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배는 따끈따끈하고 정말 참외배꼽이 돼있겠지 생각하면 우와이거절대못참아절대로태교동화읽어줘야만하는 크큭...크힛...내가 이겼다...임신메이쨔가있는내가승리자다...크하하하하하하하하!!!!!!!!!!!!!!!!!!!!!!!!! 아!!!!!!!!!!!!!!!!!!진짜!!!!!!!!!!!!!너네뭐했냐!!!!!!!!!!!!!!!!!뭐해서배가그렇게남산만해졌냐고 난 다알아 우마탓치했겠지 녀석들!!!!!!!!!!발랑까져가지고!!!!!!
분명 괜찮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미래를 약속했으니까, 영원히 함께할 거니까... 역을 나와 조금 걷다 멈춰서면, 그다지 붐비지 않는 주택가, 낮은 건물들이 밀집된 그 사이로 고급 단독주택이 보인다. 이제는 흐릿한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집이다. 초인종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대문이 열리고, 조금 협소한 앞마당을 지나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거실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짧게 친 검은 머리 사이로 희끗한 새치가 자라난 60대 가량의 남성과, 그와 엇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날카로운 인상의 여성이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허리를 숙이며 예의상의 인사를 건네지만, 둘 다 별다른 대꾸는 않고, 그저 무감정한 시선으로 미즈호를 바라볼 뿐이다. 먼저 말해보라는 듯이.
- 이런 건 젊은 친구가 해야지~ - 히다이 쌤은 애들이랑도 친하니까 말이죠, - 우리같은 늙은이가 있으면 애들도 재미없다고 안 온다니까? - 요즘 말로 '노잼' 이라고 하죠? - 와하하하하하!!! 다케다 선생님 완전 MZ한데요? - 아무튼 그렇게 됐으니까 알지? 잘 부탁해요! (역 : 짬떨어지는 녀석이 귀찮은 일을 맡는 게 당연하잖아?)
...그렇게 됐다는 소리지. 약한 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곳, 츠나센 학원의 연례 행사는 이런 식으로 짬때려진다. 나는 0년차기 때문에 모든 짬을 온몸으로 맞고 있고. 그래서 파티 끝날 때까지 자리만 지키고 애들이 무슨 짓 안 하도록 감시하는 보호자역이래서 평소처럼 갈까 했더니.
- 유우가 너 제정신이야?!
라며 누나가 헥토파스칼킥을 날려서 머리를 만져주고. 본가에 있던 정장도 꺼내주고. 남친(지금은 헤어짐ㅎ)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려던 향수를 몇 번 뿌려주기까지 했단 거.
...체질에 안 맞는단 말이지, 이런 착장은~ 생각하며, 구석에 처박혀 애들용 칵테일이나 홀짝거리고 있는 실정. 있죠 선생님들, 젊다고 해도 말이죠, 그건 노인정의 '젊다'지 학생들은 저랑 눈만 마주쳐도 "우와 어른이야 김 샌다" 한다니까요? 진짜 가시방석이야...
빨리 12시가 돼서 싹다 정리하고 나르고 싶다는 생각만이 잔뜩이다. 그 얼굴은 꾸민 게 무색할 정도로 눈이 죽어있었다...
연말고사도 끝나고 마구로는 아직 오지 않은 지금, 츠나센은 프롬이 한창이랍니다. 여기저기서 댄스신청과 흐뭇한 분위기, 그리고 삼삼오오 모여서 이런저런 화제로 떠드는 소그룹이 몇 개. 인싸무스메답게 여기저기 얼굴 비추고 다니고, 마-사바랑 사미를 비롯한 친구들과 춤도 좀 추고, 얘기도 한참을 나누다보니 조금 지친다. 아무리 인싸라도 쉬는 시간은 필요하단거지. 그래서 적당히 음료 하나를 골라 벽으로 향했다. 기대서 조금 쉬다가... ....집에 가고 싶어졌다. 막상 등을 벽에 붙이니 엄청나게 피로가 몰려오고 있어.... 아무래도 초반에 너무 들뜬 모양이다. 페이스 배분을 잘못했어.. 추입인데 도주로 뛰어버렸어...
"....으, 으에에?! 유우가?"
사실 프롬엔 춤추고 수다떠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이벤트가 있단 말이지. 크리스마스에 함께 있어달라는 표시인 선물이나 꽃을 주는 게... 아까도 여기저기서 은근슬쩍 보이고. 유키무라 그 자식은 아예 프로포즈 하던데? 하여간 대단해 증말. 피식 흘리는 웃음엔 약간의 부러움도 섞여 있어서. 나도 준비한 건 있지만, 글쎄. 어떻게 되려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무심코 옆을 보니 이럴수가. 몰래 찾고 있던 상대를 이런 구석진 곳에서 발견할 줄은 몰랐다.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말을 조금 더듬어버린건, 구석진 자리에서 만났다는 놀람도 있지만 그보다도, 그게... 평소의 유우가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에 엄청 놀랐다고 해야할까. 우와, 뭐야 이게?! 엄청나....
"우, 우와..... 뭐야 그 기합넣은 모습은....?" "...근데 눈은 완전 동태눈깔이잖아❤️ 음침해❤️"
근데 꾸민 거에 비해서 완전 죽은 눈인데. 대체 무슨 일이 있던거냐..... 생면부지의 우마무스메에게 납치혼이라도 당할 뻔 했나.
그렇게까지 놀랄 거리냐 이게! 아니, 이런 말 하면 갸루무스메들한테 평생 박제돼서 학교를 소문으로 떠돌아다닐 게 분명하니까 말하지는 않지만 내심 생각한다. 내 본판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라고. 이목구비 멀쩡하고 예전에는 얼굴만으로 (이하생략) 그랬고, 밖으로 잘 안 나가다보니 은근히 동안이기까지 하다. 그러니까 안 꾸미고 다닌 거지. 꾸미는 건 꾸며야만 봐줄 수 있는 녀석들이 하면 충분하니까!
물론 이번은... 누나가 "춤추다가 노숙자같은 추리닝 발견하면 퍽이나 기분 좋겠네!" 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장단 맞춰준 거지만. 애초에 나는 내 얼굴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놀라다니. 내 믿음에 균열이 생길 거 같잖아 그만둬 그런 반응. 그래서인가, 눈이 한층 더 죽은 건...
"...아무튼, 너희들이 허튼짓하지 못하도록 지켜보는 게 내 일이고. 그걸 평소처럼 노숙자추리닝 같은 복장으로 하면 파티 분위기 다 해친다는 누님의 조언에 따라 입었다는 거지."
그런 자초지종도 설명하고.
"그러다보니까 심적으로 죽을 거 같단 거야, 전혀 안 맞는 데에서 이런 거 입고 있자니... 갸루들도 '우와 꾸몄어 키모❤️' 하는 얼굴로 보고 가고 말이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프롬 같은 거."
"두 분도 아시다시피 원래 중앙 트레센 소속이었다가, 저와 비슷한 시기에 지방으로 내려왔었습니다." "그때부터 교제를 시작했었고요."
진심으로 사랑하기에 결혼할 거라는 둥의 감성적인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게 분명하다. 대신 담백한 사실만을 전한다. 그럼에도 잠깐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부친이, 그제서야 입을 연다.
"나는 아직 자네를 신뢰할 수 없어. 특히나 혼인 같은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지."
예상했던 반응이다. 그들은 이런 관계에서도 철저히 손익을 따진다. 하물며 그들이 부부의 연을 맺은 것도 철저한 계산에 따른 행동이었으니. 그들은 지금, 피를 이은 자식이 누군가와 결혼하며 생길 위험부담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안 그런가? 「떠오르는 샛별을 추락시킨 트레이너」."
어쩐지 비아냥대는 듯한 어투지만, 외려 그 목소리엔 어떤 감정도 실려있지 않다. 최근 로컬 삼관을 쟁취하고, GII급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우마무스메를 키워냈다고 해도, 그들이 보기에는 한낱 미숙한 트레이너에 불과하겠지. 중앙과 지방의 격차란, 그런 것이니까. 잠깐의 정적 이후 이번엔 모친 쪽에서 몇 마디 덧붙인다. 제 아들을 향해서.
"아~ 하긴. 프롬 회장에 추리닝 입고 온다니 드레스코드 완전 엉망진창이잖아. 노숙자로 오인신고가 빗발쳐서 순경 아저씨가 화낼거라고."
뒤쪽은 농담이지만, 뭐 나도 맨 처음엔 신고해버리려고 했었고. 우와, 그게 벌써 언제 일이지. 새삼 떠올리니 오래 지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생각보다 오래된 일은 아니고. 으음~ 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칫, 프롬에서까지 감시당한다니 너무한데~ 그런거 없어도 우리끼리 알아서 잘—"
하는 순간 뒤에서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꺅꺅 소리가 들린다. 슬쩍 보면 D반의 문제아들이 어디서 본 건지 '샴페인 타워' 비스무리한 무언가를 쌓으려다 뭔가 좀 엎어버린 모양이다. .........잠시 말없이 시선을 위로 올려 천장을 보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진 못하네. 그래. 뭐.... 치트네가 그렇지 뭐."
지금은 당근 소다 몇 잔만 쏟은 걸로 수습이 가능하지만 아마 감시의 눈이 없어지면 이 프롬은 광기의 파티 그 자체가 될 것 같다는 이상할 정도로 선명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니까 뭐, 그냥 납득해주겠다 이거지. ....그리고 처음으로 보는 모습을 좀 더 눈에 담아두고 싶기도 하고. 그게, 그치만, 평소랑 너무 달라서 굉장히 인상적이고 아무튼 꽤 괜찮으니까!
"허접❤️ 아싸❤️ 찐따❤️ 인싸 문화에 녹아들지 못하고 벽에 붙어서 주스만 홀짝이고 있어❤️ 한심해❤️" "—뭐, 나도 이제 지쳤으니까 슬슬 집에 가고 싶긴 하지만...."
투덜거리는 말에 조금 놀려주다가, 다시 벽에 등을 기댔다. 뭐어, 나도 대충 할 건 다 했으니까 집에 가고 싶네. .....그 전에 건네주는 건 언제 주지. 당근 소다를 홀짝이며 생각을 해보지만, 머리가 영 안 돌아가네. 분위기에 너무 취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