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가만 보면 은우도 은근히 장난기가 있는 것 같다, 는 감상이 리라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벚꽃 아래에서 즐겼던 왕게임와 진실게임 때의 악의 대마왕 에어버스터—묘하게 이름이 다른 것 같다면 착각이 아니다. 하지만 봄에 한 번 들었던 게 다음 여름까지 온전히 기억되기란 쉽지 않으니.—도 그렇고, 키메라? 도 그렇고. 의외인 것 같으면서도 의외가 아니라서 리라는 그저 웃고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어쨌든 재밌었다면 된 거 아닐까.
덤으로 팁을 하나 덧붙여주며 웨이버 마법봉을 구매하러 등장할 다음날의 은우를 상상하고 있는데, 문득 반갑지 않은 이름이 들려왔다.
"......박호수요?"
한순간 짙은 침묵이 깔렸다. 방긋거리던 얼굴은 금세 가라앉아 묵직한 고민을 깔고 고뇌하기 시작한다. 알고 싶다면, 알려 준다고. 그런데 난 정말 알고 싶은가. 안다면 뭔가 더 나아질까. 이 이야기를 들으면 갈 곳 없이 남아있기만 한 상처들을 아물게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그동안 시끌벅적하게 지냈던 아지였으나 이런 조용함도 나쁘지 않다. 성인 몇 사람을 겹쳐도 닿지 않을 만큼 높은 천장과 유리벽 속에 홀로그램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는 돌고래 한 마리가 유유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마련된 벤치를 마다하고 아지라는 소년이 푸른 빛을 받으며 흰 돌고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이럴 때는 말을 하지 않는 게 예의인 것 같다. 그것을 떠나 말을 하지 않아야 이 조용하고 고상하고 정결한 풍경을 망치지 않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리 하고 싶어진다. 아지는 높이 치솟는 흰 돌고래를 바라보며 그 앞에서 넋을 놓고 있다.
알려달라고 말하는 것에 은우는 조용히 리라를 바라봤다.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과연 어디까지 이야기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탓이었다. 그 날, 그는 필시 죽기 직전의 지옥을 맛봤을 것이다. 일단 자신이 어느 정도 손을 봤고, 이후에는 월광고 저지먼트인 아라가 손을 봤다. 그야말로 죽이지만 않았다라는 느낌으로 처절하게 손을 본 아라의 모습을 떠올리며 은우는 그 부분에 대해선 굳이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판단했다.
"그 애는 월광고 저지먼트의 애라서 말이지. 월광고 저지먼트의 부장인 아라가 직접 손을 봤어. 일단 부장이니까 여러모로 할 이야기도 있고, 조금 진지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는 모양이니 말이야. 그리고 이후에는 제 4학구에 있는 수용소에 들어간 상태야. 꽤나 죄질이 나쁘고 차후에 재판을 받고 정식으로 벌을 받게 될 예정이야. 뭐, 뒤의 부모가 어쩌고 저쩌고 했던 것 같지만... 그 부분은 나와 아라가 손을 써뒀으니까 빠져나가진 못할거야."
제 아무리 부모의 빽이 있다고 한들, 결국 이곳에선 퍼스트클래스가 좀 더 위였다. 불합리하고 말이 되는 소리냐고 외치는 목소리가 떠올랐으나 그럼에도 어쩌겠는가. 그게 그가 은근슬쩍 이야기하던 '능력지상주의'가 아니겠는가. 물론 직접적으로 말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그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월광고 저지먼트의 부부장이 이것저것 조사를 해서 알려줬기에 은우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덧붙여서 아라가 두 번 다시 네 주변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도록 자신이 책임지고 지켜보겠다고 했으니, 아마 이후에 또 나타나는 일은 없을거야."
그야말로 제 6위가 안전을 보장한 셈이었다. 그 정도라면 어지간한 이가 아닌 이상 두 번 다신 접근하지 못하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리라를 바라보며 조용히 이야기했다.
"말할 수 있는 것은 대충 이 정도려나. ...제법이네. 이전의 너라면 이런 일은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고 했을 것 같은데. 역시... 동료나 동기가 있어서 좋지 않아?"
맑고 화창한 날 가운데를 걷는데, 문득 어디선가 흘러온 먹구름의 그림자가 당신에게만 드리우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갑자기 사위가 한결 적막해지고,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으며, 색채가 그 광채를 잃어버리는 순간을.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흐려지는 순간을.
성운은 그런 순간 한가운데를 걷고 있었다. 누리랜드 리조트 아래로 여름 햇살은 찬란히 내리쬐는데, 자신은 그 빛에 속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았다. 착잡한 마음을 하고 성운은 잠깐의 휴식을 선택했다. 아니, 도피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하겠다. 어딘가 하늘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태양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떠돌다, 도달한 곳이 아쿠아리움이었다.
─익숙한 깊은 물의 색채들에 침전된 복도를, 성운은 하릴없이 거닐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든 것이, 하얀 것을 눈앞에 마주한 하얀 것이었다. 그 넓은 수조에 벨루가 단 한 마리. 그리고 그 넓은 복도에 아지 단 한 명.
세 종족의 밸런스가 이상적으로 맞춰진 게임이었거든. 스토리 모드도 진짜 재밌고 말이야. 한 지휘관이 된 느낌을 제대로 살린 게임이지. 숙련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말이야.
그렇게 한양과 랑은 스페이스 인베이더라는 세계에서 둘의 힘으로 외계인을 막기 시작했다.
" 어어.. "
랑이가 먼저 게임오버. 서한양이 혼자서 해야 되는 상황. 2명분의 적들을 2 스테이지 동안 혼자서 상대하기란 꽤나 쉽지가 않았다. 사실 한 스테이지도 겨우겨우 버텼는데 말이야. 서한양이 게임에 그렇게 재능을 없는 걸 고려하면 꽤나 선방했지만.
" 하핫.. 여기서는 좀 잘 되네.. "
좀 한다는 말에 머쓱 웃으며 겸손한 척을 하지만 실은 굉장히 좋아하고 있는 한양. 방금 사격의 망신을 덮었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회복되어 가고 있었다.
" 그래. 마지막으로.. 이거 어때? 진짜 순수 피지컬 게임인데. "
랑이 선호하는 고전 클래식 게임은 아니다. 오히려 인첨공의 기술력으로 발명된 최첨단 게임. 이게 뭐냐고? 플레이어가 직접 몸을 움직여서 Ai가 만든 캐릭터를 격투로 승부하는 게임이다. 쉽게 말해서.. ' 철권 태그 '의 인첨공 버전. 랑과 한양이 한 팀이 되어서 적의 팀을 주먹으로 깨부수는 것.
정보의 바다 중, 무엇보다 현재는 아예 학구가 갈려 있다는 점이 가장 안심이 되었다. 수용소에 들어가 있다고 하니 쉽게 나올 수도 없겠지만, 학구까지 다르다면 아무리 운이 나빠도 여기까지 오지도 못할 테니까. 애초에 인첨공의 보안시설에서 그만큼 쉽게 나올수도 없을 거 같긴 하지만.
"선배님들께 신세 졌네요. 신아라 부장님도 꽤 머리 아프셨을 텐데."
역시 조금 더 빨리 말했어야 했다. 그런 후회가 조금 차올라서 리라는 가볍게 심호흡을 한다. 흘러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면 당장 그가 할 수 있는 건 결과적으로 큰일 없이 끝났다는 데 감사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거겠지.
"말하지 않고 끌다가 일이 더 커졌으니까요. 더 걷잡을 수 없어지기 전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혼자서 수습할 선을 넘어버리기도 했고... 다른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것도 있었고요. 그래도 죄송해요. 부장님께도, 부부장님께도, 다른 저지먼트 사람들과 월광고 저지먼트 분들께도요. 제가 괜히 주저하지 않고 조금 더 일찍 말했다면 다른 부원들까지 말려드는 일은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자책은 자연스럽게 속을 갑갑하게 만든다. 하지만.
"—하지만, 네. 맞아요. 동료와 동기들이 있어서 더 심각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니까요. 많이 위로 받기도 했고...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절 믿어준다고 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