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안데르: 이건 저희 쪽 잘못은 아니에요. 칼리스: 아 우리 잘못 아니라고. 로벨: ...강경파에 의해 사라진 것들과 잃은 것이.. 재해가 된 것이지... 안데르: 강경파 중 일부라고 해주시겠나요? 수경주: 엄밀하게 말하자면 짖궂은 면은 방어기제 중 하나지. 항상 상냥하고 다정한 맏언니적인 면과 함께.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온 가디건은 내가 걸쳤을 때와 달리 따뜻했다. 포근한 온기와 함께, 숲을 연상케 하는 향이 덧입혀져 있었다.
온기도 향도 사라지기 전에 다시 걸치자 살며시 피부 위를 감싸는 감촉이 순간, 안겨있을 때 같았다. 언제까지고 이대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거실로 돌아갈 때는 나름의 다짐과 결심을 담은 말을 전했다. 이제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내 말에 성운은 말 대신 행동으로 답했다. 물기가 채 가시지 않아 촉촉한 살결은 잠깐 닿는 것으로도 충분히 달콤했다.
"응?"
소파에 앉았는데 옆에서 성운이 뭔가 내밀었다. 정확히는 손에 뭔가 들고 그걸 찍어 내게 내밀고 있었다. 반투명한 크림 같은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가 발라달라는 의미로 턱을 살짝 들었다. 입술에 반지르르하게 립밥이 발라지거든, 대뜸 성운의 옷깃을 잡아 슬쩍 끌어당기고 성운의 입술에도 그 반질함을 덜어주려 했다. 제대로 되었거든 키득키득 웃으며 옷깃을 스륵 놓아주고.
그리고- 성운이 꺼낸 질문들은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다. 지나온 나날 속 의문점들을 하나 하나 나열해가는 성운을 과자 봉지 하나 들고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 나 탄산."
성운의 질문이 명확히 끝날 때까지 그 외의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얼음컵에 채워지는 음료수를 보고, 들고 있던 과자 봉지를 열었다. 파삭 열린 봉지로부터 고소한 감자칩 냄새가 확 올라왔다. 먹기 좋게 접합부를 고대로 뜯어 테이블에 펼쳐 놓고 제일 큰 사이즈의 판초콜릿 하나를 재차 집어들었다. 바스락 바스락, 은박 포장을 만지며 나 역시 대답할 말을 잠시 골랐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근원으로부터 시작해야 했다.
"딱 그것만 대답하자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네가 이해하기 어려울 테니까, 응. 내 얘기부터 해줄게.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뚜둑
손 안에서 판초콜릿이 반으로 부서졌다.
"나는, 다섯 살에 인첨공으로 보내졌어. 집안에서 필요없는 아이였거든. 완벽한 부모님에겐 이미 완벽한 자식이 있었으니까, 나는 필요없는 아이라서, 그래서 체면상 구실과 형태 만은 갖춰져서 여기로 보내졌어. 그 때 맡겨진 연구소가 지금 2학구의 데 마레야. 거기서 만났어. 태오랑 다른 한 사람과 첫 번째 선생님을."
또각 또각
큼지막한 초콜릿을 먹기 좋은 크기로 부수며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집에 있긴 했지만 그리 좋은 대우는 못 받았어. 어렴풋이 나는 기억엔 늘 차갑고 어두운 방 안과 희멀건 죽 같은 밥과... 어쩌다 보면 항상 혐오의 시선을 보내는 가족, 밖에 없었어. 그랬다가 인첨공에, 데 마레에 보내지고서야 진짜 가족 같은 생활을 하게 됐어. 선생님은 진짜, 아버지 같았고, 태오와 또 한 사람은 늘 양 쪽에서 내 손을 잡아주던 남매였어. 다른 선생님들은 이모삼촌 같았고. 가끔 다른 연구소 아이하고도 놀고. 그 모든게, 어두운 방에서 문 틈새로 내다보며 그토록 바라던 밝고 따뜻한 가족이었어. 우리는."
가족, 이었지.
"그랬는데, 태오가 먼저 다른 곳으로 나갔어. 아무리 잘 지낸들 결국 능력 생각하면 데 마레는 안 맞았거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행방불명이 됐어. 그게 7년 전이야. 그게 내 첫 번째 상실이었어. 여기, 인첨공에서."
후두둑
조각난 초콜릿들이 과자 봉투 한켠으로 쏟아졌다.
"그 7년 동안, 태오가 살았는지 죽었는 지도 알 수 없었어. 연락은 오지 않았고, 모습을 보지도 못 했어. 지난 7년간 그리워하고 원망하고 몇 번이나 속이 타고 애가 끓었는지 몰라. 그게 태오 한 명 뿐이면 모르겠는데, 중 1 무렵, 또 다른 남매도 사라졌어. 초등학교에서 만났던 세은이도, 점점 연락이 줄어들고 볼 수 없게 됐어. 중학교 때는 나도 연구소를 옮겨야 했던 터라, 자연스레 데 마레와 접점도 줄었고,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다시 혼자 남겨져 있었어."
하아-
내쉰 숨이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너무나 차가웠다. 한여름이고, 별도의 냉방도 하지 않는 방 안이지만 몸이 떨리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습관적으로 내 팔로 나를 감싸려다, 대신 옆으로 뻗었다. 성운의 팔을 잡아 내 쪽으로 당기며, 감싸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다, 그렇게 혼자 속 태우다가, 작년이 끝나갈 무렵에, 이제 서서히 내려놓아야지, 하고 생각했어. 누구도, 기다리고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랬는데 대뜸, 목화고에 와서 만나버린 거야. 전부. 그렇게 찾고, 기다릴 때는 보이지도 않더니... 나는 정말로, 미쳐버리는 줄 알았는데. 각자의 사정? 있겠지. 있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앓았던 시간이 의미 없는 건 아니잖아. 적어도 그 시간 만큼의 보상은 받을 자격 있잖아. 정말 나를 소중하다 생각했다면."
점차 격렬해지려던 목소리였지만 스스로 다잡은 듯 뚝 끊겼다. 잠시 조용해졌다가, 작게 덧붙였다.
"그러니까, 태오와의 관계는 정리하자면 피가 이어지지 않은 남매야. 유년시절 잠시 뿐이고, 지금은 아닐, 지도 모르지만."
거기까지 말을 마치고 천천히 숨을 쉬었다. 나를 온전히 드러내는 일은 몇 번을 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성운도 얘기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 새로운 질문이 올 때까지는 어떤 말도 없이 숨만 쉬었다.
자- 그래요. 오늘은 지난 날에 못 다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도록 하지요. 제가 작은 아이를 만났던 그 날 이후의 이야기랍니다.
- 아이스크림 좋아하니?
저는 그 허름한 놀이터에 홀로 앉아있던 아이에게 그렇게 물었지요. 열살 남짓한 아이들에게 그것 만큼 말이 잘 통하게 해주는 간식은 없으니까요. 푸르스름한 머리를 곱게 내린 그 아이는, 곧 작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서 저는 웃으며 말했답니다.
- 그럼 잠시만 기다려주겠니?
아이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고, 저는 얼른 가까운 푸드트럭에서 초코마블 소프트 콘 두 개를 사왔어요. 허허,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저도 제법 단 것을 좋아하는지라 아주 신나게 다녀왔답니다. 다녀오는 길에 아이가 가버렸으면 어쩌나- 싶기도 했지만 다행히 아이는 그대로 앉아 기다려주고 있었지요.
그렇게 그 날은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로 시간을 보냈답니다.
"선생님." "왜." "내 능력은 세포를 활성화하는 건데, 왜 맨날 카데바하고만 이러고 있죠." "그야 너 전공이 의학 외과잖아. 그러면 몸뚱이 샅샅이 알아야지." "그것도 그런데, 그러면 병원이나 요양시설을 가는게 낫지 않나요." "네가 원하면 갈 거다. 여기 방침 잊었냐." "그럼 전에 간 건 뭐에요." "체험학습." "아하."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묵묵히 먹고, 잠시 앉아있다가, 먼저 떠나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봐주었지요. 아이는 예의 바르게도 감사와 인사의 말을 공손히 해주었어요. 그러나 고작 아이스크림으로는 아이 얼굴에 드리운 그늘을 지울 수는 없더군요.
그 뒤로 저는 그 낡은 놀이터를 자주 찾게 되었지요. 갈 때마다 아이가 있지는 않았어요. 어쩌다 마주치는 날이 있거나, 아니거나, 마주치면 그 전과 같이 간단한 간식을 같이 먹고, 다 먹으면 아이는 공손히 인사하고 떠났어요.
그러기를 한, 1년 정도 했을 즈음, 그 해 여름이었어요. 비가 억수 같이 내리던 날, 빗소리에 숨어 우는 아이를 발견했지요.
"좋아. 오늘은 제대로 끝냈어요." "그래. 그럼 거기 정리하고, 아 거기 선 있으니까 조심-"
와장창!
"...어떻게 말 끝나기도 전에 사고를 치냐." "그러길래 미리 말 좀 해주, 쿨럭!" "야 야 말하지 마. 어떻게 거길 베여가지고." "그, 케헥." "말하지 말고 회복이나 해. 그래. 옳지. 다 됐으면 가서 씻고." "으... 목은 진짜, 어지간하면 손도 안 대는데." "얼씨구. 성질 나면 온 몸을 조져놓는게 무슨." "다 나으니까 상관 없잖아요." "확 그냥 불어버린다 너." "X 같이 치사하네 진짜." "이게!"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