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렇지만. 안 되겠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손수건 20장 줄테니까 들고 다녀." "엣, 이거... 중앙 라이센스잖아..."
장난스럽게 손수건 선물 예고(?)를 하고 나서, 지갑을 꺼내 보이는 유우가를 보며 물음표를 띄운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트레이너 라이센스. 츠나지에선 길 가는 히또미미를 잡아 물어보면 열에 열은 가지고 있거나 준비중이라는 지방 라이센스가 아니라, 중앙 라이센스다. 중앙에서 트레이너로 있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자격. 이미 가지고 있었다고 하기엔 너무 새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아니 무엇보다 발급 날짜가, 카드에 적힌 발급 날짜가 최근이다.
"유우가..."
중앙에 같이 가려는 준비, 해줬던 거구나. 근데 난 3착에 그쳐서. 역시 뭔가 미안해지는걸. 하지만 그것보다도, 이어지는 말들이 어쩐지 기뻐서. 그러니까, 잘 설명은 못하겠어. 그치만, 그치만... 날 위해서 노력해줬다는 것들이라던가, 그런게 기쁘다고 할까.
"—엄청, 수고했어! 그리고 축하해!!" "그리고... 헤헤헤, 날 위해서 노력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그 노력에 정작 나는 답해주지 못했지만, 이라는 말은 일단 삼켰다. 괜히 꺼내면 분위기가 어두워질 것 같으니까.
"그럼 이제 앞으로는 더 본격적인 트레이닝이 기다리고 있는 건가. 으에- 상상하니까 조금 빡셀지도..."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해본다. 더 잘 가르쳐 주는 거,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근데 사진은 왜 가리고 있는거야? 나 궁금한데??? 슬그머니 사진 부분을 가린 유우가의 엄지 쪽으로 손을 뻗어본다.
그 말에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웃음에 야박한 사람이어도 이렇게 순수한 진심, 그것도 인정해주길 바랐던 사람의 진심을 받으면 그것만으로 보답이 되는구나. 나는 결국엔 베시시 웃어버렸다.
가오 상하니까 말하진 않았지만, 솔직히 세 번은 떨어질 줄 알았다. 아무리 내가 트레이너 일하면서 계속 복습을 하고 있다 해도 무뎌진 부분도 있을 테고, 난 원체 공부머리도 없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렇게 한 번에 떡하니 붙어버리니까 얼떨떨하기까지 했다. 뭔가, 뭐랄까, 그... 어디 영험한 신사의 신이 날 도와주나, 그런 생각까지 들었지.
노력은 보답을 받는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첫 보답일지도 모른다. 순전히 기뻤다.
물론, 증명사진은 안 되지만!!!!!!
"아니아니아니, 그거 나 아니라니까?! 이상하다고! 그거 유우가가 아니라 악령이라고!!!"
하면서 사수하려 들지만, 우마무스메의 강인한 손이 라이센스를 잡아당기면 연약한 히또미미는 뺏기는 수밖에 없는 거예요. 나는 결국 면허를 뺏기고 이마를 짚은 채 메이사의 눈을 피했다.
거기 있는 건... 정장을 입고 머리를 단정히 한 채(품위유지? 뭔소리야...그런말그만해...여긴 애니메시공이라서담배피고증명사진찍어도된다고) 안경도 벗은데다, 늘 뜨던 게슴츠레 동태눈깔도 아니라 사진사의 지시에 맞춰 눈을 부릅뜬 모습. 거기에 조금의 포토샵 추가. 였다.
마음에 안 들지만, 이게 사진관 평균 미감인데다 사진에 돈 더 투자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썼다.
그것이 경영자가 성공을 쥐어잡을 수 있는 갈래길이기도 했다. 당장에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후에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고, 공리나 아이디어 뱅크를 극단적으로 추구하여 회사의 이윤을 바닥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니까. 능동적으로 선택해야만 할것이다.
소위말해 돈을 버는 법이라고들 경영을 지칭하지만서도, 돈을 어떻게 쓰느냐와 장기적으로 어떻게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법이다. 그걸 배우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기에, 호쿠다이를 지망하는 것이도하다. 여건상 가장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보는 곳이니까.
"매사 판단은 달라져야만 하겠죠. 그리고 판단이 실패했을때 일어날 리스크의 감수를 어떻게 완화하는가도 중요할테고. 어려운 이야기네요."
지금에 있어서는 그저 시사 신문이나 동영상등을 본 정도의 지식이니까 실제론 분명 다를터이다. 휴식 타임에 쉬는 사람들을 보아하니 꼭 내가 경영에 뛰어든다면 정해야할건 있을거같다.
"독특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만. 전 티타임을 회사일과에 넣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휴식시간으로서."
아무튼 누군가 2기를 한다면 나한테 물어볼 게 아니라 다른 러너들한테 동의를 구할 사안이지 시스템이야 다 사본으로 받아갈 수 있게 해 놨으니까... (근데 레이스 리더보드 같은 경우에 좀 개판이라 뜯어고치거나 차라리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게 나을 거야) 설정은 그냥 복붙해 가면 돼
"저울질이죠. 하지만 한번으로 끝나는 저울질과는 다르게... 연관이 되니까 어려운 일이네요." 광물같은 것을 살 때에도, 이것이 어느 정도인가. 같은 것은 중요하긴 했겠지. 그나마 요즘 들어서 발달하는 것과 동시에 세계화가 되어서 어느정도 기준은 존재하게 되었다는 점일까..
"적절한 이윤과 공리.. 로 맞추는 추세이긴 하죠." 타코야끼 트럭처럼요. 라는 농담을 합니다. 맛있는 타코야끼를 계속 먹고 싶다면 사줘야 한다. 같은 느낌. 이 회사 망하면 너네 저거 써야하는데..? 같은 걸지도 모르는 일이군요.
"글쎄요...?" "독특하기는 하네요." 하고 싶다라는 것과 실제로 적용하는 건 다른 영역일 테니까요? 라는 말을 남깁니다. 이 곳에서는 이런데 괜찮겠는가. 같은 것도 될 수 있고. 아니면 이 티타임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많은 생각은 들지만. 글쎄요 정도로 축약한 것 같네요.
"탕비실에 간식은 맛있는 것들로 채워두는 편이네요." 탕비실의 간식 몇 개를 가지고 와서 스트라토에게 내미는 피리카입니다.
아. 이거 순수하게 감탄하는 뜻의 '우와아'니까? 뭐야뭐야? 이 단정한 머리에 단정한 차림에 부릅뜬 눈을 한 유우가?? 그야 자격증 사진이니까, 증명사진이니까 평소 모습하고 좀 다를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지만...!
".....유우가. 이 사진 몇 장 더 있지? 발급할 땐 많아야 두 장 정도 제출이잖아?" "그러니까 나 한 장만 주라. 아니 남은 거 다 줘. 응?"
이 사람. 지금까지 왜 혼활 대실패했던거지? 이렇게 하고 나갔으면 한 명 정도는 얼굴에 낚여서 결혼까지 일직선으로 골인했을법도 한데...? 아니. 지금껏 실패한게 나한테는 다행인 일인가.... 아무튼 돌려달라는 유우가의 말엔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손에 꼭 쥐고 들여가보면서 남은 사진들의 행방을 묻고 양도를 부?탁했다.
"안 주면 이 라이센스 내가 가져가버릴거야. ...뭐 농담이지만."
히죽히죽 웃으면서 라이센스를 다시 돌려준다. 아 그래도 찢거나 태우지는 말라구... 자기 사진을 찢으면서 불태운다니 무슨 저주술이야 그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