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625 >>603 "...할 말 다 했냐 현태오?" "내가 변했음을 부정했어? 누가 부정했는데.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는데. 변명? 회피? 너 웃긴다. 나는 너한테 따지고 싶은 거야- 니가 뿌린 그 말 알량한 말 한마디 때문에 내 7년이란 시간을 갈아보낸 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너야말로 뭘 보고 있는데? 아니지. 네 눈이 어딘가를 보고 있기는 해? 누구를 보고 있긴 하고? 니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처지가 된다고 생각하냐?" "꺼내주긴 뭘 꺼내줘. 너야말로 그걸로 나한테 속죄한 셈 쳤지? 그렇지? 내가 그 X랄 하고 다닌 이유에 니가 있을 거 뻔히 알았지? 알면서 그런 너야말로 추한 발버둥인거 알긴 아냐? 진짜 웃겨. 웃겨서 웃음도 안 나와." "니 말대로 나는 변했고 너도 변했어. 그러니까 이제라도 결론을 내려. 난 대답을 들어야겠어. 개새X야. 여기서 대답하고 날 치던지 꺼지던지 해." "너, 현태오, 나랑 연 아주 끊을래 말래. 끊겠다고 하면 다신 니 얼굴 머리카락 한 올 쳐다도 안 보고 저지먼트랍시고 간섭도 안 해. 일절 안 엮여줄게. 그게 원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러니까 대답해. 대답하라고 현태오!!!!!!!!!!!!!!"
꿈을 꿨다. 조명과 폭죽이 터지는 무대의 모습. 관객석에서 파도치는 응원봉. 환호성. 둥둥거리는 스피커의 진동과 즐거움으로 한껏 달아오른 공기. 노래하는 멤버들. 노래하는 나. 춤추는 나. 심장이 박동한다. 수백 번 불러서 간주만 나와도 바로 반응해 그대로 완곡할 수 있는 노래의 선율이 머릿속을 부드럽게 울린다. 살아있다는 느낌. 무엇보다 살아있는 것 같은 고양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몸이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져 가뿐히 턴을 돌면 이동하는 대형 사이에서 눈을 마주친다. 익숙한 눈동자다.
순간 세계가 멈췄다. 리라는 대형을 바꾸지 않는 멤버들과 멈춰버린 음악을 인지하고 관객석으로 고개를 돌린다. 반짝이던 응원봉은 전부 꺼져 있다. 어리둥절한 찰나, 암흑으로 꽉 찬 관객석 저편에서 아주 작은 것이 깜빡였다. 깜빡, 깜빡. 한 쌍의 눈이 리라를 향한다. 그 다음은 바로 옆 자리의 눈이 뜨이고, 그렇게 차례차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해일처럼 시선이 몰아친다. 홉뜬 눈동자들은 색채를 잃은 배경 한가운데의 리라만을 올곧게 응시한 채 끔뻑이고 있었다. 리라는 마이크를 떨어뜨렸다. 분명 바닥에 충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은 지나치게 조용했다. 누가 소리를 집어삼키기라도 한 것처럼 지독한 적막만이 공간을 메운다. 그리고 한 걸음 뒷걸음질 친 순간, 등에 무언가가 닿았다. 양 어깨를 꽉 붙잡은 두 손이 차갑다. 얼어붙는 느낌에 리라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정지했다. 아무 소음 없던 귓가에 무거운 숨결과 함께 어떤 소리가 들린다. 웃음소리. 죽어있던 감각이 한순간 살아나며 타들어간 인체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헉!"
캄캄한 기숙사 방 책상에서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 리라는 식은땀으로 젖은 이마를 매만진다. 여기가 어디지. 여기가 어디더라. 서울? 숙소? 아니다. 여긴...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주변이 어디인지는 인식했지만 가빠지는 호흡은 막을 길 없어서 리라는 약통을 연다. 복숭아색 정제를 입에 털어넣고 삼키면 작은 알약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게 느껴진다. 빈 손이 허공을 헤매다가 다시 책상을 짚었다. 충전이 끝난 핸드폰 화면을 터치하면 여전히 꽉 차 있는 알림창이 잠들기 전 봤던 게 꿈이 아니라는 사실만을 잔인하게 일깨워준다. 그런데.
"......랑이 언니?"
도저히 핸드폰 잠금을 풀 자신이 없어서 그대로 엎어버리려던 찰나, 시야 끝에 지나칠 수 없는 이름이 걸렸다. 리라는 빠르게 잠금을 해제하고 내용을 들여다본다.
<[이리라.] <[스트레인지, 올래?] <[약속... 했었으니까.]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손가락이 몇번이고 자판 위를 헤맸다. 눌렀다가 미끄러지고, 눌렀다가 오타가 나고, 이상한 게 눌리고.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오늘 안에 보낼 수는 있나 싶어 안달이 난다. 아니, 조바심도 조바심이지만 사실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 차분하고 낮아서 계속 듣고 싶은 목소리. 다음 행동은 순전히 충동이었다. 통화 연결음이 가는 걸 듣고 있자니 그제서야 시간이 눈에 들어온다. 밤... 아니 그보다 새벽에 가까운 시간. 어떡하지. 자고 있을 텐데. 지금이라도 끊을까. 빨간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던 사이 전화가 연결되었다.
"......."
주춤거리면서 귓가로 핸드폰을 가져간 리라는 천천히 입을 연다.
"보고 싶어." "늦게 전화해서 미안해요. 근데, 잠들었는데, 꿈 꾸다가 깼는데 아무도 없어서, 그런데 언니 메세지가 와 있어서... 목소리 듣고 싶어서..."
겨우 가다듬었던 목소리는 말이 길어질수록 형편없이 흔들린다. 안 돼. 리라는 혀끝을 가볍게 깨물어 흐려지는 정신을 다시 붙든 뒤 말을 이어간다. 하지만 스스로 고통을 준 게 무색할 만큼 그의 목소리는 이미 먹먹하게 잠겨있다. 게다가 이쯤에서는 이상을 스스로 인식할 기력조차 남지 않았다.
"언니 보고 싶어요. 저 가도 돼요? 언니랑 같이 있고 싶어... 무, 무서워서. 늦었는데... 아무도 없어서..."
결국 되는대로 지껄이고 마는 거다. 시간이 늦었고 이 시간에 전화를 거는 것부터가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랑이 너무나도 보고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
만약 안 된다고 하더라도 이 방에 더 있을 수는 없을 거 같다. 리라는 약봉투 몇 개만 주워들고 의자에 아무렇게나 걸려있던 후드집업을 두른 뒤 슬리퍼를 발에 꿰고 창문을 열었다. 속이 울렁거린다. 보다 맑은 공기가 필요해. 후드집업 주머니를 마구 뒤져 빗자루가 그려진 포스트잇을 찾아낸 리라는 그대로 창문을 딛고 날아오른다. 이 상태로 빗자루를 타는 게 과연 안전한 선택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오밤중에 정문으로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 방 안에 더 있다가는 무슨 일이든 칠 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