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 저 마도... 망념이 곧 차올라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마도 연산을 방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사.. 연사로 견제를 해야겠구만... 다만, 지금은 토고는 자신의 다리를 붙잡으려고 하는 덩굴을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의 화염으로 불태워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며 흙덩이를 피하려고 한다. 어차피 불, 얼음, 물, 바람 온갖걸로 다 도배가 되는 마당에 이 정도 불꽃은 견딜 수 있다. 그렇기에.
"받으레이!"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 사용! 망념 15를 쌓아서 화염을 먼저 쏴 덩굴을 태우고 총탄으로 강산이의 마도를 견제할게.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효과로 흙덩이 피하기
강산도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앞에 총탄의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너울을 일으켜 일부나마 총탄을 막아본다. 어차피 꿈이라 여기니 옷이 불타는 탄환에 스쳐 타들어가도 흥겹다. 그래도 10년 가까이 각성자로 살면서 망념이 너무 많이 차는 것을 경계하는 게 습관이 되었기에 방금처럼 막 난사하기가 슬슬 망설여지는 것이다.
그러니 방어와 공격을 겸할 만한 마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 임시 망념 카운터 : 170/210 물 속성 마도로 큰 물결을 일으켜 총탄을 일부 막을 겸 토고를 밀어냅니다.
린린술(B) 린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대강 행동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작용 대상의 고장남과 지나친 부끄러움으로 인한 반발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이쯤이면 알렌 상태창에 이 기술 숨겨져 있는게 분명하다는 합리적 의심을 해보면서 그에 반해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하나도 모르는 린은 알렌이 부르는 대로 흥미롭다는 눈빛을 하면서 순순히 따라간다. 미리 얘기하지만 린은 언제나 무기를 소지하고 있다. 그래도 가앙남 때와는 다르게 안날리니까 안심하도록... 물론 어떤 돌발상황이 일어나도(태호가 아니라 다른 의념각성자일지라도) 어지간해서는 자신이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행동이긴 하지만, 왜 이렇게 불?길하지? 이상하게 불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개구리 인형에게 다가간 린은 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 인형, 생각보다도 웃기게 생겼잖아요?' "말씀하시어요." 어떤 일이 있었건 큐티프리티메이드복한태호라면 다 이해할 수 있다는 자애로운 마음을 담아서 나온 상냥한 미소로 말한다. 이 흑역사는 앞으로 알차게 어린 왕 교단의 부흥과 사회 환원을 위해 쓰일테니 말이다. //18
>>524 아 그거네요 그거. 냉정함 속의 광기...! 빈센트의 그런 캐릭터성을 정말 잘 표현하신 것 같아요. (끄덕끄덕)
토리 하니까 생각나는데 그러고보니 토리가 만난 사람이 이 지역 담당 가디언인데 담당 지역이 자신의 연고지였죠... 고향 사람들을 자기 손으로 보내줘야 할 지도 모른다는 상황이 조금 슬프다고 생각했었네요.... 그러므로 토리 파이팅...역병의 원인을 꼭 알아내는 겁니다...!!
또 다시 이 패턴이군... 공격과 방어를 한 번에 하는 마도라... 물론 물이기에 약점은 있다. 다만, 그렇게 되면 또다시 같은 패턴에 당한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념을 담는다. 나아간다. 나아간다! 나아간다는 선택과 공명하는 념은 무기, 그리고 그 안의 의념에 담긴다. 이번에는 폴러베어를 쓰지 않고, 저 파도를 꿰뚫고 지나가기를... 눈 앞에, 시야에 강산의 위치를 되새기며 토고는 념을 쏜다.
"마지막이다. 받아라!"
모든 것을 꿰뚫을 만한 하얀 섬광이 당근총의 끝에서 발사되는 것은 제법 우스운 광경일 것이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나 싶어서 바라본다. 한태호가 맞다면 이렇게까지 긴장하지는 않을텐데, 분명 신한국 사람답게 급한 면이 있는 태호라면 이미 탈을 집어던지고 한탄을 하든 널부러지든 뭔가를 하기는 했을것이다. 그제서야 상황을 눈치챈 린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제대로 생각을 굴려 다시 이 모든 상황을 정리하기도 전에 상대가 탈을 벗는다. 젖은 금발에 날카로운 벽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단정한 얼굴이 휭설수설 변명을 시작하지만 린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 "......" "왜..." "왜, 어째서?" 정말 제일 들키기 싫은 사람인데 왜 여기에 있는 걸까. 난 항상 왜 당신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까. 얼굴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한 린은 서서히 고개를 숙이고 치맛자락을 꾹 눌러잡고 잠시 멈춰서 있는다.
"...이 바보 용사가." "당신 이런 거 좋아해요?" 차림새를 가리고 싶다는 것처럼 방어적인 태도로 애써 물어본다. 평소의 린이라면 알렌이 언제나 그렇듯 맹하게 있다가 곤란한 일에 휘말렸다는 것을 금방 파악하고 놀려댈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린은 그럴만한 정신상태가 되지 못했다. //20
강산은 토고의 탄환이 마치 창과 같고 자신이 만드는 방패는 그의 창보다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로 그는 파도가 자신의 몸을 가릴 때쯤 진작 자세를 낮추고 거의 엎드려 있었다. 멀티 캐스팅으로 앞에는 자신과 대충 크기가 비슷한 흙덩이를 세워놓고서, 바닷물이 얕게 차오른 바닥을 짚은 채...
중첩 캐스팅으로 시전하던 마도를 완성시키며 바닥을 양 손으로 꾹 누른다.
그리고 토고가 서 있던 자리를 노리고 거센 물기둥이 솟아오른다. 물이 시원하게 터져나오는 소리와 함께.
-임시 망념 카운터 : 170+30/210 엎드린 채 멀티 캐스팅 사용. 흙 속성 마도로 자신과 크기가 비슷한 흙덩이를 세워 대신 념 탄환을 맞게 합니다. 동시에 망념 10을 쌓아 중첩 캐스팅으로 물 속성 마도에 '고압' 키워드를 중첩해 세차게 솟아오르게 하여, 토고가 선 자리를 기습합니다.
탈력감, 차오르는 망념의 무게, 어지러움이 생각을 흐트러놓았나보다. 자신의 발 밑에서 치솟는 물기둥, 진동에 허탈한 웃음과 함께 토고는 날려지고 주변 풍경은 무로 변해갔다. 꿈이 승판이 났다. 고 판단하여 모든 걸 다 초기화 시킨 것이다. 어쨌든 토고는 바닥에 내려앉았다가 다시 일어나며 한숨을 팍 내쉰다.
"에고고고 마도사는 역시 쪼까 짜증난데이. 멀티 캐스팅? 니 고걸 남발하는 상위 마도사인거 아나?"
토고는 헬멧을 매만지며 이야기한다. 패배의 허탈감? 무력감? 그런 것보단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 하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만이 날 뿐이다. 나아간다. 그러한 확신도 들어 즐겁다고 생각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