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나는 저게 내게 동의를 구한게 아니란걸 잘 안다. 아마 상대도 잘 알 것이다. 사회 생활의 비애란 이런 것이다. 솔직히 나라도 이런 불편한 자리를 원하지 않다. 누군들 좋아서 왔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뒤 이어진 말들에 가볍게 고개를 들으면서 듣는다. 사실 다소 찔리는 말들이다. 내가 이 사람들에게 지금에 와서 접근하려는 이유는, 얻고 싶은게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는 억지로 웃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억지로 화낼 필요도 없고.
"마찬가지로 특별반의 입장은 모르겠습니다만, 저 개인의 입장으로써는. 말씀하신 바들에 대해서 공감합니다. 특별반이 현재 UHN에게 받은 것에 비해, 요구 받은 것을 전부 되돌려주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지요. 그러니 저희에게 들어간 돈이 아까우실 수도 있고, 제가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음도 이해합니다."
나는 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솔직하게 말해서, 이건 다소 진짜 본심이었다.
그다지 아부가 아니라 UHN 입장에선 들어간 돈에 비해 실적을 내긴 커녕 사고만 치고 이제와 독립을 꾀하는 우리를 좋게 볼 이유가 그다지 없다는건, 그냥 객관적인 사실이지 않나. 다른 아이들이 들으면 신랄하거나 시니컬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성정인지라. 의외로 공감은 갔다.
그러니까, 나는 다소 차분한 태도로 내게 주어진 다소 희망적인 진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아직 자리에 남아있다. '기회를 드리죠.' 라면서 내게 묻는 것은. 내 말문을 막히게 하려는 논법에 가깝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화의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가 아마 분기점이다.
"그럼에도 기회를 주셨으니 말씀해보자면. 이번이 반환점이 될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나 나다. 답답하게. 우직하게. 화려한 언변이나 포장 같은건 하지 않겠다. 내가 생각하는 도리에 맞는 의견을 제시한다.
"현재 담당자님께서 그리 생각하시는 주요한 이유 중에는, 저 포함 특별반 소속의 인원들이 UHN에 대해 그다지 접촉하지 않고 의사소통도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저희의 의견과 의사에 대해 정확하게 전달 될 기회가 없고,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가 어려우니. 미운 녀석들이 미운 녀석들로 남아있는 것이죠."
UHN에게 있어서 우리는....그래. 따지자면 옛 K-아미의 병사와 간부 느낌이다. 분명 같은 부대 소속일텐데도, 우리의 주적은 간부라고 외치며 화제를 공유하지 않고 대화를 기피하며 사이가 악화되는.
"그러나 지금 UHN과 가장 거리가 멀다고 여겨질 소속 인원이 대화를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고, 마찬가지로 나 또한 여러분에게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나는 대화를 하고 싶고, 거래를 하고 싶고, 사이가 좋아지고 싶어요. 나는 의도해서 UHN을 피한적이 없습니다."
일단은 이쪽의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둔다. 다음엔, 저쪽이 왜 그래야만 하는지다.
"담당자님께서 그러한 제 의사에 흥미를 가져보실만한 이유는, 그 쪽이 아직은 합리적이고 서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별반의 정리를 '고민' 하고 계셨다 하셨지요. 돈을 쏟아부었다고도 하셨습니다. 저희 프로젝트가 헌터 협회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가진 것은 결코 아닐 터입니다만."
나는 잠깐 말을 골랐다가, 담당자(이름도 못 들었다 그러고 보니)를 보며. 그의 거품을 보았다가 다시 말을 잇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프로젝트를 회생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반환점의 기회를 여지 없이 자를 정도로 저희의 관계가 적대적이고 절망적으로 치닫았다고는 판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랬다면 담당자님께선 저와 일단은 만나보려고 하시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 이런 얘기를 꺼낼 기회조차 받지 못했을 테지요."
"다 맞는 얘깁니다. 저희가 뭐 해준게 없긴 하고, 사이가 안좋긴 하죠. 처분 고민 하는 것도 이해는 되고요." "근데 그래도 중요 프로젝트 아닌가요? 아직 살려볼 수 없나 고민은 하고 있는거 아닙니까?" "그 기회가 왔는데 함 해보시면 어때요. 자른다고 확신했으면 몰라도, 고민중이거잖아요. 우리가 대놓고 싸운 적은 없잖아요."
"교류사제 마츠시타 린이라 하여요. 엿듣고 싶어 엿들은 것은 아니온데, 의도치 않게 실례를 하게 되었사와요." 가볍게 웃으면서 죄송하다 얘기를 한다.
"보아하니 이 신사분과 대화 중인 모양이온데," 과자에 넘어가는 걸 보니 영락없는 어린애다. 그리고 대체로 어린아이들은 자신을 어른처럼 존중하며 대해주면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소녀는 귀공께서 어떤 입장인지 잘은 모르겠사오나, 지금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하고 두려워하고 있사와요. 소녀도 그 분들을 구하려다 힘이 닿지 않아 도움을 청하러 온 입장이어요."
입꼬리를 올리고 상냥하면서도 마치 상대에게 호감을 보이듯 미소를 지어 차분히 상황을 설명한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는 논리보다 감성이,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활약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환상이 먹힐때가 있다. 소년의 무기를 보니 환상이 아니라 실제상황이 될 수 도 있어 보이지만.
"만일 귀공께서 이를 헤아려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신다면 바티칸의 모든 사람들이 감사할 것이어요. 또한 소녀도 그리할 것이어요." "부디 저희를 도와 영웅이 되어주실 수 있으신지요."
#린린은 유치한 어른이라 초등학생을 대할 때도 전력을 다해. #야 함 우리 바티칸 구해보자고 꼬신다. 필요하다면 스킬 좋아함을 표현하지 말라를 망념을 10 들여 사용합니다. 철이 연락은 일상으로 처리할게용
>>448 그는 시윤의 말을 듣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는, 꽤나 신사적으로 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만약 시윤이 맘에 들지 않았다면 소리를 지르며 추방해도 되겠는데. 저렇게 기회를 준다는 식으로 넘긴 것을 보면.
능숙하게, 자신이 바라는 대답을 끌어내는 능력 하나는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다행입니다. 시윤 군과는 대화가 통할 것 같으니 말이죠. "
그는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 앉습니다. 마치 언제 자신이 짜증을 냈냐는 듯, 매우 기쁜 표정으로 자리에 앉으며 시윤을 바라봅니다.
" 오늘 있었던 얘기는 밖에선 비밀로 부탁드립니다. 다른 분들이 알기에는 좀 충격적인 얘기지 않겠습니까? 또, 그렇게 되면 정리하려 할 때. 더 귀찮은 일이 생기기도 하니 말입니다. "
곧 시윤의 앞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차가 내어집니다.
" 마밀시아드를 가공하여 만든 차입니다. 첫 잔에 한정되긴 하지만 섭취자의 망념 한계를 소폭 늘려주죠. "
꽤나 귀한 것을 내어주면서도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어갑니다.
" 좋습니다. 특별반 전원을 믿지는 않겠지만 시윤 군이 우리와 같은 곳을 볼 거라 믿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도 특별반 전체를 폐기하기에는 손해가 크죠. 모두를 정리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
그는 방 안에 있는 분재를 바라봅니다. 잔가지들은 남지 않고, 깨끗하게 정리된 나무가 시윤의 눈에 띕니다.
" 나무를 좀먹는 잔가지는 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
이건 말하자면. 협박이면서도, 회유입니다. 자신과 손을 잡을 것인지. 아니면 우리를 뜯어먹으려 할 것인지.
선택에 따라 우리의 행동도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를 둘러 할 뿐입니다.
>>453 " 그래. 집행부. "
그녀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가디언 협회란 마냥 깨끗한 조직이 아냐. 가디언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락하거나 문제가 생기는 이들은 분명 존재해왔지. 그 과정에서 가디언이 범죄와 연류되거나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우도 존재해왔어. 물론 그런 이들이 바로 집행부에게 넘어가지는 않아. 하지만... "
쓴 미소가 떠오르고.
" 검성의 제자의 사례처럼. 가디언이라는 전력이 게이트의 회유에 넘어갈 때도 있어. 그리고 그런 일이 생길 때. 집행부가 움직이게 되지. "
>>454 " 응. 괜찮아. "
그녀는 살짝 게일에게 다가와 속삭입니다.
" 사람들은 길 잃은 떠돌이보다 미치광이를 더 동정하는 법이거든. 이런 세상에선 어쩔 수 없어. "
대충 어떤 것인지 머리에 그려진다. 동탄에서 발생한 게이트에서 집행부로서 일을 수행하다가 사망을 했고 그 일이 외부에 드러나면 가디언 협회에서 좋은 것은 없기에 임무 중 사망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또 아무리 그 남편인 나라고 해도 헌터인 이상 가디언 협회에서는 신뢰 할 수 없으니 나에게도 그냥 비밀로 했을거다. 어느 정도 진실을 알게 됬다. 후련한가? 모르겠다. 애초에 나는 그냥.....알고 싶었던 것 뿐이니까
"그렇다면 아내는....힘들었겠군요."
가디언이라는 전력이 넘어갔다. 가디언에게 있어 가디언은 결국 동료였다는 소리니까 한때 동료였던 자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는건 힘든 일이겠지 왼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