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카 사유, 방년 17세. 새학기를 시작하고 조금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 자기소개를 하다가 혀를 씹어버렸다던가 묘하게 갸루그룹의 녀석들이 동생취급을 한다던가... 아니 다들 좋은 녀석들이라 라인으로 tskr만 보내주면 다들 넘어가주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내가 누구? 아야카미 파리피 대표 다나카 사유. 그러면 일단은 파-티를 넘어가면 안되는거잖아 JK! 웨이~ 꽃놀이다! 축제다! 다른 녀석들은 당분간 일이 있어서 안되는 것 같아서 혼자왔지만! ... 아니 안울었어!!! 뭐 혼자라도 꽃놀이를 즐기는 방법은 한두개가 아니니까 됐지만! 좋았어, 자리 OK! 노래방기계 OK! 열심히 만든 3단찬합도 OK!! ...왜 비어있을것같지. 내가 만든건데. 뭐 됐어 오늘은 지전거로 왔다! 즐길거면 나우! 지금 다나카 사유 아야카미 신사NOW!!! 지금 당장은 쪼금 그래도 나중에는 개 웃기거든!!! 이런것도 농축이란거야!!
오늘은 오랜만에 놀거야!!!! 라고 다짐은 했는데 뭐야 저거. 쵸www 시꺼매wwww 아니 뭐 얼굴은 괜찮지만 축제의 룰을 완전히 무시하는 저런 복장... 용서할 수 없거든요 이게? 그보다 거기 사유자리!!! 내가 어제부터 봐둔 거야!!!
"웨에이!!! 오빠야. 지금 서있는곳이 누구 땅인지는 알고 있는거야?"
할말은 한다! 사카콜라!!! 비키지않으면 일자상전의 클럽 비기, 가드식 어깨빵을... 어깨빵을... 아니 뭐 이 동네 사람들은 왜이리 쓸데없이 큰거야?!
새학기의 첫 날이 밝았다. 자고로 새학기란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두근 뛰게 하기 딱 좋은 시기였다. 교문 앞에 적혀있을 반 배정표로 무슨 반인지 서로 알 수 있으며, 지나가는 길목의 분홍빛 벚꽃이 가득 피어있다는 것 역시, 사람의 가슴을 뛰게 하기 딱 좋은 느낌이었다. 차가운 겨울 공기가 사라지고, 3월에 남아있던 잔잔한 추위도 사라지고, 이제는 온전히 따스한 봄바람만이 불어오는 이 시기를 유우키는 상당히 좋아했다. 신사에 갔을 때도 느낀거지만, 올해도 벚꽃이 가득 핀 것 같아서 특히나 더.
유우키는 언제나처럼 아야나와 함께 등교하고 있었다. 물론 매번 함께 등교하는 것은 아니나, 같이 등교를 할 수 있을땐 가급적이면 같이 등교를 하는 길을 그는 택했다. 자신은 시라카와 가문의 사람. 바로 옆에 있는 이는 정말로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모셔야 하는 귀한 존재라고 교육을 받은 존재였다. 그렇다면 항상은 아니더라도 같이 있을 때는 같이 있어야 이것저것 서포트를 하거나 도움을 주거나 시중을 들 수 있지 않겠는가.
"아야나님. 올해도 벚꽃이 예쁘게 핀 것 같더라고요. 어제 아야카미 신사에 잠깐 갔다왔는데, 벚꽃이 예쁘게 피었으니 아마 등교길에도 벚꽃이 예쁘게 피었을 거예요. 혹시 친구분과 같이 꽃구경을 갈 약속이라도 있으실까요?"
그렇게 묻는 이유는 오직 하나. 혹시나 약속이 잡혀있다면 그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라도 하나 챙겨주기 위함이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교우관계가 있을테니 약속이 있는 곳까지 따라갈 생각은 없었다. 허나, 도시락을 챙겨주거나 하는 등으로 서포트를 할 수는 있지 않겠는가. 약속이 잡혀있지 않다면? 그렇다면 나중에 약속이 잡히면 서포트를 하면 될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묘하게 궁금해지네요. 과연, 올해는 아가씨와 같은 반일지, 다른 반일지."
싱긋 웃으며 그는 괜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가만히 바라봤다. 아직 벚꽃나무가 피어있는 거리까진 조금 거리가 있었으나, 그래도 새롭게 심은 벚꽃나무가 있지 않을까 싶어 보이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그 요괴는, 가만히 인형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찾아온 말소리에, 느릿하게 연기를 뱉으며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활기차고, 발랄한 인간인가. 오랜만에 보는 타입이었다. 허나, 썩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천천히 눈을 몇번 깜빡이면서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할까, 그렇게 생각했다. 누구의 땅이라 함은 제 눈 앞의 이 어린 인간의 땅이라는 뜻일까. 아니, 그것도 아니겠지. 필시 농담이리라.
"미안하군요. 자리를, 맡아두신 모양입니다."
가만히 제 앞의 소녀를 내려다보며, 그것은 차분히 소녀를 살폈다. 하늘색 머리에, 그때의 붉은 빛 도는 사내가 떠오르는 붉은 눈. 화려한 옷에 작은 키. 초등학생, 아니면 중학생 정도인가. 그렇다면 필히 담배를 권하는것은 먹히지 않으리라. 저 나이대의 인간 아이들은 담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깊게 담배연기를 삼킨 뒤에 뱉는것은 멈추지 않았고. 그렇다면, 이건 마음에 들어하리라. 제 손에 쥐고 있던 인형을 소녀에게 건네면서, 그것은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벚꽃이 피었다! 새 학기가 밝았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유우 군과 같이 등교다! 유우 군과 같이 등교한지는 꽤 되었다. 항상 같이? 는 아니더라도 웬만해서는 같이 등교를 하는 편이었다. 아, 이 만개한 벚꽃을 유우 군과 같이 볼 수 있다니. 꼭 꽃놀이를 미리 하는 기분이 든다. 자고로 벚꽃은 개구리도 춤추게 한다. 뭔 소리냐고? 아무튼…..
“괜찮다면 나중에 유우 군과 같이 갈까요? “ 라 덧붙이는 것은 묘하게 장난같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유우 군이라면 분명 엄청나게 맛있는 오이 도시락을 준비해줄 테니까! 유우 군이 만들어주는 도시락은 정말로 실패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유우 군과 함께라면 분명 노곤노곤하게 본체 상태로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을 테지……
“사실 말이죠, 저 역시 많이 궁금해 하고 있사와요. 올해는 어떤 반이 되려나? 올해도 유우 군과 같은 반이면 즐거울 것 같사와요. 분명 유우 군과 함께라면 재미있는 일년이 될 것이와요. “
종종걸음으로 유우 군과 발걸음을 맞춰 걸으며 아야나는 부드러이 웃었다. 아, 저기 슬슬 벚꽃이 보인다!
“유우 군, 저기! 벚꽃이와요ーー!! 엄청 만개했사와요! “
어느새 만개해 있는 벚꽃나무들이 눈앞에 보이자 아야나는 가리키며 말하려 하였다. 아, 역시 유우 군과 같이 등교하기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