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풀죽은 강아지가 강아지 아니라며 세은은 보고 있다. 세은의 예측은 미래를 정확히 관통했다. 어쨌든 종내엔 씨익 웃어버리는 모습이니 세은의 말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세은에게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풀죽은 표정도 안 보일지 모르겠다.
"응~? 응~! 있어어"
믿기 힘들다는 말투로 말하는 세은이지만 딱히 기분나쁘진 않은 것 같다. 세은의 충고에 아지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세은이 무척 다정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 애인이 어떻게 반응할지, 그에 따라 헤어져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같은 것들은 뒤로 제쳐두고서라도 그것 하나만큼은 아지에게 분명해 보였다. 자신은 그런 사람에게 아깝다고 말해주는 것이 꽤 감동이었나 보다. 아지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다는 말에 조금 놀라서 주변을 살핀다. 딱히 사람은 없다.
"남자아이야...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 "그게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 알지~"
타인의 시선이 걱정될 때가 있다. 어쨌거나 세은은 다정하고 열려있는 것 같아서 털어놓는다.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쉿하는 제스처를 해 보인다.
"왜~? 행사 같은 것 싫어해~?" "아니면 세은이는 인첨공이 싫어~?"
말투로 보아 행사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뒤이어 그렇게 묻는다. 알려줄 필요가 없는 건 맞아서 조금 추욱 처지는 것이다.
"궁금해애~" "절친 세 명이 누구누구야~? 대답하기 싫으면 말고~"
시간이 비었다면 같이 보러가자고 했을지도 모르지만 비지 않을 것 같아 섣불리 말하지 않는 아지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갈망한다. 소위 덕후들도 그것에서 예외는 아니라서, '성공한 덕후' 라는 것에 많은 가치를 두는 편이다. 물론 그 기준도 제각각이다. 원하던 것을 모두 모았거나, 현장에 직관을 했거나, 업적을 달성했거나...
하지만 지금.
자신의 최애가 나만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또 눈앞에서 나의 최애가 자신이 맞음을 밝히는 그 순간. 장엄한 자연도, 아름다운 풍경도 그 황홀함에 비할 수는 없었다. 그저 눈 앞에 있는 이 한명의 존재 만으로 내 모든게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온더로드의 센터이자 메인 댄서. 어린 나이에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독보적인 활약과 모습으로 좌중을 압도한, 백년도 아닌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그런 궁극의 아이돌.
적어도 내게는 그러한 사람이 내 앞에 있고, 그간 함께 활동을 해 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게 꿈은 아니겠지?"
사람이 너무 기쁘면 현실을 부정한다고 한다. 오열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가끔은 심장이 멎는다고도 하고. 뭐가 날아와도 표정 하나 안 흐트러지고 튕겨낼것만 같은 분위기의 남학생은, 자신이 입은 것이 무릎을 드러내는 반바지라는 것을 알 겨를도 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것은 경배나 복종의 뜻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순수히 황홀함과 놀라움 때문에 다리의 힘이 풀려버리고 만 것이다.
"딱히 어디로 가서 이야기하거나 할 생각 없어. 네 연인이 남자건, 여자건 그게 무슨 대수야. 무엇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적인 부분을 남에게 떠들 생각은 없어."
다른 사람에게 비밀이라는 그 말에 세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특유의 새초롬한 목소리를 내서 이야기했다. 하지만, 날카롭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좋다는 입장에 가까웠다. 아지가 애인이 있다는 사실은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동네방네 다 떠들고 다닐 필요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 매너없는 행동을 해서 제 동기와 멀어질 생각은 없었다.
허나,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이어 묻는 것에 세은은 숨을 턱 막힐 수밖에 없었다. 행사가 싫냐고? 인첨공이 싫냐고? 그 말에 세은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었다. 태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그 모습에... 그것도 모자라서 묻지 마라고 하는 것을 굳이 또 캐물으면서 추욱 처지는 듯한 모습에 세은은 저도 모르게 제 심장 부위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한동안 세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조용히 뭔가를 생각하듯, 그대로 삭히면서 세은은 아지에게 이야기했다.
"알면서도 묻는건지, 아니면 정말로 몰라서 묻는건지, 그것도 아니면 이해를 못해서 묻는건진 모르겠는데... 1번째와 3번째가 아니길 바랄게.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난 더 이상 너와 좋게 지낼 자신 없으니까 말이야. 2번째면 네가 관심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주변에 관심이 없거나, 그만큼 단순하다는 것으로 어떻게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거든. 아무튼 오히려 내가 물어볼게. 내가 왜 그 행사를 좋아해야하고 인첨공을 좋아해야 해?"
싫어하는지. 행사가 마음에 안드는지의 여부에 대해서 세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허나 놀라울 정도로 그 말에 대한 대답은 참으로 싸늘했다. 이어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인첨공은 싫어하냐고 묻는다면... 싫어해. 지금의 인첨공은 정말로 싫어. 물론 이곳에 사는 사람을 부정하거나 여기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부정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인첨공을 좋아해야 할 이유가 되진 않아. 알겠어?"
알았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세은은 애써 날카로워질 것 같은 목쇨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눈을 감고 숨을 후우 내뱉더니 아지에게 이야기했다.
"수경이, 혜우, 정하. 정말... 묻는다고 다 답해주는 나도 나지만, 묻지 말라고 했는데도 묻는 너도 너야."
꿈일 리가! 라고 대꾸해 주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다리에 힘이 풀려버리는 태진의 모습은 태연함을 단번에 사라지게 만들기 충분했다. 리라는 깜짝 놀라 태진에게 손을 뻗는다. 손이 됐든 팔이 됐든 잡아 일으키기 위해서. 세상에. 이제 보니 이 선배님 반바지잖아? 무릎 다 까졌겠다. 이게 맞나! 너무 뜬금없이 정체를 밝혔나! 아니, 애초에 숨긴 적도 없긴 한데...!
"당연히 꿈 아니죠! 그러니까 일어나세요~ 자! 무릎 다 긁혀요! 얼른얼른~"
그러던 중 이어진 말은 솔직히 웃지 않을 수 없는 소리였어서 리라는 참지 못하고 짧은 웃음을 뱉었다. 이럴수가. 정말 동일인인 걸 몰랐구나. 하긴 학년도 다르고, 그때랑은 눈 색도 머리 색도 달라졌고. 마주칠 때는 순찰이랑 저지먼트 업무 때밖에 없었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하긴 한데.
"아하하! 진짜 같은 사람인 걸 모르시는 게 맞았구나~ 전 일부러 모른 척 해 주시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도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었는데."
플랫폼인 거, 사실 알고 있었거든요. 귓가에 대고 속닥거리는 목소리는 꽤 신나 있다.
"잠깐. 그럼 전에 한양 선배님이랑 순찰 나갔을 때는...? 사실 그때 하셨던 말 때문에 이미 알고 계신 줄 알았거든요. 그런 건 아니었구나."
situplay>1597028096>5 태진 식사 될 만한 거 먹는 태진이 성장기의 남고생이로구나... 요즘에는 냉장고에 있는 빵 누가 안 훔쳐먹지...?(?) 그리고 당연히 쳐주지 건프라 조립 설명서도 책이다 깡도 좋네ㅋㅋㅋㅋㅋㅋ 그러게ㅋㅋㅋㅋㅋㅋ 그러게... 태진이한테 삥? 간이 배밖으로 나왔구나🤔 옥상태진이 어울려 역시 청춘은 학교 옥상이죠 노을 지는 옥상에서 태진이 쉬는 거 보고싶다... 붉은 노을 아래 붉은머리 소년... 태진이도 정글짐이구나 월이랑 같이 올라가자 귀엽겠다 아기들!! 온더로드 2집ㅋㅋㅋㅋ 아 뿌듯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와중에 돔 공연장⬅️꺄아악
situplay>1597028096>10 수경 전날 남은 빵 중에 구매하는 건 생활비 절약을 위해서? 아니면...🤔 수경이는 묘하게 본인을 잘 안 챙긴다는 느낌이 좀 있어서 이런것의 일환인가 싶기도 하고(적폐) 논문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 그래 논문도 책이지 훌륭한 텔레포터다 무뢰배 피하는 것도 현명해 쓱쓱싹싹 쓰다듬을게 빈 교실 좋지~ 이거 수경이 만나고 싶으면 빈 교실 돌아다니면 된다는 뜻? 못참지 곧 찾아가겠습니다(수경주: 제발;) 프랑스랑 수경이 은근 잘 어울려 약간 분위기라고 해야하나~ 에펠탑 앞의 수경이가 보고 싶은 저녁이군 후후
situplay>1597028096>24 이지 사정 여유 맨날 있게 해줄게 슈도 먹고 크로켓이랑 소보로도 먹자 흑흑 이지 수영 잘하는구나! 이번 섬 와서도 수영 했을까? 해변 경계 주로 서긴 했지만 이지 수영하는 것도 한번쯤은 보고싶네~ 그리고 책 질문 답이나 9번 질문 답도 그렇고 이지는 뭔가 과거사가 궁금해지는 포인트가 많네! 능력계발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곳에서 자랐던 걸까🤔 뭔가... 뭔가 있어 저 신경쓰여요! 우리애 병뚜껑보다 당연히 쓸모있지 떽 자존감 어떡하지 리라가 얼른 만나서 높이높이 해줘야겠다 아기하양느와르토끼 소중해... 노래는 리라주가 맛있게 먹겠다 냥냠냠
situplay>1597028096>51 철현 내가 3학년 캐 중 하나는 수특이라고 할 것 같았지 그리고 왠지 그게 철현이일 것 같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귀여워 성실아기선배야~~ 노래까지 수특이라니 이거 너무한거 아닌가요? 고삼의 애환이 느껴져 인첨공은 당장 철현이를 인첨공의 스카이에 보내주도록 솔직히 3학구도 지켰는데 특별전형 넣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생기부에 쓰면 화려할거 같은데 영상물은 고루고루 보는 편이구나 ott의 장점을 확실히 사용하는군ㅋㅋㅋㅋ 휴 근데 능력계수.........😢 철현이.... 레벨 올릴 생각 없다 했던 거 같은데 이거 너무 슬프다 하지만 우리 철현이는 최고의 레벨 0이니까 복복복
situplay>1597028096>55 정하 나. 먹어보고 싶어. 정하 최애 초코식빵. 일단 내가 못먹으니까 리라에게 먹으라고 할게 언젠가 정하가 데려가주길... 돈퀴호테 읽었구나 언젠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니 이 말랑1학년천재 어쩜좋아~ 분명 그렇게 될 수 있을거다!! 넷x영화 망작 많다⬅️인정 합니다 정하 jpop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또 새로운 취향을 알아가... 바이크와 그래피티 그리고 jpop이라니 역시 정하는 멋쟁이. 짱. 휴우 정하 마음이 너무 착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대 들었습니까 코뿔소들? 우리 정하가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대 듣고 있냐고(?) 원심분리기 못참지 이거 말한게 희야랑 정하인데 둘이 같이 타는 거 보고싶다ㅋㅋㅋㅋㅋㅋ 달을 말한 이지와 우주 말한 정하... 귀여워...
situplay>1597028096>62 랑 커다란 크림슈 이거 너무 귀여운데 이럴수가. 나중에 줘야지(?) 타임머신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일까? 이거 옛날에 읽으려다 말았는데 한번 읽어봐야지 궁금해졌어🤔 랑이도 액션영화 좋아하는구나 저지먼트에 액션 취향인 사람이 많군! 역시 언제 날 잡아서 영화의 밤 해야겠다 글쎄......⬅️여태 나온 답변 중에 제일 심플한데 제일 긴장된다 잘가 무뢰배야(랑주: ;어쩐다고 말도 안했는데) 8번........ 8번...... 왜 왜 이렇게 플래그 같지 아기늑대 일상 절대지켜(리라주는 캐릭터의 개인서사를 존중합니다) 이렇게 정글짐 멤버 동월 태진 나랑 이 모이게 되었다 이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꼭대기를 차지하겠구나 나 기대할게 가자 아기 코뿔소들아(?)
성운은 눈을 깜빡였다. 지금 이 순간 이경이 얼굴에 지은 미소가, 아지의 그것과 완벽히 똑같았던 탓이다. 스스로의 얼굴에 남의 미소를 걸고 있는 데서 위화감이 없는 것도 아니었으나, 성운은 편히 생각하기로 했다. 두 사람, 정말 친한가 보구나- 이상할 것도 없다. 두 사람 다 1학년이고, 몇몇 공통분모가 있지 않은가. 충분히 친해질 만한 환경이다. 어쩌면 목화고에 진학하기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일 수도 있고. 그렇기에 이경이 아지의 미소를 나누어받기로 결정한 것이겠지. 성운은 그렇게 여기기로 했다.
“아지는 지금도 엄청 말랑하지 않아요?”
한아지를 잘 안다는 듯한 말투다. 아닌 게 아니라 성운은 이경보다 아지를 먼저 만났고, 꽤 친해졌다. 이경이 혹시 저지먼트 단톡방에 관심이 있다면 언젠가 톡방에 아지와 성운이 같이 프리허그를 하기로 했다고 올라온 짧은 이야기를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경이 기습적으로 자신을 추켜올리자, 성운의 귓바퀴가 훅 빨개진다.
“그, 별 것 아니었는걸요!”
성운은 허둥지둥 손을 내젓는다. 별 것 아니라는 말은 진심이다. 그 전투에서 자신이 없었더라도, 딱히 전투의 향방은 바뀌지 않았을 테니까. 그들이라면 자신 없이도 훌륭히 토벌전을 끝마쳤으리라. 그저 거기에, 그들 중 한 명이 되고 싶었던, 나이에 비해서도 너무 어린 철부지 하나가 더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허둥지둥 내저어진 손은, 시무룩한 미소와 함께 시들듯 내려갔다. 성운은 시무룩한 미소에 힘을 주어서 밝은 미소로 만들어보였다.
“─그래서 오히려 좋아요.” 하던 성운은, 이경이 장난스레 떠는 너스레에 장단을 맞춰 부끄러워하는 시늉을 했다. “어떡해. 나 헌팅당한 거에요?” 하면서, 소년은 이경의 핸드폰을 받아들고 자신의 연락처를 찍어서 이경에게 되돌려주었다.
아지는 위크니스에 대한 것을 다시금 떠올린다. 세은은 어쩌면 인첨공을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 모래벽을 만들던 손이 멈춘다.
"미안해~"
우물쭈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덧붙이지는 않고서 세은의 표정만 살핀다. 그러고도 부족했다고 생각했는지 느릿하게 눈치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서 또 말하는 것이다.
"미안해~!"
아지는 인첨공을 좋아한다. 그건 어떤 일이 생겨도 아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사는 장소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이것은 하나의 법칙과도 같아서 한아지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었다.
"너는 그럴만도 해..."
그러나 모두가 아지와 같지 않고 가끔 아지는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 아지가 시선을 떨군다. 수경이와 혜우와 정하라는 얘기에 아지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수경이와 친하다는 것은 놀랍고 혜우는 소중히 생각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정하는... 정말로 친구가 많구나 싶다.
"....."
선을 긋는다면 그것을 한발짝 넘어간다. 어떤 관계는 그래야지만 발전한다. 그래서 그것이 습관이 되어있는 아지다. 정말 싫으면 대답하지 않으면 되니 묻지 말라는 것을 묻는다. 다가오지 말라고 해도 다가간다. 금칙은 아지에게 그렇게 무겁지 않았다. 그러나 세은이 화난 것 같아서 입가를 손가락으로 갉작이며 눈치를 보고 있다.
속으로는 또 세은이 싫어할 만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이 싫다면 이번 행사에서 기분이 좋아질 만한 일이 세은에게 생겼으면 좋겠다던가 좋은 추억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든가 그런 것이다. 앞으로 넘어간 머리카락들을 괜히 뒤로 넘겨 본다.
하하 어딜 넘어가려고 내가 캡틴을 놓칠 것 같았나!! 은우 제과제빵 최신 흐름 연구하는거 너무너무야 이 성실똑똑아기를 어쩜좋지 나중에 빵집 열면 리라 알바 시켜줘(?) 달콤한거 좋아하는 세은이 너무 귀엽고... 둘이 참 좋은 남매야 하나는 만드는 걸 좋아하고 하나는 맛난 거 먹는 걸 좋아한다니 이게 찰떡궁합이지 두 사람이 고른 책 리라주가 잘 기억해놨다가 읽겠슴니다 리얼 하와이 이거 재밌겠다 흥미. 흥미 은우:......?? (갸웃)(빤히)(갸웃)(빤히)⬅️웃겨 죽네 그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 싶겠지 세은이 호신술 잘하는구나 아기딸기사탕아~~ 멋져! 뭔가 근데 이게 잘하게 된 게 위크니스 된 이후부터일거 같고 막 그렇...다
이제 옥상에서 태진이 은우 랑이 삼자대면 하면 되는거지 불량학생 아무도 못올라올듯ㅋㅋㅋㅋ 좋아 다음에 세은이 만날 땐 도서관이다(?) 후우... 세은이 리라 노래 들어주는거 너무 좋아 나 죽을게
사과라는 말에 세은은 짧게 그 정도의 말로 대답을 마쳤다. 나쁜 의도가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자신에게 있어서 그 질문은 너무나도 잔혹했다. 인첨공을 싫어하냐니. 제 오빠를 갈아서 만들어낸 인력으로 준비한 행사가 싫냐니. 어떻게 좋아할 수 있을까. 특히나 과로로 쓰러진 제 오빠를 눈앞에서 봤는데 어떻게 그 행사를 좋아할 수 있을까. 허나 그렇다고 해서 그 행사를 기대하고 즐거워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무시하거나 짓밟거나 경멸할 생각은 없었다. 어찌되었건 행사는 재밌는 것이었으니까.
"어차피,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그 누구도. 말로 듣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천지차이니까. 저지먼트의 그 누구도 나나 오빠에 대해선 이해 못해. 말로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결국 말 뿐이야. 그러니까 됐어."
처음부터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았다. 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그 칠흑 같은 순간을, 그 어둠을, 그 절망을. 그렇기에 아지도 나온 말일 뿐이었다. 그렇게 세은은 스스로 합리화했다. 매너없고, 눈치없고, 섬세함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그게 훨씬 나았으니까. 차라리 그래야만 했으니까. 그렇게 몇 번이고 세은은 제 머릿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괜히 풀죽지 말고 깊게 사과하지 마. ...화 안 낼 거니까."
처음부터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으면, 실망할 것도, 분노할 것도 없었다. 단지 그 뿐의 이야기. 그랬을 뿐이라는 이야기. 그렇게 결론을 내리며 세은은 더 말하지 않았다. 이어 후우, 숨을 내뱉었다.
"알았지? 나는 화 안 낼 거니까 너도 그렇게까지 눈치 보지 마. ...동기와 싸우고 싶지 않고, 얼굴 붉히고 싶지도 않아. ...굳이 한가지를 더 말하고 싶다면, 너는 그대로 쭉 있어줘. ...이 인첨공에 너 같은 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그렇게 말을 마치며 세은은 몸을 옆으로 튼 후에 숨을 후우 내뱉었다. 그리고 괜히 손으로 제 얼굴을 부채질했다.
>>83 리얼 하와이..그냥 하와이 가이드 북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 실제 서점에 가도 파는데..재밌을진 모르겠네요. (흐릿) 세은이가 잘하게 된 것은... 위크니스 이후가 맞답니다. 어쨌건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지켜야만 하니까요. 그래서 운동은 잘 못하고 운동신경도 형편없지만, 싸우는 거나 호신술은 꽤 잘하는 편이에요. 호텔...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가고 싶네요. 아니..갈 수는 있지만... 그 이후의 지갑이..(주륵)
건네는 손을 잡고 한쪽 무릎을 세우며 천천히 일어난다. 아직까지도 다리가 살짝 후들거리지마는, 그래도 버틸만하다. 무엇보다, 여지껏 동고동락했던 후배라는 점에서 조금은 익숙한 기분이랄까. ...그래도, 손을 잡은 사람 입장에선 내 손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겠지.
"사실, 반신반의했어. 설마 내 최애 아이돌이 나랑 같은 학교에, 같은 부원으로 있을거라고 믿기지 않았거든."
최애가 내게 속삭인다! 이건 현실이... 아니라기엔 너무 생생하다. 아직도 지금 상황이 믿겨지지가 않아.
"그, 그건... 그때도 여전히 확신은 못했었어. 그런데 혹시나 싶었지. 혹시나 진짜 온더로드의 이리라 본인이라면... 국보급 손실이라고!"
그래. 온더로드의 이리라에게 상처가 난다? 그건 정말 그 정도 손실이다. 물론 순전히 내 입장에서의 이야기지만.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순 없는 법이다.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삶은 오롯이 하나일 뿐이고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다. 간접 경험은 어디까지나 간접 경험이고 세은 또한 아지를 이해할 수 없듯이 말이다. 아지는 편치 않은 얼굴로 괜히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왠지 굉장히 외로워졌다.
"......." "알았어."
화내지 않는다고 해도 뒷맛이 썩 좋지 못하다. 역으로 세은이 즐기지 못한다고 해서 아지에게도 즐기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어쨌거나 아지에게는 그 행사는 그저 행사일 뿐이었다. 은우가 과로로 쓰러진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달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생각들의 괴리 사이에서 아지는 길을 잃을 것 같다고 느꼈다. 잠시 아지가 세은을 보며 조용히 있는 동안 시간이 빈 틈새로 사라진다. 아지는 도로 앉아서 쌓던 모래벽을 토닥거린다.
"그대로? 어떻게 그대로?"
조심스레 묻고서 세은을 올려다본다. 치워냈던 또 머리카락 몇 올이 얼굴 앞으로 기울어졌다.
전판에서 리라주가 이혜성 답에 장문 반응한 걸 뒤늦게 봤다 생각하고 있는 그거 맞아. 답례라긴 뭣하지만 조금 덧붙히면 이혜성은 예전에 가족을 잊어버리고 가족을 버릴 것 같다는 말을 한 적 있었지 지금도 무서워하고 있어 가족을 잊어버릴수록 인첨공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대 그래서 가족영화는 안보려고 하는 거야