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꼬꼬꼬는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바쁘다고는 해도 사실 그냥, 모여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를 건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며 수다를 떨고 선물을 교환하고 다시 한 번 트리플 반다나와 마구로 우승이라는 업적을 세운 마-사바를 치야호야 칭찬하고 숭배(?)하면서, 츠나지에서 구할 수 있는 온갖 디저트란 디저트를 먹어치우는 일을 했을 뿐이다. 그야말로 건전한 크리스마스 모임이었다.
그리고는? 다들 저녁이 되니 각자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저녁은 가족끼리 보내야지!라는 핑계로 돌아오긴 했지만. 마마랑 파파는 안카자카시로 데이트하러 갔고, 집에는 나 혼자란 말이지. 평소에는 손님들과 요리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한 하야나미도 오늘은 불이 꺼진 채 조용하고, 마마랑 파파 없이 혼자만 있는 집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서. ...분명 낮부터 내린 눈 때문일 거야. 눈이 오면 사방이 조용해지니까. 적막함을 지우기 위해 보지도 않을 TV를 틀어놓고, 온갖 마법주문이 난사되고 있는 영화를 BGM 삼으며 핸드폰을 쥐고 우마톡을 켜서 가만히 보고 있었다.
...연락을.. 할까... 인사야 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될 거고. ...하지만 집으로 부를 구실이... 으음...(?)
그렇게 고민을 하던 사이에 우마톡이었던 화면이 전화 수신 화면으로 바뀐다. ...연락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상대가 마침 전화를 주다니. 이건 이거대로 엄청난 일 아닐라나. 묘한 기분에 히죽히죽 웃으면서 전화를 받았다.
"유우가, 메리 크리스마스!" "에? 어, 뭐어 그렇긴 한데... 에, 집밖에?"
슬쩍 창문을 내다보자 거기엔 전화를 하고 있는 유우가의 모습이 있었다. 어, 언제 온 거야... 책상 위에 곱게 포장해서 둔 선물을 들고, 겉옷을 걸치고 후다닥 아래로 뛰어내려갔다. 마구로는 3착이었지만 이때만큼은 마사바보다도 빨랐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다.
"뭐야~ 미리 말이라도 해주지. 우와, 그새 눈 더 많이 왔네." "...아, 그래. 빨리 들어와. 추우니까, 감기라도 걸리면 안 되니까."
문을 열고 나가자 낮부터 쌓이기 시작한 눈이 그득히 쌓여 있었다. 츠나지에서는 일반적인 풍경. 유우가의 머리며 어깨같은 곳에도 꽤 쌓여 있다. 이러다 눈사람 되겠는데? 현관문을 열고서 일단 들어오라고 권해본다. 밖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기엔, 츠나지의 겨울은 꽤나 혹독한 편이니까...
>>585 라운지 내부에 대한 짧은 평을 내리자면, 전형적인 료칸의 내부를 보여주고 있었다. 기념품 가게도 있었고, 있을 것들은 정말로 다 있었다. 겨울이 아니었다면 야외 산책로에 나가 한 바퀴 둘러볼 수 있겠지만, 이 차림으로 밖에 야외 산책로에 나가기에는 많이 추우니 지금은 실내에 있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뭐가 갖고 싶냐는 물음이 들려오자, 니시카타 미즈호는 맞잡은 손을 꼬옥 잡으며 말을 꺼내려 하였다.
"선물 말씀인가요? 선물은..... "
이미 받았는걸요. 가장 소중한 것을. 이란 말은 꺼내지 않고 마음속 깊이 묵혀두기로 하고는, 가볍게 화제를 돌려 이렇게 말을 꺼냈다.
"글쎄..., 사소한 것도 좋고, 코우 씨가 선물해 주시는 거라면 무엇이든 좋을 것 같아요. 뭘 주시든 간에 제게는 그 이상이니까요. " "코우 씨가 주시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요. "
부드러이 미소지으며 어깨에 살짝 머리를 기대고는, 미즈호는 이렇게 코우를 향해 말해오려 하였다.
"코우 씨는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
선물은 자고로 주고 받는 법, 받는 게 있다면 당연히 이쪽에서도 준비해야 하는게 당연지사. 물론 선물은 이미 준비해 두었다. 무엇일지는 철저히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는 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