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제 손을 잡고 뛰는 그 모습에 그는 청윤의 손을 더욱 꽉 잡고 있는 힘껏 뛰었다. 물론 가상현실이니, 잡힌다고 해서 죽거나 다치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저런 괴성을 지르는 이에게 잡히고 싶진 않았다. 작게 혀를 차면서 은우는 이내 문에 도착했고 청윤이 날라차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게 오른발을 들어올려 있는 힘껏 쳤을 것이다. 그 와중에 그는 뒤를 바라봤고, 아주 거대한 덩치에, 대머리이며, 온 몸이 푸른색인 것도 모자라서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고 있으며, 입에서 피 같은 것이 뚝뚝 떨어지는 괴물의 모습을 확인했다. 문제의 괴물은 괴성을 지르며 이쪽을 향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어쨌든 문이 쿵하는 소리가 함께 벌컥 열렸고, 은우는 청윤을 먼저 들여보내려고 한 다음에 안으로 들어섰고 문을 닫으려고 했다. 그 안은 누군가의 개인방처럼 이것저것이 있었다. 커다란 침대가 하나 있었고, 옷을 넣는 것으로 보이는 옷장이 있었다. 그 외에는 책상. 그리고 쇠창살로 막혀있는 창문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는 문으로 보이는 것이 하나. 은우는 그 문을 열려고 했으나 잠겨있었다. 발로 걷어차봤지만 제 발만 아팠는지 그는 끄응, 소리를 내면서 오른발을 움켜잡고 몸을 쭈그렸다.
"잠겼잖아. 으으... 이쪽밖에 도망칠 수 없었는데, 여기서 게임오버당하는 것은 아닐테고... 숨어야 하나."
이어 그는 가만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옷장 쪽을 바라보다가 청윤에게 이야기했다.
"저쪽으로 가서 숨어! 나는 침대 아래에 숨을테니까! 빨리!"
작게 혀를 차면서 은우는 청윤에게 어서 숨으라는 듯이 옷장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허나, 그러면서도 침대 쪽으로 이동하지 않으면서 그는 가만히 자신들이 들어온 문 쪽을 바라봤다.
어떻게 할지는 청윤의 자유였다. 숨거나, 혹은 다른 방법을 택하거나. 그것은 자신의 자유 아니겠는가.
선로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묶여있었다. 키가 커져있는 자신이 묶여있었고, 동월이와 유한이가, 리라가, 나랑 선배가, 혜성 선배가, 수경이가, 이경이가, 여로가, 아지가, 부부장님이, 부장님이, 세은이가, 그리고 그 모든 사람들 앞에 혜우가 묶여있었다. 네 부모님과 너를 무참하게 망가느려 놓고도 아직까지 살아있는 주제에, 네가 뭘 할 수 있다고! 무슨 염치로 들어와서, 무슨 염치로 나아가겠다고!
그리고 그 순간, 구웅, 하고 공기 내려앉는 소리와 함께 열차가 멈추기 시작했다. 끼기긱, 끼기이이이익─ 하는, 너무도 실감나는 굉음과 함께 열차가 천천히 멈춰섰고, 혜우의 팔뚝 바로 앞에서 완전히 정지했다.
“─응. 알아. 내 잘못이야.”
성운은 운전석에서 일어나, 기관실의 문을 열고 열차 밖으로 내렸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하나둘씩, 내가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면 내가 바로잡아나갈 거야.”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선로에 묶여있는 밧줄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몇몇 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풀 수 있을 것이니, 그렇게 두었다. 그들을 위해 기차 문을 열어주며, 성운은 나직이 말했다.
“이게 내 반성이고, 속죄고··· 내가 선택한 지옥이야.”
그날 성운은 새벽 다섯 시에, 박살난 침대 위에서 일어났다. 한순간에 대형 폐기물로 화해버린 침대 프레임을 보며, 성운은 이마를 탁 쳤다.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사우나에 있었던 서한양. 사실 사우나에 갔다오고 냉탕에 들어가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은 모른다. 누군가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누군가는 혈관이 갑자기 수축된다고 하고. 자세한 정보는 찾아본 적이 없어서 뭐가 정답인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걸?
"이 정도는 괜찮아..."
감기가 걸리겠다고 말하는 태진에게 아직은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건 한양의 착각. 충분히 나오고나서 기침이 나올 것이다. 싸울 때는 자신의 컨디션도 정확히 계산해서 싸우는 녀석이, 유독 이런 거에는 무디다. 저번에 갔던 휴가에서도 정신을 취하게 만드는 음료수를 취해가지고 무리해서 마셔댔던 것처럼. 그래서 한동안 숙취에 절어 있었지. 이 녀석이 인스턴트 식품이나 카페인을 안 좋아하는 게 다행이었다.
"에...에에에...에에엇 취이이!!"
결국 냉탕에 나오자마자 재채기를 하는 서한양. 열탕에 들어가는 태진을 따라 같이 들어간다. 옆에는 아니고, 마주볼 수 있게끔 반대 편으로. 근데..이거 왜 이렇게 뜨거워? 한양은 발가락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탕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발부터 쭉 넣다가 뜨거워서 바로 뺀 것은 안 비밀.
여유롭게 열탕 내에서 등을 뒤로 기댄다. 이렇게 시원한걸 또 몰라요. 서한양 이 녀석도 생각보다 허술한 면모가 있는 녀석이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그리 철저하게 구는걸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갭이면 갭이랄까. 그래도 이런 면이 아니었으면 인간미 하나 없는 재수없는 녀석으로 남았겠지.
"그래서, 넌 이제 뭐 할거냐?"
아마 이 녀석은 얼굴도 잘 생겼으니 인기도 많겠지. 그러면 또 이런저런 사람들이랑 같이 돌아다... 니진 않을지도 모른다. 의외로 별난 녀석이니까. 그래도 인기는 많고. 아니, 뭐가 맞지? 솔직히 말해서 어느 쪽이든 서한양이면 어울릴거 같단 말이지, 이거!
"나는... 모르겠다. 그냥 좀 돌아다닐까 싶기도 하고."
다시 뒷골목이나 돌아다녀볼까. 축제나 그런거 성미에도 안 맞으니까 말이지. 뭐, 별게 있겠어? 내 인생관을 송두리째 바꿀 그런게 뒷골목에 있을 리가 없다. 당연히.
잡히면 그냥 게임 오버 정도겠지만 그래도 일단 이를 악다물고 뛰었다. 솔직히 잡히면 고막이 터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본능적인 공포감도 있었지만. 서로 함께 발차기로 문을 부수듯이 들어오자 방 안에는 뭔가 없었다. 은우가 문을 또 발로 찼다가 아파하자 청윤은 은우에게 달려가 걱정하며 말했다.
"괜찮으세요 은우 선배? 이거 빨리 어디든 숨는 쪽이 맞을 것 같은데.."
옷장과 침대. 책상과 창문. 뭔가 전형적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생각보다 깨끗한 방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도 잠시, 괴물은 매우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때 은우는 청윤에게 옷장으로 숨으라며 자신은 침대 밑에 숨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침대 쪽으로 가지도 않는 것에 청윤은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말했다.
"일단 은우 선배 먼저 숨으세요!"
그렇게 말하며 은우를 침대 쪽으로 밀고 숨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면 옷장으로 들어가 숨었을 것이다.
애린의 진심에, 동월은 구태여 쓸데없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것은 즐거운 축제를 위해 넘어가려고 한 것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동월에겐 다른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최고의 대답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신만의 공간. 그것에 대해 동월은 생각할 것이 많았겠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단 한 마디였다.
" 나쁘지 않네. "
그 대답은 거짓말이기도, 진심이기도 했다.
데이트의 본질이라...
" 뭐... 사전적 정의로 들어가면 좀 달라지겠지만. " " 복잡한건 귀찮으니까 그 정도로 할까. "
평소의 동월다운 적당한 대답이었다. 애린이 순식간에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듯이, 동월도 평소대로 그녀를 대했다. 그가 가장 행복을 느끼는 모습으로.
" 뭐 어때. 그런 사소한 것 쯤이야. " " 잊어버린다면 또다시 말해주면 되니까. "
동월은 사람 그 자체를 잊는 것이 아니라면 무엇보다 기억이라는 것에 관대했다. 아니, 이것도 사실 어폐가 조금 있을까. '남이 자신을 잊는 것' 또는, '자신이 남을 잊는 것' 을 끔찍하게도 기피하는 현상이 있었다. 만약 자신을 잊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잊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 자극.... 좋긴 한데, 그게 매운맛인거야? "
어디선가 매운맛은 고통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동월 자신도 매운맛을 즐기는 입장에서, 애린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싶긴 하다.
" 모르겠다, 일단 가보자고!!! "
아주 잠깐 혼란스러웠던 일은 잠시 잊고, 일단은 전력으로 즐기도록 하자. 전력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청춘의 특권 아니겠는가.
스마트폰의 장식이 거칠게 뜯겨 나가는 걸 따라가던 시선은 천천히 다시 태진에게로 돌아간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된 이유도 모르겠고. 확실한 건 내가 모르는 게 참 많다는 거다. 제각기 고뇌가 있는데 이유를 널리 짐작하기에 리라의 세계는 너무 좁다. 그런 그가 상대에게 손 내밀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한정되어 있다. 그걸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어쩔 수 없기는.
딱! 하는 소리가 조용한 길에 울린다. 태진의 이마에 딱밤을 때린 리라는 약간 날카로워진 눈으로 태진과 시선을 맞춘다.
"누가 원하지 않고 누가 기피하는데요? 이거 하난 확실히 짚고 넘어가죠. 저지먼트의 그 누구도 태진 선배님을 기피하지 않아요."
차분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리고... 가해자라는 건 뜬금없긴 해도 이해 못 할 말은 아니네요. 저지먼트 활동을 하며 스킬아웃이나 법 바깥에 사는 사람들을 마주해야 하고 잔인한 현장을 봐야 하는 만큼 아무것도 모르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만도 해요. 하지만요."
리라는 몸부림 치는 태진의 어깨를 꾹 누른다. 강하진 않지만 충분히 압박감이 느껴질 만한 세기로.
"저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무조건적인 가해자로만 보는 건 너무 지나친 흑백논리 아닌가요? 그렇게 따지면 인첨공에 무고한 사람은 손에 꼽아요. 사실상 바깥에 있는 사람들까지 합쳐도 그럴걸요. 모든 사람이 사건 하나하나에 눈물 흘려줄 순 없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개인의 삶은 지속되어야 하고 각자의 시야는 머릿수대로 다르니까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가해자다. 무고하게 살아가는 인간은 존재할 수가 없다. 태진이 정확히 뭘 바라고 무엇에 분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지금 리라가 할 수 있는 말은 이 정도다. 보다 현실적인 말을 건네서 극단적으로 치달은 사고를 방해하기.
"뭐가 자신이 없으신데요? 착하게 사는 것? 인첨공의 어두운 일면을 무시하고 연명하는 것?"
하지만 아픈 사람을 두고 따지고 드는 취미는 없어서, 리라는 말을 더 붙이는 대신 태진을 다시금 부축하려 한다. 가능했다면 발을 움직여서 몇 보 앞으로 나아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