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일 수는 있으나 다시 검을 휘두르기능 커녕 주먹 하나 뻗는 것도 무리다. 이렇게 한합을 겨룬 것도 많이 봐준거겠지 눈을 감는다. 내가 여기를 왜 왔지? 강해지려고? 강해지려면 여기가 아니라 내 스승을 찾아가는게 더 빨랐을거다. 차라리 미친듯이 게이트를 돌아다니는게 더 빨랐을거다.
"제 아내는 가디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가디언들이 그랬듯이 세상을 지키다가 세상을 떠났고, 이 기술은 아내의 기술을 제가 억지로 재현한 것입니다."
내가 여러번 봤던 아내의 그 불을 내 기억을 토대로 억지로 재현했다. 보통이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어쨌든 가능했다.
"미야모토 준, 셜록 홈즈는 이 불이 당신의 심결과 매우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가디언이라면 이 세상을 지킨다. 이런 마음을 가진건 물론이다. 하지만 아니다. 그건 기본일뿐이지 전부가 아니다.
"이 불에 담긴 의미를 알고 싶어서 왔습니다."
보고 쓰기만하고 이해를 하려하지 않았다. 나는 가디언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이 세상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전혀 없으니까 이 세상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을 사랑하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것을 지킨다. 그런 마음으로 싸워왔을뿐이다.
>>315 팔짱을 낀 채로 토고의 설명을 듣던 자오 한은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짓습니다. 그 웃음을 토고는 알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웃음보다는 찌푸린 채로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말의 남자였지만 말입니다.
" 전략 자체는 정석적이군. 누군가를 대피시키고 원인을 잡는다. 불을 끄려는 행동이라면 그 행동도 나쁘진 않아. 하지만 말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시민을 구출하려 해봐야. 그들이 믿으려 하느냐는 말이다. "
자오 한이 탁자를 가볍게 두드리자 바티칸의 구조가 그대로 생겨납니다. 너... 임마 어떻게......
" 일단 이 부분을 보도록 하지. 바티칸의 상징적인 건축물들은 현재의 상황에서도 보호를 받고 있을 것이다.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테러가 발생한 구역은 일반인들이 머무는 구역이야. "
그는 곧 구조의 한 부분을 누르자, 수많은 흙들이 무너지며 마치 지도를 확대하듯 구조가 커지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 시민들을 구조하는 것이 네 목적인지. 아니면 사태를 해결하는 게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늦지 않게 날 만난 게 다행이긴 할 거다. 방법이 없진 않아. "
그는 익숙한 듯 건물 하나를 넘어트리고, 길을 차단하며 웃습니다.
"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방법이야 간단하지. 길을 막아버리면 그만이다. 네가 말한 대로라면 그 괴물들은 이런 막은 길에 상관하지 않고 이동하겠지만 일반적인 시민이라면 어떻게 할 수 없을테니 막힌 길 대신 뚫린 길로 이동하겠지.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시민을 지킨다'가 목적이 아니라 '구역에 드는 시민만을 지킨다' 가 목적이 된다. "
그리고 자오 한은 막힌 구역들 속에 몇 개의 돌 병사들을 일으켜 세웁니다.
" 그리고 시민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 되었다면 그 후에는 세례자라는 놈들을 해치우고 다니며. 구조하지 못한 이들을 구출하려 하면 되겠지. 대피할 수 있는 이들은 이런 혼란스런 상황이라면 대피하려 하겠지만 대피하지 못한 이들일수록 한 구역에 숨으려 할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
그는 거기까지 말하며 토고를 바라봅니다.
" 이 두 가지가 중간정도의 진행도를 띈다면, 이제 시민들을 지키던 병력의 일부를 동원하든 아니면 별동대를 짜던지 해서 대마를 잡으면 된다. 이해했나? "
이야.. 내가 몰랐던 부분을 이리 지적을 해버리네... 그리고 저거저거, 이미 구조까지 다 파악했어? 완전... 하지만 일단 토고는 그에게 집중한다. 바티칸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바티칸에 오래 머문 그의 말이라면 믿을 수 있다. 바티칸의 상징적인 구조물은 보호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테러가 발생한 구역은 일반인들이 머무는 구역... 하기야, 성자도 굳이 건축물을 건들 필요는 없을 거라 판단했을거다. 오직 세례를 늘리는 것. 그것이 목적일테니까.
"시민 구조, 사태 해결. 둘 다 가능하다면 해야지. 양 손으로 쥘 수 있다면 양 손으로 쥐고, 어쩔 수 없다면.. 그나마 쥘 수 있는 만큼만 쥐어야지. 미련하다고 해도, 이게 내가 내린 답이데이. 할 수 있는 만큼, 해본다."
방법이 없진 않다는 말에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리고 그 뒤에 그가 하는 말에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본다. 그렇군.. 사람들은 대피를 하려고 할 것이다. 그들은 가만히 앉아 구출을 기다리는 NPC가 아니다. 길을 막는다. 막힌 길로 가지 않고 뚫린 길을 찾을 것이다. 그들은 이동을 할 것이고 우린 자연스레... 어망에 걸려든 물고기를 낚으면 된다.
"그렇군... 이해가 쉽네. 굳이 전력을 분산시킬 필요도 없이 시민들 스스로가 안전한 구역에 오게 만들고, 시민들이 있는 구역을 지킨다. 그 뒤 세례자의 수를 줄이며 시민을 구출한다. 효율적이고 훌륭하네."
"세례자의 숫자도 줄어들고 더 이상 세례자를 만들기도 힘들테니 적의 병력은 자연스레 줄어들고, 대마 또한 본인 스스로 나서야 할 때가 올테니까.. 그때 잡는다."
의념 각성자는 경지가 높아질수록 몸 그 자체가 자신의 심상과, 의념에 가까워진다. 준영웅급이 된다면 신체 자체가 물리 법칙에 어느정도 비껴나가 있다고 해도 무방 할 정도로. 그렇다면, 의념의 보조 없이 움직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오히려 저항력이 높지 않을까? 같은 실없는 생각이 잠깐 떠오른다.
그는 자리에 앉아 시윤을 바라봅니다. 별로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티를 내고 있는 눈. 원하는 게 없다면 자리에서 일어나면 그만이겠지만 요구할 게 있는 시윤의 입장에서는 썩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헌터 협회의 입장은 모릅니다. 하지만 저 개인은 특별반 프로젝트를 반대한 축에 속합니다. 그 망한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붓는 이유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죠. 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
그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톡, 톡 두드리며 말합니다.
" 사람이라는 족속들은 힘이 생기고 자리가 생기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저들이 필요할 때든, 아니면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할 때가 되면 처음에는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다가오죠. 그때는 얼굴에 웃음이 지어져 있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이전의 관계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그의 몸에서 생겨나는 거품이 한순간 꺼지고, 그는 나른한 표정으로 시윤을 바라봅니다.
" 현재 사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러 왔다고요. 우리 사이가 좋았다면 우리는 하나라도 더 챙겨줄 기회이니. 나쁘지 않게 받아들였겠죠. 그 정보의 대가라고는 하기 뭐하지만. 우리도 정보를 하나 공유하드리죠. "
그는 무표정으로 시윤에게 말합니다.
" 우리는 특별반의 '정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기회를 드리죠. 제가 그쪽의 말에 흥미를 느끼든, 아니면 그걸 듣고 싶어할 이유가 있습니까? "
>>332 화로, 첫 걸음.
쿵!!!
아슬아슬하게 주먹을 피하면서 알렌은 괴물의 몸을 살핍니다. 근육은 우악스러울 정도로 압축되어 있음에도 그런 근육이 부풀 정도로 괴물스러운 신체를 지니고 있습니다. 힘도 굉장히 강하고, 알렌의 검을 버틸 정도로 자체적인 방어력도 매우 뛰어납니다.
젠장. 분석 계통 기술을 배워둘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알렌의 머릿속을 흔듭니다. 하하! 전투 특화 검사 루트 선택하신건 고객님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