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벽에 대고 말하는 기분이 어떤지 아는가? 모든 말이 벽에 막혀 그 너머로 전해지지 않는 그 느낌을 아냐고 묻고 싶었다.
"...X친 X끼."
쳐내는 손길에 닿기 전에 내가 손을 빼냈다. 한 마디 한 마디 들을수록 가관이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멱살이 아니라 명치에 한 대 꽂아넣어야 이 기분이 풀릴 것 같아졌다.
파르르 떨리는 손을 한 번 꾹 쥐었다 놓았다.
조소하고, 가볍게 구는 성여로를 뚫어버릴 듯이 응시했다. 내가, 성여로에게 이토록 열이 받는 그 이유는,
"모순적인 X끼. 미련이 생기지 않게 하려는 X끼가 왜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건데? 혼자 조용히 남들하고 연 끊고 살아야지. 너 지금 니 입으로 씨부리는 말이랑 행동이랑 아주 정반대인 건 인지하고 있는 거지?"
거둔 손을 다시 들기는 했지만 또 멱살을 잡진 않았다. 도발하듯이, 아니 도발하려고 검지를 세워 성여로의 명치를 쿡쿡 찌르려 하며 말했다.
"내가 왜- 널- 관종으로 볼 거 같아? 네 행동이 그냥 너한테 미련 좀 만들어달라고 애쓰는 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 그래. 어? 그러면서 혼자 그딴 녹음이나 주구장창 듣고 있는게 X나 안쓰럽고 애처로워서 그래. 어???"
하! 숨 찬 헛웃음을 내뱉으며 한 쪽 입꼬리만 비틀었다.
"사기꾼은 무슨, 정작 중요한 순간에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하다가 지 몸 던지는 것 밖에 모르는 관종 X끼가 입만 살았지 아주. 너 그것도 그거잖아. 몸은 어떻게 움직여서 들어왔는데 네 마음은 생각처럼 저지먼트에 감기지를 않지? 그러니까 할 수 있는게 그것 뿐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거 잖아. 사실 다른 방법 많은 거 아는데, 그것들을 했다가 무슨 결과가 돌아올지 모르니까 너에게 있어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한 거 잖아. 그런 주제에 미련 못 버려서 그 X랄 하고 있는 거 잖아. 성여로."
모순덩어리.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아 결국 눈에 띄어버리는.
"허구헌 날 블러핑하고 불나방 짓 하는게 평범한 사람이란 걸 증명하는 방법이냐? 그래서, 너 저지먼트 들어가고나서 그게 좀 됐어? 아니지 않아? 누구보다 니가 제일 잘 알지 않아? 어?"
여로가 쳐내지 않는다면, 거슬리게 찌르던 손을 기어코 주먹 꾹 쥐어 명치에 얕게 때리려고 했을 터였다.
"내가 생각하긴 누굴 생각해. 너를? 왜? 난 그냥 있지, 시야에 니가 사사건건 걸리니까 그게 거슬려서 치우고 싶은 거야. 왜 지 자리 못 찾고 엉뚱한데서 허덕이고 있냐고, 네 등짝 걷어차고 싶은 기분으로 이러는 거야. 전에는 몰라도 이제 니 있어야 할 곳 X발 있으면서, 니가 그토록 바라던 미련이 생겼는데 왜 거기에 안 매달리고 왜 그 X랄 하고 있냐고."
수경의 말에 리라의 얼굴에서 미소가 자취를 감춘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다. 며칠 전에 자신이 염불 외듯 했던 말을 똑같이 하고 있는 후배의 숙인 고개에 시선을 둔 리라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요, 결과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서 더 나은 결과가 나왔잖아요. 수경 후배님도 저지먼트를 믿어보세요. 있을 자리가 사라지는 일 따윈 일어나지 않아요. 부장님이나 부부장님, 세은 후배님이 그렇게 두겠어요? 다른 부원들은 또 어떻고요."
이 말이 닿았는지는 모르겠다. 곧잘 쓰러지고 말았으니까. 굳은 낯이 케이스에게 향한다. 전례없이 차가워진 시선이 수경의 입에 닿았던 물잔을 바라보았다.
"저는 수경 후배님에게 '무엇을' 먹인 거냐고 질문했습니다.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제대로 답해주시죠. 가급적 정확하게 대답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수경 후배님의 친구 분. 답변 여부에 따라 대처가 달라져야 할 것 같거든요."
대체 뭘 먹인 거지. 불안정해보이긴 했어도 당장 쓰러질 정도로 보이진 않았다. 애초에 그런 몸 상태라면 이런 곳에 나오지도 못했겠지.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면 17살의 고등학생이 수면욕을 가누지 못하는 아기마냥 사람을 앞에 두고 픽 잠들어버릴 리도 없고. 그렇다면 역시 저 잔에 탄 무언가가 문제라고 보는 게 타당한데.
"향정신성의약품인가요? 맞다면 그건 수경 후배님이 적법한 방식으로 직접 처방 받으신 건가요?"
내밀어지는 물잔에는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리라는 케이스의 파란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본다.
-보기 좋은 말이네요. 수경은 그 말을 들었긴 한 건지. 리라를 조금 쳐다보다가 푹 엎어졌습니다. 케이스는 빈정거리는 것처럼 말은 하지만요. 저지먼트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끼어들기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간보는건 그만둬야겠는데 말이지요?
-할페티 언니에게 제가...드린 건 -...로벨에서 통용되었던 방식으로 칵테일한 약품이죠. -언니는 별로 안좋아하지만요? 케이스는 꽤나 친절하게 말을 하려 합니다. 정말 노력해서 연구소에서 다시 칵테일한 거라고요? 라고도 하는군요. 인화와 같이 푸르게 반짝이는 눈의 소녀는 안 마시시겠다면 제가 마셔야겠네요. 라면서 물을 홀짝이려 합니다.
-이건 연구소 건이라서 자세하겐 말 안해요. 하지만 로벨이라는 연구소는 과거의 사건들에서만 언급되는 연구소입니다. 현재 존재하는 연구소는 아닌 것이지요. 기자가 무엇을 보고 이런저런 말을 했는지 알 법한 기사들도 꽤 되네요. 수석연구원과 부적절한...이라던가. 내부의 억압적 분위기...
"섭취하는 즉시 몸도 가누지 못하게 할 만한 약품을, 심지어 한 가지도 아니고 여러 약품을 섞어서 먹였다고요. 싫어한다고 표현한 걸 보면 수경 후배님이 복약을 원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저쪽의 연구소에서 한 노력 따위는 그가 알 바가 아니다. 리라는 커튼을 열어젖히고 의자에서 내려갔다. 그리고 수경이 앉은 쪽으로 걸어가 수경에게 팔을 뻗는다. 가능하다면 그대로 끌어당겨 부축하기 위해서.
"이거 범죄인 건 알아요? 연구소에서 통용되는 방식은 연구소 내부에서나 받아들여지는 거죠. 여긴 외부고, 공공장소입니다. 인첨공이 아무리 학생 인권을 모르모트 마냥 알아도 도를 넘은 행동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수경 후배님은 제 후배입니다. 외부인이 정체 모를 약물을 먹여서 사람 의식을 흩어놓는데 제가 가만히 눈 뜨고 보고만 있어야 할 이유는 없겠죠?"
카운터에서 주문 번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뭘 먹었는지 모르겠으니 우선 병원으로 데려갈 거예요. 손 떼세요."
A-92번 손님, A-92번 손님... 안 계세요? 점원의 목소리가 처량하게 공간을 울리지만 리라는 미동 없이 수경을 끌어당기려고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