜 최고의 집사님이와요ーーーー!!!! "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아야나는 도도도도 걸어와 유우군을 꼬옥 껴안으려 하였다. 역시 세상에서 유우 군이 제일 믿음직해!
방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오자 유우키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그녀를 바라보며 언제나 보이는 인삿법 ㅡ팔을 살며시 굽히고 허리를 숙이는ㅡ으로 인사를 올렸다. 시험 범위 정리라는 말에는 그는 특별히 무슨 말을 하거나 하지 않았다.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짓긴 했으나 딱 그 뿐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유우키는 그다지 공부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애초에 성적도 딱 평균 정도로만 내는 이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마음에 드신다면 정말로 다행이에요."
이내 그녀가 도도도도 걸어와 자신을 끌어안으려고 하자 그는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행동을 받아들였다. 딱히 끌어안거나 하는 것이 당황스럽거나 익숙하지 않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에도 이런 일은 있었으며, 이제와서 부끄럽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허나 그 쪽에서 끌어안아주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아직 집사라고 할 정도는 아니긴 하지만... 아무튼 아야나님을 생각하고 만들어둔 오이 요리랍니다. 마음껏 드셔주세요."
이렇게나 차리고 먹이면 자연히 공부 자리는 해산이 되지 않겠는가. 그것이 그의 계략이었다. 물론 그런 나쁜 계략이 드러나지 않도록 그는 표정을 관리하면서 반대편 손으로 테이블에 차려진 음식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자.....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공부해야 할 거는 공부해야 할 것이다. 히죽 웃으며 꼬옥 안은 팔을 푼 뒤에 아야나는 메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열심히 테이블에 오늘의 공부할 내용들을 꺼내놓기 시작하였다. 국어, 수학, 사회, 역사......많다, 많아!!!!! 대체 얼마나 준비해 온 것일까?!?!?!?!
"자 그래서 유우군, 오늘은 사회 시험 범위부터 공부해 보는 건 어떠시와요? "
"이게 유우군도 쉽게 공부를 시작하실 수 있어 좋으실 것이와요! " 라 덧붙이는 모습은 천진난만하다. 눈앞의 집사가 먹을 것으로 공부를 회피하려 하는 나쁜 집사님인 줄도 모르고 이러고 있다.........
테이블에 공부할 내용들을 하나하나 꺼내놓는 것에 유우키는 살며시 시선을 회피했다. 아니. 이렇게 차렸는데 어떻게 공부를 하겠다는 말이 나오는거지?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유우키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그는 헛기침 소리를 냈다. 이어 싱긋 미소를 짓는 것이 그 사이에 또 무슨 말을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아야나님. 공부도 공부지만, 차려놓은 음식은 지금 먹어야 가장 맛이 있지 않을까요?"
이어 그는 가만히 바라보다 오이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집어든 후에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가져갔다. 그리고 정말로 밝고 찬란한 미소를 내비쳤다.
"여기에 있는 이 샌드위치만 해도 어제 구입한 신선한 오이를 써서 만들었답니다. 아야나님을 위해서 말이에요."
일단 드셔보시는 것은 어떨런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공부에 대해서는 일단 대답하지 않으며 순수한 미소를 입에 머금었다. 이대로 하나하나 먹이다보면 자연히 공부 분위기도 와해될터. 그렇게 생각하는 모습이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성실한 집사는 절대로 아니었다.
"혹은 저기 김말이도 상당히 맛이 있지 않을까요? 어느쪽이건 정성을 다해서 준비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