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유한이 직접 들었으면 길길이 날뛸만한 대사였지만, 동월은 그저 큭큭거리며 웃을 뿐이었다. 사실 동월도, 성운이 자신과 유한 사이에서 고생하는 포지션이라는 것 쯤은 진작에 파악하고 있었지만.... 겨우 그런 이유로 성운에게 장난을 치지 않을 동월이 아니었다.
" 나쁘지 않은걸? " " 내가 종교는 없지만, 얼마나 경건하겠냐? "
다만 할렐루야와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합쳐지는건 꽤나 이질적일테다. 분명 휴가때도 그랬지. 물건의 출처 자체는 리라긴 했지만, 아무튼 자신도 즐겁게 쏴댔으니까. 동월은... 꿈이 있었다. 언젠가 자고있는 성운이를 헬기로 옮기고, 하늘 높이 올라가 다같이 스카이다이빙을 즐기고 싶었다. 다만 그랬다간 자다 깬 성운이가 역중력으로 재미를 반감(?) 시킬지도 모르니, 경진이를 꼭 데려가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성운이 알게되면 과연 무슨 반응일지 궁금하지만, 성운이에게 잘 때마다 경계하게 되는 일상을 제공해주고 싶지는 않았기에... 아마 이것은 결행일까지 무조건 비밀일 것이다.
" 야야, 그 정도면 내집마련이지. 겨우 몇천원이라니! "
이렇게 넓은 공간이 몇천원이라. 인테리어부터 생활시설까지 전부 알아서 마련해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굉장히 좋은 조건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 넌 아직도 날 기숙사에서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보냐? "
동월은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기숙사 생활을 아예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반복되는 시끌벅적한 날에, 해당 학기가 끝날 때 즈음... 사감이 부탁했더랜다. 가능하면 자취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면 안되겠냐고.
" 아직 자취중이야. 근데 혼자살기 좀 쓸쓸하다 해야하나. "
잠시 먼산을 바라보듯, 웃음지은 얼굴로 멍하니 벽을 바라보던 동월이 손을 휙휙 내저었다. 얼른 카레나 뜨러 가라는 듯이.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남성에게 유한이 어쩔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고작해야 사라진 자리에 대고 욕하는 것 뿐. 하지만 그걸로는 분이 안 풀렸기에, 그는 결국 마스크 속에서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중얼거리며 화를 삭혔을까.
애초에 또 보자라는 말... 그 말이 태오에게 별로 좋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남성을 보지 말라고 태오에게 강요할 수도 없는 법이었고. 요컨데, 찝찝한 거다. 그리고 찝찝한 기분을 만들어내고 사라진 그 남성을 그는 마음속 깊이 저주하기로 했다. 이런 감정을 느껴본 것은 제 누이 이후로 오랜만이었던가.
"요컨데 네가 일부러 나랑 안 마주친건 아니라는 뜻이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태오를 흘긋 보고는 유한은 마스크를 벗어버렸다. 더이상 주변에 위협도 없고, 순찰도 이미 중지해야 했으니까. 마스크를 허릿춤에 걸어두고선 제 얼굴을 가리고 있는 태오를 쭉 훑어본다. 상태가 여기저기 안 좋은게, 병원부터 데리고 가야하려나.
"그럼 됐어. 그런 눈으로 안 볼테니, 이만 돌아가자. 다들 걱정하고 있겠다."
그렇게 말하면서 유한은 태오의 팔을 잡고 질질 끌고가듯이 잡아당기려고 했다. 별거 아니라는 듯이. 태오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유한이 원하던게 아니다.
"네가 사라지는건, 흔한 일이어도 나는 용납 못해. 달리 말하면 네가 사라지지만 않으면 뭘 하던 상관 없다는 뜻이고. 떠날거면 그냥 말하고 떠나던가, 땡땡이치던가, 위험에 빠진거라면 도움을 요청해."
이번처럼 이상한 아저씨에게 꼬여서 납치당하지 말고. 라며 툴툴거린다. 여전히 화는 나있지만, 거기까지. 딱히 태오를 비난하지도 무언가를 더 캐묻지도 않았던가.
약속은 유일이 되었고, 유일은 인연이 되었다. 그 인연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딱히, 굳이 무어라고 정의하지 않아도 좋다. 너와 나. 응, 그 정도가 좋을 것 같다.
무언가 거창하게 해명할 필요도 없었다. 의문도 없었다. 너는 의문을 갖지 않았고, 그대로 소년을 받아들였다. 성운은 가볍게 외투를 벗어던지고는, 널 끌어안아주었다. 온몸에 튼자국 가득한 몸뚱아리는 예전처럼 품안에 꼭 들어오는 말랑함 대신 이제는 물리적으로도 너를 감싸안아주는 단단함이 되었지만, 너는 거부하지 않았다.
모든 이야기를 다 나누지는 못했다. 성운은 말을 아꼈다. 네가 그에게서 감추고 싶어하던 퍼즐조각 몇 개들을 결국 그에게 들켰으나, 그는 그 각진 모서리를 네게 들이밀기보다 그것을 일단 등뒤에 담아두기로 했다. 다음에 시간이 있겠지. 품에 넣어두기에는, 품은 너를 안아주기에도 모자라다. 유독 가혹하고 쌀쌀한 비거스렁이 속에서, 너와 그는 그래도 우리에게는 우리가 있음을 온건하고 잔잔하게 확인했다. ─그 하늘이 이 하늘이었노라 하는 말에 성운은 이 하늘 아래서 같이 있을 수 있어 기쁘다고 대답하며 네 어깨를 끌어안았다. 머리 두 개어치가 커졌음에도 그는 여전히 너를 끌어안을 품 한켠에 네게 익숙하던 그 조그만 어린 왕자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리고, 네가 그때 미처 하지 못했던 그 콘서트는 지금 이 순간 다른 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소년을 위해서 열렸다. 소년은 자기도 모르게 선율에 마주 허밍으로 화답하며, 화음을 맞춰왔다. 노래가 끝나고 활이 멈추었음에도 선율이 끊이지 않는 것만 같았다. 박수갈채는, 뭇 사람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는 형태가 아니라 눈물이 조금 섞인 조심스러운 포옹의 형태로 네게 돌아왔다.
길을 잃었다. 그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인첨공의 사람이 된 이래로부터, 그 사실은 그대로 죽 바뀌지 않았다. 한때는 길을 찾은 것 같다고 착각했던 순간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제는 누군가와 함께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
별빛은, 닻이 되어 네게로 뻗어내려오고 있었다. 매 순간, 조금씩, 천천히, 그러나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그리고 그것이 그 누구도 아닌 네 자신으로부터 혹독히 부정당하고 있던 그 때─ 네 스스로에게 책망당하고 비웃음당하던 그 때, 그 순간, 갑자기 그 비웃음이 뚝 끊겼다. 비웃음 대신에, 귓가에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한 치 회생의 여지 없이 까라져버렸다고 생각했던 온기. 그게 네 귀를 덮고 있었다. 어둠에 잡아먹혀 먼지 바닥에 기대어누워 차갑게 식어있던 소년이, 그 선명한 자색의 눈을 뜨고 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천혜우.”
너를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면, 그대로다. 소년에 네 앞에 누워있고, 너를 바라보고 있다. 귀와 뺨에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도 그대로다. 그러나 주변의 풍경이 사뭇 달라져 있다. 먼지바람 날리는 참혹한 폐허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안락한 잠자리와 청결한 이불뿐이었다. 정갈한 방, 익숙한 천장, 낯익은 벽지, 손톱자국의 흔적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러나 그것뿐이었더라면 그 풍경이 네게 있어서는 먼지바람 날리는 폐허와 그렇게 다르지 않을 테다. 푸석푸석한 콘크리트 바닥 위로 무너지나, 차가운 타일 위로 무너지나 매한가지일 테니.
그러나, 다행이게도, 오늘은, 네가 무너져 쓰러질 곳으로 비정하고 냉담한 차가운 바닥 대신에 한없이 따뜻한 연인의 품이 있었다.
네 머리를 괴어받치고 있는 팔뚝. 손을 들어 네 뺨을 걱정스레 쓰다듬으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는 손. 생생히 살아서 네게로 시선을 맞추어오는 자색의 눈동자. 나직이 건네어져오는 걱정스러운 질문. 와르르 무너져내려오는 너를 고스란히 받아안는 품. 그리고 네게 조곤조곤 들려오는, 그 색이 이전과는 다르면서도 여전히 낯익고, 여전히 따뜻한 목소리. 자장가처럼, 일련의 멜로디를 담아 흥얼거리는 목소리.
가깝든, 멀든, 그대가 어디에 있어도 내 마음은 그대로일 거라 믿어요 다시 한번 문을 열어줘요 그러면 그대는 내 맘 속에 있어요 그리고 내 마음은 그대로일 거예요
성운은 네 의존을 전혀 꺼리지 않았다. 그 대신에 너를 자상히 위로하면서 마음껏 눈물을 흘리도록 해주었다. 오히려 마주 의존해왔다. 자신이 옆에 있을 테니, 너도 내 옆에 있어달라고. 별 없는 밤의 악몽은 뒤에 두고, 같이 새벽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