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X를 담아、나로부터。 편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직접 전해도 괜찮습니다. ※ 누가 내 편지를 옮겼을까? 신발장에 감춰도 좋습니다. 장난꾸러기가 건들겠지만요! ※ 수수께끼의 편지함 누구에게 갈지 모르는 랜덤박스에 넣어봅시다. 상대도 랜덤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
최근 있었던 라쿠고가의 편지 이후 나는 갑작스레 유행으로 번진 편지에 대하여 궁금정이 생겼다 '누가 처음 시작했는가?' 이곳도 저곳도 편지가 가득하다, 심지어 신발장에는 편지가 가득하다 못해 넘치고 있었다. 이게 sns의 시대에 자연스러운 현상인지에 대한 의문도 의문이지만 누가 유발했는지가 나는..정말로 궁금했다.
자, 이게 바로 내가 방과후에도 교실에 홀로 남아 독서를 하는 이유다.
이 현상을 유발한 사람이 있다면 독자적으로 다량의 편지를 써서 유행시키고 있을테니 방과후까지 남아있다가 편지를 놓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틀림없이 그 사람이 범인일테니까..
물론 최근 비일상에 시달리고 있는 나에게 이런 행동은 썩 추천할만한 행동은 아님을 잘 알고있다. 그러나 비일상이 그렇게 흔한 것 인가? 그게 무섭다고 주저 할 정도로 나는 겁쟁이가 아니다.
"슬슬 나가볼까"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문을 당차게 열어젖혀 복도로 나온 나는 복도에 보이는 익숙한 형상을 보자마자 다시 문을 닫고 교실로 돌아왔다.
오늘도 공모양으로 웅크려 있는 채 복도를 데굴데굴 질주하고 있는 아야카에루. 아주 다행스럽게도 인간 아이들은 이 공모양을 한 캇파를 좀 탱글탱글한 공으로밖에 보지 않고 있다. 이따금씩 발에 차여 벽으로 탱 탱 탱 튕겨나가는 모습이 아주 볼만하다. 그래, 그 때도 아무도 없는 복도 벽에 탱 탱 탱 튕겨나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인간 소년과 다시 조우했을 무렵이 그 때였다.
류지가 문을 닫고 교실에 다시 들어갔을 때는 공의 상태이겠지만, 다시 문을 열었을 무렵엔 웬 인간 소녀가 편지를 한아름 들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후히히히히히히"
잘 보면 편지봉투에 하나같이 녹색 개구리 스티커가 장식으로 붙어있다. 아야카에루의 상징인 것일까.....
문을 열고 보인 것은 한 소녀. 내가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아야카에루가 가방에 들어가 있었을 때 마주친 강렬한 기억 때문일 것 이다. 가방속에 들어가있는 수상한 생물체를 기억하냐고 묻는다면, 그걸 어떻게 잊어 라고 답변할 정도로 뇌에 새겨진 강렬한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의 끝에 마주친 소녀를 나는 쉽게 잊을 수 없었다.
"아니야 잘못본거야"
라고 스스로를 속이고 싶어도 품에 한아름 들고있는 편지는 아무리봐도 최근 학교에서 일어나는 편지사태의 원흉이 그녀가 아닐까 싶었다. 학교에 퇴마사는 없으니, 내가 직접 가서 물어봐야한다 애초에 그 기억이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세상에 괴물이 어디있는가. 요괴가 어디있는가
그런건 없다 없을 것 이다. 기필코 없어야한다!
야마후시즈메, 당신이 우리가문의 수호신이라면 날 지켜줘!
흡 하는 당찬 기합소리와 함께 다시 힘껏 문을 열어젖힌 나는 아야카에루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외쳤다
후히히 거리며 편지봉투를 한아름 들고 가던 카와자토 아야나. 뒤에서 들리는 기다려 보라는 소리에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려 하였다. 이 타이밍에 떼굴떼굴 굴러가던 나님을 멈춰세우는 자 누구인가??
누구긴 누구야, 저번에 봤던 인간 소년이지.
"후 후 후, 다시 뵙사와요 이름 모를 학생분! "
때마침 2학년 C반으로 가던 길에 A반을 지나치게 되었으니, 이 소년을 만나는 것은 필연과도 같았다. 뒤를 돌아보며 아야나는 예와 같은 후히히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나님을 왜 불러세우신 걸까? 재미없는 이유면 떼굴떼굴 굴러가서 어깨 위에 올라가 버릴테다! 무시무시하지!!!!
그렇다. 여기부터 저기까지 이 한아름 안겨있는 개구리스티커가 붙은 편지봉투들은 다 아야나가 쓴 행운의 편지들인 것이다. 물론 그 안에는 소원을 이루고 싶다면 아야카미 신사에 가서 아야카에루님의 평안을 빌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참으로 무시무시한 내용이지 않을 수 없다......
"유도? 는 한 적 없사와요. 아야나는 그저 분위기가 그렇기에 행운의 편지를 보내고 다니고 있을 뿐이와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고 있으신 것이와요? "
행운의 편지는 보내고 다녔으나 아무튼 나는 주도한 적 없다!!! 라고 몸소 주장하고 계시는 카와자토 아야나 되시겠다.
"누가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사와요? " "중요한 것은 재미~! 이니까요~! "
아야나는 그렇게 말하며 편지를 열어봐도 좋다는 듯 제스쳐를 취하려 하였다. 만약에 류지가 개구리 스티커가 붙은 편지를 뜯으려 한다면....... 다음과 같이 적혀있는 편지 내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안녕! 이 편지를 본 그대는 행운아일 것이야. 무려 이 아야카에루 님의 축복이 함께할 것이니 말이다! 우후후후, 기뻐하도록 하여라. 올해 한 학기동안 그대에게 큰 축복이 함께할 것이니. 그대는 이번 일본어 수학 사회 과학 등등..... 모든 과목에서 반 1등을 쟁취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재물운 적인 면에서 좋은 일만 가득할 것이다! 그리고 비오는날에 물이 튀겨서 옷이 젖는 일 없이 평안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조건이 있지. 아야카미 신사에 가서 아야카에루 님께 진심으로 기원드리는 것이다. [ 올 한해 아야카에루님에게 좋은 일만 있게 해주세요 ] 라고!
자, 어디 이 편지를 보는 그대가 정말로 이 일을 수행하는지 지켜보겠노라. 이 아야카에루님은 소원을 진짜로 이루어주는 존재이니까!
편지의 내용물을 열어보자 다시끔 다가오는 비일상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야카에루님 이란 무엇인가? 아니 난 아야카에루님을 알고있다. 가방속에 들어있던 그 고무로 만들어진 무언가겠지 고무로 만들어졌는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눈앞의 소녀가 아야카에루님의 신자, 혹은 당사자 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눈이 질끈감겨졌다
"여기 나오는"
아아, 나는 또 다시 물어보면 안되는 것을 물어보는 구나 분명 나는 또 후회하겠지
"아야카에루 라는 것은"
지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야마후시즈메를 알기 전으로, 라쿠고 편지를 보기 전으로, 아야카에루를 알기 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