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사실은 소독용 에탄올을 실수로 마신 경험이 있어서요~" "...농담이에요!" 향부터가 다른데 착각하고 마실 일은 없잖아요! 라고 말을 하는 여선입니다. 하지만 있어서요와 농담이라는 말 사이에 침묵이 좀 있었는데..? 진짜인지 추궁한다면 글쎄요~ 일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 시선을 회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소년의 얘기를 차분히 듣는다. 순간 강철이 보낸 형체가 뒤틀린 시신이, 자신이 상대한 인격을 잃은 괴물이 가만히 머릿속에 나타났다 사라진다. 우리는 어째서 이리도 아파야 하는가. 누군가의 죄를 그 보다 더 약하고 무고한 자가 대신 치르는 세상은 과연 옳은가. 죽어 처참한 모습이 된 어린아이의 모습에 더 이상 동정할 수 없게 된 자신이, 그리 마모된 마음이 마지막으로 스친다. 하지만 마모되어 바스라진 마음에는 아직 분노가 남아있기 때문에 그녀는 한탄하는 대신 앞으로는 미소를 짓고 뒤로는 검을 잡았다.
▶ 고레벨의 성법 사용이 억제되고 있습니다. 죽은 심장의 울림이 바티칸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 바티칸을 수호하는 수호천사들의 힘이 약화됩니다! 천사들의 전투 참여가 억제됩니다. ▶ 전투와 관련된 성인들의 신성력이 크게 약화됩니다. ▶ 시민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속히 수습하지 않는다면 바티칸의 치안이 영구적으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 알 수 없는 축복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발동되었습니다! 오직 성법 무효화, 또는 그에 준하는 강력한 신성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해주할 수 없습니다! ▶ 죄악심의회의 이동 통로가 정체 모를 힘에 의해 봉인되었습니다! 죄악심의회는 이번 전투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 몇몇 성법 사용자들의 신성이 일시적으로 봉인됩니다 성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성직자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UGN에서 바티칸으로의 출입을 신청하였으나, 교황 성하의 승인이 아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UGN의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온화하게 풀린 태도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역시나 다소는 떠보기, 자세 확인이었나. 압력을 가하면서도 대화는 끊지 않은 시점에서 짐작은 했다. 성정탓인지, 역성혁명의 반역 덕인지. 나는 이러한 위압감에는 다소 강하니까. 물론 전부 다 연기라는 것도 아니었겠지. 내가 화를 내던 처신을 잘못하던 하면, 그 뒤로 UHN과는 완전히 두절이었을 것이다.
"예, 물론 입니다. 차는...감사합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미소지으며 비밀로 부탁한다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이런걸 생각 없이 떠들어대는 녀석은, 신용도 쌓지 못한 체로 스리 슬쩍 사라지게 되는 법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내어진 차를 집어 적당히 자연스럽게 한모금 홀짝인다.
"....."
나는 그의 온화한 어조의 불온한 내용을 들으며 나뭇가지를 본다. '잔가지'로 짐작되는 인원들이 저도 모르게 뇌리에서 몇명 스쳐 지나간다.
"UHN이 자원봉사자나 저희들의 부모님이 아니란건 모두 알고 있어야 겠죠. 저희는 위쪽의 가혹한 명령에 복종하는 군대도 아니고, 반대로 부모님의 등골을 무상으로 빨아먹는 기생충도 아닙니다. 저희와 여러분은 서로를 위한 건전한 협력 관계로써 성립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적어도 저는 생각합니다."
차를 홀짝이면서, 나는 덤덤히 그리 얘기한다. 이것 또한 별로 아부가 아니다. 나는 그런 것에 능숙하지 않다. 다른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은혜란건 그렇게 가벼운 것이 아닌 것이다. 받았다면, 돌려주어야 한다. 적어도 돌려주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 받은 것은 당연히 여기고 해주기는 싫어한다면. UHN이 악당이 아니더라도 질색하는 것은, 당연한 인간관계의 이치다.
"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쳐내는 잔가지가 적을 수록 나무는 자연스럽고 풍성해지기도 할테지요. 잔가지를 쳐내는데에도 수고가 드는 법이니까요. 다소 바람이 가득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제가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을 위해 노력하지 싶습니다."
상대의 의사에 동의하면서도, 내 의견도 정리해서 내둔다. 우리는 UHN을 뜯어먹을 생각이 없다. 적어도 나는. 복종하는 노예가 될 생각도 없지만, 무상의 보상을 기대하는 기생충이 되어서도 안된다. 우리는 분명 손을 잡을 수 있다.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마찬가지로 둘러 전해둔다.
"일단.. 내 친구들에게는 전해뒀다. 생각이 있음... 바티칸에 있는 사람들과 협력해서 뭐라도 하겠지."
토고는 천자가 만들어낸 지도를 보며 말한다. 본격적으로 재앙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바티칸이란 장소가 큰 타격을 입을지도 모르겠다. 시체와 칼날의 노래 교단과... 눈먼 성자가 원하는 것은 뭐지? 일단 사람들부터 구해야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선.. 벽을 만든다... 그래서 그들을 유도한다.
"건물은, 내가 부숴볼게. 아니 내 특별반 면책 특권을 사용해가꼬 누가 부수든간에 어떻게든 내가 보호해볼게. 그러니까 사람들부터 구하자."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하는 것이 살짝 궁금하지만, 토고는 그런 것에 생각을 낭비하지 않기로 한다.
>>655 조르조는 린의 말을 듣고, 린의 눈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의 몸이 살짝이지만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 너..... "
그는 성검을 끌어안고,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작은 단검을 꺼내어 린에게 겨눕니다.
" 다른 사람은 몰라. 하지만, 넌 안돼. "
덜덜 떠는 조르조의 눈은, 린의 가장 깊은 심리를 꿰뚫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린의 심상 속. 선악의 저울을 꿰뚫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겁니다.
>>657 전투가 끝난 직후, 강산은 몸을 덜덜거리며 나노머신을 움직입니다. 가디언, 가디언을 불러 도움을 받아야만......
" 그럴 필요는 없어. "
쿵, 쿵, 쿵, 쿵,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느린 발걸음으로 땅이 울린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일 것입니다. 거대한 거인이 아니고서야 이 제주의 땅이 흔들린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불가능할테니까요. 하지만 본능적으로 강산은 느낍니다. 그 발이 들어올려지면 공간의 짓눌린 일부가 떠오르고, 발이 떨어지면 다시금 그 공간이 찌그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온 몸을 덜덜 떨면서 강산은 겨우 고개를 듭니다.
키는 2미터를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굴에는 여러가지 흉터가 나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뒤섞여 사람을 두렵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허리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몽둥이를 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가지고 무섭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강산이 두려운 것은 다름이 아닌 그 분위기입니다.
식인귀가 무엇이라도 입이 닿는 것이라면 삼킬 만큼, 굶주림을 따라 움직이는 존재라면 이 자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기꺼이 그 이빨을 내밀어 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단지. 그와 함께 안심이 드는 것은 저 이빨이 향하는 것은 게이트와, 인류의 적을 향하는 경우가 아니면 없을 것입니다.
" 도우러 왔긴 한데...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난 모양이네. "
손에는 작은 흙 따위를 뭉친 경단같은 것을 들고, 강산을 내려보는 남자는 넷에게 손을 뻗습니다.
생명의 도움
거대한 생명력이 몰아치며, 숨을 껄떡이던 강산은 오히려 너무나도 강한 생명력이 온 몸에 날뛰는 것을 느낍니다. 마치, 당장이라도 달리고 싶은 듯한 기분입니다!
" 환자를 두고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게 옳은가 싶긴 하지만... 절차니까 말야. "
그는 가볍게 자신의 어깨에 달린 하나의 별을 네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 UGN, 아프리카 중부 방어선 부대장. 최경호야. 모든 가디언과 시민을 대신해서, 악을 상대한 것에 감사를 표한다. 친구들. "
>>660 차에 입을 가져갑니다. 매우... 달콤한 향이 납니다. 그것도 그럴 것 같은 게. 이 작은 차 하나에서 모든 의념 각성자가 바라 마지 않을 것 같은 의념의 향이 나기 때문도 있을 겁니다.
차를 모두 삼킬 즈음.
윤시윤의 망념 최대치가 10 증가합니다! 현재 망념 최대치는 220입니다!
" 입에 잘 맞는 것 같으니 다행입니다. "
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시윤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하나는 확실하네요.
말려들었다. 같은 생각 말입니다.
" 하나 시윤 군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려드리자면. 우리는 평범한 협력 관계는 아닙니다. 우리가 갑, 여러분이 을에 속하죠. 안에서 길드화 얘기가 나올 때에도 저희는 꽤 긍정적으로 본 바 있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
간단한 이유일겁니다.
" 아직 '학생'이라는 탈을 쓴 특별반과는 다르게 길드의 형태라면 저희가 압박하기 더 쉬울테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은 저희의 눈을 좀... 많이 괴롭히지 않았습니까. 특권도, 이득도 다 보고 일방적으로 '건전한 협력 관계'를 바란다는 건... 좀... 일방적인 요구지 않습니까? "
손에서 거품이 올라올 때. 그는 그것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갑니다. 마치 거품이 닿음에 따라 그 감정과, 느낌과 같은 모든 것이 씻겨 내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읽어지던 감정들이 지금은 읽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 건전한 협력 관계? 늑대를 길들이려 한들 나이가 차면 결국 늑대는 야성에 따라 움직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보일 뿐입니다. 언제든 우리 목을 물어뜯을 준비를 하곤, 지금에서야 협력을 원한다? "
그는 웃습니다.
" 반대로 볼까요? 시윤 군이 우리 입장이라면,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